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뻔한 스토리지만 지루하지는 않은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by 썬도그 2024. 11. 9.
반응형

2024년 10월 중순에 개봉했지만 2019년 만들어진 창고 영화가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입니다. 감독은 아주 잘 만들고 질 좋은 영화 2022년 개봉한 선거 정치 영화이자 이선균의 열연이 돋보인 <킹메이커>의 각본을 썼고 이전에는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의 각본을 썼던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입니다. 단독 각본을 쓴 건 아니고 두 영화의 감독과 같이 각본을 썼습니다. 

 

이렇게 연출가 출신이 아닌 분들이 감독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명한 각본가 또는 소설가도 영화 연출로 망하는 경우를 참 많이 봤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설 <고래>를 쓴 천명관 작가는 원래 꿈이 감독이었습니다. 2022년 <뜨거운 피>로 드디어 첫 영화를 감독했지만 41만 관객 동원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이 연출을 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기 쉽지 않죠. 

뒷돈 받는 형사 둘이 주인공인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각본이 뛰어난 영화가 아닙니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면 아주 죽이는 이야기를 써도 흥행에 성공할까 말까 하는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흔하디 흔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타락한 형사 둘이 중국 조폭들의 돈을 빼돌리다가 걸린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이런 이야기의 영화 꽤 있었죠. 그런데 많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타락한 형사가 주인공인데 이걸 관객이 납득당하려면 반전이나 결말을 잘 이끌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영화 <악질경찰>이 참 잘 만든 영화입니다. 전형적인 조폭에서 삥 뜯는 경찰이 각성하고 착해는 과정에서 세월호 사건까지 담고 있어서 그 충격이 꽤 컸습니다. 이런 식으로 세월호를 돌아보게 하다니 지금도 그 충격이 바로 느껴질 정도로 영화 <악질경찰>은 정말 좋은 영화입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명득(정우 분)과 동혁(김대명 분)은 뒷 돈을 받는 형사입니다. 보통 이런 형사들은 가족을 담지 않습니다. 그래야 악질 경찰로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영화는 다릅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명득이 더러운 돈을 손대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린 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조폭들에게 돈을 뜯어냅니다. 이게 납득이 잘 안 갑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시설을 갖추고 있고 건강보험이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럼 건강보험으로 처리하면 됩니다. 물론 불치의 병이나 희귀병은 건강보험으로 안 될 수 있습니다. 그럼 그 이야기를 해줘야죠. 그리고 수십억이 들어가는 수술이 아니면 경찰이라는 신분을 통해서 대출을 받으면 됩니다. 대한민국 공무원 아닙니까? 이런 세밀한 설정이 없습니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이면 좀 더 면밀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뭐 그렇다고 치고 넘어가도 동혁이라는 명득의 부하 형사는 왜 나쁜 돈에 손을 대는지 모르겠네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여기에 경찰 정훈(조현철 분)도 돈에 목말라합니다. 고시원에서 살면서 슈퍼카 타고 싶다고 하는데 이 3명이 돈돈 거리는 이유가 좀 어설픕니다. 이러다 보니 초반 집중이 잘 안 되네요. 뭐 그렇게 3명이 돈돈 거립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그러다 돈 냄새를 맡습니다. 5층에서 한 남자가 떨어져 죽었는데 이 시체 발목에 있던 마이크로 SD카드를 발견하고 숨깁니다. 초기 목적은 광역수사대 골탕 먹이려고 했는데 이 메모리 카드에 중국 조폭들이 해상에서 벌이는 여러 불법 행위와 돈거래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광역수사대는 이 죽은 남자가 자신들이 중국 조폭 사이에 심어 놓은 정보원이락 합니다. 그런데 정보원이 죽어버렸습니다. 이 정보원은 중국 조폭 집단의 돈거래 정보가 있었고 검은 돈을 3명의 형사와 경찰이 훔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훔치는 계획은 간단합니다만 역시나 어설픕니다. 경찰 정훈이 경찰서에 맡겨 놓은 엽총을 2종 꺼내오고 명득과 동혁과 정훈이 두건을 쓰고 거래 현장을 습격해서 5억의 돈을 가로챌 계획을 세웁니다. 

 

5억을 3명이서 훔친다? 이게 말이 됩니까? 5억에 목숨을 걸다니. 그것도 혼자도 아닌 3명이서.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그런데 5억이상의 돈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간에 또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리볼버 권총 소리에 경찰 정훈이 죽고 명득과 동혁은 모든 사람을 죽입니다. 현장에 있던 조폭과 함께 권총을 쏘던 의문의 사람까지 죽이는데 이 권총을 쏜 자가 광수대 형사였습니다. 

일이 제대로 꼬인 두 형사의 살떨리는 쪼임이 그런대로 꽤 좋은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배우들이 하드캐리하는 영화입니다. 그것도 배우들의 이미지로 먹고사는 영화입니다. 이게 유일한 장점입니다. 먼저 박병은입니다. 광수대 팀장인 승찬은 명득을 의심합니다. 정우가 연기하는 명득은 이미 아내의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범죄 증거를 태우는 짓을 합니다. 과거가 안 좋은 형사입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이런 사실을 김대명이 연기하는 동혁에게 말하죠. 이에 동혁은 바로 명득에게 말하죠. 그렇게 두 형사는 사건이 들통날까 봐 노심초사합니다. 이 과정의 쪼임이 그런대로 좋습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여기에 중국 조폭으로 유태오가 나옵니다. 이름도 없고 대사도 하나 없습니다. 그냥 살인 담당업자로 나옵니다. 2019년만 해도 유태오는 단역에 가까운 조연으로 많이 나왔죠. 지금 2024년은 다릅니다. 올봄에 개봉한 <패스트 라이브즈>를 통해서 세계적인 인지도의 배우가 되었고 이제는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했습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중국 조폭의 핵심 인물을 연기하는 백수장이라는 배우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여기에 조현철이나 정해균 등등 유명한 배우 및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꽤 좋네요. 오히려 정우나 김대명이 2019년 당시는 꽤 인기 높은 배우였으나 지금은 예전만 못합니다. 그리고 배우 정우는 이런 조폭 영화보다는 따뜻한 캐릭터가 더 어울리는 배우인데 이런 연기만 꾸준학 하네요. 딱히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명득과 동혁은 중국 조폭과 경찰로부터 의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진퇴양난이 됩니다. 그러다 둘이 싸우기도 하죠. 자수와 도주 갈등을 하는 과정에서 양쪽에서 쪼여오는 스릴이 좋습니다. 그리고 후반에 약간의 반전이 있긴 한데 워낙 이런 식의 반전이 많아서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꽤 흥미로운 반전이긴 합니다. 

시간 때우는 용도로는 괜찮은 그러나 추천은 어려운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2019년에 제작된 영화라는 티는 많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사이에 비슷한 느낌의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나왔다면 이는 창고영화에게는 안 좋은 일이죠. 그리고 2019년에 제작되었다면  코로나 전에 개봉할 수 있었지만 개봉 타이밍을 놓친 것인지 무려 5년이 지나서 개봉을 했네요. 그러나 2019년에 개봉했어도 흥행에 성공하긴 어려운 영화입니다. 일단 영화가 흥미는 있는데 꼭 볼만한 영화가 아닙니다. 이야기도 매력적이지 않고요. 

 

요즘 한국 드라마 시나리오들이 시의성이나 관객들이 열광하는 스토리를 잘 모르나 봅니다. 그랫 시나리오 작가 발굴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지만 웹툰 원작을 쉽게 차용해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고 있네요. 그런데 요즘 한국 웹툰 특히 네이버 웹툰이 공장식으로 돌아가다 보니 자기 복제의 단계에 들어갔다고 하죠. 웹툰 쪽도 수년간 쌓인 시나리오가 다 소진되었네요. 그래서 전문 시나리오 작가 발굴이 필요로 한데 이게 잘 안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독 자신이 시나리오를 만들고 연출까지 하는데 이게 혼자 작업하다 보면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점점 공동 작업이 늘고 있죠. 

 

그래서 위기감을 조성하고 쪼이는 과정까지는 좋은데 발단과 결말이 안 좋네요. 딸을 위해서 조폭의 돈을 받는 걸 어떤 딸이 좋아하겠어요. 비리 경찰에 서사를 붙여봐야 비리 경찰인데요. 비록 그 돈이 더러운 돈이라고 해도요. 그래서 결말은 나름 죗값을 받게 한다는 식인데 이것도 바른 모습인지 갸우뚱하게 되네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이제 관객은 넷플릭스로 훈련되었습니다. 이야기가 대충 재미 있으면 안 됩니다. 아주 재미있어야 1만 5천 원을 지급합니다. 그래서 예전과 달리 대충 재미있어도 보던 시대가 아닌 아주 재미있다고 검증을 받은 영화들만 보게 되는 시대가 되었네요. 앞으로 이런 식의 영화는 흥행에 성공할 수 없게 될 겁니다. 이미 영화 제작사들은 이걸 잘 알고 있어서 이런 어중간한 영화들이 안 나올 것 같지만 <아마존 활명수> 같은 영화를 만드는 걸 보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도 드네요. 

 

별점 : ★ ★☆
40자 평 : 창고로 간 이유는 모르겠지만 늦게 개봉한다고 맛이 숙성되지는 않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