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영향력 높은 사진 100장 4편

사진이 세상을 변화시키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변화하려는 세상의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6.10 민주 항생이 한 장의 사진으로 폭발했듯이 세상은 가끔 사진으로 큰 변화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영향력 있는 사진은 사실은 많지 않습니다만 어떤 사진은 인류의 역사를 기록하고 변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전 글에 이어서 이 포스팅은 1943년에서 1948년 사이의 사진들입니다. 이 시기는 2차 세계대전이 진행되던 시기라서 전쟁 관련 사진들이 많습니다. 

31. 작가 불명 <생포된 유대인 아이, 바르샤바>, 1943

히틀러는 유대인을 싫어했고 공산주의를 싫어했습니다. 유대인이 세운 공산국가인 소련을 다른 나라보다 더 싫어했습니다. 소련을 점령하려고 했지만 극렬한 저항으로 그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히틀러는 독일이 점령한 국가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을 강제로 폴란드 곳곳에 있는 강제 수용소에 보내거나 게토 지역으로 몰아넣습니다. 1942년 7월부터 독일은 하루 5천 명의 유대인을 강제 수용소로 보냅니다. 이런 소식을 알게 된 폴란드 바르샤바에 사는 유대인들은 저항 단체를 만들어서 대항하지만 SS 친위대 소령 Jürgen Stroop가 전차와 화염 방사기로 제압합니다. 

56,000명의 유대인 생존자들은 강제 수용소로 보내집니다. 위 사진은 바르샤바 유대인 거주지인 게토를 점령한 후 독일군이 보는 앞에서 한 소년이 손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SS 친위대 소령 Jürgen Stroop의 전범 증거가 되어서 1951년 교수형을 당합니다. 

32. 위지 <비평> 1943년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18세기 배경의 드라마를 보다 보면 병사들이 전투를 하는 장면을 멀리서 마차를 타고 온 귀족들이 망원경으로 관람하던 모습이 상당히 괴상했습니다. 남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는데 귀족들은 마치 영화관에서 전쟁 영화 보듯 하는 모습이 좀처럼 이해가 안 갔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은 2차 대전 중에도 있었습니다. 전쟁 기간이라서 많은 병사들이 전선에서 목숨을 다해서 싸우고 있지만 상류층 여자 2명은 명품과 티아라와 모피를 입고 오페라 공연장에 도착합니다. 이 모습을 오른쪽 여자가 쓰디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물론 오른쪽 여자분이 어떤 감정에서 저 표정을 지었고 순간적인 표정일 수도 있기에 이유가 확실히 담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대로 해석하고 싶은 대로 해석을 합니다. 

33. 로버트 카파 <D-DAY, 노르망디 상륙작전> 1944년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처음 장면은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군들이 노르망디 해변 중 오마하 해변에 상륙한 미군들이 독일군의 포격과 토치카에서 쏘는 기관총에 낙엽처럼 쓰러지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핸드헬드 촬영기법을 이용해서 전쟁터의 생생함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전에 오마바 해변 전투의 생생함을 담은 사진이 있었는데 그 사진이 바로 이 사진입니다. 카파의 손을 떨리고 있었다는 말로도 유명한 이 사진은 1944년 오마하 해변에 상륙한 미국을 촬영했습니다. 미군과 함께 상륙정에 탄 유일한 사진기자였고 그만이 오마바 해변의 참혹한 전투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들은 거칠고 흔들린 사진들이었는데 거칠고 흔들린 사진이 오히려 전투의 치열하고 긴장감을 더 잘 표현해서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 사진은 1944년 6월 19일 라이트 사진잡지에 실려서 전 세계에 알려집니다. 

초점 선명하고 명징한 사진만이 좋은 사진은 아닙니다. 때로는 흔들리고 초점이 나가고 거친 사진도 그 상황을 오히려 더 명확하게 담을 수 있습니다. 

34. 조 로젠탈, <성조기 계양, 이오지마 탈환>, 1945년

유럽 전선에서도 많은 미군이 사망했지만 태평양 전선은 더 치열하고 참혹했습니다. 특히 일본군의 반자이 돌격과 같은 무모한 전투 방식으로 인해 미군들은 많이 지쳐갔습니다. 미국은 도쿄에서 남쪽으로 760 마일 떨어진 이오지마를 점령합니다. 이 이오지마를 점령하는데 미군은 6,800명, 일본군과 일본인은 21,000명이 사망합니다.

이오지마 전투 5일째 되던 날 해병대는 수리 바 치산을 점령하고 성조기를 꽂고 내려옵니다. 그러나 '조 로젠탈' AP 통신 사진기자는 이 장면을 촬영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해병대 5명과 해군 장교에게 부탁을 해서 성조기를 꽂는 장면을 다시 연출합니다. 엄연히 이 사진은 연출 사진입니다. 그러나 없던 일을 만든 연출 사진이라기보다는 행했던 일을 촬영하지 못해서 재현을 하는 재현 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재현한 사진이지만 이 사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승리의 상징인 미군을 잘 담은 사진으로 사랑받습니다. 이 사진은 퓰리처 상을 받고 우표로도 만들어지고 미 해병대 훈련소에 있는 100톤의 청동 동상으로도 만들어집니다. 

35. 에프게니 칼데이 <독일 제국 의사당에 게양하는 깃발, 베를린 탈환>, 1945년

우크라이나 출신의 예브게니 칼 데이는 1945년 5월 2일 베를린에 먼저 소련 국기를 꽂습니다. 이 베를린 점령은 미국과 소련의 각축이 있었지만 소련이 먼저 베를린에 자신들의 국기를 내겁니다. 그리고 이 사진은 러시아 잡지에 실리면서 공산주의가 히틀러를 무찔렀다는 선전 사진으로 활용됩니다. 폐허가 된 베를린 건물 앞에 소련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보더라도 이 사진기자가 얼마나 그림을 만들 줄 아는 사진기자인지 알 수 있습니다. 

미군은 동독 지역인 드레스덴으로 침입해서 트럭 6대에 180명의 카메라 제조업자들을 싣고 나옵니다. 이들이 바로 독일 광학의 상징인 라이카 카메라 제조 기술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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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찰스 레비 대위 <나가사키 핵버섯 구름> 1945년

  오키나와를 점령한 미군은 엄청난 저항에 깜짝 놀랍니다. 가미가제 식으로 돌격하는 일본군에 미국 정부는 큰 고민을 하게 됩니다. 육군을 도쿄에 상륙시켜야 일본이 항복하는데 그러려면 많은 미군이 희생당하는 것은 명약관화입니다. 이에 트루먼 대통령은 비밀리에 개발 중이었던 핵폭탄을 히로시마에 투하를 합니다.  리틀 보이라는 이름의 핵폭탄으로 히로시마에서는 16만 6천 명이 사망합니다. 3일 후인 1945년 8월 6일 나가사키에 팻맨이라는 핵폭탄을 투하 합니다. 

나가사키에서는 무려 8만 명이 사망합니다. 역사가들은 조금만 기다리면 천황이 알아서 항복했고 나가사키 핵폭탄은 투하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합니다. 인류는 이제까지 보지 못한 거대한 희생을 보고 깜짝 놀랐고 핵무기를 들고 싸우는 길고 긴 냉전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37.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 < V-J DAY, 타임스퀘어>, 1945년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진 중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한 이 사진은 미군의 2차 세계대전 승리를 아주 잘 묘사한 사진입니다. 승리의 기쁨을 아주 잘 담은 사진이죠. 그러나 이 사진 속 수병과 간호원이 연인 사이로 보입니다만 생면부지 모르는 사이입니다. 1945년 8월 14일 일본이 항복을 하자 뉴욕에 있는 시민과 병사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거리에 나왔고 마침 지나가던 건호사를 수병이 껴안으면서 키스를 합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간호사가 왼손으로 치마를 꽉 잡고 있고 이는 명백히 싫어하는 표정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엄연한 성추행입니다. 따라서 이 사진 속 수병은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모든 글이나 사진은 맥락을 봐야 합니다. 이 당시 사람들은 기쁨에 흥분되어 있었고 이런 행동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비록 성추행이라는 논란이 있긴 하지만 20세기 중 가장 큰 사건인 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가장 잘 담은 사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유명 사진들 중에 논란이 참 많아요. 

38. 마가렛 버크 화이트 <간디와 물레질> 1946년 

인도의 지도자인 간디는 영국의 식민지인 인도를 살리기 위해서 영국으로부터의 경제 독립을 외치면서 자립 갱생을 위해서 물레를 돌립니다. 이 사진은 여성 사진기자인 '마가렛 버크 화이트'가 촬영했습니다. 

이 여성 사진기자가 대단한 이유는 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물레를 직접 배웠습니다. 마가렛은 물레를 돌리는 사람을 찍고 싶으면 그가 왜 물레를 돌리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물레질을 배웁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할 수 있지만 피사체를 제대로 이해해야 피사체를 오롯하게 담을 수 있습니다.

39. 필립 할스만 <살바토르 달리의 원자론> 1948년

필립 할스만은 역동적인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 유명인들의 점프 사진을 많이 담았습니다. 모델에게 점프를 요청하고 점프할 때의 다양한 포즈와 표정을 담았습니다. 점프를 하면 사람 표정도 몸짓도 흐트러지게 되는데 그 흐트러짐이 좀 더 인간적이고 웃음을 유발하게 합니다. 그의 점프 사진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진이 이 사진입니다.  고양이와 물통의 물과 의자를 던지고 그 뒤에 살바도르 달리가 점프를 합니다. 

40. 나타니엘 페인 <베이비 루스의 인사, 양키 스타디움>, 1948년

야구를 모르는 분들도 베이비 루스는 잘 압니다. 그는 위대한 야구선수였습니다. 그러나 1948년까지 그는 10년 동안 말기 암으로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948년 6월 13일 관중 앞에서 작별 인사를 합니다. 앞모습이 아닌 베이비 루스의 거대한 뒷모습이 베이비 루스를 더 잘 들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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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100photos.ti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