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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10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경복궁으로 향했습니다. '문화가 있는 날'에는 고궁이 무료입니다. 가을 풍경을 촬영하러 경복궁으로 갔는데 경복궁은 4대 고궁 중에 가을 풍경이 가장 느껴지지 않는 고궁이었다는 걸 깜박했네요. 경복궁은 이 거대한 은행나무만 볼만하고 단풍나무가 고궁 중에 덕수궁 보다 적었습니다. 또한 경복궁은 법궁이라고 해서 조선 왕조의 메인 궁궐이지만 거주했던 왕은 세종과 고종 정도로 거의 대부분의 왕들이 경복궁 보다는 창덕궁, 경운궁(덕수궁)을 주로 애용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다른 궁궐들은 숲 속에 있는 느낌인데 경복궁은 사방이 터져 있고 침전에서 일어나면 광화문까지 다이렉트로 보여서 집이라기보다는 사무공간의 느낌이 많아서 부담스러웠다고 하네요. 여기에 임진왜란..

대부분의 영화는 이해가 가능한 스토리. 설득 가능하고 공감 높은 스토리를 담습니다. 그러나 어떤 영화는 스토리 자체가 묘하고 이해할 수 없고 해석을 요구하는 영화들이 있죠. 2020년 개봉한 영화 후쿠오카는 스토리를 이해하려고 하면 함정에 빠지는 영화입니다. 따라서 누가 귀신인지 사람인지 뭐가 뭔지 이해하려고 스토리를 짜 맞추다 보면 이게 의미가 없구나를 느끼게 하는 영화입니다. 이해하지 말고 느껴야 보이는 영화 후쿠오카 2020년 8월 개봉한 영화 후쿠오카는 가장 보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개봉 당시에는 코로나 때문에 관람을 주저했는데 넷플릭스에서 지난주에 올라왔네요. 냉큼 봤습니다. 장률 감독의 영화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 경주부터였습니다. 장률 감독 영화를 얼핏 보면 홍상수 감독과 비슷한 것 같지만 담..

넷플릭스는 취향 저격 콘텐츠를 추천한다고 합니다만 넷플릭스 알고리즘이 멍청한 건지 취향 저격 콘텐츠를 추천받아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넷플릭스 추천은 너무 멍청합니다. 예를 들어서 A 감독이 연출한 영화를 보고 나면 그 감독 영화 1~2편 추천하거나 같은 장르 영화들을 추천합니다. 그게 끝인 듯합니다. 너무 추천의 질이 떨어져서 추천 드라마 영화 다큐를 믿고 거릅니다. 그냥 내가 국가 또는 장르별로 쭉 스크롤 하다가 봅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콘텐츠가 참 많습니다. 다시 느끼지만 넷플릭스는 드라마, 다큐 맛집이지 영화 맛집은 아닙니다. 최근에 공개한 2300억 들인 를 보면서 역시 넷플릭스 영화는 재미가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네요. 넷플릭스를 가입하거나 가입한 분들은 매번 어떤 드라마와..

인사동의 전통의 거리라고 하지만 가보면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2~30년 전에는 골동품과 문방사우와 전통찻집이 많아서 전통을 느끼고 풍류를 즐기고 잠시 조선시대의 형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지금 가보면 얼마 안 남은 문방사우 가게는 코로나 직격탄에 떠나고 몇 개 없는 전통 찻집도 하나 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모깃불에 달 끄스릴라'나 '오! 자네왔는가' 등등 정말 많은 전통 찻집이 많았습니다. '모깃불에 달 끄스릴라'는 공간도 엄청 컸지만 가운데 물레방아도 있고 전통음악인 국악이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곳으로 전통차를 마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이 인사동은 한국에 온 외국인들에게 꼭 가봐야 하는 필수 코스였습니다. 고서점, 고미술의 전통 거리가 21세기가 되면서 서서히 퇴색되고 변질되더..

이제 가을이 다 가고 있네요. 단풍 다 지나가면 가을 다 지나갔다고 봐야죠. 그나마 올해는 예년보다 단풍이 1~2주 늦게 물들었습니다. 서울에서 단풍 구경하기 좋은 곳들은 많습니다. 창경궁, 덕수궁, 창덕궁 같은 고궁이 있고 남산 둘레길도 있습니다. 그리고 은행나무 단풍을 보고 싶으면 성균관 명륜당을 추천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인 11월 11일에 성균관 명륜당을 찾아가 봤습니다. 가까운 전철역은 4호선 혜화역입니다. 여기는 이제 막 은행나무들이 단풍이 들고 있네요. 대학로 근처에 있는 성균관대학교 명륜당을 알게 된 건 작년입니다. 촬영 명소로 수많은 카메라 매뉴얼 책에서 추천 출사지로 추천하던 곳인데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우연히 지나가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도 거대한 은행나무가 생각나서 다시 ..

유튜브 서비스는 정체가 뭘까요? 검색 엔진일까요? 구독 서비스일까요? 콘텐츠의 바다일까요? 여러모로 살펴보면 좀 이상한 면이 있습니다. 먼저 유튜브는 구독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는 구독 서비스다? 구독자가 많을수록 수익도 많고 추천 영상에 올라갈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그래서 많은 유튜버들이 전체 조회수가 아닌 구독자 수로 자랑하고 으스대고 비교하죠. 유튜버들끼리 10만 구독자니 1만 구독자니하면서 자신들의 위치와 역량을 구독자 수에 태웁니다. 저는 유튜버가 아닙니다. 그러나 운영은 하고 있는데 주제가 정해진 채널이 아니고 그냥 좋은 풍경을 동영상으로 주로 담고 있는 정도입니다.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싶은 생각은 가끔 들지만 딱히 뭐 하고 싶은 생각은 안 들어요. 다만 동네 구경 가는 걸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