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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예비군 정예화. 국민의 노동력을 맘대로 착취하는 국방부

by 썬도그 2009.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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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군대에서 복무하고 있었을때  북한에서 김신조를 비롯한 무장공비를 침투시켜서  박정희 대통령을  죽일려고 했다가 청와대 뒷산에서  잡힌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온 나라는  타도! 빨갱이의 구호가 외쳐졌고 전국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집니다. 김신조가   내뱉는  북한군의  강도 높은 훈련에  사람들이 놀랬습니다.  김신조 덕분에  군복무기간이 갑자기 늘어납니다.  36개월로 늘어나서 그 당시 군대에 있었던  아버지세대들은  열이 확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국가에서 까라면 까야 하는게 분단국가의 현실입니다.  거기에  없던 향토예비군까지 창설됩니다. 예비군 성격의 향토예비군은  어린 저에게 참 이상한 모습이었습니다. 군인들은 머리가 짧은데 저 아저씨들은 머리도 길고  머리가 길어서  모자가 들어가지도 않는 군모를 머리에 살짝 걸친 모습에서는  껄렁껄렁해 보였습니다.  게릭슨 유격대들인가?

군을 전역하고 난후 내가 예비군이 되니  정말 하루가 지루하고 지루하더군요.
90년대 중반 예비군 훈련은 이전 예비군훈련과 비슷하게  총 질질 끌고 다니는 훈련이었습니다. 후배조교군인들이  뭐라고 해도  들은체도 안합니다.  그런데  95년도인가 96년도인가  갑자기  분위기가 바뀝니다.  총 질질 끌고 다니면  교관이  집으로 그냥 보내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막상 눈앞에서 보니 식겁 하더군요.

총 질질 끌던  예비군들 갑자기 바싹 긴장합니다.  훈련의 강도는  강했습니다. 공군출신이라서  산을 타본적이 없는데  
전진앞으로!! 하면  와~~ 라는 소리(소리 안내면 다시 다시!! 해야함)와 함께 진격을 해야 했습니다.
산등성이에서 쉬면서  한마디 했죠.  난 공군이라서  이런거 첨 받아본다. 훈련병이 된  느낌이다라고 했더니   조교들도 어쩔수 없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안하면  자기들이 혼난다구요.

그 이유는 95년도에 있엇던  예비군 훈련장에서의 폭발사고 때문입니다.  연천에서인가   예비군들이 155미리 포의 신관을 두들기고 놀다가 그게 터져서 그자리에서 15명이 즉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빠질대로 빠진  예비군들의  기강 해이를 바로 잡겠다고   예비군훈련이 강도가 높아집니다.  

개인적으로는  강도높은 예비군 훈련이 좋더군요.  내 지역을 내가 지킨다는  모습, 그리고 그게  대충하는게 아닌  실전과 똑같지는 않지만   전투에서  행동해야할 필요한 요령들을 알려주니까 좋았습니다.  그런데 나눠준 총은  칼빈소총
한국전쟁때 쓰던것을 나눠주면서   그걸로  지역을 방어라라고 하네요.  쩝.  

이후 이런 기조는  계속 된듯 합니다. 예전같이  껄렁껄렁한 예비군들의 모습은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동원훈련은  직장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피해를 줍니다.

취직한지 얼마 안되서 강릉으로  예비군 동원훈련을 갔던 2박3일은  휴식의 개념으로 갔다 오긴 했지만 
수시로 핸드폰을 켜고 회사일을  체크해야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더 큰 문제죠.
훈련도중에  교관이  핸드폰 하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해도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교관이 화가나서  일어나라고 하더니 면박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분   더 화를 내더군요.
교관님이  내 생계 책임지실거에요?   나 이 전화 안받으면 밥줄 끊길지도 모르는데  교관님이 책임지실거냐구요.

교관은 멍하니 쳐다보기만 하더군요.  그럼 나가서 해주세요. 라고  말할뿐이죠. 2박3일 별거 아니지만 사업하는 분이나 바쁜분에게는 큰 타격을 줍니다.


얼마전 국방부는  군현대화와 함께 정예화를 한다면서  예비군 정예화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왔습니다.
현역을 정예화 해야지 뭔 예비군을 정예화 한다고 하나요?

주요골자를 보면 예비군훈련을 지금의 2박3일에서 3박4일을 넘어 2020년에는 4박5일로 한다고 합니다.
말이 4박5일이지  1주일동안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죠. 그것도 출퇴근도 아니고  부대에 가두어 놓고  하는 훈련은  스트레스 더 받습니다.  국가가  예비군에게 주는 돈은 차비밖에 없습니다.   (요즘은 모르겠네요)  그 돈주고 국민의 노동력을  자기들 맘대로 착취하는 모습은  아무리 분단국가라고 해도  너무한것이 아닌가 합니다.

뭐 저와 상관없는 이야기고 여러분 대부분과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2020년에  예비군이 될사람은  지금 중고등학생들 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불편부당함을 국방부에 말하지 않으면 우리들의 조카나  동생 자녀들이  꼼짝없이 4박5일 훈련을 받을것입니다. 정예화 한다고 했으니 훈련도  지금보다 강할것 입니다. 

예비군중에 람보를 키울려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국가가 국민여론도 따지지 않고 자기들 맘대로  훈련기간 늘리는  졸속적이고 일방적인 모습은  대한민국 국방부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하라는 군개혁은  뒷전이고 힘없는 사병이나 예비군들  노동력이나 빼다 쓰면서 국민의 생계는  나몰라라 하는 모습은  치졸하기 까지 합니다.

국방부 대변인은 아고라에 2005년도에 계획된 계획이고(노정권때 한일이니 너무 욕하지마라!!) 2020년에 4박5일이니 너무들 흥분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지금 군대에 있는 사람이나 예비역들은 상관없겠죠. 그렇다고  넌 상관없으니 껴들지 말라고 하는 모습은  또 뭔가요.  누가 우리가 상관있어서 화를 내는것인가요? 또 노무현정권때 만들어진 계획이라고 둘러치면 그게 해결되나요.  어느정권에서 만들어졌건 공론화는 4년후에 된것이고  그걸 4년동안 숨긴 국방부의 문제지요.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국방부가 국토방위를 제대로 이루어낼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예비군 정예화 할 생각이나 하지 말고  군비리나 개혁이나 신경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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