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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방송국들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져올 경쟁지상주의의 삭막함

by 썬도그 201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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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가 오디션 프로그램의 붐을 가져왔습니다. 
슈스케가 인기를 끈 이유는 다른게 아닙니다. 기존의 가요계가 아이돌이라는 가내수공업 혹은 비닐하우스에서 가꾸고 재배되어진  떡잎만 보고 집중 관리 케어 육성된 제품들만 난무했고  이런 기획상품들에 물려버린  음악 소비자들이  야생의 느낌, 즉 약육강식의 살벌한 느낌이 가득한 그 공개 오디션 제도에 탐닉했던 것 입니다.

전 허각이 존박이 장재인이 기존의 가수들 보다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가졌다고 보지 않습니다. 얼마전 '윤도현의 2시의 데이트'에서 들은 이름 모를 무명의 가수의 라이브에 가던 길을 멈추고 한참을 들었습니다.  윤도현도 너무 노래를 잘해서 즉석에서 똑같은 곡을 다시 부르게 할 정도 였습니다.

하지만 허각, 존박, 장재인이 그 무명의 가수에 비해서 더 알려진 이유는 공개 오디션이라는 시스템입니다. 남을 이기고 밟고 올라가는 그 과정을 다 지켜봤고 그 노력과 노고와 열정과 성실함을 다 느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RPG게임처럼 하나의 성장과정을 지켜본 유저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쏟아지다

MBC는 참 염치도 없는 방송국입니다. 케이블에서 뜬 포멧을 그냥 갖다 쓰는군요. 뭐 형식은 표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류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입니다.  '위대한 탄생'은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도 가끔 보는데 재미가 있지는 않네요. 다만 내가 유심히 보고 있는 후보가 계속 올라가게 되면 다음주에 또 보게 되는 경향은 있습니다.



MBC는 신입사원이라는 코너를 통해서 신입 아나운서 선발(?)과정을 방송화 할 예정입니다.
아이디어는 좋은듯 하나  저 참가자들 즉 지원자들에게 모두 소정의 출연료를 주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또한  저렇게 까지 자사의 입사를 방송화 하는게 과연 올바른 행동인지도 따져봐야 할 것 입니다.   오늘 뉴스에도 나왔지만  예능을 위해서 지원자들의 능력측정은 뒷전이고 개인사만 물어봤다는 이야기는 참 씁쓸하게 합니다.

입사 면접은 능력을 측정하는 자리지 개인사 물어보는 자리가 아니죠.
어머니가 짜장면을 싫다고 하신 이유를  캐 물어 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바르게 자랐다는 식의 억지 감동 스토리는 입사면접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올해 MBC 신입 아나운서들은 인생역전자들만 뽑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SBS도 기적의 오디션이라는  연기자 캐스팅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조개구이가 잘된다고 소문나니까  골목마다 조개구이집이 생겼던 90년대 후반이 생각나네요.  뭐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니까 비슷한 프로그램 만드는 방송국 관행은 여전하네요


오디션 프로그램 위너만 있고 루저는 아웃 오브 안중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는 스포츠를 보는 재미와 비슷합니다. 
공정한 룰을 바탕으로 한 토너먼트를 통해서 승리자를 뽑아가는 모습은  아주 큰 재미이죠. 어떻게 보면 오디션 프로그램은 
스포츠의 예능 버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탄생을 보면서 느낀것은  남은 자들 즉 승리자들에 대한 스포츠라이트는 많으나 탈락자들에 대한  등 두들겨줌은 없었습니다. 

물론 이긴자에게 카메라 플래쉬가 더 많이 터지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그렇다고 루저들에게 한줄의 빛도 비추지 않는 것은 좀 너무 하더군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탈락자에게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를 틀어주는 경박 천박 스러운 행동이 또 재현된다면 정말 절망스러울 것입니다.

세상엔 위너 보다 루저가 더 많습니다. 매일 매일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서 남을 밟고 올라가야만 성공하는 이 사회적 시스템에서 많은 루저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지하골방에서 자취를 하면서 대학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야간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점심 밥값이 없어서 굶고 다니는 대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세상이라는 오디션에 뛰어들 지원비 조차 없습니다. 

루저가 절대적으로 많은 세상. 태어나면서 루저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세상. 이런 세상을 위해서라도 오디션 프로그램은 루저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더 많이 담았으면 합니다.  오디션이야 다음 기히에 또 보면 되지만 세상의 오디션은 한번 데뷰전을 하고 데뷰전에서 지면 바로 오디션장 근처에 가지도 못합니다. 


경쟁지상주의가 불러올 승자독식사회

대통령은 말합니다. 더욱 심하게 경쟁을 해서 이긴 자가 잘 사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토너멘트식의 서바이벌 경쟁이 공정한 룰만 잘 적용된다면 효율적인 선택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승자독식의 부작용이 너무나 급니다. 1등이 모든 상금을 거머쥐는 모습. 그래서 2등이하 꼴등까지 한 푼도 받지 못하는 모습은 결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닙니다.  혼자만 잘살면 뭐하겠어요. 

하지만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행복해 질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더불어 잘 사는 사회가 바로 그 대안입니다. 1등이 모두 가져가는 구조보다는 협업하면서 서로 공평하게 나누는 지혜도 필요한 요즘입니다.

가뜩이나 대한민국이 승자독식사회로 기울어져 가는데 방송국마져도 승자독신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만 만들어 되니 그걸 지켜보는 대부분의 루저들은 어떻게 생각 할까요?  오디션 프로그램의 쾌감뒤에는  수 많은 눈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눈물까지 담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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