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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해피 하지 않은 영화 해피 뉴이어

by 썬도그 202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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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습니다. 옴니버스 영화 중에 대박을 낸 영화가 없고 그나마 크리스마스 연말 시즌을 배경으로 한 <러브 액츄얼리>이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사랑받고 있을 뿐 대부분의 옴니버스 영화들은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특히나 <러브 액츄얼리>와 비슷한 콘셉의 영화들은 아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빅재미는 예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워낙 출연하는 배우들이 많으니 시나리오가 살짝만 잘 받쳐줘도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2시간을 다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3류 서사에 너무 평범한 연출에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네요. 

2시간짜리 배우 화보집 같았던 영화 <해피 뉴이어>

포스터 보세요. 영화의 주연 배우로도 손색이 없는 배우들이 별처럼 박혀 있습니다. 
이 정도면 배우 출연료만 해도 꽤 클 듯하네요. 실제로 이 출연하는 배우 중에 팬분들은 이 영화가 연말 선물과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화가 기대 이하이자 평균 이하로 못 만들어진 영화라서 영화 관람을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영화 본편보다 영화 스크롤이 올라가면서 나오는 쿠키 영상이 더 재미있습니다. 아~ 이런 영화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쿠키 영상이 본편보다 더 좋네요. 

올드한 연출, 올드한 서사가 가득한 <해피 뉴 이어>

영화 <해피 뉴이어>는 호텔 엠로스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커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참고로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다 좋습니다. 다들 연기력은 인정받은 배우들이라서 연기에 대해서는 논할 것이 없습니다. 지적할 부분은 연출과 시나리오입니다. 먼저 시나리오가 너무 별로네요. 이런 옴니버스 영화들의 장점은 뷔페처럼 다양한 서사가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그 서사가 잘 살아 있지 않으면 뷔페가 아닌 그냥 아무 맛도 안 나는 잡탕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각 서사들이 짧고 굵게 잘 담겨야 합니다. 

<해피 뉴이어>는 누가 봐도 <러브 액추얼리>와 비슷합니다. 두 영화가 모두 크리스마스 시즌을 배경으로 한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주요 커플을 보면 호텔리어인 소진(한지민 분)과 소진이 외사랑 하는 승효(김영광 분)가 있습니다. 이 커플이 메인 커플로 그나마 잘 작동하는 듯하지만 그 스토리가 딱히 매혹적이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냥 흔한 외사랑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크게 모난 구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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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커플 외에 엠로스 호텔 사장인 용진(이동욱 분)과 호텔 종업원 이영(원진아 분) 커플은 좀 많이 뜬금없습니다. 전형적인 신데렐라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신데렐라라고 해도 왜 호텔 사장이 비정규직 여 종업원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라도 있어야 하지만 이게 없습니다. 그냥 백마 탄 왕자가 당신을 좋아하기로 했어요 식으로 별 설명 없이 좋아합니다. 이게 너무나도 납득이 안 가고 비현실적입니다. 물론 연말이라서 모든 것을 좋게 해석할 수 있고 좋게 보고 싶지만 그럼에도 신분 차이가 심한데 왜 두 사람이 맺어지는지 왜 그렇게 모든 것을 걸고 사장 용진이 좋아하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호텔 도어맨인 상규가 아내를 떠나보내자 나타난 캐서린 커플도 너무 평면적인 모습입니다. 
만년 취준생인 재용(강하늘 분)의 이야기도 흥미로움이 떨어집니다.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이 자살할 것 같은 분위기보다는 그냥 멀끔해 보이는 행동을 하는 등등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거의 없습니다. 

이래서 옴니버스 러브 스토리는 아주 아주 정교해야 합니다. 어차피 후반에 한 장소에 모아야 하는데 그 모으는 과정도 매끄러워야 합니다. <러브 액츄얼리>의 공항 장면 보세요. 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답습니까. 그러나 <해피 뉴이어>는 결혼식 뒤풀이 장소에 안면은 있지만 딱히 초대 안 한 사람들도 함께 모이는 등 손목을 잡고 억지로 끌고 한 공간에 욱여넣는 느낌이네요.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왔고 연말이라서 최대한 덜 까칠하게 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좋게 봐주려야 봐주기 어렵네요. 시나리오 작가가 누군가 봤더니 <아이 캔 스피크> 시나리오를 쓴 유승희 작가님이시네요. 같은 작가님 맞나요? 시나리오가 너무 작위적입니다. 

여기에 연출도 너무 올드합니다. 연출가는 <엽기적인 그녀>와 <클래식>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입니다. 한국 멜로 영화의 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영화에서 연출은 정말 별로네요. 자기 패러디 장면도 있는데 오히려 기분이 더 다운되네요. 또한 택배 분류 알바를 하는 재용이 근무하면서 전화를 받는다는 설정도 혼자 조끼를 입지 않은 등등 현실감 없는 장면도 몰입에 방해가 됩니다. 

<해피 뉴 이어>는 영화관과 함께 동시에 티빙에서 동시 개봉했습니다. 전 티빙에서 봤습니다. 1번에 다 보지 못하고 3일에 걸쳐서 봤네요. 보다가 너무 지루해서 3번을 끊어서 봤습니다. 

영화관에서 안 본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겨우 봤네요. 작위적인 스토리와 틈만 나면 눈이 내리는 올드한 연출은 새해의 기쁨을 잘 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배우들 특히 한지민 배우가 참 예쁘게 나오니 화보를 본다는 시선으로 본다면 그럭저럭 볼만 할 겁니다. 그러나 스토리와 연출에 대한 기대는 전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별점 : ★★
40자 평 : 손목 잡혀서 억지로 끌려간 연말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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