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어제 상암동 영상자료원 지하에 있는 시네마테크에서 박찬욱감독과 송강호 신하균배우와 함께 복수는 나의 것을 봤습니다. 영상자료원 직원분은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인것은 첨 본다면서 꽉찬 극장안을 보면서 놀라워 하더군요.
저 뿐 아니라 박찬욱감독을 직접 보고 싶은 사람들로 꽉 찼습니다.
이 관객과의 대화는 다른 포스트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이 포스트에서는 복수는 나의것에 대한 영화감상기를 올리겠습니다.
박찬욱감독을 좋아하지만 그의 영화를 모두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올드보이는 최고의 영화였지만 다른 영화들은 제대로 본것이 박쥐와 공동경비구역 JSA밖에 없습니다. 복수는 나의 것은 혹평도 많았고 잔인하다는 말에 보지를 못했구 친절한 금자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이상하게 신체절단이 많이 나오는 영화는 좋은 영화라도 잘 보지 않게 되더군요.
친절한 금자씨도 앞부분만 보다가 말았습니다.그러나 한국 최고의 미장센을 선보이는 그의 연출력은 최고로 인정합니다. 복수는 나의것은 망한 영화입니다.
박찬욱 감독은 아직도 손익분기점이 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요즘 갑자기 해외에서 복수는 나의것을 수입하는 곳이 많아서 겨우 겨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복수3부작 영화가 있는데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는 알겠는데 나머지 한편은 뭐야? 라고 외국인들이 말하는것을 들었다고 합니다.
복수3부작중 복수라는 단어가 들어간 유일한 영화인 이 복수는 나의 것을 별 기대하지않고 봤습니다. 흥행도 안되고 내용도 흥미로운것이 아니였기 때문이었죠. 그냥 박찬욱감독 볼려고 간것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난후 이 영화 평범한 작품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 줄거리를 살짝 이야기 하면 류(신하균 분)은 청각장애인입니다. 누나는 신부전증으로 신장이식수술을 받아야 하구요. 그리고 류에게는 사회주의자인 영미가 있습니다. 입에 항상 재벌타도를 외치고 있죠
누나의 수술을 위해 병원에 찾아가지만 신장기증자를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누나는 얼마 살지 못하는데 급한 마음에 류는 장기밀매업자를 찾아갑니다. 류의 신장을 떼어주고 돈 천만원을 주면 누나에게 신장을 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기당하고 맙니다. 불행은 한꺼번에 몰려오나요? 회사에서 잦은 결석과 지각으로 권고퇴사 당합니다.
이런 사실을 애인인 영미에게 말하지만 영미는 멍청이라고 합니다. 둘은 누나를 살리기 위해 유괴를 생각합니다.
류를 정리해고한 사장의 자녀를 납치하면 용의선상에 바로 노출되기에 류의 사장의 친구인 동진의 딸을 유괴합니다.리고 2천6백만원을 요구하죠. 사장은 시키는대로 돈을 가지고 약속장소에 당도합니다.
거기에 병원에서 신장기증자가 나왔다면서 어서 수술하자고 하구요.
돈가방을 들고 좋아하던 류는 화장실에서 자살한 누나를 발견합니다. 누나가 알았던것이죠. 회사 짤리고
집에 들여놓은 선배 딸이라는 아이가 유괴한 아이라는 것을요. 류는 누나와 어린시절 뛰어 놀았던 강가에
가서 누나를 묻습니다. 그런데 같이 데려간 동진(송강호분)의 딸이 개울물에 빠져 죽습니다.
살려달라고 소리를 쳤지만 류는 청강장애가 있어 그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류의 뜻과 다르게 죽어버린 동진의 딸
동진은 딸의 죽음에 복수를 다짐합니다.
동진은 형사를 매수해서 법에 의한 처벌이 아닌 자신이 직접 심판자가 되게 도와달라고 합니다.
류의 애인인 영미의 집을 급습한 동진, 영미에게 전기고문을 합니다. 영화는 이때 부터 잔인해 집니다. 복수에 미쳐버린 아비의 폭력성이 그대로 나오죠. 영미는 자기 뒤에 테러리스트들이 있으니 건드리지 말라고 오히려 협박을 하지만 동진은 영미를 죽여버립니다.
영미의 죽음을 알게 되고 시체를 본 류도 미쳐갑니다. 둘은 그렇게 복수의 화신이 되어 버립니다.
류는 자신에게 사기친 장기매매업자를 다시 찾아내 3명을 모두 죽여버리고 신장을 꺼내버립니다. 이 영화가 섬뜩하고 잔인하다는게 이런 장면들 때문입니다. 심정적으로 이해가 자지만 표현수위가 상당히 높아서 보기 편한영화는 절대로 아닙니다.
그리고 둘은 서로를 죽이기 위해 복수의 칼을 갈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앞권인 장면은 류는 동진을 죽이기 위해 동진의 집앞에서 칼을 들고 차안에서 기다리고
동진은 류를 죽이기 위해 류의 집에서 기다리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착하디 착한 이 두사람을 뭐가 이렇게 악마로 만들었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복수심? 눈이 뒤집힌다고 하죠. 사람이 눈이 뒤집히게 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 그 사람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죽이면 됩니다. 바로 복수심만이 사람을 이성적 동물이 아닌 감정덩어리로 만들어 버리죠.
전쟁터에서도 처음에는 총을 쏘지 못하다가 옆의 동료병사가 죽으면 눈이 뒤집혀서 총을 쏘기 시작하고 혼자 돌격앞으로를 하다가 죽습니다. 이런 원초적인 본능인 복수심에 두 괴물을 만들어 버리고 복수는 복수를 낳게 됩니다.
결국 류는 동진에게 잡히고 아킬레스건이 짤린체 딸이 죽은 개울에서 죽습니다. 그리고 시체는 토막냅니다.
이때 한통의 전화가 옵니다. 동진의 회사에서 정리해고당한 팽기사란 사람이 동진 앞에서 할복을 합니다.
딸이 납치되고 딸이 죽었을때 원한을 가진 만한 사람이 없냐고 했을때 생각난것이 팽기사였고 동진은 형사와 함꼐 팽기사 집에 찾아갑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피자를 다 함께 먹고 농약을 먹고 집단 자살합니다.
그중에 숨이 붙어 있던 한 아이를 들쳐업고 나온 동진, 동진은 자신이 아이의 보호자라면서 병원에
맡깁니다. 아무래도 딸이 생각났던 것이죠. 류를 죽인후 동진이 차에 있을때 병원에서 전화가 옵니다.
아이가 죽었다구요. 병원에서는 장례절차를 일러주는데 전화 잘못 걸었다고 끊어버립니다.
동진속의 착함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서 차량 한대가 다가옵니다.
그 차량에서 내린 사람은 다짜고짜 동진을 찔러 죽입니다.
그리고 즉결처형문을 동진이 가슴위에 올려놓고 칼로 찔러 죽입니다. 동진은 왜 이 사람들이 날 죽이는가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 알지 못한채 칼에 꽂인 자신의 가슴에 있는 판결문을 읽을려고 발부둥칩니다. 그들은 배두나가 말한 배후조직인 테러리스트였습니다. 동진은 죽어가면서 어렴풋이 배두나의 말을 생각합니다.
배두나가 말한 테러리스트들이 복수하는 장면에서는 어! 경찰에서는 배두나의 조직이 배두나 혼자라는 말을 했는데 하면서 경찰말도 믿을게 못되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박찬욱 감독은 일부러 그 엔딩씬을 넣었다고 합니다.
세상의 사짜들인 검사,판사, 변호사, 의사등등 사짜들이 말하는게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박찬욱감독의 특유의 블랙코메디가 곳곳에서 나오더군요. 판결문을 머리에서 내려볼려니 잘 보이지 않아서 죽어가는 와중에서도 그걸 보려는 모습에서는 웃기기도 하면서 토막살인까지 하는 사람이라는 섬뜩함도 느껴지고 두 개의 감정에 감정의 아수라백작이 되더군요. 이런 특기가 박찬욱감독이 매력이죠. 두개의 감정을 한 장면에서 모두 느끼게 하는 모습이요. 웃으면 안되는 장면인데 웃기는 모습, 이런 모습은 팽기사가 동진 앞에서 할복을 할려고 할때도 나오죠.
팽기사가 동진의 차를 막아서고 할복을 할려고 했는데 커터칼이 어디있는지 몰라서 옷을 뒤적이는 모습.
들도 마찬가지구요
이 영화는 소리를 통한 소통의 부재를 다룬 영화입니다.
소통,소통, 이 단어 이제 노이로제 걸릴정도로 많이들 말합니다. 분명 이 영화가 개봉되었던 2003년에는 소통의 부재가 없었는지 그런단어가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소통되지 못하는 복수심에 관한 영화입니다.
먼저 청각장애인인 류는 세상과 소통하기 힘듭니다.
영화 초반에 누나는 숨이 끊어질듯한 고통의 단발마를 내뱉고 있는데 부엌에서 라면맛을 보면서 좋아하는 류의 표정을 보면서 한숨이 나오더군요. 또한 방음이 되지 않은 빌라에서 누나의 신부전증으로 고통의 비명소리를 내는데
옆방의 청년 4명은 그 여자의 비명소리가 신음소리로 들렸는지 자위를 하는 모습은 이 영화의 명장면중 하나로 보입니다. 또한 동진이 딸의 사체를 부검할때 사체를 가르는 드릴이나 커터소리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데
류의 누나의 사체를 발견하고 부검할때의 무료해 하는 표정에서 같은 소리지만 다른 표정의 동진을 보면서 묘한 느낌이 나더군요.
동진의 딸을 죽게 한것도 세상과 소통이 힘든 모습에서 생긴것이구요. 또한 소통이 되지 않는 복수의 짐승이 된 류와 동진이 갈때까지 가는 복수의 진상극은 소통이 하나도 되지 않습니다.
복수3부작을 보면 복수심은 복수로써 마무리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분명 복수는 과거 인류의 삶의 방식이었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복수심을 방치하지 않습니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기 때문에 법으로 가두어 버립니다. 그게 바른 모습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우린 복수를 해야 사회가 바른 세상이 된다고들 생각합니다. 살인마 유영철이나 강호순은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복수심에 또 다른 생명을 앗아가는 모습에 박수를 치는 모습은 감정적으로는 이해가 하나 그게 과연 옳은 모습인지에 대해서는 더 깊은 논의를 해봤으면 합니다.
불편한 영화입니다.
출연자인 송강호씨도 출연을 3번이나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신하균씨는 바로 승락했다고 하더군요.
박찬욱감독은 모두가 이해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합니다. 복수라는 감정이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없듯이 영화는 떄론 과격하고 이해가 안가기도 하면서 한레일위를 달리는 양편에서 달려오는 복수의 폭주기관차를 보는듯 합니다. 한 사람의 승리가 될듯 하다가 느닷없는 3자가 마무리를 짓습니다. 복수는 나의 것이 아닌 복수는 우리의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영화 엔딩씬은 여러가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류를 풀어주고 소리를 듣지 못하는 류를 차로 치어 죽이게 하는 방법도 있었고 류를 죽인후 동진이 물에서 나올때 등에 죽은 동진의 딸이 업혀서 나오는데 동진은 그걸 모르는 모습의 엔딩도 있었구요. 송강호씨는 농약먹고 죽은 아이의 보호자를 찾는 전화를 받고 전화 잘못 거셨는데요라는 말을 하고 끝나는 장면을 좋아했다고 하네요
관객들중 한분은 복수3부작중 가장 뛰어난 영화라고 말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전 첨봤는데 화법은 올드보이보다 과격하나(올드보이도 화법이 하드보일드하죠) 복수에 대한 초점은 더 또렷하고 날것의 느낌이 나더군요. 활어같다고 할까요. 복수의 싱싱함은 복수는 나의것이 가장 좋지 않았나 싶네요(금자씨는 대충 봤지만요)
세계적인 감독인 박찬욱감독과 함께본 복수는 나의것.
명감독들의 영화는 한편도 빼고 보면 안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예상하지 않고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굉장히 느낌이 좋았던 영화입니다. 잔인한 장면이 여러번 보게 하긴 힘들지만 한번 더 보고 싶어지네요. 그리고 하나 알았는데 우리가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죠. 관객등중에는 금자씨의 전봇대씬과 올드보이의 전봇대씬이 연관이 있냐고 물어봤는데 박감독님은 없다고 합니다. 감독이 의도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영화적 장치로 해석하는 관객들
이런게 명감독의 인기에서 나오는 유명세중에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기회를 자주 해주었으면 하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영상자료원에 감사를 느낍니다.
소리가 작습니다. 볼륨을 높히시고 보세요. (복수는 나의것의 엔딩씬에 대한 설명을 하는 박감독님)
유튜브로 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