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크리스마스 개봉 영화는 다 봤습니다. 올 겨울에 개봉한 영화가 많지 않죠. 보통 3~4개 영화가 경쟁을 하는데 올해 2022년 크리스마스에는 아바타라는 거물이 등장해서 그런지 해외 영화도 그렇고 국내 영화도 <영웅> 밖에 안 보이네요.
이런 크리스마스에 물 만난 물고기가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가 수익이 악화되고 회원이 이탈하고 있자 내년 초부터 넷플릭스 ID 공유를 금지하는 초강경을 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가 저렴해 보이는 이유는 영화관람료 1만 4천 원 시대에 영화 관람 1회 요금으로 한 달 내내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그것도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가 많다는 겁니다. 넷플릭스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서 선보인 영화가 <나이브스 아웃 : 글래스 어니언>입니다.
<나이브스 아웃>은 2019년 개봉해서 그해 최고의 영화라고 칭송이 많았습니다. 007의 '다니엘 브레이그'와 캡틴 아메리카인 '크리스 에반스'와 '아나 디 아르마스'와 '마이클 새넌' 등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뛰어난 탐정물이라서 극찬이 많았습니다. 아쉽게도 전 안 봤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2편을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을 합니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을 어제 봤는데 영화 아주 잘 나왔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영화 볼 거 없으면 이거 보세요. 정말 좋네요.
나이브스 아웃 : 글래스 어니언 줄거리
감독은 전작과 동일한 '라이언 존슨'입니다. 2022년에 이미 워싱턴비평가협회상 각색상, 시카고국제영화상 관객상 등을 받은 영화입니다. 주연은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 한 '브누아 블랑'이라는 탐정입니다.
배우들은 '에드워드 노튼'이 알파라는 IT 대기업을 운영하는 마일즈로 나옵니다. 마치 트위터로만 업무를 보는 듯한 '일론 머스크'를 빗댄 인물 같습니다. 마일즈는 초거대 갑부로 친구들을 그리스 외딴섬 별장으로 초대합니다. 코 찔찔 시절 함께 웃고 울었던 친구들은 현재 성공한 인물들로 시장이 된 클레어(캐서린 한 분)와 과학자인 라이오넬(레슬리 오덤 주니어 분)와 남성 인권운동을 펼치는 인플루언서인 듀크(데이브 바티스타 분)과 패션 스타인 버디(케이트 허드슨 분) 등이 초대됩니다. 여기에 불청객이지만 마일즈가 운영하는 IT대기업의 공동 창업자인 앤디(자렐 모네 분)가 이 초대됩니다.
초대부터 신기합니다. 먼저 마술사에게 의뢰한 초대장이 들어가 있는 박스가 전달이 되죠. 이 박스에는 수 많은 퍼즐이 있는데 이걸 다 풀면 초대장이 열립니다. 그렇게 모두 초대장을 꺼내 들고 그리스에 도착을 했고 큰 개인 요트를 타고 섬에 도착합니다. 섬에는 이 친구들을 환영하는 마일즈가 해변가에서 환영을 합니다. 직원들은 친구들과 함께 추리극 파티를 위해서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이 초대하지 않은 유명한 탐정인 '브누아 블랑'도 함께합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마일즈는 초대장을 10년 내내 보냈지만 단 한번도 안 온 애니도 참여합니다. 애니는 마일즈와 친구들과 껄끄러운 관계입니다. 최근에 마일즈와 애니는 서로 해어진 상태인데 회사 문제로 법정 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은 애니가 아닌 마일즈에 유리한 증언을 하면서 애니는 친구들의 배신을 당한 상태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마일즈가 친구들의 사업에 돈줄을 쥐고 있습니다. 그렇게 마일즈와 친구들이라는 경제공동체에 애니라는 옛 친구와 초대하지도 않은 유명 탐정 '브누아 블랑'이 글래스 어니언에 도착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 거대한 양파 모양의 대저택이 글래스 어니언이라고 불리는데 양파 모양의 유리돔으로 속이 투명합니다. 영화에서 이 '글래스 어니언'이 뜻하는 바를 아주 잘 녹여냅니다. 보통 우리는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을 양파 같다고 하죠. 까도 까도 또 속이 나옵니다. 그래서 속을 모를 때 양파 같은 사람이라고 하죠. 그런데 투명 양파? 겹겹히 쌓여 있지만 속이 다 보이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입니다. 이 키워드가 영화 전체를 지배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좀 올드한 추리물 같다는 생각도 들고 실제로 올드한 추리물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현란한 편집과 플롯을 2중 3중으로 꼬고 꼬와서 마지막에 뒤통수치게 하는 추리 스릴러들이 많죠. 그런 면에서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은 올드합니다. 초반은 그렇게 진행됩니다.
마일즈의 계획은 이거였습니다. 2박 3일동안 친구들과 아무도 없는 외딴 그리스 섬에서 추리게임을 계획했습니다.
저녁에 모여서 퀴즈를 냅니다. 먼저 마일즈가 자신이 죽는다고 하죠. 그리고 그 죽인 사람과 이유를 설명한 사람이 우승을 하는 추리 게임입니다. 그런데 초대하지 않은 명탐정 '브누아 블랑'이 이걸 단박에 깨부습니다. 추리를 단 5분 만에 다 풀어 버리자 마일즈는 어이가 없어합니다.
깨박쳐놓은 블랑을 보고 당장 꺼지라고 해야 하는데 마일즈는 분노를 일으키지도 않습니다. 이 어니언 글래스에는 모나리자님도 함께 합석을 합니다. 루브르 박물관에 있어야 하는 모나리자를 팬데믹이라서 돈을 벌어야 하는 루브르가 마일즈에게 며칠만 대여를 해줍니다. 또한 이 장소에서 며칠 후에 해외 정상들이 모여서 회의도 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추리 게임이 박살이 난 상황에서 항상 권총을 차고 다니는 인플루언서인 듀크가 죽습니다. 듀크는 음료를 마신 후 쓰러져서 누가 독극물을 탄 듯합니다. 누가? 독극물을 탔을까요? 이때부터 마일즈를 포함 모두가 혼돈에 빠집니다. 그때 추리 게임 흐름상 설정된 오후 10시가 되자 글래스 어니언 저택에 불이 다 나갑니다. 그렇게 혼란은 더 심해지는 가운데 블랑과 애니가 어둠 속에서 만나게 되는데 누군가가 애니를 쏴서 죽입니다.
헉~~ 2명이나 죽었습니다. 영화는 갑자기 페이드아웃 되더니 2부가 시작됩니다. 2부 자체가 이 영화의 핵심 재미라서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2부에서는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블랑이 초대받지 않고도 함께하게 된 이유도 마일즈와 친구들과 애니 사이의 갈등이 나옵니다.
붕괴자들의 붕괴가 꿀잼인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마일즈와 친구들 모임 이름이 붕괴자들입니다. 세상의 모든 룰을 깨 부수셔서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붕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죠. 혁신을 강조한 이름입니다. 그런데 마일즈가 짜 놓은 추리게임을 탐정 블랑이 붕괴시킵니다. 멘붕이 온 마일즈. 그럼에도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도 2건이나 일어납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는 엄청난 붕괴가 일어납니다. 스포라서 말은 못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블랑이 모든 사건이 일어난 이유와 자세한 내용을 듣고 끝나는 가 했는데 뒤집기가 일어나고 이걸 붕괴로 마무리합니다. 속이 그냥 뻥뻥 뚫리네요.
마지막 장면 보면서 이거지~~ 이거야~~ 그 장면에 흐르는 노래도 멋지고 슬로우 모션으로 재미를 늘렸다 줄였다 하는 연출도 좋습니다. 2부가 시작되면 1부에서 다소 밋밋했던 이야기와 장면들이 하나하나 퍼즐이 맞추어지는데 이게 꿀잼입니다. 이래서 탐정물이 좋아요. 스릴러 물은 사지절단에 피 콸콸 단순 자극요소만 많고 다 보고 나면 찐득거리고 찝찝한데 탐중물은 이게 없어서 좋아요. 무엇보다 추리라는 요소가 재미있죠. 관객이 함께 퍼즐을 푸는 재미도 있고요. 다만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에는 그런 요소는 좀 덜 합니다.
셜록 홈즈와 미스 마플만 인정해주는 탐정이었는데 블랑도 껴줘야겠네요.
온 가족이 함께 볼만한 영화입니다. 잔혹한 장면도 애정 장면은 있다고 하기엔 너무 적어서 함께 봐도 좋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볼만한 영화 없으면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추천합니다. 특히 마지막에 범인 잡고 경찰이 철컹철컹하게 하는 전형적인 결말이 아닌 자신이 판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역으로 자신을 옭아매게 하는 게 너무 통쾌하네요. 여기에 맥거핀도 짭짤하네요.
별점 : ★★★☆
40자 평 : 붕괴자들을 붕괴시키는 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