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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맛 좋은 잡탕찌개 같은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

by 썬도그 2024.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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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고 점점 더 잘 안 보게 되는 드라마와 영화가 멜로물입니다. 그냥 너무 달콤하기만 해서 재미가 없더라고요. 로코물 잘 볼 때가 있긴 했는데 나이들수록 점점 안 보게 되네요. 대신 매콤한 현실 반영 다큐스타일의 드라마가 참 좋습니다.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 1위를 하기에 뭔가하고 호기심에 봤더니 로코물이네요. 그래서 보다 말려고 했는데 이게 또 정은지의 연기에 코가 끼었네요. 

 

<정은지의 맛깔스러운 푼수 연기에 입문한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정은지, 한선화 둘은 걸그룹 출신 가수인데 둘 다 연기를 엄청 잘 합니다. 그렇다고 정은지가 주연을 한 드라마를 진득하게 본 적은 없고 유튜브에서 짧은 영상으로만 가끔 봤습니다. <응답하라 1997>의 정은지 연기에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 가수였나 했네요. 

 

그리고 정은지의 연기를 이 드라마를 통해서 직접 목격했습니다. 1화에서 정은지가 연기하는 이미진은 지방 소도시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만년 공시생으로 나옵니다. 공무원 시험을 매년 보지만 매번 떨어지다 보니 자신감은 점점 내려갑니다. 그러다 취직 사기를 당합니다. 이걸 계지웅(최진혁 분) 검사가 우연히 보게 되고 사기꾼을 잡습니다. 공무원 시험은 떨어지고 하는 일은 되지 않고 사기나 당하는 이미진은 마당에서 소주를 마시다가 우물에 빠집니다. 다음날 이미진은 중년 아줌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고양이가 마법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마법이 신데렐라입니다. 해가 뜰 때는 중년 아줌마로 해가 지면 20대 이미진으로 돌아옵니다. 
유치하죠. 네 이런 마법 같은 설정의 드라마와 영화들이 요즘 너무 많아서 이런 걸 따지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냥 특정한 마법을 통해서 재미나 삶의 애환을 잘 녹여내면 인기가 높으니까요. 그런가 보다하고 좀 보다 말려고 했는데 두 주연 배우의 연기 특히 중년의 이미진을 연기하는 이정은의 연기가 또 기가 막힙니다. 뮤지컬 빨래를 오래 하셔서 그런지 춤사위도 아주 곱디 곱습니다. 이 두 주연 배우의 연기가 엄청 좋습니다. 배우의 힘이라는 것이 이럴 때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클리셰 범벅인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유치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로코물의 관습적인 오해와 관계 티격태격하다가 정이드는 식의 진행은 전형적입니다. 20년 전 드라마 보는 느낌까지 듭니다. 특히 검사와 공시생의 로맨스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아주 낮음에도 억지 설정까지 하면서 둘이 이어지는 듯한 모습은 오글거리기까지 합니다. 다만 만년 공시생의 서러움을 이미진이라는 캐릭터에 잘 녹여낸 것은 그나마 사회의 풍경을 담아서 좋았지만 그것 말고는 딱히 안 보이네요. 

 

물론 판타지 드라마에 뭘 바라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전 이런 스타일의 진득거리는 로코물 별로 안 좋아합니다. 차라리 현실적인 만남과  헤어짐을 담은 <그해 우리는> 같은 드라마가 좋습니다. 그러나 이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전형적인 한국 로코물을 따르고 있네요. 이게 단점입니다. 그래서 보다 중단하려는데 이 드라마에 색다른 사건이 터집니다. 

 

장르의 섞어찌개 같은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장르가 로코물을 지나서 스릴러로 진행됩니다. 작은 도시에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이 마을을 배회합니다. 오피스 드라마 같으면서도 로코물이고 로코물 같으면서도 검사가 액션을 하고 살인범이 돌아 다니는 혼합 장르입니다. 그런데 이게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차이점이자 동시에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섞은 느낌도 강합니다. 

 

기본적으로 KBS 드라마 <동백꽃 필무렵>을 많이 차용한 느낌이 강합니다. 로코물에 스릴러 한스푼 넣은 모습이 참 비슷합니다. 또한 낮과 밤이 다른 사람이 되는 것도 신데렐라 이야기의 뼈대를 가져왔고요. 그렇다고 어설프게 베낀 드라마는 아니고 그런 드라마들이 떠오르지만 취직 안되는 20대와 시니어들의 서러움과 다양한 캐릭터들이 꾸며내는 재미가 꽤 좋네요.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볼만하고 재미도 가끔 뿜어져 나옵니다. 다만 검사가 주인공인 것이 현타가 수시로 오네요. 현실의 검사들은 계지웅 검사 같은 검사가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도 들고 가뜩이나 현실 세계에서 검사 나리들이 다 휘젖고 다니고 있는데 드라마에서까지 검사를 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살짝 드네요. 어디까지나 제 취향이고 전체적으로 볼만합니다. 두 주연 배우의 연기와 유치하지만 동시에 꽤 유쾌한 장면들도 많네요. 또한 자동차 추격 장면 등등을 보면 만듦새도 꽤 좋습니다.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드라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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