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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아이들과 보기 좋은 실사 애니

by 썬도그 202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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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갈라파고스가 되고 있죠. 자동차도 가전도 자국 브랜드만 애용하고요. 그런데 영화도 비슷해요.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아바타2가 일본에서는 2개의 애니에 밀려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죠. 

그래서 요즘 일본 드라마나 영화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영화가 전 세계에서 먹히는 분야가 있는데 그 분야가 바로 애니메이션입니다. 일본은 귀염 공화국인지 뭐든 다 귀엽게 만들어 버리는 재주가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모든 다 박살내는 박력 공화국이고요. 

일본 인기 캐릭터 구데타마를 실사 애니로 만든 넷플릭스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구데타마는 날계란입니다. 어이가 없죠. 날계란을 의인화 그것도 태어나지도(?) 못한 날계란이 중노년이나 할만한 삶의 깊은 경륜에서나 나오는 대사를 칩니다. 이 구데타마는 2013년 '헬로 키티'로 유명한 산리오에서 만든 캐릭터입니다. 그거 아세요? '헬로 키티'가 고양이가 아니라 영국 출신의 한 소녀라고 합니다. 소녀가 수염이 나요?

이걸 보면 산리오의 저세상 캐릭터 제조술은 날계란을 구데타마로 만든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이 구데타마 캐릭터를 이용해서 애니도 만들고 캐릭터 상품으로 만든 산리오와 넷플릭스가 손을 잡고 실사 애니를 만들었습니다.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실사 애니라고 함은 실제 영상과 애니를 섞은 '로저 레빗'이나 '스페이스 잼'과 비슷합니다. 좀 다른 점은 애니가 3D 애니고 실제와 비슷해서 이질감이 많지 않습니다. 영상 보다는 스토리에 이물감이 많습니다.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주인공은 회전초밥집 냉장고에서 태어난 날계란인 구데타마입니다. 주인공인데 실질적인 주인공은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샤키피요입니다. 샤키피요는 날달걀인 구데타마를 동생으로 여기고 엄마를 찾으러가자고 하죠.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샤키피요의 강요에 구데타마는 엄마를 함께 찾으러 갑니다. 그런데 엄마를 찾으려면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죠. 이에 계란박스에 있는 QR코드를 보고 찾아가자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현타가 옵니다. 이 애니의 세계관은 뭘까? 먼저 다큐는 절대아닙니다. 뭐 그건 당연지사겠죠. 
그럼 이 두 귀요미들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를 통해서 대충의 연령을 알 수 있습니다.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대충 보면 구데타마는 대략 30살 넘은 백수 청년 같은 느낌으로 뒹굴거리기 좋아하고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방관적이면서도 삶의 통찰을 담은 듯한 이야기를 합니다. 반면 실제 주인공이자 이야기를 이끄는 샤키피요는 6살 정도의 귀여운 유치원생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유치원생 느낌입니다. 구데타마는 간장을 무척 좋아하는 날달걀로 혼자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에 샤키피요가 알 속에서 꺼낸 유모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이렇게 병아리와 날달걀은 엄마를 찾으러 떠납니다.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구데타마의 미래는 인간에게 잡혀 먹는 운명입니다. 그게 미래이자 꿈이기도 하고요. 샤키피요도 마찬가지죠. 계란 소비량 세계 3위인 일본에서 우리가 먹는 음식을 의인화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도 날계란은 더더욱 그렇죠. 그런데 구데타마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대하니 먹는 것에 대한 죄책감은 덜하지만 그럼에도 살아 있는 음식을 먹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한국 영화라면 떠올리는 <올드보이>의 산 낚지 먹는 장면에서 기겁을 했다잖아요. 

그런데 이 문제점에 대해서 이 <구데타마>는 큰 고민을 안 합니다. 잡아 먹히는 것을 그냥 일상처럼 담깁니다. 여기서 덜컹 거립니다. 이 세계관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그렇다고 구데타마가 잡아 먹히는 것을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어쩔 수 없는 운명이지만 우동 위에 날계란을 올려서 먹으려고 하자 그만하라고 젓가락을 칩니다. 흥미로운 설정은 구데타마가 살아 있는 날계란인 것을 누군가에게는 보이고 누군가에게는 안 보입니다. 선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는 설정 같더라고요.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여러가지로 혼란스러운 세계관이지만 그냥 머리 내려 놓고 보면 볼만합니다.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은 험난하고 모험의 연속입니다. 이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회전초밥집 에피소드입니다.  회전초밥집의 다양한 회전초밥들이 이야기를 하고 음식을 의인화한 점은 가장 볼만한 점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보기 그냥저냥 볼만한 구데타마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10개의 에피소드가 제공된 <구데타마>는 1편당 12분 정도입니다. 딱 보기 적당한 길이입니다. 초반 회전초밥집 에피소드는 마음에 들었지만 일본 총리와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아~~ 탄식이 나옵니다. 정치인이 구데타마의 조언을 따르는 장면부터 동심과 크게 관계도 없고 그렇다고 어른들이 보기에도 좋은 에피소드도 아닙니다. 

무리다 무리데스~~~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솔직히 구데타마 행진곡을 예고편에서 들으면서 '이웃집 토토르'의 21세기 버전은 되기 쉽지 않지만 비슷한 느낌이라도 받길 바랬는데 그정도는 아니네요. 다만 뛰어난 CG와 병아리와 날계란의 세계관을 나름대로 잘 구축했습니다. 다큐 PD와 총리 부분은 싹 도려내고 싶을 정도로 별로지만 나머지 에피소드는 그런대로 볼만합니다.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위기는 딱 하나 있습니다. 날달걀은 썩는다는 겁니다. 이 썩는 걸 막기 위해서 뒷골목을 찾는 과정도 좋습니다. 
그렇게 샤키피요와 구데타마의 엄마 찾아 삼만리 여행은 소소한 재미를 주면서 마무리합니다. 그러나 시즌2가 나오지도 않겠지만 더 보고 싶은 생각은 안 드네요. 실사와 애니를 절묘하게 섞은 표현력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고 이런 류의 실사 애니가 많이 나왔으면 하지만 스토리가 좀 약하네요. 

귀염 공화국 일본이 만든 구데타마
뿌이뿌이 모루카

<구데타마>를 다 보고 추천 영상이 나오는데 이게 더 신박하네요. 모루카도 일본 애니인데 컨셉이 독특합니다. 모루모트를 자동차로 만든 것이 모루카입니다. 보고 있으면 '꼬마자동차 붕붕'도 생각나는데 대사도 없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서 좀 더 유아적입니다. 딱 유치원생들이 보면 좋은 애니네요. 이것도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네요. 

40자 평 :  귀여움과 뛰어난 실사 애니는 좋으나 소금 안 친 삶은 계란 먹는 퍽퍽함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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