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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블로거에게 요구하지 않았으면 하는 객관과 중립 소통의 강요

by 썬도그 201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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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하다 보면 댓글로 이러저러한 글을 쓰셨으면 좋겠다는 충고와 조언들을 많이 하십니다. 
그 조언과 충고 감사합니다. 제가 놓치고 가는 부분을 지적해줘서 독단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좋은 분들이죠. 하지만 그런 조언이 모두 좋고 훌륭하고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객관과 중립에 대한 강요는 저에게는 무리가 아닐까 합니다. 

 

블로거에게 요구하지 않았으면 하는 3가지 글쓰기 강요





1. 객관성에 대한 강요


작년 5월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는 청취자와 DJ인 배철수와의 설전이 오고 갔습니다.

 

주관과 객관의 차이점은 뭘까?  


라는 글에 꼼꼼하게 적었습니다. 간단하게 적자면  한 청취자가 좋은 음악의 기준이 너무 주관적이라고 하자 배철수는

"저와 방송을 만드는 스탭의 주관적인 선택으로 선곡을 하는 것입니다. 제 주관이 청취자의 주관과 맞으면 방송을 듣는 것이고 주관이 다르면 방송을 함께 못듣는 것입니다. "

"또한 제 주관과 맞는 분들이 많기에  오랫동안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음식도 그렇죠. 주방장이 자기 주관에 의해서 음식이 맛있다고  판단되어져 홀에 내놓고 그 음식을 많은 사람이 찾으면 좋은
음식이죠"

" 하지만 자기는 맛있는데 손님들이 맛없다고 하면 그 음식점은 망하게 됩니다"

배철수는 클로징 멘트에 이렇게 말합니다.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이말도 맞다. 저말도 맞다. 이런식으로 말하는 주관없는 모습을 지향하지 않은다면서 방송을 마쳤습니다.

 가끔 댓글로 글이 중립적이지 못하다고 말하십니다.
네 이해합니다. 저 중립적인 글쓰기 잘 하는 편 아닙니다. 배철수처럼 두루뭉수리한 글쓰기를 별로 좋아 하지 않습니다.
 중립적인 글을 볼려면  신문을 보면 가장 좋겠죠. 또한 신문은 객관성도 블로거의 글보다 뛰어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죠. 왜 우리가 블로그 글을 읽습니까?  객관적인 정보를 원해서일까요? 물론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문과 달리 블로그 글이 재미있는 것은 글쓰는 사람의 주관이 있기에 좀 더 재미있는 것 아닐까요?
개인적인 글을 읽으면서 그 주관에 공감을 하면 우리는 추천을 하고 추천지수가 오를수록 그 글은 객관성을 가지게 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블로그 글 대부분이 주관을 바탕으로 쌓아 올리는 성이 아닐까요?

그 주관으로 쓴 글들이 모이고 모이다보면 그 블로그의 정체성이 됩니다.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성이 가미된 글이 물론 좋죠.  또한 그런 글들이 더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하지만 객관에 대한 강요는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기계적인 중립과 객관은 읽기는 편할 수 있지만 생동감이나 살어 있는 느낌이 없어 보입니다

물론 이렇게 판단하는 것도 제 주관입니다



2. 중립에 대한 강요

 어떻게 보면 객관성에 강요와 어느면에서는 비슷한 강요입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제가 한쪽 편을 들면  가끔 댓글로 중립적이지 못한 글이라고 타박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시사,이슈에 관한 글을 쓰게 되면 이런 글들이 붙습니다.

제가 A가 좋다고 블로그에 글을 쓰면  어떤 분들은  그럼 B가 나쁘다는 거냐?  당신은 중립지이지 않아! 라고 합니다
어제도 일본 대지진 참사에 악플달지 말자고 했더니  일본이 좋은걸 보니 넌 친일파라는 논리로 접근하더군요
그러더니  과거사를 용서하자는 소리냐는 질타를 하는데 어이가 없습니다

A가 좋다고 하면 왜 우리는 B를 왜 싫어하냐고 설레발을 칩니까
이런 모습은  비교상대가 강한 즉 라이벌 관계에 있는 기업이나 제품에서도 많이 나타납니다
전 애플이 좋다고 하면  넌 삼성이 왜 나쁜거냐라고 묻습니다.  전 삼성전자 제품 나쁘다고 한 적 없습니다. 다만 애플 제품이
좋다고 한 것 뿐입니다.  삼성제품도 좋죠.  삼성제품 안좋으면  그렇게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내겠습니까

다만 삼성제품도 좋지만 애플이 더 좋다라고 말한 것이죠. 또한 이 선택은 제 취향에 많이 좌우되기에 절대적으로 주관적인 선택입니다. 따라서 내 주관을 왜 객관적이지 못하다면서 중립을 지키라고 손가락질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중립에 대한 강요, 어떻게 보면 아무런 의견도 내지 말고  있는 사실만 나열하라는 소리 같기도 합니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글이 좋은 점도 많습니다. 또한 그런 글이 더 인기가 많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글들은 좀 따분합니다. 개인의 의견은 견고하지만 두루뭉수리한 글이 되어서 무슨 주장을 하는지 모르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계적인 중립도 그렇죠. 그냥  신문기사 사회면의  사건 사고 기사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있는 사실만 나열하고 자신의 의견을 중립적으로 내놓는데  밋밋합니다. 차라리 한쪽 편을 드는게 좋죠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글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좋은 글은 극단적이지 않으면서  반대 의견도 알고 있고 그 반대의견에 대한 반박도 있으면서  자신의 주장을 일관되게 끌고 가는 글이 좋은 글입니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도 제 주관입니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글을 쓰는 블로거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블로거들은 대부분 사실에 대한 나열만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은 배제하고 정보와 숫자만 나열합니다.  전 그런 글쓰기를 배제합니다.  제 의견을 적극적으로 넣고 있고요

그 의견이 공감을 못받을때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 공감이 계속 못받게 되면 저 블로그에 찾아오는 분들이 줄어들겠죠
반대로 제 의견이 공감을 받으면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 입니다.  공감이 많이 가는 글들을 많이 쓰면 파워블로거가 되겠죠
어떻게 보면 파워블로거가 쉽게 되는 방법은 포퓰리즘을 잘 이용하면 됩니다.

남들이 다 좋다고 할때 그 좋다고 하는 것을 추려서 글을 쓰면 인기 상종가 글이 됩니다.  한국선수가 금메달을 딸때  금메달 따기 까지의 고생과 노력과 사람들이 감동하는 소재들을 이용해서 쓰면 인기글 공감글이 됩니다.

하지만 전 그런 글쓰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시선을 찾을려고 하고요.
그러다 보니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욕도 참 많이 먹고  지적도 많이 받습니다. 그렇다고  그 지적 모두를 배척하지도 다 수용하지도 않습니다. 제 주관에서 공감이 가고 합당한 지적은 받아들이고 글을 수정하지만 합당하지 못하고 제가 공감을 못하면 공감가지 않습니다.


소통의 강요

이렇게 충고와 지적의 댓글에 제가 공감하지 못한다고 쓰면 소통을 모르는 블로거라는 댓글이 바로 달립니다
소통이 뭘까요?  서로의 의견 교류를 넘어서 한발씩 뒤로 물러 서는게 소통일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블로그스피어가  토의장이 될 의무는 없습니다.  어떤 문제점을 서로 협의해서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의 의견을 서로 내놓고 서로의 의견을 계속 내놓는 그 과정이 소통이 아닐까요?  꼭 상대를 굴복시키고 당신 말이 맞다라는 승리의 깃발을 쟁취하는게 소통이 아닙니다

오히려 의견피력을 한 댓글에  답글도 달지 않는 것이 불통의 모습이죠

많은 사람들이 블로거의 글과 다른 의견을 적고 블로거가 그 댓글에 반박글을 올리면 소통이 안되는 블로거라고 단정짓습니다.  하지만 그건 서로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고 소통의 한 과정으로 보지 못합니다.
아무런 응대를 안하는게 불통이지 서로 다른 의견을 말하는게 불통은 아닙니다


이 글은 중립적이지도 못하고 객관적이지도 못한 제 주관이 잘 녹여진 글입니다
이 글이 공감지수가 높으면 조금은 객관성을 띄겠죠. 하지만 공감하는 분들이 많지 않다면 주관적인 글로 치부되고 끝이 날 것 입니다.  주관적인 글은  공감받지 못한 자체로 평가를 받는 것이지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식으로 손가락질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주제넘게 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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