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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서촌의 아름다운 골목길 창성동 미로미로 마을 골목길

by 썬도그 2019.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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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습니다. 요즘 아파트들은 아파트 상가 건물을 따로 만들지 않고 아파트 저층을 상가 건물로 만들고 상층을 아파트로 짓는 주상 복합 건물로 많이 짓더라고요. 땅은 좁은데 상가는 지어야하고 주상 복합 건물은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주상복합 아파트 건물의 문제점은 상가가 1층만 있어도 충분한데 3층까지 올리는 등 상가 비율이 너무 높습니다. 더 큰 문제는 상가들이 벽돌 찍어내듯 똑같은 크기와 똑같은 모양이라서 1층만 봐도 3층의 구조를 알 수 있어서 참 지루합니다. 붕어빵 같은 상가 건물에서 무슨 여유와 색다름을 즐길 수 있을까요?

이 똑같은 구조가 도움이 되는 곳은 운영 편의와 기밀성이 좋은 공동 주택이 좋지 공공 장소 같은 개방된 공간은 동일한 공간은 학교 교실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주상복합 건물들이 전국 신도시와 개발 지역에 넘치고 있습니다


교실 같은 똑같은 크기와 모양의 공간을 무한 쌓아 올린 아파트는 집 수리하기도 살기도 편해서 인기가 높습니다. 그래서 주택 값보다 아파트 가격이 급속하게 오릅니다. 하지만 사는 건 편할 지 몰라도 재미는 없습니다.

아파트에 없는 건 골목입니다. 골목이 있는 곳에는 항상 단독 또는 연립주택이 있고 고층 빌딩이 많지 않아서 하늘이 많이 보입니다. 골목은 참 불편합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좁으면 좁을수록 사람들에게는 더 큰 인기를 끕니다. 골목의 역설이라고 할까요? 차량이 지나다닐 수 없는 좁은 골목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면 도로를 걸을 때 차량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 골목길의 주인은 자동차지 사람이 아닙니다. 반면 차량이 다니지 못하는 아주 좁은 골목은 사람이 주인입니다.

익선동 그 좁은 골목이 조금만 더 넓고 차량이 지나다녔다면 압구정 로데오거리, 신사동 가로수길처럼 변했을 겁니다. 인사동에 차량이 쌩쌩 달렸다면 인사동을 찾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면에서 서촌은 골목이 많아서 걷기 참 좋은 동네입니다. 자동차를 소유하면 달갑지 않은 동네일 수 있지만 자동차가 없고 걷기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동네입니다. 


이 서촌은 경복궁의 서쪽 문인 영추문을 끼고 있는 동네입니다. 최근 굳건하게 닫혀 있던 영추문이 개방이 되었습니다. 

이 서촌은 골목길이 참 많습니다. 큰 골목도 있지만 작은 골목도 있습니다. 청와대 인근 동네라서 시위가 많은데 지난 주말에 큰 시위가 있자 경찰들이 채증도구를 들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네요.

서촌 골목길을 돌아다니다가 노란 페인트로 칠해진 집을 발견했습니다. 여기는 여러번 봤던 곳이라 또 다시 신기하다하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서울 꽃으로 피다'라는 푯말이 보이네요. 서울시는 꽃을 잘 가꾸는 마을이나 건물에게 표창장 같은 것을 줍니다. 

이 노란색 건물의 골목을 흘깃 보니 꽤 아기자기한 골목 같았습니다. 


그래서 돌아다녀봤습니다. 여기저기 기와들이 보이고 화분에 나무와 꽃이 가득합니다. 흔한 서울의 주택가 골목이지만 이 골목 자체가 점점 흔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다른 골목과 다른 점은 기와가 엄청 많네요. 골목에 기와가 있는 동네는 조선시대 4대문 안과 인근에 있던 기와집들이 많은 종로구, 중구 지역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골목을 아주 잘 가꾸어 놓은 모습이 신기하네요. 한국 사람들은 인테리어는 신경 많이 쓰는데 아웃테리어는 거의 신경 쓰지 않고 골목 단장도 잘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부나 지자체가 골목 꾸미기를 통해서 도시재생을 하려고 합니다. 

골목이 딱 1사람에서 2사람 정도 지나갈 수 있는 골목이네요. 이렇게 좁은 골목 만나기 쉽지 않은데요. 이렇게 좁은 골목에서 아는 어른을 만나면 인사 안 할 수 없죠. 


뭐하는 동네인가 살펴보니 '창성동 미로미로'라는 곳이네요. 창성동 세종마을이네요. 좀 소개를 하자면 이 노란 페인트로 칠해진 집들이 세계정교라는 신흥 종교가 있는 마을인가 봅니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종교로 신도가 약 81만 명이라고 합니다. 

신흥종교에 대한 인식이 이미지도 좋지 못하지만 세상을 좀 더 밝고 바르게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면 배척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교리를 보니 꽤 준수합니다. 


좁디 좁은 창성동 미로미로 마을. 앞으로 계속 찾아갈 듯 하네요. 그러고보면 종로는 동마다 이름이 다 다릅니다. 마치 동 하나하나 고귀한 대우를 받는 느낌입니다. 반면 제가 사는 동네는 XX동 1동, 2동, 3동 같이 행정 편의상으로 쉽게 만든 이름입니다.  종로는 그리고 중구는 수백년 전부터 사람이 많이 살던 곳이라 행정동 이름이 다 다르네요.


작은 물레방아도 있고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꾸며 놓았다니 마음들이 아주 곱네요. 

아 생각났네요. 신동엽이 출연했던 MBC 예능에서 이 골목이 소개되었어요. 저 끝에 있는 의자에서 출연자를 기다리던 장면이 있었죠. 여기가 거기네요.

 

찾기 쉽지는 않은 곳입니다. 그럼에도 요즘 스마트폰 지도앱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리안 갤러리 맞은편 골목이니 리안 갤러리 검색해서 찾아가시면 편하실 겁니다.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는 골목이라서 네이버나 다음 로드뷰에도 안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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