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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벚꽃 꿀빠는 직박구리와 뱁새(붉은머리 오목눈이)

by 썬도그 2019.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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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라는 생물은 참 고귀해 보여요. 하늘을 나는 자유로움도 있지만 노래도 참 잘 해요. 사진을 좋아하다 보면 우리 주변에 흔하게 보는 그러나 큰 관심이 없는 피사체에 대한 관심이 깊어집니다. 사진 자체야 그냥 셔터만 누르면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담을 수 있지만 그 피사체를 제대로 알고 촬영하면 사진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피사체를 알아가는 시간이 중요하고 투자하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최소한 이름은 알고 무슨 특징이 있는 지 알고 촬영하면 좋죠.

뭐 모르고 찍어도 좋습니다. 찍고 나서 알아도 되니까요. 그리고 알고 찍으면 좀 더 사진이 좋아지겠죠. 

안양천에는 찍을 피사체들이 많습니다. 겨울에는 철새들이 있고 봄에는 벚꽃과 봄꽃이 많습니다. 특히 광명시 쪽 안양천 둔치는 각종 새들이 많이 보입니다. 


흙길이 소담스러운 광명시 안양천 둔치길을 걸으면서 벚꽃과 봄꽃 감상을 했습니다. 


하얀 벚꽃으로 만든 지붕이 봄이 만든 봄 동굴 같네요. 


이 봄꽃 동굴 속에서 맑고 고운 새소리들이 들렸습니다. 위를 올려다 보니 작은 새가 날아다니네요. 






참새보다 작은 이 새의 이름은 '붉은머리 오목눈이'로 텃새입니다. 보통 뱁새라고 부릅니다. 





아주 작고 귀여운데 이 새에 대한 검색을 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았네요. 어렸을 때 배운 뻐꾸기의 생태를 배울 때 나오던 새가 이 새였군요. 뻐꾸기는 탁란을 하는 새입니다.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고 사라지는 철새입니다. 그 다른 새가 이 뱁새입니다. 뱁새의 알이 푸르스름한 색인데 뻐꾸기알도 푸르스름합니다. 그런데 크기가 좀 더 크죠. 

뱁새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데 개수를 맞추기 위해서 뱁새가 낳은 알을 먹어 버립니다. 그렇게 뻐꾸기 알을 자기 알인 줄 알고 뱁새(오목눈이) 부부가 애지중지 품으면 뻐꾸기 알이 먼저 깨어나고 먼저 깨어난 뻐꾸기 새끼는 등에 닿는 모든 것을 밖으로 내다 버립니다. 그렇게 뱁새 알과 뱁새 새끼들은 둥지에서 떨어져서 죽습니다. 

아주 나쁜 새입니다. 그러나 어쩌겟습니다. 이게 생태인데요. 그것도 모르고 뱁새는 자기보다 더 큰 남의 새끼를 키웁니다. 참 안타깝죠.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모든 뱁새가 저런 운명을 타고 나는 것은 아닙니다. 생존법이라고 하지만 탁란을 하는 생존법을 배운 생명체는 참 악독한 생존법이네요. 마치 새끼 낳고 도망간 부모들 같네요. 


이 녀석은 직박구리입니다. 덩치가 좀 있습니다. 비둘기보다 살짝 작은 새입니다. 비행하는 모습이 독특합니다. 1자로 날지 않고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는 파도처럼 납니다. 몸이 무거운건지 독특한 비행을 합니다. 내가 내려가는 건 중력을 이용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인가요?

독특한 건 또 있습니다. 머리가 까치머리입니다. 머리가 삐쭉삐쭉하면 까치머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까치 머리는 매끈하거든요. 페북 이웃분들에게 물어보니 까치집 머리인데 여기서 집을 빼고 사용해서 그렇다고 하네요. 이해가 갑니다.


까치집이 삐쭉삐쭉하죠. '붉은머리 오목눈이(뱁새)'도 까치도 집은 참 잘 짓습니다. 이현세 만화 주인공인 설까치 머리가 까치집 머리이죠. 


까지칩머리 대신 직박구리 머리라고 하면 더 잘 알 수 있지만 직박구리보다 까치가 더 흔하고 까치집을 더 쉽게 볼 수 있어서 까치집 머리라고 했나 봅니다. 






처음 직박구리를 봤을 때는 어디서 머리를 감고 왔나 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깃털이 아주 크네요. 그래서 까치집 머리처럼 보입니다. 

직박구리는 목소리도 좋습니다. 이 직박구리가 벚꽃을 따 먹네요. 봄에는 식물의 꽃을 따 먹고 여름에는 곤충을 먹습니다. 잡식성이네요. 직박구리는 과수원의 과일을 파먹어서 유해 조류로 분류되고 있네요. 

직박구리와 뱁새가 노래하는 봄은 이렇게 짙어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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