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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가수들의 애환을 담은 다큐영화 '스타로부터 스무발자국'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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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가수들의 애환을 담은 다큐영화 '스타로부터 스무발자국'

썬도그 2014. 5. 12. 16:07

전 이상하게 메인 보다는 메인을 받쳐주는 존재들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남들은 가수나 배우들을 좋아하는 사춘기에 이상하게 성우에 빠졌습니다. 저 목소리를 내는 성우는 누굴까? 하는 호기심을 넘어 심할 정도로 성우에 빠졌습니다. 노래도 그렇습니다. 노래를 부는 가수도 좋긴 하지만 그 노래 속에서 허밍이나 백그라운드 노래를 하는 백 보컬 가수를 좋아 했습니다.

8,90년대에 유명했던 백 보컬 가수는 '장필순'과  칵테일 사랑으로 유명한 '신윤미'가 백 보컬을 많이 했습니다. 
백 보컬을 하긴 했지만 이 두 분은 가수이기도 합니다. 친분 관계도 해준 것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무대 뒤에서 혹은 음반에서 백 보컬을 전문흐로 하는 '백업 가수'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가 5월 중순에 개봉 합니다. 


2014년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상을 받은 '스타로부터 스무발자국'

스타로부터 스무발자국이라는 다큐는 2014년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제목 자체에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를 은유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 다큐 영화는 백업 가수의 삶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스팅과 롤린 스톤즈와 크리스 보티의 백업 가수로 활약했던 '리사 피셔'
파워풀한 보컬로 사람들을 쥐락펴락 했던 '달린 러브', 마이클 잭슨이 죽기 전에 재기를 위한 공연을 함께 준비한 '주다스 힐' 그리고 '타타 베가' 등의 백업 가수들의 삶을 다큐는 담백하게 담고 있습니다. 


스타로부터 스무발자국은 한국에서 다소 낯선 백업 가수들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음악 매니아가 아니라면 진입 장벽이 살짝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달리 한국은 콘서트 문화가 아주 발달한 나라가 아니라서 백업 가수라는 직업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습니다. 

때문에 미국의 유명 백업 가수들의 이야기가 확 와닿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게 이 다큐가 한국에서는 대중적이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초반에만 잘 넘어가면 이들의 파워풀한 목소리와 많은 유명 가수들의 인터뷰 그리고 이들이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에서 나오는 영상들은 이 다큐에 빠져들게 합니다. 


다큐는 수시로 과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특히, 유명 가수들이 말하는 백업 가수들에 대한 칭찬과 그들을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동업자 혹은 동료로 대우하는 모습 등은 뮤지션들의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큐는 초반에 백업 가수의 탄생부터 추적을 합니다. 

195,60년대에는 백업 가수라고 하면 메인 가수의 보조 역할로만 존재 했고 대부분이 백인 여가수였습니다.
남성 가수가 노래를 하면 그 노래의 반주 같은 역할만 하죠. 그런데 한 흑인 여가수가 백인에게서 느낄 수 없는 흑인 특유의 필이 가득한 가스펠적인 공기반 노래반의 노래를 부르면서 흑인 여자 백업 가수들이 많이 등장하고 큰 인기를 끕니다.

다큐의 주인공 대부분은 흑인 여자 가수들이고 이들의 노래를 듣는 재미가 이 다큐의 가장 큰 재미입니다. 
특히 믹 재거는 남자 보컬만 공연에서 노래를 하면 단조로워질 수 있는데 '리사 피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므로써 콘서트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이 백업 가수들이 등장한 이유는 흑인들의 복음 성가인 가스펠에서 나옵니다. 흑인 교회에 가면 성가대가 경건하기 보다는 마치 음악 무대 같습니다. 한 사람이 선창을 하면 마치 주고 받는 노래처럼 함께 합창하며 만담을 하듯 서로 노래를 주고 받습니다.

백업 가수는 그 주고 받는 과정에서 태어납니다. 메인 보컬 혼자 할 수 없는 가스펠 때문에 메인 가수의 노래를 받아줄 가수들이 필요했고 이에 흑인 백업 여가수들이 등장하고 큰 인기를 끕니다. 그러나 1960년대 70년대에 영국 락 음악의 공습으로 인해 백업 여가수들은 공포에 떨게 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롤링 스톤즈'나 '데이빗 보위'는 흑인 백업 여가수들에게 하던 대로 하라는 말을 했고 이들은 메인 보컬 못지 않은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다큐는 이들의 리즈 시절(?)을 찬란하게 보여주고 그 당시 백업 여가수들이 얼마나 인기 있고 얼마나 노래를 잘 불렀는지를 자료 영상과 회상 인터뷰로 담아냅니다. 특히, '리사 피셔'는 솔로 앨범을 내고 그래미 상까지 받게 되면서 홀로서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그 홀로서기가 얼마나 힘든지 노래만 잘 부른다고 모두 인기 가수가 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무엇이 백업 가수와 메인 가수의 차이일까요? 다큐는 이 차이를 인터뷰를 통해서 보여줍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운과 함께 인맥과 받는 곡의 차이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노래 실력만으로는 이 험난한 음반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음을 담담하게 담고 있습니다.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백업 가수지만 생계를 위해서 청소부를 해야 했던 현재의 삶을 보여주는데 이 굴곡의 세월이 이 다큐의 두번 째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관객석에서 웃음이 나왔던 장면은 이 백업 가수들이 얼마나 다양한 노래와 효과음(?)을 내야 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인데요. 라이온 킹의 주제가의 도입부분, 최근에는 아바타의 효과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모습들은 서글프기 보다는 이들이 얼마나 다양한 곳에서 활약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흑인 백업 여가수가 갖는 인종 갈등도 살짝 다루는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아쉽게도 다큐는 소싯적 잘나가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빛과 어두움에 대한 조화는 좀 떨어져 보이네요. 또한, 이 소재가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지만 음악 매니아가 아니라면 공감대 형성의 화학반응은 쉽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성찬과 같은 노래가 많이 나와서 추천하는 영화이긴 하지만 음악에 큰 관심 특히 6~90년대의 팝 음악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은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세상에서 이렇게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좋은 계기를 만든 다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스타로부터 스무발자국 뒤에서 스타의 아우라를 만들어주는 백업 가수들. 이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가 바로 '스타로부터 스무발자국'입니다. 음악 매니아 분들에게 추천하는 다큐입니다.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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