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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끝까지 간다. 액션 스릴과 유머가 함께 끝까지 가는 독특한 영화

by 썬도그 201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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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보는 내내 이 영화의 정체는 뭘까? 이거 참 불편하다면 불편하고 창의적이다면 창의적인데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장례식 장에서 웃는 느낌이 드는 영화입니다. 장례식 장에서는 이를 보이고 웃어서는 안됩니다. 엄숙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장례식에서 웃을 수도 있습니다. 웃으면 법에 저촉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웃지 않는 것이 예의입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의 영화는 시종일관 쪼는 맛이 있어야 합니다. 긴장감으로 숨을 죽이면서 보는데 주인공과 악당이 관객을 웃기면 관객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풉하고 웃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2개의 문법이 충돌해서 나오는 파열음이 듣기 싫은 사람도 있습니다. 

전 후자였습니다. 저는 감독의 의도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예고편만 보고 영화 '끝까지 간다'를 봤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상당히 묘한 영화입니다. 왜냐하면, 웃음과 스릴이 동시에 존재하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스릴과 유머가 함께 섞인 상당히 독특한 영화 '끝까지 간다'

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는 적당히(?) 부패한 경찰 고건수(이선균 분)은 어머니 장례식 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혼한 고건수는 여동생이 입관해야 하는데 상주가 자리가 없다면서 채근을 합니다. 고건수는 전화를 받으면서 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치게 됩니다. 

차는 빙그르르 돌고 차에 부딪힌 사람에게 다가가 보니 숨을 쉬지 않습니다. 
고건수는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뇌물을 받았다고 감찰까지 받는 상황에서 교통사고로 사람까지 죽이게 됩니다.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터진다고 고건수는 이런 상황에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본 사람이 없기에 시체를 차 뒤 트렁크에 싣고 장례식장을 가는데 이번에는 음주 단속하는 경찰에 걸립니다. 


장례식장에서 먹은 술 때문에 난처해 하던 고건수는 강력반 형사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만 단속 경찰관들은 이 말을 믿지 않습니다. 그렇게 가스총까지 맞아가면서 한 바탕을 합니다. 그러나 잠시 후 신분이 강력반 형사로 밝혀지자 단속 경찰은 상관에 대한 예우를 깍듯하게 합니다.

관객들은 이 상황을 보고 웃게 됩니다. 전 웃지 않았습니다. 이상했습니다. 스릴 액션 영화라고 봤는데 웃기네요. 이런 상황은 계속 됩니다. 


교통사고로 죽은 시체를 어머니 관 속에 함께 넣는 대담함까지 보여줍니다. 그런데 죽은 시체에 있던 전화기에서 벨소리가 울립니다. 여기 저기서 키득거리고 웃습니다.

이 영화 정체가 뭘까? 주인공은 부패한 경찰, 그것도 어머니 관 속에 자신의 자동차로 죽인 시체까지 넣은 주인공에 딱히 정이 가지 않습니다. 영화는 스릴과 유머를 섞어 놓고 주인공에게 성인 군자를 바라는 것은 아니더라도  뇌물을 넘어 시체 유기까지 하는 범죄를 하고 몰상식한 캐릭터입니다. 이렇게 정내미가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이 영화를 사랑스럽게 볼 수가 없었습니다.

뭘 어쩌자는 거지? 저런 주인공을 옹호해야 하나? 범죄 사실이 밝혀지지 않길 바래야 하나?
이런 시선을 가지고 영화를 보니 이 영화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보실 분들에게 충고를 하자면 저와 같은 도덕적으로 이 영화를 볼 생각이시면 이 영화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런 시선에서 이 영화는 끝까지 권선징악의 틀을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냥 한 개인이 절체절명의 상황을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면 거부감은 덜 들 것입니다. 



그렇게 어머니 장례식을 마치고 뇌물 수수 껀도 다른 경찰관의 도움으로 잘 풀리기 되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고건수 형사가 교통 사고로 죽인 사람이 현상 수배자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것 같은 고건수에게 이상한 전화가 옵니다. 고건수가 차로 죽인 장면을 본 듯한 사람이 차로 죽인 사람이 어디 있냐고 묻습니다.  놀란 고건수는 전화를 끊지만 핸드폰으로 계속 전화가 옵니다. 그렇게 고건수에게 계속 협박 전화가 오고 이 협박범은 고건수를 가지고 놉니다. 



그리고 그 고건수를 괴롭히던 전화 협박범은 박창민(조진웅 분)입니다. 
영화는 이렇게 박창민이 등장하면서 스릴과 의문을 더 증폭 시키면서 웃음을 줄어들게 합니다. 이 후 영화는 스릴 가득한 장면으로 가득 채웁니다. 왜 신고를 하지 않고 협박을 할까요?

이런 의문은 이 영화의 초반 코믹과 스릴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장르의 비벼짐에서 궁금증 유발의 미스테리물로 넘어갑니다. 이렇게 한 영화에서 다양한 장르적인 문법이 보여지는 것은 분명 이 영화의 장점이자 독특함입니다. 그러나 이런 장르의 교차는 이 영화가 처음은 아닙니다. 보지는 않았지만 몬스터도 유머러스함과 스릴리 섞인 영화라고 하죠.

가장 좋은 예는 시실리 2km나 차우 같은 복합 장르의 영화를 잘 만드는 신정원 감독이 이런 어울릴 것 같은 2개의 장르를 유려하게 잘 섞습니다. 이 영화도 이 2개의 장르를 잘 섞긴 했습니다. 저는 의도한 것인지 몰라서 끝까지 뚱하게 봤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여러 기사와 인터뷰를 보니 감독이 철저하게 의도한 것이네요.



웃음과 스릴이 동시에 존재하는 기이함과 부자연스러움

2개의 장르가 섞일 수 있습니다. 잘만 섞인다면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좀비 영화도 웃기는 좀비 영화가 있고 웃기는 공포 영화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전 이 '끝까지 간다'에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아무리 감독이 의도했다고 해도 2개의 장르가 잘 섞였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집안에서의 액션 장면만 보면 액션 스릴입니다. 그런데 몇분 후 빵 터지게 만듭니다. 그리고 다시 총을 집기 위해서 싸웁니다. 쪼다가 웃기고 웃기다가 쪼는 이 독특한 장면은 이해는 하지만 그걸 유기적으로 보이지가 않습니다.

물론, 이해는 합니다. 심각한 상황임에도 우리는 가끔 풉하고 웃어 버릴 때가 있죠. 영화는 이런 장면을 수시로 담습니다. 예를 들어서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뚝방 길 씬에서 아주 심각한 대결 장면에서 멋진 복수를 꿈꾸는 고건수의 계획과 달리 웃겨 버리는 장면은 이 영화가 한 장면에서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존재 가능하다고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면은 꽤 괜찮게 보이지만 다른 장면들은 납득이 가지 않은 장면도 많습니다. 
집으로 찾아온 박창민을 보고 기겁을 하고 도망을 쳐도 시원찮을 판에 고건수는 도망가지 않습니다. 이런 당위성이 떨어지는 장면들은 이 영화의 가장 큰 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 2개의 감정의 존재가 저에게는 부자연스럽고 거북했습니다. 장례식에서 웃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독창성은 인정하고 빤한 권선징악 스토리가 아니라서 좋기는 합니다만 심각한 장면에서 웃기는 것이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네요. 긴장하고 있는데 풉 하고 웃는 느낌이 전 좋지 않았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설정이나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한 영화

고건수라는 캐릭터에 정이 안 가는 이유는 중 후반에 풀립니다. 그리고 초반의 이야기의 매끄럽지 못한 이야기 전개도 후반에 다 풀어줍니다. 후반을 보면서 전반에 의문이 들었던 것들이 서서히 풀리는 재미는 괜찮네요. 그렇다고 아주 정교한 매커니즘을 가졌다고 하긴 힘듭니다. 

그러나 두 경찰의 대립이 가져다 주는 흥미로움은 아주 큽니다
특히 호랑이 같은 조진웅의 힘 있는 연기와 부패하지만 소시민적인 행동을 보이는 고건수를 연기한 이선균의 연기도 꽤 좋습니다. 아마도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두 배우의 힘이 클 것입니다. 



독창성은 인정하지만 영화적 재미는 크지 않았던 '끝까지 간다'

스토리가 아주 독특합니다. 2개의 장르가 섞인 혹은 미스테리 스릴이 있으면서도 웃긴 독창성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영화적인 재미는 크지 않았습니다. 물론, 재미있게 본 관객도 많습니다만 저는 크게 와 닿지는 않네요. 

액션이 있긴 한데 큰 액션은 없습니다. 오로지 이 영화는 스토리와 배우라는 2기통으로 질주하는 영화입니다. 
계단 추격씬을 가로 파노라마로 보여주는 장면은 아주 인상 깊긴 하지만 전체적인 화면 미장센은 특출난 것은 없습니다

독특하지만 큰 재미는 없던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추천하기는 힘들지만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괜찮을 듯 싶네요.
호오가 좀 강한 영화가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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