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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한국이라는 거대한 콜로세움에 돌을 던지자

by 썬도그 2011.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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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카이스트는 제 평생을 가져갈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강국 한국이지만  제가 손으로 꼽는 드라마는 많지 않습니다. 
'보고 또 보고'를 하는 드라마는 극히 일부죠. 대장금을 지금 다시 싶지는 않지만 드라마 카이스트는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즐겨 보고 있습니다.  

10년이 지나도 그 과학영재들의 치열함과 열정 그리고 윤리와 과학등 우리 젊은이들이 한번씩 경험해보고 아니 경험해봐야할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정말 잘 만들어진 드라마죠.  뭐 이 드라마 출신으로 크게 성장한 배우들도 참 많죠.
재미있게도 주연배우보다는 조연 단역배우들이 최근엔 더 인기가 많습니다.


드라마 카이스트를 보면서  우리나라에 저런 바르고 열정이 가득한 청년들이 있다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어제로 또 한명의  카이스트 대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마치 뭐에 쫒기듯 레밍처럼 떨어지는 카이스트 학생들   학교는 부랴부랴 대책마련을 내렸지만 이미 4명의 과학인재가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무엇때문일까요?

저는 몰랐는데 카이스트라는 학교 이상한 등록금 제도를 가지고 있더군요
전 카이스트 국가에서 거의 전액 등록금을 제공하는 학교인줄 알았습니다. 국가를 먹여 살릴 인재라면 등록금 면제는 물론 연구비 까지 주는게  좋죠. 그런것에 반대할 국민이 누가 있습니까?

문제는 이렇게 등록금 면제에 길들여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몇몇 일부 학생들이 졸업을 하지 않고 계속 학교에 다닌 다는것이 문제이죠. 좋은 학점을 받지 못하면 재수강으로  다시 학점을 받고요. 등록금 걱정이 없으니 그런 안좋은 모습도 있긴 하죠.

 


이런 모습을 보다 못한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작년 7월 취임하자 마자  칼을 빼들었는데  그 칼의 이름은 바로 징벌적 등록금제도입니다. 

이 제도 참 웃기면서도 재미있습니다.  학점 3.0 이상은 이전 처럼 수업료 면제

2.0~3.0 미만은 0.01점마다 6만원씩 학생이 부담하게 되어 있습니다.  평점 2.0미만이면  수업료 6백만원과 기성회비 150만원을 모두 학생이 내야 합니다.  이렇게  밑으로 떨어지면 등록금을 내게 해서  편안하게 안주하던 학생들에게 각성제로써 역활을 하게 하는 취지는 한편으로는 공감을 하지만  깊게 생각은 못했습니다. 

성적이 떨어진 학생은 그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집에 손벌리기 보다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등록금을 번다고 하는데
아르바이트하면 언제 공부합니까? 그러니 성적은 계속 떨어지고  돈은 매 학기 내게 되는 것이죠

이런 징벌적 등록금 제도는  마라톤에서 뒤쳐지면  불구덩이에 떨어진다는 무시무시한 정책입니다. 
졸면 죽는다라는 군대용어가 생각나네요. 잠깐 실수로 졸면 바로 죽는 이 무시무시한 정책.  효과는 만땅이죠.  실제로 카이스트 학생들의 성적이라든지 여러가지 면에서 좋아졌다고 하네요.  하지만  낙오된 학생들을 구제하는데는 너무 인색했습니다. 

군대에서 뺑뺑이 돌아 보십시요.  선착순으로  1명으로 제한을 두고 돌려 보십시요. 처음에는 너도나도 1등이 될려고 열심히 뜁니다.  그러나 10바퀴 이상 돌아 보십시요. 나중에는 포기자가 나옵니다. 커트라인에는 관심없고 그냥 고통속에서 그 운동장을 돕니다. 희망도 없고  뛰긴 싫지만  뒤에서 조교가 뛰라고 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연병장에 쓰러지면 교관은  악에 바친 소리로 위협을 하죠.  그런 스트레스 속에서 무슨 훈련이 됩니까? 자기 능력에 맞게 훈련하면서 성취도를 올리고
성취감을 맞본 군인에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하는게 좋은 훈련이죠.

이런 군대식 정책이 바로  징벌적 등록금제도입니다.

특기생으로 입학한 로봇영재가 전문계고 출신이었다고 하죠.  외고출신도 아니라서 영어 잘하지도 못하는데
온통 수업은 영어로 진행합니다.  영어광신도들만 있는건지 영어강의가 무슨 국가경쟁력을 올려준답디까? 그렇게 영어 잘하는 사람이 많은 나라가 외교문서 번역오류로  해외토픽이 나요?

그 로봇영재는 결국 영어수업도 못따라가고  자신을 위한 맞춤교육도 못받다 보니 학교에서 소외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친구들이 손을 내밀고 같이 가자고 하나요?  그런 선착순 뺑뺑이에서는 손을 내미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앞에 가던 동료가 쓰러지면 내가 선착순 커트라인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면서 씩 한번 더 웃고 말걸요.

그 사람이 나쁠까요? 그런 시스템을 마련한 사람이 나쁜건가요? 사람 악하게 만드는게 다 시스템 아니겠어요?
이런 시스템을 만든것이  서남표 총장입니다.  이 총장의 우국충정은 알겠는데  세심함이 없습니다.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자들이죠.

경쟁만이 살길이고 경쟁에서 선택된 물건과 사람만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경쟁지상주의자들이 바로 신자유주의자들 입니다.
이명박 정부도  경쟁만을 외치는 정부 아닙니까? 학생들이 등록금 반값으로 내려달라고 하면 경쟁에서 이겨서 장학금 타라고 합니다

농민들이 살기 어렵다고 하면 과학영농을 해서 인터넷으로 직거래 하라고 합니다.

경쟁 경쟁 경쟁,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한 단어로 말하면 바로 경쟁입니다. 



한국은 참 수직적 관계를 좋아합니다.   그러고 보니 나는 가수다와 카이스트의 징벌적 등록금제도가 참 비슷하네요
쌀집 아저씨가 카이스트 등록금 제도에서 영감을 받았나요?

로마인들은 콜로세움에서 검투사와 사자 혹은 검투사 VS 검투사를 넣어놓고 그걸 즐겼습니다.
경쟁에서 이긴자에게는 박수를  경쟁에서 떨어진 사람에게는 죽음을 내렸습니다.  우리 사회가 점점 경쟁지상주의로 물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네요

한국이라는 거대한 콜로세움에서  서로 칼로 찌르고 죽이면서 희열을 느끼고 쓰러트린 사람에게는 거들떠도 안보거나 그나마 관심 가져주는게  루저라고 욕을 하면서  승리자에게 모든 것을 받칩니다.

승자독식 루저지옥 세상
이런 지독한 경쟁사회가  카이스트 학생 4명이 스스로 그 경쟁의 올가리를 끊고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라톤은 경쟁의 룰을 가진 경기지만  꼴등에게도 박수를 쳐줍니다.  경기에 등수와 상관없이 뒤쳐지고 경쟁에 못 따라 가는 사람에게도 따스한 시선 박수 한번이 필요한 요즘입니다.  


엄마!  마징가Z와  그랜다이저가 싸우면 누가이겨?  아이들은 누가 이기는게 무척 중요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기 마련,  빛이 강하면 어둠도 강해지듯  승자독식 세상에서 우리는 목적감도 없이 부유하는 영혼처럼 체면에 걸린듯  꼭대기로 향합니다



이 거대한 콜로세움안에 있는 한국인들에게   '꽃들에게 희망을' 한 토막을 들려주고 싶네요


    그러나 그들은, 이것이 자신들이 가장 바라는 바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내려가자."

    하고 노랑애벌레가 말했습니다.

    "좋다."

    그리고 그들은 더 이상 올라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수많은 애벌레들이 그들을 밟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 꼭 껴안았습니다. 숨이 막히는 듯했지만 그들은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그들의 눈이나 배를 밟지 못하도록 그들은 큰 공처럼 둥글게 하였습니다.

    그들은 한참 동안을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들은 갑자기 아무도 그들을 밟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서로 몸을 풀고 눈을 떴습니다. 그들은 애벌레기둥 옆에 와 있었습니다.

    "야, 줄무늬야."

    하고 노랑애벌레가 불렀습니다.

    "야, 노랑애벌레야."

    하고 줄무늬도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푸른 풀밭으로 기어가서 풀을 먹고 낮잠을 잤습니다.

    잠들기 바로 전에 줄무늬애벌레는 노랑애벌레를 껴안았습니다.

    "이렇게 같이 있으니까 그 무리 속에서 짓밟혀 있는 것과 정말 다르구나!"

    "정말이야!"


    그녀는 웃으면서 눈을 감았습니다


    출처  
    http://letmeloveyou.cafe24.com/flower/f1.htm



    우리에겐 정말 희망이 있을까요? 정말 걱정이 많이 되네요. 경쟁에서 이기는게 희망이라고 하는 이 못난 경쟁의 굴레속

    에서 우리는 오늘도 누군가의 눈을 혹은 배를 밟고 오르고 있습니다

    그 경쟁속에서 카이스트 학생 4명이 스스로 경쟁의 사슬을 끊었고  지금도 많은 대학생들이 많은 가장들이 학생들이

    경쟁의 끈을 끊고 있습니다.


    시스템의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그 변화의 길은 너무 험난해 보이네요.   경쟁에서 이기는것 많이 가장 좋은 효율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사회다 보니  경쟁말고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내놓아도 빨갱이라고 소리 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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