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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장미 딱히 안 좋아합니다. 향은 아주 좋아요. 그런데 꽃 자체는 그렇게 예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활짝 핀 장미 보다 몽우리가 져서 피기 직전의 장미를 주로 봐서 그런가 봅니다. 우리가 장미꽃 선물을 할 때는 활짝 핀 장미가 아닌 몽우리 상태의 꽃을 주잖아요. 그런데 길거리에 핀 장미들은 활짝 핀 장미들이 많아요. 그런데 활짝 핀 장미는 꽃 색깔이 붉은색 단 1가지 색이고 꽃도 커서 딱히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물론 향은 좋아요. 그래서 장미가 필 때는 카메라를 꽃이 아닌 일상 풍경으로 돌립니다. 장미를 따로 오래 길게 집중적으로 찍은 기억이 많지 않네요. 장미는 봄의 끝을 알리는 꽃입니다. 보통 5월 말에 펴서 6월 초에 집니다. 올해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좀 더 일찍 피는 것 같으면서도..

서울시가 운영하는 SNS 채널이나 '서울 사랑'이라는 서울시가 발간하는 월간지를 꾸준히 보면 서울은 종로구, 강남 3구와 마포구 정도만 서울인 느낌이 듭니다. 서울 관광지가 이곳에만 몰려 있다 보니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담지는 못하더라고요. 서울이 그렇습니다. 관광지라고 하는 곳은 옛 서울인 종로, 중구 일대에만 몰려 있고 4대 문 안과 근처 지역에 다 몰려 있죠. 한강 이남은 일제 강점기에 확장되고 강남은 70년대에 서울로 올라오는 지방 사람들이 늘면서 신도심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구도심, 신도심 말고 다른 지역은 기타 등등으로 취급당하는 게 현실이네요. 일산에서 재미없는 전시회 보고 기분이 너무 상해서 서울로 복귀하는데 은평구에서 분을 좀 삭혀볼까 하고 검색을 해보니 한옥마을이 나오네요. 여기는 한 ..

고려대학교를 지나가다가 학교 구경이나 할 겸 고려대에 입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여기는 던전 같은 곳이구나. 학교가 커서 그렇겠지만 학교 가운데 먹자골목을 끼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길을 잃고 헤매다가 승가원을 발견했습니다. 승가원? 매년 연등행렬에서 만나보는 그 승가원? 그리고 바로 옆에 이름 모를 사찰도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 또 다른 사찰, 사찰이 꽤 많이 있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우리 주변에는 교회도 많지만 정말 작고 큰 사찰들이 참 많습니다. 전 종교를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매년 5월이 되면 연등행렬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서울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행사가 이 연등행렬입니다. 감히 말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거대한 퍼레이드가 연등행렬입니다. 서울에 사는 외국인들이 다 쏟아..

서울 모빌리티쇼에 깊은 빡침을 안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뭔 전시회가 입장료는 1만 2천 원 받으면서 10개도 안 되는 자동차 브랜드가 참여해서 조악한 전시회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는 서울 모터쇼 아니 모빌리티쇼를 안 가겠다고 다짐을 하고 2시간만 돌아보고 바로 나왔습니다. 너무 볼 게 없어서 예정보다 4시간 일찍 나온 서울 모빌리티쇼. 일산 킨텍스에서 서울로 오는 전철 안에서 남은 시간 동안 가볼만한 곳을 찾다가 은평 한옥마을을 찾았습니다. 여기는 10년 전인가 북한산 자락에 지어진 한옥마을입니다. 이명박 서울시장 당시 뉴타운 개발 붐이 한창이던 시절 지어진 것으로 기억됩니다. 역사적인 공간은 전혀 아니고 그냥 한옥풍 마을입니다. 은평한옥마을 찾아가는 방법 교통편이 아주 좋은 건 아닙니다. ..

이맘 때죠. 4월 초중순 경에 벚꽃이 핍니다. 아직도 기억나요. 벚꽃이 막 피던 날 세월호 사고를 보고 너무 답답해서 밤 벚꽃을 하염없이 바라본 기억이요. 그러나 올해는 3월 날씨가 5월 날씨가 되어서 3월 말에 벚꽃이 피고 지금은 다 떨어져 버렸습니다. 벚꽃만 빨리 핀 것은 아니고 4월 말에 피어야 할 철쭉이 지금 피고 있네요. 전국 철쭉 축제도 철쭉 다 떨어지고 하겠네요. 벚꽃이 핀 다음에 피는 벚꽃보다 더 화려한 꽃이 있는데 바로 겹벚꽃입니다. 벚꽃보다 더 아름다운 이 겹벚꽃은 신기하게도 서울에 군락지가 없습니다. 벚나무의 10분의 1만 심어도 봄으 좀 더 오래 즐길 수 있을 텐데 무슨 이유인지 서울시는 겹벚꽃 나무를 안 심습니다. 기대 일도 없이 검색하다가 집 근처에 겹벚꽃 명소가 있어서 찾아가 ..

서울에서 걷기 좋은 길은 대부분 하천을 끼고 걷는 길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하천변은 강 둔치길이 평지라서 걷기 좋습니다. 그리고 걷기 좋은 길이 둘레길입니다. 산 중턱을 둘러가서 숲의 기운을 가득 느낄 수 있고 높낮이가 심하지 않아서 걷기 좋습니다. 그래서 보통 집 근처 둘레길이나 천변길을 걷습니다. 그런데 서울 중심에 있는 여기는 사계절의 변화를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추천하는 걷기 명소입니다. 봄에는 벚꽃길, 가을에는 단풍길이 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벚나무와 단풍나무가 골고루 심어져 있어서 봄과 가을에 가장 빛이 납니다. 2023년 남산둘레길 벚꽃길 남산둘레길은 비 오기 전인 4월 4일에 갔습니다. 따라서 지금 가봐야 벚꽃 다 떨어졌습니다. 제가 갈 때도 벚꽃이 30~40%는 떨어졌더라고요.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