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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직장의 고질병. 파벌싸움

by 썬도그 2010.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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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닐것 입니다.  사람이 모이면  왜 그리 파벌이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파벌을 경험했고  한쪽파벌에서 속해서  알게 모르게  심리싸움도 하고 어르고 달래고 오해도 받고
싸잡혀서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우리는 언제 처음 파벌을 느낄까요?
아마 초등학교입학을 하고 나서 부터 아닐까요? 뭐 그 이전부터겠지만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나이라서 넘어가도록 하죠
제가 가장 먼저 파벌을  느낀것은  초등학교 6학년때 였습니다.

학교에서 축구열풍이 불어서  수업 끝난후 500원빵(당시는 거금이었음) 축구시합을 많이 했었습니다.
저는 성격답게  충실한 수비수였습니다.  초등학교 축구라는게 일명 뻥축구죠. 다들 골 넣고 싶어서  안달인 아이들.  그래서 10명중 골기퍼와 저만 남고 9명은 공격을 했고  상대 수비수가 뻥 지른  공이 우리 골대 앞까지 오면  제가 골기퍼 옆에 있다가 달녀나가서 다시 뻥 차주는게 일이엿습니다.  한반에 남자아이가 30명이나 있던 80년대 중반의 그 교정에는  축구를 잘하는 1군아이들(반대표)와  반대표가 되지 못한 2군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2군은  다른반과 대표로 축구를 못하고 같은반 1군의 스파링 상대였죠.

저는 반대표이지만  유일하게 2군에 있었습니다. 좀 이해가 안가는 모습이고 박쥐같은 모습이지만  실력은 1군인데 제가 1군이 싫고 친한 아이들이 2군에 많아서 2군에 있었죠.   좀 애매한 입장에 있다보니 난처할일도 많았습니다.

1군과 2군 축구시합이 있던날  제가  2군의 핵심멤버였지만 그날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고  초등학교 축구인생 처음으로  골을 넣었습니다.  골대앞에서 혼전일때 주서먹기를 했고  2군 아이들은  운동장을 돌았는데  1군 아이들이  반칙이라고  주장합니다.

전혀 반칙이 아니였습니다. 명명백백 골인인데 1군아이들의 알게모르게 텃새를 부리고  2군을 무시하는 태도등 복합적인 모습에  2군의 주장인 제 친구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결국은  그 1골로  2군과 1군의 경기는 다시는 열리지 않았고  저도  반대표로써 축구시합에 뛰는것을 포기했습니다.

그 이후에 우리반은 내가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죽을 쓰더군요.  골을 많이 넣으면 뭐해요. 수비선수 한명도 없으니 매번 역습을 당하고  보기좋게 꼴 많이 먹더군요.

이게 처음으로 느낀 파벌이었습니다.

이후 파벌을 느낀것은 대학동아리때였죠
동아리에서는 항상 화합과 협동을 강조하지만 말이 화합과 협동이지 화합과 협동을 목적으로 회식을 해도  테이블앞의 3명에서 많게는 6명 정도만 수다떠는 모습에서 무슨 전체 화합이 있겠어요. 처음에는 선배들이  친하지 않는 사람들끼리  패를 섞어서 자리를 배치하지만 술자리 한 두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지남철처럼 끼리끼리 모이게 됩니다. 성격과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끼리 모이게 되죠.

저는 파벌 정말 싫어 합니다. 그래서 파벌이 생겨도 이 파벌 저 파벌 일부러 친하게 지낼려고  간 쓸개 다 내놓고  놀았고 그 결실로 나에 대한 평판은 어느 자리에나 어울리는 친구로 인정받았죠. 그러나 사람이란게  어디 좋아하고 싫어하는게 없겠습니까. 다만 싫어도 좋아하는척 하고 관심가져 주는척 하는것이죠.  뭐 제 블로그처럼  오지랖이 넓은 모습도 도움이 되긴 했어요.  그러나 이건 최근의 모습이고 대학때는 그러지 못했어요.   그게 사회생활의 일부고  미리 경험한다고 일부러 이리저리 파벌이 나뉘는 가운데서도 잘 섞여 놀았습니다.

그러나 사진전시회가 가까워오면서  제가 친한 파벌문제가 붉어졌습니다.
오늘  드라마 파스타에서처럼  최현욱 쉐프의  이태리파처럼  일시에 6명의 남자회원이 동아리 탈퇴를 했습니다.
탈퇴서를 동아리방에 던지고 6명이 나가는데  눈앞이 캄캄해지더군요.   남자회원 10명이 있는 동아리에서 6명이 동시에 나가고  전시회는 1주일 남은상태에서  그 탈퇴는 충격이었죠.   4층 동아리실에서 내려가는 6명의 손을 잡았지만 탈퇴파의  수장격인 친구가  이런말을 하더군요

너 한테는 미안하고 너에게 감정은 없지만  미안하게 되었다고  하고 탈퇴를 했습니다.
그때 알았죠.  나도 어느 파벌에 속해 있었다는것을요.  아무리 파벌에 힙쓸리지 않는다고 행동을 해도 그 미묘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더군요.  결국 4명이서  사진전을 치루었고   내 중제로 6명은 다시  동아리실에 올라왔습니다.

남자들도 이럴질데  여자들은 더 심합니다.   여자분들을 싸잡아 욕하는것은 아니지만 여자들은  파벌이 정말 심했어요.
여자회원이 많아서 그런것도 있지만 여자들은  3명만 넘으면 3명에서 4명단위로 파벌이 생기고 봉합할 수 없을 정도였고  포기했습니다.

왜들 그렇게  뒷담화를 많이 하는지

그리고 세번째 파벌경험은  드라마 파스타와 너무 흡사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서로 밀고 당기고 하는  스카우트 전쟁이 심합니다.  저도 네트워트 쪽으로 일하다보니 팀단위로 움직였습니다.
이전회사가  월급도 주지않고 부려먹는 모습에  팀장과 함께  다른 업체로 모두 한꺼번에 이동했습니다.  기존업체의 과장이하 모든 직원이 다른 업체로 이동했는데  월급은 제대로 못받고 지냈지만  이 네트워크 업체에서 전설적인  팀이였습니다.  서울시 초중고학교에 방화벽서버를 납품하는데  1주일만에 300개학교의 방화벽을 셋팅했는데   다른 업체 직원들은  불가능한 일을 해냈기 때문이고 저희 팀때문에 다른 회사 직원들이 회사에서   누구누구 팀처럼 니들은 왜 못하냐고 욕을 많이 먹을 정도였죠

실력으로는 인정받은 제가 있던 네트워크팀은  새로운 회사에서  낙하산처럼 내려갔습니다. 기존의 직원들과 마찰이 있었죠.
없을리가 없습니다.  드라마 파스타의 이태리팀처럼  팀장이 끌고온 팀이었습니다.

이렇게  3년을 같이 지냈는데  제가 중간위치에서   기존 직원들과  같이 움직인 직원들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노력을 햇지만 결국은 3년내내  그 파벌의 경계선을 허물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한국을 떠나서 대부분의 회사들이 격는  고질병이 아닐까 합니다.
회사의 효율성면에서는 파벌싸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업들의 적은  외부에 있는 경쟁업체가 아닌 내부의 적인 파벌이라는 소리도 많잖아요.   아무리 회식을 같이해도 이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쉽게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지금도 많은 회사들 그 회사가 비록 10명정도의 직원이 있는 소기업업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파벌이 있는 회사는 발전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드라마 파스타에서  최현욱쉐프가  나가자  이태리파들이 다 회사를 그만두는 모습이 우리들의 자화상같아 보이네요.
그나마 공효진이 연기하는 서유경이  애인인 최현욱쉐프가 퇴사를 해도 따라가지 않고  남아 있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이지만
그게 좋은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글을 쓰고 보니 제가 잘났다고 쓴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면 제가 이상한 놈으로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박쥐처럼  이 파벌 저 파벌에서 노는 모습. 그러나  어차피  뿌리는  한쪽에 박혀 있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파벌을 타파하기 힘들더군요.

이게 전형적인  연좌제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현재의 내 모습보다는   전직을 들추고  어디 출신이 중요한 모습
특히 한국은 학연 지연 혈연이 중요한 사회니까   아무리  현재의 행동을 능력을 평가하면 욕할게 없지만  출신성분이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

이런 모습에서 무슨 노동의 효율성을 논할 수 있겠어요. 구태라는 혈연 학연 지연.  여전히 유통되고 있고  인정되고  정석이 된 한국의 모습입니다.

얼마전 장학사자리에 올라가겠다고  로비를 하고 뒷거래가 많은 모습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교육개혁을 하겠다고 했죠.
뭐 이명박 대통령 당신이나 잘하세요라는 비판도 있겠지만   전 상당히 좋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너무 즉흥적인 행정이라서 불만스럽지만 그래도  이런 시스템에 문제인식을 하는 단계는 좋아 보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파벌에 속하며 또 어떤 파벌과 회사에서 학교에서  편갈라서 싸움질을 하고 서로 눈을 흘기고  서열매기기를 하나요? 그래서 행복하다면 할말 없지만  행복하지 않다면   문제의 해결할려고 노력할려는 모습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성숙한 사회니까요. 아이들이 왜 왕따문화를 만들겠어요.  일본문화라고 치부하지 말고  우리 어른들부터  파벌싸움 세력다툼 이제 그만 좀 했으면 합니다. 능력좋은 친구나 동료나  회사직원이 있으면  부러워하고  좀 더 좋은 대우를 받는 모습. 이게 바른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무슨 동물의 왕국도 아니고  언제까지 파벌싸움 세력싸움을 하고 살것인가요?
가끔  의견이 같으면 같은편인줄 알고 어깨에 손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와 의견이 같으면 아군 다르면 적군 그걸 넘어서  빨갱이 혹은 보수꼴통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사라져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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