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작가와 첫 인연은 98년도 였습니다. 당시 사진동아리 홈페이지를 지금은 없어진 네띠앙에서 만들었습니다.
장마비가 내리던 그 여름 몇일 밤을 새워가면서 만든 그 동아리 홈페이지는 찾아오는 방문객이 없었습니다.
98년도는 막 인터넷이 보급되던 시기였습니다. PC방이 막 생길 그 즈음 이외수 작가는 번듯한 작가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미지 매치가 되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 이미지의 이외수작가가 인터넷을 한다?
PC잡지에서 소개받으면서도 반신반의했죠. 들어가본 그의 홈페이지는 수묵화처럼 간결하고 담백했습니다.
그리고 이외수작가가 직접그린 그림과 글을 봤습니다. 보고 나오는 길에 방명록에 한줄 끄졌였습니다.
그 다음날 제 사진동아리 홈피에는 이외수라는 선명한 글씨의 답방글이 들렸습니다.
아름다운 피사체들을 잘 담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아니 이전에도 팬이였지만 이 이후로는 더 팬이 되어버렸네요.
이외수 작가는 인터넷을 잘하는 작가중 대표작가입니다. 대부분의 소설가들이 자신의 홈페이지 하나 없고 싸이월드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외수작가는 인터넷을 누구보다도 잘하며 인터넷문화를 누구보다 더 잘 압니다.
그가 쓴 하악하악이라는 책의 제목도 인터넷용어죠.
이 이외수작가가 디씨인사이드라는 곳을 자주들리고 그곳에서 놀다 못해 갤로그인지 뭔지 하는것을 연다고 했을때 걱정이 많이 되더군요. 디씨인사이드는 호불호가 분명한 곳입니다. 저는 디씨인사이드가 한국 인터넷문화에 큰 공헌을 한것은 인정하지만 그곳에서 잠깐 지켜보면 인격과 법이 없는 소돔과 고모라같이 느껴지더군요.
탈권위와 익명이라는 계급장 떼고 싸우는 정글이고 그로 인해 한국사회의 경직성이 사라진 파라다이스같은 모습도 있지만 욕설과 비방과 사람에 대한 예우는 한톨도 없는 소돔과 고모라였습니다.
이후 저는 디씨인사이드에 가지 않습니다. 후배가 횽아, 횽아~~ 하면 따끔하게 혼내죠. 난 디씨가 아니다. 그런식으로 말하지마라 기분 나쁘니까. 인터넷 사건이 터졌다하면 디씨가 그 진앙지일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아나운서 박지윤 미니홈피 해킹사건도 디씨가 진앙지였죠.
이런곳에서 소통을 한답시고 갤로그를 차린 이외수작가가 걱정이 되었지만 내공을 믿기에 잘 견뎌나가나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들려온 악플로 고소뉴스, 한숨이 나오네요. 왜 그런곳에 가셔서 험한꼴 당하셨는지 한편으로는 고소의 모습보다는 그냥 갤로그를 폐쇄하고 이전처럼 홈페이지만 운영하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번 기회에 디씨인사이드의 욕설의 해방구 같은 모습도 좀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런던 귀공자 씨,벌 교황 같은 악플러 과의 한차례 전쟁을 치렸던 (씨,벌 교황은 아닌가?) 이외수작가입니다.
앞으로는 디씨인사이드 근처에 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좋은 말들도 있겠지만 어차피 그 곳은 어투 자체가 사람숨쉬기 힘든곳입니다.
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이외수작가의 악플러고소, 똥밭에서 노지 마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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