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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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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동네 사람만 아는 종로의 아름다운 골목길들

썬도그 2020. 10. 8. 16:01

요즘 한옥이 가득한 골목길에 푹 빠졌습니다. 아파트가 거의 없었던 70년대 이전에 태어난 분들은 유년 시절 추억에 꼭 등장하는 배경이 골목길일 겁니다. 친구들과 뛰어놀고 짝사랑하던 아이와 마주치면 어색한 인사를 하고 지나갔던 그 골목길들이 아파트라는 편의로 거의 다 사라지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살던 골목이 가득했던 동네도 사라지고 그 자리에 멀때같이 크기만 한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가끔 나고 자란 옛 동네를 찾아가지만 추억의 퍼즐을 시작할 점접조차 없어서 황망한 눈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저만 그러겠습니까? 서울에서 나고 자란 지금의 40대 이상 분들은 유년 시절을 기억할 공간이 거의 없어서 유튜브에 올라온 그 시절 영상과 노래들로 손톱처럼 자라는 추억을 달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내가 살던 곳은 아니지만 골목길이 많은 지역이 있습니다. 게다가 한옥 건물들이라서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고 운치있는 한옥 골목길이 많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의 수도였던 4대문 안인 종로구입니다. 

동네 사람만 아는 종로의 아름다운 작은 골목길들

종로에 골목이 많은 이유는 한옥 보존 지구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라져가는 한옥을 보존하기 위해서 서울시에서 리모델링 비용을 지급해주고 한옥을 허물지 않게 보존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주변에 고궁이 많아서 멀쭉하게 긴 아파트를 함부로 지을 수 없습니다. 단독 주택과 연립주택 그리고 한옥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파트에 없는 골목길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헌 한옥 건물을 새 한옥 건물로 양옥 건물이던 곳을 한옥 건물로 공사하는 곳들도 늘고 있습니다. 한옥 건축비가 일반 콘크리트 건물보다 더 비싼 것으로 알고 있음에도 한옥으로 짓는 곳이 늘어나고 있네요.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1. 종로구 율곡로 5길 북촌연잎밥 골목길

 

종로를 많이 지나다니지만 주로 대로로만 다녀서 종로에 수많은 골목길을 다 다녀 본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풀잎들>을 보면서 저긴 어디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앞뒤로 돌려가면서 보다가 어딘지 알아냈습니다. 바로 종로구 율곡로 5길입니다. 

여기는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운현궁 쪽으로 가다 보면 중간에 있는 골목길로 약 30미터 정도 들어가야 나옵니다. 여기는 북촌연잎밥이라는 식당 건물 같은데 입구가 다른 곳에 있는지 대문 앞에 나팔꽃과 항아리가 가득하네요. 

이 건물 주변에서 영화 <풀잎들>에서 나오는 카페들이 나옵니다. 김새벽이 오르내리던 카페도 있고 술 마시던 장소 등등 300m 안에 다 있더라고요. 

율곡로 5길 주변 쭉 둘러보세요. 재미있는 길들이 많아요. 율촌로 5길에서 조금만 위로 가면 율곡로 1길이 나와요. 

이 골목인데 나도 모르게 홀려서 끌려서 들어갔어요. 위치는 '한옥스튜디오 나빛'으로 검색하면 금방 찾을 수 있어요. 

꽃에는 이런 아름다운 한옥 건물이 있어요. 마당 같은 길가에 예쁜 화분들이 많네요. 가을이라서 꽃들이 잘 안 보이지만 봄에는 여기 아주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어요. 길은 막다른 길이라서 더 갈 수 없어서 나왔습니다. 사람 사는 주택이니 목소리를 낮추고 다녀야 해요. 

율곡로 5길에서 윤보선길로 가는 길에는 영화 <풀잎들>의 메인 카페가 있어요. 위치는 '윤보선길 이화마트'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이 카페에서 울고 떠들고 추파를 던지는 공간으로 나와요. 영화에서는 카페로 나오던데 지금은 보이차, 홍차 전문점인 진향당으로 바뀌었네요. 앞에는 영화 풀잎들에서 나오는 풀잎들이 가득한 화분들이 가득해요. 이 진향당 앞길인 윤보선길은 윤보선 저택이 있고 이길도 참 예쁜 길이죠. 

2. 종로구 북촌로 6길 재동초등학교 뒷편

헌법재판소 근처에 광주요라는 도자기 가게가 있습니다. 그 광주요 왼쪽 골목길을 쭉 들어가면 예쁜 한옥 건물들이 많이 나옵니다. 북촌로 6길인 이 길 주변에  온통 한옥 건물이 가득합니다. 2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에 홀려서 들어갔다가 수시로 막다른 골목을 만나게 되어도 기분은 좋네요. 

막다른 골목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덜 다니고 그래서 그런지 이런 아기자기한 화분들이 많네요. 굴뚝이나 가스를 배출하는 배출관 같은데 이걸 화분 꽂이로 사용했네요. 

3. 종로구 계동길 편의점 뒤편 골목

북촌로 6길을 쭉 따라 나오면 비교적 큰 길인 계동길이 나옵니다. 이 길은 아래로는 현대건설 본사 건물이 있고 성수동 그 그 유명한 카페의 분점인 어니언 분점이 있습니다. 계동길 끝에는 겨울연가의 배경이 된 중앙고등학교가 나옵니다. 이 계동길 중간에는 미니스톱 편의점이 있는데 미니스톱 편의점을 왼쪽으로 두면 바로 뒤에 작은 골목길이 나옵니다.

수 없이 계동길을 지나다녔는데 이 길은 처음 봤네요. 막다른 골목길인 줄 알고 지나쳤는데 쑥 들어가니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극세사 골목길이 있네요. 

사람이 거의 안 다니 한약을 말리는 집도 있네요. 다 쓴 한약을 말려서 거름으로 쓰려나 봅니다. 돌벽도 아주 예쁩니다. 왼쪽은 오래된 담벼락이고 오른쪽은 구운 벽돌과 흙을 번갈아서 쌓아 올렸네요. 한국의 집들이 대체적으로 벽들이 흉측스러워요. 그래서 그렇게들 벽화를 그리나 봅니다. 이 오른쪽 벽처럼 잘만 꾸미면 얼마나 좋아요. 

한옥 외벽들이 참 예쁘고 국룰도 아닌데 신기하게도 한옥 앞에는 이렇게 화분들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습니다. 

길이름도 없는 작은 골목길을 나오면 큰 물길 같은 계동길을 만납니다. 계동길이 동맥이라면 제가 소개하는 골목들은 실핏줄입니다. 이 실핏줄 같은 골목은 관광객들이 잘 모르고 동네 분들도 아는 분만 알고 사는 분들만 이용하는 거의 개인 전용 같은 길입니다. 계 돌길에는 예쁜 흑백 사진관도 있고 

최근에 생긴 사진 전문 한옥 갤러리인 '서이 갤러리'도 있습니다. 서이갤러리는 한옥 건물을 개조한 갤러리로 한옥도 구경하고 사진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마당도 있고 테이블도 있습니다. 입구에서 방명록 기재하고 발열 체크만 하면 누구나 쉽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마스크 필수입니다. 

4. 종로구 계동 4길

서이갤러리를 지나서 중앙고등학교로 가는 얕은 언덕길 중간 오른쪽에 계동 4길이 나옵니다. 여기 쭉 들어가면 이런 하얀 벽들이 나옵니다. 앞으로 쪽 길이 있고 오른쪽에 계단이 있는 골목이 있습니다. 참고로 앞으로 쭉 뻗은 길은 막다른 길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쭉 나가봤네요. 뭐 막다른 골목이면 어떻습니까. 골목 구경하러 왔지 지름길 찾는 것도 아닌데요. 

골목을 다 오르고 나서 길이 막힌 걸 알고 뒤로 돌아서 내려오는데 고추들이 보이네요. 햇볕 좋은 날 고추를 말리시고 계시네요. 

4. 중앙고등학교 주변 종로구 계동 6길

중앙고등학교는 역사가 오래된 고등학교이자 교정 자체가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예쁘고 오래된 건물들이 많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외부인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학교에 들어가면 역사적인 현장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중앙고를 정면으로 보고 왼쪽으로 가면 가회동 한옥마을이 나옵니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정해인이 김고은이 탄 차를 따라갔던 곳이기도 하죠. 

중앙고등학교를 정면으로 오른쪽에 예쁜 한옥 게스트하우스가 있고 이 집  뒤쪽에 예쁜 계동 6길이 있습니다. 

이 골목길에는 신기한 게 하나 있습니다. 한 한옥 담벼락을 작품을 넣은 액자로 만들었더라고요. 안에는 한글로 쓴 글씨가 들어가 있습니다. 한국의 못생긴 벽들에 활력을 넣을 수 있는 아이디어네요. 벽에 수시로 작품을 걸 수 있는 거리 갤러리로 바꾸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아닐까 합니다. 백날 천날 벽화만 그리지 말고 동네 게시판처럼 작품을 수시로 바꿔 걸 수 있으면 어떨까 해요. 작품이 없다고요? 그럼 근처 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린 그림을 동네 사람들이 구경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합니다. 

우리가 동네 가꿀 줄 몰라서 그렇지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합니다. 

뭐 홍보물 넣어서 게시판 역할을 할 수도 있고요. 이 집주인분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정말 깨어 있는 분이시네요. 

계동도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서 많은 상점들이 폐업을 하고 있지만 또 이렇게 새로 생긴 공간도 있습니다. 

멋진 골목길이 많은 종로구 계동 일대

다른 동네에서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 많은 동네입니다. 

youtu.be/Hor0JfuW5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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