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서울여행

안양천 인도교 금천구 한내교 야경 사진

by 썬도그 2021. 11. 3.
반응형

2008년 경에 첫 DSLR을 사고 정말 많은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그 사진들은 지금 구글 포토에 다 저장이 되어 있습니다. 이 구글 포토에서 가끔 10년 전 오늘 사진이라고 팝업을 띄우는데 그 사진들을 보면 추억에 젖기보다는 생각보다 내가 찍은 장소만 찍었구나를 느낍니다. 

주로 종로 일대로 사진 촬영 많이 갔더라고요. 제가 사는 동네 풍경 담은 사진은 거의 없습니다. 뭐 지금도 많이 찍지 않고 찍을 이유도 일도 없긴 합니다. 그냥 흔한 서울 변두리일 뿐이죠. 서울의 랜드마크는 종로와 강남 일대에 몰려 있지 서울 변두리에는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구로구 하면 떠오르는 상징 피사체가 있나요? 금천구가 있나요? 관악구가 있나요? 많은 지역들이 그렇습니다. 특히 직장이 없고 아파트만 많고 주택만 많은 베드타운은 더 심하죠. 

금천구는 더 심합니다. 여기는 평지가 거의 없어서 아파트도 많지 않고 그마저 있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도 육군 부대가 떠나면서 생긴 땅에 롯데캐슬이라는 대장 아파트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공군 군부대가 남아 있습니다. 공군 부대는 선거철만 되면 단골 공약으로 나옵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도, 구청장 선거 때도, 국회의원 선거가 닥치면 항상 나오는 공약이 공군 부대 이전입니다. 

이 소리를 20년 넘게 듣다 보니 이제는 그런 헛공약하는 정치인들이 꼴도 보기 싫네요. 실현 가능성도 없는 걸 자꾸 공약으로 들고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울시가 아파트 가격 오른다고 개발을 억제하고 있으면서도 강남구 삼성역 일대를 대규모로 개발하는 걸 보면 서울시장은 진보나 보수 상관없이 강남 사랑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주요 관광서나 각종 좋은 시설은 강남에 몰려 있죠. 어떤 지역 개발은 주민들의 민심에 움직이는 것이 아닌 정치인들의 권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들이 많이 사는 강남 3구가 그렇게 개발이 잘 됩니다. 심지어 금천구의원인 최기상 의원은 강남에 집이 있는 분입니다. 보통 국회의원 하면 강남에 살아도 강남 집을 팔고 그 지역구로 이사 오는데 금천구 의원인 최기상 의원은 강남구에 집이 있고 금천구는 전세 하나 봅니다. 

이런 식입니다. 서울시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서울시의 개발 온기는 여의도, 강남, 종로 이 3개가 거의 다 흡수하고 있습니다. 이걸 확장하면 전국토 개발도 그렇죠. 좋은 건 죄다 서울과 서울 인근에 다 있어요. 이러니 지방 사람들이 기를 쓰고 올라오려고 하죠. 

장황한 이야기를 한 것 같지만 이 인도교를 설명하려면 좀 설명이 들어가야 합니다. 

이 다리가 올해 개통한 금천 한내교입니다. 다리 이름 주민 공모전도 하던데 결국 그냥 초기 이름 그대로 지어졌더라고요. 한내교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안양천 중에 금천구를 지나는 천을 한내천이라고 했다고 하네요. 그래 봐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양천이라고 하지 한내천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옆에서 보면 아주 웅장한 다리입니다. 인도교로 사람만 다닐 수 있고 차는 못 다닙니다. 차가 올라갈 수도 없습니다. 
길이는 201m이고 폭은 4.5~15m로 생각보다 꽤 길고 큽니다. 

공사비는 95억에서 100억 약간 넘는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공사비라고 느껴지네요. 이 공사를 지켜봤는데 계획은 2020년 12월 완공이었다가 연기되어서 2021년 5월 완광되었습니다. 

금천구의 몇 안 되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제가 위에서 장황하게 지역 개발 소개한 이유는 이 95억 예산 중 대부분이 서울시 예산으로 만들어진 다리입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주민들의 불편함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금천구에 이 다리를 선물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시장 파워가 엄청 크잖아요. 안된다고 해도 시장이 하라면 하는 것이고 항상 따지는 개발 타당성을 따질 때 내미는 예비타당성을 조사하죠. 그랬다면 이 금천 한내교 짓지 못했을 겁니다. 이 다리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경제적 효과나 이런 걸 따지면 못 짓죠. 예비타당성은 미래 가치를 평가해야 하는데 과거 자료를 놓고 계산기 두들기니 과거에도 경제력 좋고 미래도 좋은 강남 3구는 예비타당성 안 해도 거긴 뭘 개발해도 다 경제가치가 높고 그래서 형형색색 별로 지하철이 강남 3구를 지나갑니다. 

그럼 금천한내교는 돈이 남아 돌아서 서울시가 지어준 것일까요? 아닙니다. 금천구는 좀 묘한 지역이 있습니다. 

안천중학교라는 곳이 있습니다. 독산 1동에 사는 학생들이 중학교를 안천중학교에 간다고 할 때 왜 광명시 학교를 다니냐고 했죠. 그랬더니 학생들이 거기 금천구 독산 1 동인 데요?라는 말에 응? 거기가 왜 금천 구지? 지도를 보고 알았습니다. 안양천 너머에 금천구 독산 1동이 있습니다. 아니 행정구역이 왜 이런가 했더니 이 안양천 준설 공사를 할 때 강줄기가 원래 지금 이 모양이 아니었고 안천 중학교 뒤쪽으로 흘렀는데 동쪽으로 당기다 보니 금천구 독산 1동 중 일부 지역이 안양천 건너편이 되었다고 하네요. 덕분에 학생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중학교 가려면 안양천 건너야 했습니다. 

15년 전에는 징검다리도 없었습니다. 학교 가려고 서울에서 전철 출구가 딱 1개인 유일한 시골간이역 같은 금천구청 역을 넘어가야 했습니다. 그나마 10년 전에 징검다리가 생기면서 아이들이 저길 넘어갔죠. 문제는 눈이 오거나 비가 많이 오면 저 징검다리가 물에 잠깁니다. 시골학교도 아니고 서울 안에서 시골처럼 징검다리 건너서 학교 가는 풍경! 

이를 가엽게 여긴 서울시장이 전격적으로 인도교를 내려줍니다. 그렇게 95억 예산으로 사시사철, 날씨 관계없이 건널 수 있는 인도교가 생겼습니다. 통행량은 많지 않지만 안양천 운동하러 가는 주민들이 금천 한내교를 건너서 강 너머의 둑길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광명시 상권 이용도 편리해졌고요. 

너무 심각한 소리를 했지만 이 다리 하나 만들어진 것도 금천구에게는 대단한 경사라서 금천구청은 올해 내내 홍보하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럼 뭐합니까? 최근 금천구청 공무원 3명이 여직원 성추행해서 동네 망신 다 시켰는데요. 금천구 망신은 구청이 시킨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참 여러모로 짜증 나게 하네요. 물론 싸잡아서 말하는 건 아닙니다, 친절한 구청 공무원들도 많아요. 다만 균질성도 떨어지고 어떤 공무원은 엄청 친절한데 어떤 공무원은 너무 불친절해요. 

아무튼 금천구가 워낙 소외지역이자 서울시에 소속되어 있지만 광명시가 더 빛이 나다 보니 서울에 있지만 경기도보다 못하다는 자학적인 분위기가 많습니다. 최기상 금천구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이해찬 전 의원이 찍어준 전략 공천이라는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서 지역 현안 문제를 하나도 해결 못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오로지 사법개혁만 외치고 그쪽으로는 일 정말 열심히 하고 있네요. 지켜보면 비례대표 의원 같은데 우리 지역구 의원이라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각설하고 정치적 이유가 어떻든 저쨌든 금천 한내교는 금천구의 명물 중 하나가 되었고 밤마다 아름다운 빛을 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 다리가 금천현대아파트를 지나야 나오기에 금천구민들이 디렉트로 이용할 수 없고 금천현대아파트를 지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그 길이가 한 50m이고 외부인들이 거길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막지 않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들어갈 수 있고 나올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초기에 좀 말이 있었지만 별다른 마찰이 없어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금천현대아파트 주민들은 슬리퍼 끌고 바람 쐬러 나올 공간 그것도 다리 위에서 안양천 바람 쐴 수 있어서 좋죠. 그러나 테이블은 없고 의자도 조금만 있어서 앉아서 안양천 경치 감상할 공간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어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인가 10시까지인게 다리에 조명이 들어옵니다. 레인보우 조명이라서 빛 색깔이 수시로 바뀝니다. 가운데 주탑은 금천구의 상징목인 은행나무를 형상화했다고 하더라고요. 케이블의 힘으로 지탱하는 현수교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삼각대를 끼고 이 금천 한내교의 야경을 촬영했습니다. 

생각보다 사진 찍기 좋은 다리고 야경이 아주 예쁘네요. 잔잔한 안양천에 비친 반영도 좋고요. 

지켜보니 생각보다 더 예쁜데요. 찍으면서 좀 감탄했습니다. 

반응형

좀 이동을 했습니다. 징검다리 근처인데 여기서 찍으니 저녁 노을과 더 잘 어울리네요. 웅장함도 좋고요. 이 금천 한내교는 일직선 다리가 아닌 약간 꾸불거려요. 하단은 직선이지만 상단의 폭을 조절해서 S자 길처럼 보여요. 

이번엔 징검다리 반대편에서 촬영했습니다. 반영은 안 보이지만 징검다리에 멈춘 물들이 개울물처럼 소리를 내면서 지나가네요. 

금천구는 안양천이 유일한 공원이라고 할 정도로 공원도 많지 않고 있는 공원도 너무 작아요. 서울 변두리가 각종 편의시설이 약한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서울에서 공원 비율과 녹지 비율이 가장 낮아요. 공원이 없다 보니 삶의 질도 높을 수가 없죠. 그나마 숨통이 되어주는 곳이 안양천이에요. 그래서 금천구는 안양천에 나무도 심고 참 열심히 가꾸더라고요. 계속 개선되고 있습니다. 금천구가 구가 작고 인구가 작고 한때 서울시 25개 구 중에서 세금이 가장 덜 거치는 쉽게 말해서 재정자립도가 24위 할 때도 있었죠. 그러나 지금은 아니에요. 

금천구 재정자립도는 26.3으로 구로구 22.5, 강서구 21.9, 관악구 19.7, 은평구 18.4, 노원구 15,9, 도봉구 18.9, 강북구 17.2, 성북구 20.6, 중랑구 18.2, 서대문구 23.5, 동대문구 24.5, 광진구 26.1, 보다 높아요. 대표적인 베드타운 지역들보다 높아요. 왜 이렇게 높아졌냐? 가산디지털 2,3단지 덕분이죠. 거기 직장인들이 얼마나 많고 사업장이 얼마나 많은데요. 거기서 나오는 세수 대부분이 서울산업공단으로 들어가요. 서울시 세금으로 거의 다 들어가지만 그럼에도 금천구에도 떡고물이 많이 떨어져요. 그래서 그런지 최근 10년간 금천구는 생각보다 예산이 많은지 돈을 잘 쓰고 자주 많이 넓게 쓰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역시 지역에 대규모 오피스 단지가 있어야 하나 봐요.

재정자립도 높은 종로구 47.2, 용산구 41.7, 중구 55.3, 서초구 58.2, 강남구 54.8, 송파구 39,8, 영등포구 36,5의 공통점은 서울 3대 오피스 지역이잖아요. 

사진 이야기는 안 하고 지역 이야기만 했네요. 이해해 주세요. 이 금천구에 이런 멋진 구조물이 생긴 것은 여기서 25년 살면서 처음이라서 그래요. 기념비적인 뭔가가 전혀 없거든요. 

반응형

불평불만만 적은 것 같지만 그래도 재정자립도가 올라가니 구청에 돈이 많은지 최근 계속 뭔가가 좋아지고 발전하고 있네요. 특히 안양천 주변은 그냥 강이 흐르는 스포츠 센터를 만들 기세입니다. 걷기 좋고 운동하기 좋고 산책하기 좋은 안양천이고 그 안양천을 밝혀주는 가로등이자 다리인 금천한내교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