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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위키드 엔딩장면에서 기립박수 칠뻔 올해 최고의 영화

by 썬도그 2024.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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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지막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전율을 느꼈습니다. 저렇게 서쪽 마녀가 되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역동적인 액션 장면과 너무나도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강렬한 엔딩에 기립박수를 칠 뻔했습니다. 너무나도 벅찬 장면에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저랑 비슷한 느낌을 가졌던 관객의 반 정도로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감히 말하지만 제가 본 올해 최고의 영화이자 해리포터 다음으로 가장 마법사를 잘 담은 영화였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서쪽 마녀를 주인공을 한 유명 뮤지컬이 원작인 위키드

이것이 미국이다!라고 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1939년 영화 <오즈의 마법사>가 그중 하나였습니다. 1939년에 엄청난 물량과 표현력의 영화 스케일에 놀랐습니다. 모래바람이 배우들을 다치게 한다면서 옥수수 가루로 모래바람을 표현하고 이후 컬러로 전환되는 혁식전인 전환 그리고 모든 장면을 세트장에서 촬영한 모습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 속 주제가인 '오버 더 레인보우'는 2차 대전 참호 속에서 미군들이 많이 불렀다고 하죠. 

 

영화 <위키드>는 이 <오즈의 마법사> 중 서쪽 마녀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오즈의 마법사>를 보고 보는 게 낫냐? 네 그렇긴 하지만 모르고 봐도 이해 쌉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좀 설명을 하면 캔자스에 살던 도로시는 토네이도에 집 전체가 날아갑니다. 그 집이 떨어지면서 동쪽 마녀를 압사시킵니다. 그렇게 동쪽 마녀가 본의 아니게 죽인 도로시는 동쪽 마녀의 빨간 신발을 신죠. 

동쪽 마녀가 죽었다는 소리에 북쪽 마녀 글린다가 파티를 열어줍니다. 이 오즈라는 나라는 못 생기면 나쁜 마녀, 잘 생기면 착한 마녀라는 유치하고 동화같은 관념이 있습니다. 

그렇게 키가 작은 먼치킨들의 환대를 받으면서 도로시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원을 빌러 에메랄드 시티에 사는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기 위해서 노란색 길을 따라갑니다. 그 여행길에서 허수아비, 사자, 깡통나무꾼을 만납니다. 그리고 각자 소원을 빌러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는 내용입니다. 

이 동쪽마녀가 죽자 녹색 피부를 가진 서쪽 마녀가 나타나서는 자신의 동생인 동쪽 마녀를 죽인 도로시가 신고 있는 빨간 구두를 달라고 합니다. 이 빨간 구두가 마법력이 있나 봅니다. 영화 클라이맥스는 오즈의 마법사가 소원 들어주는 조건으로 빗자루 타고 날아다니는 서쪽마녀를 제거해 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그렇게 서쪽마녀와 도로시 일행이 대결합니다. 

 

20년간 인기 뮤지컬로 전 세계에서 공연중인 위키드를 영화로 만들다 

미국은 스토리텔링 강국입니다. 이 서쪽마녀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위키드'가 2000년대 초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을 할 때 아니 무슨 악녀를 주인공으로 할까 했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전 세계에서 빅히트를 쳤고 뉴욕에 가면 비싸더라고도 위키드는 봐야 한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상이라는 상은 다 타던 이 위키드가 드디어 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 유명 뮤지컬은 모두 영화로 만들어졌고 이 위키드도 코로나 시기에 영화화가 결정됩니다. 

 

처음에는 <빌리 엘리어트>의 스티븐 달드리 감독이 만든다고 했다가 엎어지고 존추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습니다. 이분은 한국에서 생소할 수 있지만 전 2021년 코시국에 라틴계 아메리카인들이 주인공인 <인 더 하이츠>를 봤습니다. 이 감독은 집단 군무 장면을 아주 잘 만드는 뮤지컬 특화 감독입니다. 그리고 영화 <위키드>는 더 일취월장한 뮤지컬 장인이 되어서 놀라운 영화를 만들었네요. 

 

그러나 안 보려고 했습니다. 그냥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 흔한 영화이고 주연도 배우가 아닌 세계적인 가수인 '아리아나 그란데'라는 소리에 아이돌 영화인줄 알고 안 보려고 했는데 로튼토마토 지수에 놀랐습니다. 평론가 지수가 92%, 관객지수 99%에 이게 뭐지? 특히 관객 지수는 99%가 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이 지수만 믿고 봤는데 취향을 좀 타지만 뮤지컬 자주 보지 않는 저도 영화 다 보고 기립박수를 칠 뻔할 정도로 엄청난 영화를 만들었네요. 

 

더 놀라운 건 이 영화 무려 3시간짜리 영화로 중간에 한 번 정도 좀 지루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후반 1시간은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를 정도로 이야기도 액션도 노래도 모두 완벽할 정도로 놀라운 1시간을 보여주네요. 

위키드 줄거리

 

영화가 시작하면 물에 녹아서 죽은 서쪽 마녀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노란 길을 걷는 도로시 일행이 보이죠. 이 영화는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를 훼손이나 변형하지 않습니다. 서쪽 마녀를 도로시가 죽였다는 소식에 글린다가 한달음에 내려와서는 파티를 펼칩니다. 이에 한 오즈민이 글린다에게 묻습니다. 서쪽 마녀와 친구였다면서요?라는 질문을 받고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갑니다. 

 

영화 <위키드>는 이렇게 글린다와 엘파바가 친구였다가 적이 되었는지 궁금함을 이끌어내면서 시작됩니다. 

 

엘파바(신시아 에리보 분)는 녹색 피부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이 모습에 부모님들도 기겁을 하죠. 그렇게 구박을 받으면서 자라던 엘파바는 하반신이 마비된 동생과 함께 마법 대학교인 쉬즈 대학에 입학을 합니다. 엘파바는 동생 간호 도우미 역할로 들어왔다가 광장에서 분노심에 마법을 행합니다. 이 모습을 본 모리블 학장(양자경 분)은 엘파바의 능력을 보고 단독 수업을 하겠다고 합니다. 

 

이에 시기심과 애교와 인기요소는 가득 갖춘 깍쟁이 같은 갈린다(아리아나 그란데 분)가 모리블 학장 주변을 알짱거리다 엘파바와 같은 방을 쓰라고 하죠. 그렇게 엘파바와 갈린다는 룸 메이트가 됩니다.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다가 베스트프랜드가 되고 두 친구는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는 내용이 영화 전체의 이야기입니다. 스토리는 복잡하지 않고 어렵지도 않습니다. 누구나 이해 가능하고 <오즈의 마법사>를 안 봐도 이해 쌉 가능합니다. 전 놀랐던 것이 이런 식으로 서사를 만들 수도 있구나 할 정도로 흥미로운 스토리전환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위키드의 주요 소재는 남들과 달라서 핍박을 받는 모든 것들에 대한 울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어려서부터 핍박을 받고 부모님으로부터 구박을 받던 엘파다는 누구를 좋아하는 꿈도 꾸지 못합니다. 이런 울분이 영화 전체를 이끄는 힘입니다. 그리고 이걸 더 증폭하기 위해서 말하는 동물을 배치시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 보면 말하는 겁쟁이 사자가 나오는데 이걸 활용하네요. 오즈는 동물과 인간이 함께 말을 하고 동물이 강의도 하고 변호도 하고 설교도 하는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염소 교수를 혐오하는 글씨가 쓰이고 서서히 동물들이 인간에 의해서 핍박을 받기 시작합니다. 이런 모습을 엘파바가 반대를 합니다. 엘파바는 그 억압받고 거부당하는 삶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엘파바는 전 세계에서 핍박받는 모든 존재를 대변합니다.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고통받던 엘파바가 서쪽마녀가 될 때는 내적 물개박수가 마구 뿜어져 나왔습니다. 

웬즈데이와 해리포터의 느낌의 영화 <위키드>

마법과 학교 이미지를 결합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죠. 바로 해리포터입니다. 여기에 마법은 아니지만 학교 생활과 기이함이 있는 넷플 드라마 <웬즈데이>도 있습니다. <위키드>는 이 두 영화와 드라마가 떠오릅니다. 그렇다고 마법사들이 엄청 많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마법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이보다는 학교 생활의 화려함과 갈등이 <웬즈데이>를 많이 떠올리게 합니다. 마법이 많이 나오지 않지만 마법을 찾아가는 여정 및 마지막 장면은 놀랍고 화려하기만 합니다. 

달콤한 2시간 매콤한 1시간 

눈물은 슬플 때도 흘리지만 아름다운 것을 볼 때도 자동으로 나옵니다. 이 <위키드>는 2개의 눈물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먼저 감탄의 눈물입니다. <위키드>의 가장 큰 매력은 노래와 춤 그리고 화려한 세트와 의상입니다. 눈뽕이라고 할 정도로 화려함 그 잡채입니다. 

 

먼저 노래입니다. 아는 노래는 '아리아나 그란데'가 부른 '퍼퓰러 송'이 익숙할 뿐 다른 노래들은 처음 듣지만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그렇다고 노래가 엄청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닌 적절하게 나옵니다. 노래도 모든 배우가 부르는 것이 아니고 양자경은 몇 소절 부르다 맙니다. 주로 두 주인공이 부릅니다. 여기에 칼 군무와 다양한 군무 장면마다 감동이 넘칩니다. 

 

몇몇 장면은 뮤직비디오 또는 K팝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영화가 길다 보니 지루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집단 군무와 노래와 화려한 의상과 세트와 좀처럼 지루할 틈을 넣어주지 않네요. 2시간 동안 롤리팝 사탕을 빨다가 오즈의 마법사와 만나면서 전환되는 후반 1시간은 액션과 매콤한 이야기가 어떻게 1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하면서 봤네요. 

 

더 놀라운 건 이 영화가 1편이라는 겁니다. 총 2부작으로 2부는 2025년 11월에 개봉합니다. 그럼 1편에서 뭔 이야기를 하다 끊기는 느낌이냐? 아닙니다. 1편 그 자체로 잘 마무리했습니다. 1편은 서쪽마녀 탄생기라고 보시면 되고 어떤 영화보다 엄청난 마무리를 보여줍니다. 

 

가수이자 배우인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에 푹 빠지다 

 

 

가수이자 배우인 '신시아 에리아'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둘 다 가수이기에 노래 참 잘합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가수인 걸 알고 세계적인 인기 가수라는 걸 알지만 '퍼퓰러 송' 말고 아는 노래도 없습니다. 사실 얼굴도 <돈 룩 업>이라는 넷플 영화에서 쟤가 '아리아나 그란데'라고 해서 알았습니다. 다소 왜소한 외형에서 파워풀한 노래를 하는 모습에 노래는 정말 잘한다 정도였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연기하는 갈린다는 새침데기에 욕망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 다소 이기적인 캐릭터입니다. 앞에서는 착한 척 하지만 뒤로는 호박씨도 많이 까고 위선적인 행동도 잘하죠. 그럼에도 또 친구 소중함도 잘 아는 양면성이 있는 좀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우리 주변에 자기 잘 난 것 잘 알고 착한 척이든 착하든 옳은 방향으로 행동하려는 인플루언서 같은 친구들 있죠. 딱 그 캐릭터입니다. 이게 쉬운 캐릭터가 아닌데 너무나도 잘 소화하는 모습에 연기 지도를 엄청 받았나? 원래 연기를 했었나 하고 필모를 뒤져보니 2016년 <쥬랜더 리턴즈>에서 조연을 하고 <돈 룩 업>에서 카메오로 나온 게 전부네요. 

 

그런데 이렇게 연기를 잘한다고요? 정말 연기를 너무 잘해서 이 배우 아니면 누가 이 연기를 할까 할 정도입니다. 

신시아 에리보는 분노 회한 등 눈빛에서 나오는 울분이 너무나도 잘 느껴집니다. 두 배우의 연기 앙상블에 흠뻑 취한 3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갈린다가 엘파바 혼자 춤을 추자 여기저기서 역겹다는 수군거림이 들립니다. 이때 갈린다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은 아름답고 감동스러웠습니다. 너무 푹 빠져서 봤네요. 그리고 영화가 좋다 보니 뮤지컬은 또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게 되네요. 

 

사실 뮤지컬을 좋아한다고 해도 티켓 값이 가장 저렴한 게 6만 원 이상하고 이러니 쉽게 볼 생각을 못합니다. 그럼에도 한번 보면 그 인상과 기억이 평생 가죠. 언제 기회 되면 꼭 보고 싶은 뮤지컬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취향은 꽤 탈듯한 영화 <위키드>

너무 칭찬만 했나요? 어제 본 감상으로는 별 4개 반을 줬지만 하루가 지나고 내가 너무 과했나 하는 자체 보정을 좀 했습니다. 그래서 단점을 찾아보니 있긴 있네요. 취향입니다. 

 

이런 뮤지컬 또는 블링블링하고 다소 여성 취향적인 영화를 안 좋아하는 분들 특히 엄청난 액션 장면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화려하고 비록 CG라고 해도 놀라운 풍광이 가득 펼쳐지는 모험과 캠퍼스 로맨스와 주인공의 성장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저는 제 취향을 저격했는지 기립 박수 & 내적 물개박수를 수시로 보냈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 빠지는 데는 20분도 안 걸렸습니다. 영화 초반 엘파바의 성장담을 소개하고 쉬즈 대학에 입학할 때 위키드라는 제목이 뜨는데 이 영화 대박 나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 생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영화 끝까지 재미를 꽉꽉 넣어주네요. 올해 볼만한 영화 차마 이걸 이 돈 주고 봐야 하나? 하는 영화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모든 것이 좋았고 심지어 번역까지 좋았습니다. 억지 번역을 하지 않고 익숙한 단어는 영어발음을 그대로 적더라고요. 

 

정말 연말을 훈훈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영화관 입구의 크리스마스트리를 들어갈 때는 시큰둥하게 봤다가 나오면서 크리스마스가 얼마 안 남았구나 할 정도로 감정 변화를 크게 만드는 영화네요. 그래서 전 강력 추천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좋은 영화 봤네요. 마지막 5분은 감격에 벅차서 이게 영화구나! 이게 미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큰 스크린, 사운드 좋은 영화관에서 보세요

 

마지막 장면에 감동한 이유는 노래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 영화에서 처음 들었는데 이 Defying Gravity가 이 뮤지컬의 대표 넘버더라고요. 노래 자체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가사도 좋습니다. 

 

 

별점 : ★ ★ ★ ★
40자 평 : 영화적인 체험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 모든 것이 좋았다. 심지어 번역까지

 

 
위키드
자신의 진정한 힘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 자신의 진정한 본성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  전혀 다른 두 사람은 마법 같은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법사'의 초대를 받아 에메랄드 시티로 가게 되고 운명은 예상치 못한 위기와 모험으로 두 사람을 이끄는데…마법 같은 운명의 시작, 누구나 세상을 날아오를 수 있어
평점
10.0 (2024.11.20 개봉)
감독
존 추
출연
아리아나 그란데, 신시아 에리보, 조나단 배일리, 에단 슬레이터, 양자경, 제프 골드블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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