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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영화 윤희에게에서 윤희가 취직한 한정식집 촬영장소를 가보다

by 썬도그 2020.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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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는 2시간을 투자해도 1분도 기억 안 남는 영화가 있는 가 하면 어떤 영화는 1년이 가는 영화가 있고 평생을 가는 영화가 있습니다. 올해 초 넷플릭스에서 본 영화 <윤희에게>는 1년 넘게 머리에서 나가질 않네요. 그만큼 이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참 단아하고 공감 넘치게 담았습니다. 우리 머리에 길게 남는 영화들은 촬영 장소가 참 궁금합니다.

올해에 본 영화 중에 촬영지가 궁금했던 영화는 <유열의 음악앨범>과 <윤희에게>였습니다. 영화 <윤희에게>는 예비 대학생이 된 딸을 둔 이혼한 윤희에게 편지가 오면서 시작됩니다. 어린 시절 헤어진 일본에 사는 쥰에게서 편지가 오자 윤희는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됩니다. 아픈 과거라서 수십 년을 묻고 살았던 윤희, 이런 윤희를 알아본 딸 새봄은 엄마에게 일본 여행을 제안하고 일부러 쥰이 사는 근처에 숙소를 잡습니다. 

쥰을 만난 윤희는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한정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게 꿈인 윤희는 이력서를 쓰고 한정식 집에 이력서를 내러 갑니다. 이 한정식 집이 어딘지 참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이 촬영 장소를 찾으러 떠났습니다. 

photohistory.tistory.com/19066

 

눈같이 새하얀 슬픔과 딸같은 봄이 담긴 영화 윤희에게

영화를 가장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아무런 정보 없이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야 정보에 오염되지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우리는 리뷰를 보고 다이제스트 영상인 예고편 정도는 봅니다. 예

photohistory.tistory.com

제가 쓴 영화 리뷰입니다. 

윤희에게 촬영지를 일부러 찾으러 간 것은 아닙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촬영 장소를 검색해도 안 나오기에 영화 장면을 돌려보면서 근처 음식점 이름과 전화번호를 보고 알아냈습니다. 언제 지나갈 일 있으면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네요.

가을이 익어가는 정동길을 지나서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갔습니다. 거리두기 1단계로 하향되어서 관람이 가능했습니다. 입구 사무실에서 QR 코드를 찍으면 다른 곳들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길이라서 대충 둘러보고 나왔는데 방역 철저히 하면서 가족들과 둘러보기 좋습니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만 보고 그냥 돌아서지 마시고 그 뒤로 가면 꽤 볼만한 곳이 많습니다. 

돈의문 박물관 뒤쪽에는 서울성곽길이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있는 이곳은 10년 전만 해도 맛집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그러나 노후 주택이 많았던 지역인었다가 저렇게 아파트 단지로 변신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가는 길에는 이렇게 서울성곽이 있습니다. 보시면 하단의 돌들은 조선시대에 쌓아 올린 돌이고 그 위헤 가지런한 하얀 돌은 서울시가 복원한 돌이네요. 거의 새로 지어 올렸네요. 얼마나 많은 성곽의 돌들이 사라졌으면 저거밖에 안 남았을까요. 

좀 더 걸으면 홍난파 가옥이 나옵니다. 홍파동의 이 홍난파 가옥은 2층 적벽돌 검눌로 1930년에 지어졌습니다. 생가는 아니고 홍난파가 죽기 전 6년 동안 지낸 집입니다. 우리가 즐겨 듣고 부르는 가곡 중에 홍난파 곡들이 많죠. 친일 전적이 있긴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였습니다. 

여기도 코로나 때문에 개방을 하지 않나 보네요. 이런 건물이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성곽 근처 동네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된 골목, 거리, 건물이 있습니다. 또한, 옛이야기들도 참 많이 품고 있습니다. 

홍난파 가옥을 지나면 사직터널이 있는 행촌동이 나옵니다. 이곳은 김기찬 사진작가가 골목안 풍경이라는 사진집에 참 많이 담은 동네입니다. 골목이 많은 동네이자 역사가 오래된 동네입니다. 이곳도 최근에 많이 변했습니다. 빌라들이 들어서고 예쁜 카페도 생기고 있네요. 근처 사직동은 재개발을 하려는지 빈집들이 꽤 있었습니다. 

사직터널도 많이 변했네요. 한 5년 전에 여기서 삼각대 세워 놓고 야경 촬영을 한 기억이 나네요. 그때만 해도 저 아파트는 없었고 독립문이 보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이제는 안 보이네요. 아파트가 풍경을 가리는 일을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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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터널 뒤로 가면 권율 장군 생가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딜쿠샤가 있습니다. 이 딜쿠샤는 광산가인 테일러가 지은 집으로 서양식 건물입니다. 테일러 가족은 한국의 독립을 해외에 알리는 등 한국을 돕는 일을 참 많이 했습니다. 이 딜쿠샤를 처음 간 것이 10년 전으로 기억되는데 그때는 사람이 사는 곳이었지만 너무 오래된 건물이라서 개보수가 필요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이 딜쿠샤를 서울시가 매입하고 개보수를 하고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공사 기간을 보니 11월 초에 끝나네요. 그럼 정리하고 치장하고 내년 봄쯤에 일반인들이 볼 수 있겠는데요. 그나저나 코로나 때문에 뭐든 쉽지가 않네요. 실내 공간이라서 방역이 더 철저할 듯합니다. 

딜쿠사를 보고 난 후 다시 사직 터널 위를 지나서 1층에 예쁜 카페가 있는 빌라 골목길을 따라서 올라간 후 내려가면 사직공원이 나옵니다. 사직공원을 왼쪽으로 두고 사직8길을 좀 내려가다 보면 많은 한정식 집을 볼 수 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건물 뒤쪽 동네인데 주택보다 상업시설이 꽤 많습니다. 

이 상업지구에 윤희에게 촬영지인 한정식집이 있습니다. 여길 어떻게 찾았냐? 영화에서 반가라는 곳이 나옵니다. 전화번호도 있기에 검색을 해보니 나오더라고요. 

이 장면은 꽤 인상 깊습니다. 엄마 윤희가 드디어 자신의 꿈을 위해서 새출발을 결심합니다.  윤희는 평생 꿈을 꿀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취향이 금기시된 세상에서 평생 억압된 삶을 살다가 드디어 자신만의 꿈을 향에 노크를 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딸 새봄이 응원합니다. 이 새봄을 연기한 김소혜는 너무 당차고 생기 넘치는 연기를 해서 딸 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를 잘합니다. 올해의 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예쁜 배우입니다.  

새봄이 엄마 윤희를 필름 카메라로 담던 곳이 여기입니다. 적벽돌과 타일같은 벽돌 그리고 오래된 방범창이 있는 곳에 서서 엄마를 응원했습니다. 

이 윤희가 노크한 한정식 집은 지혜라는 곳입니다. 영화에서 주소가 나오는데 실제 주소가 아닌 경성로 길로 나옵니다. 

한정식집 지혜 뒤에도 한옥 건물의 식당이 꽤 있습니다. 여기는 아는 사람만 찾는 곳 같네요. 젊은 분들 보다는 중년 분들이 많이 찾는 곳이네요. 촬영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중년 직장인들이 저녁 식사 약속을 했는지 악수하고 함께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저녁 특선이 1인 4만 원이니 접대나 만남의 장소로 많이 이용되나 봅니다. 

참고로 윤희가 이력서를 쓰던 카페는 성북구에 있는  유즈리스 어덜트입니다. 영화에 너무 빠지다 보니 근처에서 촬영한 줄 알았어요. 주소는 서울 성북구 보문로 18길 25 1층입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영화 촬영 장소를 찾아다니는 분들 꽤 많을 겁니다. 인기 있는 영화들은 촬영 장소가 많이 검색되고 블로거들이 많이 올리지만 유명하지 않은 영화 촬영 장소나 유명해도 별 관심 없는 장소는 사람들이 찾지 않습니다. 그럼 촬영 장소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냐? 아닙니다.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KMDB (www.kmdb.or.kr/)에서 영화를 검색한 후에 로케이션을 보면 촬영 장소가 나옵니다. 

여기에 나오네요. 한식당 골목 지혜, 그리고 카페는 카페 라센느네요. 지금은 주인이 바뀌었는지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어떤 영화 촬영지를 알고 싶으시면 KMDB를 이용해 보세요. 영화에 대한 꼼꼼한 정보가 다 나옵니다. 

한식당 지혜 근처에는 한옥 건물이 꽤 많고 이렇게 통유리로 된 한옥 지붕 카페도 있습니다. 음식은 튀기면 다 맛있고 건물, 건축 사진은 해 질 녘에 찍으면 다 예쁩니다. 어떤 건물 찍고 싶으시면 꼭 해가진 후 하늘이 파르스름할 때 촬영해 보세요. 하루 중 가장 많은 색을 담을 수 있는 개와 늑대의 시간입니다. 

youtu.be/jfHZ8-rc3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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