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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돌풍은 휘몰아치는 속도감이 뛰어난 진보 보수 모두까기 드라마

by 썬도그 2024.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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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돌풍이 오픈했습니다. 정치 드라마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꽤 주목해 볼 만 드라마입니다. 감상부터 말하자면 1~2화까지 보면서 국무총리가 대통령을 시해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가 3화에 너무 과장된 이야기에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노벨평화상을 받는 장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합니다. 

 

가상의 정치드라마가 성공하려면 특정 정치인을 연상하게 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만들어도 은근하게 담아야죠. 그런데 대놓고 노벨평화상 받은 대통령? 이건 빼박캔트 김대중 전 대통령이죠. 이게 초반 패착입니다. 이후 진보 세력인 분들은 이 드라마가 11화까지 상당히 불편할 겁니다. 누가 봐도 김대중과 386 운동권 세력의 부패를 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12화를 보면 이 드라마가 그리고 싶었던 메시지가 보입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진보와 보수 모두 까기 드라마이고 이중에서 보수는 병풍으로 세우고 진보 세력들이 변하는 모습을 심하게 꾸짖는 내용입니다. 전 12화를 보면서 설경구가 연기하는 박동호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라서 누굴 롤 모델로 한 것일까 궁금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네요. 

 

쇼킹한 스토리와 투박한 개연성이 공존하는 드라마 돌풍

드라마 돌풍

진보 대통령 장일준은 아들의 비리를 덮기 위해서 검사 출신의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 분)에게 누명을 씌웁니다. 이 자체가 쇼킹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죠. 누명을 씌운 이유는 박동호가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박동호 총리는 검찰 입건 몇 시간을 앞두고 대통령을 시해합니다. 황당한 설정입니다만 이 자체가 도파민이 샘솟게 됩니다. 

 

드라마니까 가능한 이야기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 박동호는 그렇게 대통령을 시해한 후 대통령 권한대행이 됩니다. 1달 안에 모든 부패 세력을 싹 쓸어버리겠다면서 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비서실장 최연숙(김미숙 분)은 이 박동호를 따릅니다. 이유는 자신이 대통령을 시해했다는 내용을 녹음한 보이스펜을 넘겨줍니다. 그렇게 1달 안에 썩은 내 나는 모든 것을 박살 낸 후 스스로 자수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런 박동호를 막아선 부패 세력의 아이콘은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 분)입니다. 정수진은 운동권 출신 386 세력으로 전대협 출신의 남편이 대한민국 정치, 검찰, 판사까지 돈으로 길들일 수 있는 대진그룹의 돈을 먹고 있는 부패 세력입니다. 한 때 세 사람은 정치적 동지였으나 대통령도 경제부총리인 정수진도 가족이 대진그룹의 돈을 먹고 있는 것에 분기탱천해서 다 쓸어 버리겠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대통령을 죽인다? 황당하죠. 그런데 2부까지는 휘몰아치는 내용에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3화에서 덜컹거립니다. 죽어야 할 대통령이 죽지 않고 회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확실한 사망으로 만듭니다. 아니 대통령이 시해당해서 병원에 누워 있으면 경호원들과 CCTV를 통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또 허망하게 죽습니다. 이런 진행에 참을 수가 없어서 보다 말았습니다. 그러나 리뷰를 하기 위해서 꾸역 꾸역 보다 보니 또 재미가 샘솟네요

 

반전의 반전의 반전의 반전. 마치 탁구 게임을 보는 듯한 탕후루 드라마 <열풍>

드라마 돌풍

12부작인 드라마 <돌풍>은 대진 그룹의 돈을 먹는 부패 세력 정수진과 검사 출신의 박동호의 대결이 펼쳐집니다. 박동호가 부정부패 세력을 발본색원하려는 이유는 우국충정보다는 같은 검사 출신의 친구가 대통령 세력과 맞서다가 사망한 사건 후에 눈이 돌아서 목숨까지 내놓고 정수진과 싸웁니다. 

 

그렇게 대통령을 시해한 후 대통령 권한 대행에 앉자마자 정수진을 해임하고 대진 그룹을 정조준합니다. 그러나 이게 쉽지 않습니다. 막강한 정치 경제 권력자들이 힘을 합쳐서 박동호에 맞섭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12화까지 이런 내용입니다. 매화에 정수진이 졌구나라고 생각하면 다시 힘을 모아서 박동호 대통령에 맞섭니다. 

 

이 과정에서 이합집산이 현란하게 펼쳐집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됩니다. 
보면서 실제 정치가 저렇지라고 생각하면서도 과한 설정과 진행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합니다. 재미와 한숨이 계속 반복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드라마 <돌풍>은 아주 잘 만든 드라마는 아닙니다. 그러나 끝까지 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마치 3류 막장 정치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막장 드라마가 욕은 먹지만 동시에 드라마를 보게 하는 힘은 아주 좋죠. 

 

제가 이렇게 평가하는 이유는 드라마가 반전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마치 매화 탁구 경기를 보는 느낌입니다. 
마치 방금 전에 무릎을 꿇던 두 주인공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고 말합니다. 너무 반전과 반전이 많고 두 주연 배우가 각자의 힘을 이용해서 상대방을 옥죄는 모습이 너무 많습니다. 물론 재미는 있죠. 계속 반전이 일어나는 데 이게 재미는 있습니다. 그러나 매끄럽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서 대통령이 된 박동호가 자신이 체포당할 상황이 되자 갑자기 기자회견을 직접 하는데 이 와중에 대진그룹 2세의 청문회 화면을 기자회견장에 틀어 놓고 화상 대화를 하는 모습은 웃기지도 않는 상황입니다. 어처구니없는 설정과 스토리가 계속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걸 또 보게 됩니다. 마치 건강에 안 좋은 당 덩어리인 탕후루를 먹는 느낌입니다. 

드라마 돌풍

여기에 1화부터 12화까지 위 이미지 같은 표정만 하고 다니는 설경구의 연기도 참 그렇더라고요. 설경구 연기 잘하잖아요. 다양한 표정과 다양한 톤으로 연기가 가능한 배우인데 오로지 인상 쓰고 나오는 장면을 무려 12화까지 봐야 합니다. 그리고 무슨 모든 것을 예측했다는 듯이 대처하는 모습에 작가의 분신인가 할 정도로 모든 것에 아주 빠르게 잘 대처합니다. 

 

그럼에도 탕후루처럼 계속 쪽쪽 빨게 하는 힘은 좋네요. 

진보, 보수 모두까기 드라마 <돌풍>

드라마 돌풍

상당히 정치적인 색이 강하게 들어간 정치드라마입니다. 드라마 12화에서 모든 메시지가 보여지지만 11화까지는 진보 세력들이 상당히 불편해할 내용만 가득 나옵니다. 경제부총리인 386 세력의 정수진 경제 부총리와 전대협 출신의 남편이 대기업의 돈을 넙죽 받아먹는 모습이나 대놓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묘사한듯한 장일준 대통령과 정수진이 운동권 시절 알고 지내던 노총 위원장에 시위 지시를 하는 모습 등등 상당히 과격하고 문제성 높은 장면들이 나옵니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하지만 박경수 작가가 그렇게 자유롭게 담고 싶었으면 특정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장면은 빼야죠. 이에 진보 세력들은 이 드라마 상당히 불쾌하고 불편하게 보거나 욕지기를 할 겁니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가 보수 세력들을 추켜세워주냐? 아닙니다. 대놓고 태극기 부대가 나오고 북한에 돈을 주고 총을 쏴달라고 한 북풍도 나옵니다. 

 

오히려 보수 세력을 병풍 취급을 합니다. 모두까기라고 할 수 있지만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작가가 하고 싶은 메시지는 보수 당신들은 관심 없고 진보 너희들은 왜 이렇게 변했냐고 꾸중을 하는 드라마로 느껴집니다. 

드라마 돌풍

드라마 <돌풍>은 상당히 많은 실제 사건과 역사를 인용합니다. 대통령 탄핵 사건이나 특검을 반대하는 대통령, 대기업 회장이 검찰, 헌재 판사, 정치인들까지 돈으로 길들이는 모습 등등 어디서 많이 본 풍경들이 수시로 등장합니다. 아마도 작가가 정치 이슈에 대한 관심이 많고 실제 정치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듯합니다. 

 

그럼 가장 중요한 검사 출신인 박동호는 누굴 롤모델로 했냐? 3화까지는 무슨 출신인지도 나오지 않고 법 관련 인물이라고 나옵니다. 그러다 검찰 출신이라고 나옵니다. 검찰 출신 대통령? 현 대통령이 검찰 출신이죠. 그러나 박동호는 현 대통령과 정 반대의 인물입니다.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세상을 맑게 하려는 사람입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사람으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똑 부러지게 말합니다. 너무 올곧아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보다가 무슨 AI가 대통령이 되어서 똥물이 된 세상을 혼자 치우겠다고 나선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쳐도 살인 그것도 대통령을 살해한 것에 대한 당위성이 떨어집니다. 이러다 보니 주인공에 대한 반감이 크지는 않지만 잔잔하게 흐릅니다. 가상의 인물인 줄 알았는데 12화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네요. 

드라마 돌풍

드라마 <돌풍>은 정치과몰입이 심한 분들에게는 각자 해석하게 합니다. 따라서 정치쟁이들은 아주 재미있게 볼 겁니다. 어차피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볼 것이니까요. 

도파민만 뿜어내게 하는 딱 넷플릭스 스타일의 드라마 

드라마 돌풍

넷플릭스 드라마의 특징이 있죠. 숏폼처럼 도파민만 뿜어내게 하는 드라마가 참 많습니다. 대표적인 장르가 좀비물이죠. 이 드라마도 시종일관 반전과 반전이 가득합니다. 이 반전이 드라마의 재미의 돌풍을 일으킵니다만 너무 많다 보니 반전을 위한 반전도 꽤 보입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억지 설정과 과한 설정이 꽤 많은 점도 좀 아쉽네요.

 

그럼에도 다시 말하지만 재미는 있습니다. 특히 설렁설렁 보다가 10화부터 재미가 폭주합니다. 예상치 못한 진행들도 많고요. 박경수 작가의 정치적 성향이나 이 드라마가 담고자 하는 메시지는 작가 본인에게 들어봐야겠지만 제가 느낀 마지막 3화는 꽤 좋네요. 특히 12화를 보면서 아~ 하는 장탄식이 나왔습니다. 박경수 작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무척 좋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현재 더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꽤 들어가 있습니다. 전 국민의 힘도 싫지만 더민주당도 싫습니다. 두 보수 정당들 하는 꼬라지를 보면 똥과 오줌의 차이일 뿐 둘 다 오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애정이 있는 쪽이나 말귀를 알아듣는 쪽에 쓴소리를 하는 게 더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시로 더민주당을 비판하는 글을 페북에 자주 올리지만 대부분 반응을 한 합니다. 왜냐하면 제 페북 이웃 분들은 대부분이 진보세력 분들이라서요. 

드라마 돌풍

이런 걸 보면 내가 옳고 니가 그르다라는 이분법으로 판단하는 세상에서 너도 틀리고 나도 틀리다라고 말하는 세상은 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것을 작가가 그리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이 드라마를 보고 진보 세력 분들은 반성보다는 감히 우리들의 진보 대통령을 비판해라며 화를 낼 듯합니다. 

 

따라서 드라마 <돌풍>은 반쪽짜리 드라마가 될 겁니다. 누군가에게는 통쾌하게 볼 것이며 누군가에게는 시종일관 불편하게 볼 것입니다. 그럼에도 전 진보 성향의 분들이 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차라리 정경유착이 아닌 실제 제가 실망한 성관련 문제로 다루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드네요. 

 

<돌풍>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너무 좋습니다. 정치가 상대 정당에 대한 비난만 가득하지 말고 내부 비판도 해야 맑아진다는 점을 아주 강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내부 총질이라고 수정해서 받아들입니다. 말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너무 좋네요. 

 

별점 : ★ ★ ★
40자 평 : 매화 약간 어색한 반전의 돌풍이 불지만 메시지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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