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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역사책만 있지 않은 서촌 통인동의 역사책방

by 썬도그 2019.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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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 많아서 좋은 동네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있다고 해서 서촌으로 불리웁니다. 행정동명은 여러가지이지만 경복궁을 정면으로 보고 왼쪽에 있는 동네 전체를 서촌이라고 합니다. 이 서촌은 골목이 많고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갤러리와 미술관, 서점 등이 참 많습니다. 물론 예쁘고 개성 넘치는 카페도 많습니다.

<대림미술관 뒷뜰>

이 서촌에서 인기 있는 핫플레이스 중 하나가 대림미술관입니다. 대림미술관은 20,30대 분들에게 엄청나게 인기가 높습니다. 다소 가벼운 것이 아쉽다면 아쉽지만 가볍고 블링블링한 전시회, 쉽게 말해서 내 인스타 배경이 되줄만한 예쁘장한 전시회를 참 많이 합니다.


대림미술관 근처에는 다양하고 멋지고 맛있고 볼만한 공간이 참 많습니다. 한적한 동네였는데 5년 전 부터 확 뜨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한적함을 즐기려는 분들이 많이 찾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은 메밀 국수 집인데 최근에 리모델링을 했네요. 

서촌 곳곳은 한옥 건물들이 꽤 많습니다. 여기는 한옥 사진 전문 갤러리 <류가헌>이 있었는데 이사를 가버렸네요. 골목이 좁디 좁아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골목이 많은 서촌입니다. 그래서 걷기 좋은 동네이기도 해요. 


물론 차가 다니는 도로도 있습니다. 청와대 인근 동네라서 곳곳에서 감시하는 형사 및 경찰이 있고 주말에는 시위도 참 많습니다. 

큰 길가를 지나다가다 예쁜 서점을 발견했습니다. 서울시의 제로페이 가맹점이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여네요. 여기 원래 상장과 상패를 제작 판매하던 곳인데 언제 서점으로 바뀌었을까요? 검색을 해보니 2018년 5월이네요. 하기야 작년부터 서촌에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작되어서 잘 안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몰랐네요. 


이 둥근 책장 때문에 가던 길을 멈췄습니다. 그냥 흔한 책방 같다는 생각이 안들더군요. 이 서점의 이름은 <역사책방>입니다. 이름 때문에 그냥 갈까 했습니다. 역사 참 좋아하지만 역사 책만 파는 전문 서적인가했습니다. 

그럼에도 책방이 참 예뻤습니다. 창가 테이블도 있고요. 용기내서 들어가 봤습니다. 그리고 단 10초 만에 잘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입구 쇼윈도우 앞에는 사진 관련 서적이 많이 보였습니다. 사진 서적의 대들보인 '눈빛'출판사의 사진집이 보이고 현대미술강의라는 책도 보입니다. 


서울의 역사를 담은 책도 보이네요. 아! 생각났습니다. 저 역사 책 좋아합니다. 다만 고구려, 조선, 신라 이런 역사 말고 서울의 역사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애 늙은이처럼 제가 안 살아본 세대의 시대 이야기도 아주 잘 압니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과거에 대한 애정이 참 많은 저입니다. 

아니 요즘 분들도 그 애정이 참 많죠.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의 인기 있었던 문화와 아이템이 다시 인기를 끄는 뉴트로가 하나의 문화 코드가 되었습니다. 뉴 + 레트로의 합성어로 과거의 인기 그룹이지만 지금 10대,20대에게는 신인가수인 비틀즈, 보헤미안 랩소디로 제 2의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퀸이 레트로의 대표주자입니다. 

뒤를 돌아보니 들어오길 잘했다가 연신 나왔습니다. 카페인가 서점인가? 테이블과 책장이 마치 큰 서재에 들어 온 느낌입니다. 


카페라고 한 이유는 실제로 커피도 파는 곳입니다. 이 <역사책방>은 LG유플러스 상무였던 백영란 대표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약 5천권의 책이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역사 관련 서적만 있다가 통의동 주민들의 조언 등을 받아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물론 역사 책에 대한 강점이 있지만 다른 분야의 책도 많습니다. 백영란 서점주가 역사학과를 나와서 역사에 대한 애정과 조예가 깊으십니다. 

그래서 원형 책장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형상화 한 책장입니다. 


2018년 5월에 시작한 <역사책방>은 생물과 같은 서점입니다. 백영란 서점주인은 손님과 지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서 바로 바로 반영을 하네요. 역사 전문 책방이었다면 수익 내기도 어렵고 그냥 역사 카페 느낌이 됐을 겁니다. 그러나 여러 장르의 책을 구비해서 동네 사랑방 역할도 하고 역사 강의도 가끔 합니다. 


제가 관심이 많은 미술과 사진 관련 서적을 쭉 둘러 봤습니다.


사진 코너에 보니 제가 구매한 책들이 많이 보이네요. 교보문고 같은 대형서점 못지 않게 사진 관련 책도 많고 알차네요. 

책장을 살펴보니 독특하게도 장르별도 있지만 인기 작가의 책만 쭉 배열한 책장도 있네요. 유시민 작가의 책장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창가가 있어서 좋네요. 책을 좀 읽다가 마음에 들면 구매해서 집에가서 읽을 수 있겠네요. 책을 안 사도 커피도 팔기에 수다 떨는 장소로 활용해도 됩니다. 요즘 서점과 카페가 결합한 공간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금천구에도 이런 카페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독특한 공간도 있었습니다. 나선형 철제 계단을 오르면 다락방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양반 다리를 하고 앉는 의자와 테이블이 있네요. 8인 테이블인데 책 읽고 책 독후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공간이네요. 

이런 동네 서점이 동네마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런 여유 넘치는 서점은 주로 서울 중심가에 많이 있습니다. 아니 요즘 동네 서점이라는 곳이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도서정가제로 지역 서점, 동네 서점을 살리려고 노력을 하지만 정가 그대로의 가격으로 책을 사야 하는 동네 서점은 매력이 없습니다. 10%라도 좀 더 싼 알라딘이나 예스24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현명한 소비입니다. 

차라리 한 지자체에서 시행중인 동네 서점에서 1달에 3권의 책을 구매한 후 그 책을 지역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등록하면 돈을 돌려 받는 방법이 더 현명할 겁니다. 그럼 동네 서점이 더 활기차지고 저라도 동네 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 골라서 도서관에 신청하면 동네 서점 주인 분도 저를 아주 반갑게 봐주실 겁니다.  아니면 이 <역사책방>처럼 커피도 팔고 차도 파는 휴게 공간으로 활용해서 커피 판매로 수익을 내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역사책방> 동네 사랑방 같은 서점으로 통의동 주민들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있습니다. 부럽습니다 통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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