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미국에서 흑인 파워가 점점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대중음악에서는 '마이클 잭슨' 농구계에서는 '마이클 조던' 그리고 할리우드에서는 몸값 1위를 기록한 '에디 머피'가 있었죠. 흑인이 스포츠와 연예계에서 주류가 되기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이 '에디 머피'를 세계적인 인기 배우로 만든 영화는 <비버리힐스 캅> 시리즈였고 이중 1편은 14주 연속 미국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도 꽤 재미있게 본 영화로 기억되는데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비버리힐스 캅 액셀 F>를 보려고 다시 봤습니다. 기억이 나야 말이죠. 재미있게 본 영화면 몇몇 장면이라도 떠올라야 하는데 하나도 안 나더라고요.
그리고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나도 재미없는 형편 없는 영화라서 어떻게 이런 영화가 흥행 대박을 냈지 하는 생각이 날 정도입니다. 많은 좋은 과거 영화를 다시 보면서 그 당시 보지 못했던 면목이나 나이 들어서 느껴지는 감정 등등을 발견하면서 흘러간 옛 영화 보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 이 영화 <비버리힐스 캅>은 오히려 추억 파괴 영화라고 할 정도로 형편없는 영화였습니다.
<비버리힐스캅 액셀 F>의 줄거리
1984년 미국에서 개봉하고 1985년 한국에서 개봉한 <비버리힐스 캅>은 수다쟁이 무대뽀 흑인 형사 캐릭터를 만든 영화입니다. 무대뽀 수다쟁이 형사 캐릭터는 지금이야 꽤 많아졌고 비슷한 미치광이 형사 캐릭터가 주인공인 <리셀 웨폰>가 원조가 아닐까 할 정도로 말썽만 피우는 그러나 결정적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캐릭터의 시조새가 아닐까 합니다.
뭐든 최초면 더 크게 인정을 해주죠. 그러나 이제는 흔해진 캐릭터를 들고 2024년에 다시 찾아왔네요.
<비버리힐스 캅 액셀 F>의 줄거리는 <비버리힐스 캅 1편>의 자기 복제라고 할 정도로 스토리가 크게 다른 것이 없습니다.
미국의 부촌인 비버리힐즈로 무법의 도시이자 공업의 도시인 디트로이트에서 온 '액셀 폴리'라는 형사가 거악을 잡는다는 내용입니다.
1편에서는 자신의 소꼽친구가 무기명 독일 채권을 몰래 빼돌리다가 킬러에 살해당하고 이 친구의 복수를 위해서 휴가를 내고 비버리 힐스에 찾아가서 돈 많은 미술 거래상을 잡는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40년이 지나도 똑같이 우려먹네요. 달라진 점은 비버리 힐스에 사는 또 다른 여자 소꿉친구 대신 변호사가 된 자신의 딸을 배치한 것과 젊은 피로 '조셉 고든 레빗'이 열혈 형사이자 딸의 전 남자 친구로 등장하는 점과 80년대 청춘스타이자 지금도 꽤 많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케빈 베이컨'이 빌런으로 나오는 점이 다릅니다.
스토리가 너무 단순 무구하고 1편을 복제한 느낌이라서 스토리에 대한 기대치는 무척 낮습니다. 부패한 미술 거래상 대신에 부패한 경찰을 잡는 내용입니다. 보통 내부의 적을 나중에 터트려야 하는데 <비버리힐스 캅 액셀 F>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영화 초반부터 경찰 중 1명이 멕시코 카르텔과 손을 잡고 모범 경찰을 살해하고 그 누명을 한 멕시코 갱단 부하에게 뒤집어 씌웁니다. 그런데 이 누명을 폴리의 딸이 변호를 합니다.
그렇게 변호를 하다가 마스크를 쓴 괴한들에게 살해 위협까지 당합니다. 이에 1편에서 폴리를 돕던 또 하나의 열혈 형사인 빌리(저지 레인홀드 분)이 폴리에게 알립니다. 이에 폴리는 의절 상태인 딸을 살리겠다고 다시 디트로이트에서 비버리 힐스로 날아갑니다.
1984년 <비버리힐스 캅 1편>을 기억하는 팬들을 위한 영화
미리 말하자면 보지마세요. 정말 더럽게 재미없습니다. 리뷰 하려고 3번에 끊어서 겨우 다 봤네요. 영화가 드럽게 재미없습니다.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하고 조악한 CG와 액션 장면도 눈여겨 볼만한 것도 없고 여전히 구강 액션으로 신분을 속이고 여러 편법 행동을 하는 미친 형사 폴리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위법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1편도 재미없게 봤는데 1편을 살짝만 변형해서 먹으라고 내놓았네요. 마치 40년 묵은 술이 아닌 유통기간이 한참 지난 음식을 조리해서 내놓는 느낌입니다. 초반에 할리우드 히트 메이커인 '제리 브룩 하이머'라는 유명한 영화 제작사 이름이 뜨기에 약간의 기대를 했는데 '제리 브룩 하이머'의 명성도 땅에 추락했네요.
스토리만 그대로 내놓는 것이 아닙니다.
태거드와 빌리 두 비버리 힐스 경찰관도 등장합니다. 태거드는 서장이 되어 있었고 빌리는 탐정이 되어서 경찰과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캐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두 배우들을 1편을 본 사람들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이 1편을 지금의 20,30대 분들은 거의 안 봤다는 겁니다.
그걸 <비버리힐스 캅 액셀 F>를 제작한 '에디 머피'가 모를리 없죠. 그냥 대놓고 중노년들을 위해서 추억팔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비슷하고 추억의 인물을 억지로 넣은 듯한 연출과 스토리가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억이 아닌 변형을 좀 더 강하게 해야 새로운 관객도 재미있게 보게 만들어야 하지만 이게 없네요. 1편의 몇몇 장면을 자기 딴에는 오마쥬 한다고 넣었는데 별 느낌이 없네요.
그럼에도 '조셉 고든 레빗'이 등장할 때는 뭔가 달라지겠구나 했는데 없네요. 그냥 등장만 하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제가 가장 크게 화가 났던 건 액션 장면입니다.
액션 장면도 복제 수준인 <비버리힐스 캅 액셀 F>
<비버리힐스 캅 1편>을 재미있게 본 이유는 액션 장면입니다. 초반의 무지성 트럭 돌진 액션은 자동차 제조의 도시답게 수십 대 이상의 길거리 자동차들이 종이 박스처럼 박살 나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1편에서는 그 장면 말고는 없습니다. 후반 대저택 안에서의 총격 장면은 TV 드라마 수준입니다.
<비버리힐스 캅 액셀 F>도 똑같습니다. 초반 제설차로 디트로이트의 모든 차량을 박살날 기세로 몰아치는 장면은 우람하지만 전편과 다를 것이 없네요.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트럭을 몰고 길거리 주차된 차량을 박살 내는 장면은 질리네요. 그나마 헬기 액션 장면이 색다르긴 한데 딱히 뭐 흥미롭거나 하지는 않네요.
이 액셀 폴리라는 형사가 무술을 잘하거나 총을 잘 쏘거나 하는 형사가 아닌 편법 수사, 입으로 남을 속이면서 수사를 하는 편법의 달인인 점을 이용하기에 액션이 많을 수가 없습니다. 그럼 구강 액션이 좋냐? 80년대 코미디언의 유행어를 따라 하는 느낌입니다. 영구 없다! 잘될 턱이 있나. 지구를 떠나거라 ~~ 같은 추억의 유행어 수준입니다.
요즘 일거리가 없는 '에디 머피'가 넷플릭스를 구술려서 만든 영화 같네요. 다시 느끼지만 넷플릭스는 다큐와 드라마 왕국이지 자체 제작 영화는 참 재미없게 만드네요. 비추천 영화입니다
별점 : ★ ★
40자 평 : 그는 돌아오지 말았어야 한다. 추억을 팔고자 하나 사고 싶은 생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