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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에반게리온 큐, 이야기는 더 복잡해지고 액션은 어두워지다

by 썬도그 201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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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은 전설입니다. 90년 대 중반 일본의 2차 애니공습이 시작되던 그 시기의 일본 애니 선단을 이끌던 재패네이션이 바로 '신세기 에반게리온'입니다. 에반게리온은 지금 봐도 센세이션한 애니였습니다. 보통 로봇이 나오는 매카닉류 애니는 철로 만든 금속체여야 하는데 이 에바는 유기체입니다. 유기체 로봇? 이 난해한 설정이 상당히 매력적이었죠

그러나 에바는 이게 단점이 됩니다. 설정은 좋은데 회를 거듭할수록 난해한 이야기와 친절하지 못한 설명 등으로 인해서 1회라도 보지 않거나 건성으로 보거나 제대로 봐도 바로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 수두룩했고 맥주 마시면서 가볍게 볼려던 에바가 상당히 복잡한 이야기 설정임에 중간에 보다가 포기 했습니다. 이게 에반의 장점이자 단점이죠. 

그렇게 에반게리온을 잊고 살았습니다. 매니아만 보는 재패니메이션이라는 편견도 있었서 영화판이 나온다고 해도 시큰둥 했습니다. 

2012/12/26 - [세상 모든 리뷰/영화창고] - 에반게리온 서! 에반게리온의 전설을 스크린으로 만나다

2012/12/27 - [세상 모든 리뷰/영화창고] - 신지,레이,아스카의 캐릭터 열전 에반게리온 파

그러다 우연히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에반게리온 서와 파를 블루레이로 상영한다는 소리에 관람을 했습니다. 아~~ 이렇게 짜릿한 애니가 또 있을까? 영화관은 불이 켜지자 박수와 환호성으로 가득했습니다.  에반게리온 서와 파는 90년대 중반 나온 에바 TV시리즈와 줄거리가 거의 흡사하고 복잡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표현력은 엄청나게 진화를 했습니다. 

3D그래픽을 동력원으로 2D캐릭터 묘사력과 짜임새 있는 전투와 음악, 파괴음, 짜릿한 전투액션과 스케일이 큰 액션과 심오한 이야기는 많은 팬들을 열광하게 했죠. 이후 에반게리온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 검색을 하다기 이 영상을 발견 합니다

이 영상을 보면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을 거의 다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잘 만든 영상이죠.
만약 에반게리온 서와 파를 보지 않았고 에반게리온 세계관도 모른다면 위 영상을 감상하시고 보세요. 큰 도움이 됩니다. 아니면 큐를 보고 나서 뭔 소리인지 몰라서 멘붕상태라도 위 영상으로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에바 TV시리즈와 다른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는 에반게리온 Q

 

에반게리온 파와 서는 TV시리즈와 이야기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뭐 파에서 서드 임팩트가 일어나면서 TV시리즈와 앤드 오브 에반게리온을 링크 시켜놓고 끝나 버리긴 했어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에바게리온 Q는 이보다 더 나아가서 TV시리즈나 앤드 오브 에바와는 또 다른 전개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우주 상공에 정체 모를 박스 하나를 회수하라는 명령을 받은 에반게리온 2호기(아스카 조종)와 에바 8호기(마리 조종)가 그 박스를 회수할려고 하나 갑자기 사도가 등장해서 우주에서 대격전을 펼칩니다.
그 우주박스에서 회수한 것은 바로 신지입니다. 신지는 14년 동안 봉인 상태로 있다가 회수가 되었죠

 

14년 만에 돌아온 신지는 아스카와 미사토 대령을 만나자마자 반가워하지만 이상하게 이들은 신지를 냉대합니다. 심지어 아스카는 주먹으로 유리벽을 깰려고도 합니다. 할 말은 많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는 옛 동료들.  이에 신지는 망연자실해 있다가 자기는 뭘 해야 하냐고 미사토 대령에게 묻자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대사가 나옵니다"넌 아무 것도 하지마"

에반게리온 큐는 에반게리온 파의 마지막인 서드 임팩트 이후를 그리고 있습니다. 인류보완계획에 의해 신인류 혹은 완전체를 만들기 위해서 제래와 제레의 지시를 받는 네르프의 계획에 따라서 인류를 리셋 시키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 계획의 하나로 에바를 각성화 시켜서 서드 임팩트를 일으키죠. 이것도 모른 체 유약한 것이 유일한 정체성인 신지는 '아야나미 레이'를 구했다면서 좋아 합니다. 

하지만 아야나미 레이를 구한 그 행동이 서드 임팩트를 일으켰고 인류는 또 한 번의 대 멸종을 맞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담의 영혼으로 만들어진 카오루에게서 듣게 되죠. 

TV시리즈와 다른 점이 초반에 많이 나옵니다. 먼저 인류의 유일한 신에 근접한 조직체인 네르프의 '인류보완계획'을 반대하는 세력이 등장합니다. 그 세력은 바로 '뷔레'입니다인류보완계획은 인류를 리셋시켜서 하나의 통합형 인간체를 만드는 계획입니다. 아웅다웅 싸울 필요도 없고 딱 하나의 완벽한 인간체를 만들자는 계획입니다. 뭐 권력자나 신에 근접한 인간들이야 이게 좋겠지만 인간들 하나하나에게는 인류보안계획은 
인류종말계획일 뿐입니다. 
이 인류보완계획에 반기를 든 조직이 뷔레이고 뷔레의 총 사령관을 미사토 대령이 맡습니다. 뷔레에는 아스카와 아스카를 공주라고 부르는 정체모를 마리라는 캐릭터가 에바를 타고 호위를 합니다.반면 네르프에는 아야나미 레이와 신지의 아버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아담의 영혼으로 만든 '나기사 카오루'가 소속되어 있습니다. 신지를 구출해 낸 것은 뷔레입니다. 뷔레는 에바 초호기를 개조한 거대한 유기체 전함인 분더가 있습니다

 

에반게리온 Q 초반에 이 분더의 활약이 엄청난데요. 이 새로운 기체의 등장과 변신과정과 사도를 물리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넋이 나갈 정도로 짜릿하기만 합니다. 분더는 에바 초호기를 개조했기 때문에 가끔 각성을 하는데 그 각성할 때의 제어를 위해서 신지가 필요합니다. 신지는 한 마디로 위험할 때만 사용되는 존재이고 사용될 때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지가 레이에 대한 질문을 아스카나 미사토에게 해도 아무런 대답을 안 해줍니다. 그때 레이 목소리가 들리면서 그 분더에서 레이가 에반게리온을 타고 신지를 구출(?)합니다. 

그리고 카오루와 만나게 되죠.  줄거리는 여기 까지만 소개하겠습니다. 내용이 상당히 복잡해서 에반게리온 시리즈를 처음 보는 분들에게는 절대 비추입니다. 적어도 위의 영상을 3번 정도 보시고 90% 이상 이해하셨다면 보시길 바랍니다.  

상당히 불친절한 영화 '에반게리온 Q'

도도한 여자가 매력 있는 이유는 까칠하고 불친절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에반게리온 Q도 불친절합니다. 마리의 등장때도 걔가 누군지 소개도 않더니 이번 Q에서도 소개하지 않습니다.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캐릭터이고 매니아들 끼리 소설을 쓰라고 던저준 떡밥 같습니다

또한, 뷔레라는 조직이 왜 생겼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네르프는 어떻게 파괴 되었는지 친구들은 어디로 갔는지도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대충 짐작만 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그나마 네르프의 2인자이자 겐도우의 친구가 신지에게 에바 초호기에 어머니의 영혼이 봉인되었다는 것과 레이가 복제 인간이라는 점등을 소개해주긴 합니다. 이것도 모르고 신지는 레이를 애인 처럼 여기면서 자신이 가져올 결과인 서드 임팩트인지도 모르고 레이를 구해내죠. 


이야기는 참으로 불친절 하지만 더 짜증나는 것은 기존의 애니와 달리 권선징악이나 열심히 노력하는 주인공이 세상을 구한다는 스토리도 아닙니다. 오히려 사랑(?)또는 우정을 위해서 레이를 죽음을 각오하고 구했건만 결과는 오히려 친구들을 죽인 서드 임팩트를 일으키니까요.
이에 카오르가 신지에게 희망을 속삭입니다. 다시 예전으로 돌려놓을 수가 있어. 그 방법은 2개의 창인 롱기우스와 카시우스를 뽑아 내기 위해서 에바 최초로 2명의 조종할 수 있는 에바 13호기를 다시 탑니다

유약한 신지에 대한 배려가 여전히 없는 에반게리온Q

이렇게 욕 먹는 주인공이 있을까요? 하는 일 마다 본의는 아니지만 일을 싹 망치게 하고 결정적일때는 징징거리거나 시체모드가 되어버리는 신지. 신지는 어쩌면 사춘기 중학생 그 자체일 것입니다. 특별한 이유없이 방문을 걸어 잠구고 부모님과 말도 안하는 그 중학생들의 모습 그 자체이죠.

따라서 신지의 모습은 욕먹을 모습은 아닙니다. 오히려 기계처럼 굳어진 심장을 가진 신지 아버지나 주변 인물들과 달리 친구를 소중히하고 생명을 소중히 하는 우리 주변의 착한 중학생이죠. 그러나 영화를 보다보면 '바보 신지'가 절로 나옵니다에반게리온 파에서도 신지는 에바를 타지 않겠다고 시체놀이를 하다가 미사토 소령을 애먹이기만 하고 관객들에게 수 없이 싸다귀를 맞았는데 이번에도 비슷합니다. 아니 이번에는 뭐든 열심히 할려고 하는데 오로지 희망이라는 말만 듣고 그 일이 희망이 아닌 절망의 구렁텅이인지도 모르고 뛰어들죠. 정말 넌 아무것도 하지마! 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이번 에반게리온 큐에서도 신지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만 향합니다.

전 이런 모습의 신지를 묘사하는 감독에게 싸다귀를 날려주고 싶네요. 신지의 캐릭터가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불편하게 주인공을 묘사하면 누가 신지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보듬어 줄까요? 그래도 신지의 착한 마음이 세사을 구원한다고 하는 식의 디즈니 애니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신지에게 공감할 수 있는 뭔가는 줘야 하는데 그런것이 전혀 없습니다.뭐 다음편이 마지막편이고 다음편에서는 뷔레에 서서 제레와 네르프를 대항해서 자신이 행한 죄에대한 속죄를 했으면 하네요


과감한 액션은 많으나 시종일관 어둡다

에바의 액션씬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액션씬은 에바의 큰 키를 활용한 도심 시가지전입니다. 탱크와 헬기 전투기 등의 재래식 무기와 에바라는 유기체 로봇이 함께 어울러지는 조밀함과 큰 스케일의 액션이 아주 좋습니다. 이게 메카닉류 영화의 재미 아닐까요?

그러나 에반게리온 큐에서는 초반의 분더의 활약 이후 에바끼리의 전투 등에서 이런 모습이 없습니다. 그냥 에바끼리의 싸움과 핓빛 바다와 어둔 배경에서 싸우는 모습은 아쉽습니다. 다만 에바 13호기가 2인 탑승 체재라는 것과 함께 아스카가 자유자재로 비스트 모드로 변신하는 과정등은 꽤 볼만 하네요. 반면, 레이의 활약은 아주 미약합니다. 
에반게리온 큐는 매니아를 위한 영화.

에반게리온 Q는 매니아를 위한 영화입니다. 사전에 공부를 하지 않고 이 에바 시리즈를 전혀 보지 못한 분은 영화 내용 절대 이해 못합니다. 적어도 위에 소개한 영상은 꼭 보셔야 합니다. 보통 돈을 벌려면 친절한 설명을 중간에 넣어주는 것이 보통의 상업영화인데 에바는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나마 에바 초호기에 니 엄마 영혼이 있고 레이가 니 엄마 복제품이야라는 파급적인 언급이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대중성을 띈 영화는 아니지만 이런 까칠함과 도도함이 에바의 매력입니다. 이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 에바 TV시리즈와 앤드 오브 에바 그리고 에반게리온 서와 파를 다 본 분들이 에반게리온 Q를 봅니다. 매니아를 철저하게 겨냥한 영화라서 열혈관객이 많습니다. 신촌에서 조조로 봤는데 아침 조조 시간에 이렇게 꽉찬 풍경을 보는 것도 신기할 정도네요. 에반게리온 Q는 복잡한 이야기 구조 때문에 이전 서와 파 보다 더 난해합니다. 때문에 더더욱 매니아만 봐야하는 영화가 되었네요. 매니아들은 보지 말라고 해도 볼 영화이고 혹시 에바 시리즈 한 번도 안 본 분이 있다면 위 영상을 꼭 보시고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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