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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80년대 영화관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진 5가지 풍경

by 썬도그 2008.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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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냈고  그때 공부보다 더 좋아했던것이 극장에서 영화보는 것이었습니다.

매달 한두편씩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 대한 자양분을 많이 섭취하고 지냈는데요.  저에게는 90년대 술을 알게된후

세월들이 술로인해 흐리멍텅해진것보다 80년대가 더 또렷하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몇년전부터 극장에 잘 안가지게 되더군요.

그러나 올해는  카드할인과 공짜표 그리고 시사회에 적극참여하면서 한달에 한두편을 꼭 볼려고 노력중입니다.

요즘 멀티플렉스관에서 영화를 보면서  세월이 무상함도 느끼고  정말 극장 많이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더군요.


극장안에서 80년대 극장풍경을 가끔 생각합니다.  그럼 80년대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진 영화관앞 풍경들을 적어보겠습니다.


80년대 영화관에는 있었으니 지금은 사라진 5가지 풍경


1.  개봉당일 선착순으로 선물과 기념품을 주다

로보캅
감독 폴 버호벤 (1987 / 미국)
출연 낸시 앨런, 피터 웰러, 댄 오헐리히, 칼빈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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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89년도로 기억되는데요. 도서실 앞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나눈 이야기중에 이런게 있었습니다.

나 로보캅 개봉일날 로보캅과사진 찍을려고 날밤샌거 아니? 응? 그랬냐? 친구랑 밤 11시에 충무로에 있는 대한극장  도착해서 밤샜다. 선착순 200명에게는 로보캅과사진한장 찍을수 있고 500등 까지는 팜플렛주고 그랬는데

전날 11시에 갔는데 사람들이  그전에 온사람도 있더라.


80년대 극장광고에는  개봉당일날  선착순으로 선물주는 풍경이 있었습니다. 큰 선물들은 아니였어요. 기념품이나 반팔T,  팜플렛이 대부분이었는데  그거 받을려고 새벽같이 가거나 밤을 새는 풍경들이 있었습니다.  탑건, 백투터퓨처등 대단했죠. 그거 밤새서 기다려서 받던 풍경 지금은 볼수가 없습니다.

영화 한편을 볼려고  밤을 새야 했던 모습들  개봉일날  영화를 본 아이는  스토리텔러가 되어서 동네어귀에서  영화의 줄거리를 말하면 그는 영웅이 되었죠.  스포일러요? 그런것에 대한 개념도 공포도 없었습니다.  대부분이 이야기만듣고 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았으니까요.


2. 저기요. 머리좀 숙여주실래요


제가 최근의 멀티플렉스관에서가장 좋았던것은 빵빵한 냉방시설도 큰 화면도 아닙니다. 계단식으로 된 좌석이었죠. 아무리 큰 바위얼굴이 내앞에 앉아도 걱정이 없어요. 하지만 그 시절 80년대는 아주 곤혹스러운 일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내 앞에 큰바위 얼굴이나 키가 큰 남자관객이 앉으면  환장합니다.  용기있는 분들은  어깨를 두들기고 좀 숙여주실래요.라고 말하지만 대부분은 머리를 피해서 영화를 보는게 일상다반사였읍니다. 그래서 저는 일부러 의자에 몸을 파묻고 뒷사람에게 피해가 안가게 봤는데요.  로또복권도 아니고  여자나  키작은 관객이 앉기를 바래야 했습니다. 충무로 대한극장은 스크린이 다른극장과 달리 높은곳에 있어서 큰바위얼굴에 대한 공포가 없었지만  개봉관인 단성사, 명보,

서울극장등등 아주 짜증났었죠. 이 풍경은 90년대 중반까지 있었는데  요즘은 대부분 계단식으로 바뀌었더군요. 아직 바뀌지 않은곳도 있긴 있겠죠?



3. 암표있어요 암표

80년대 90년대 초반만해도 멀티플렉스관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개봉하는 영화를 상영하는곳이 많아야 10군대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표 예매를 하지 않은  즉흥적으로 영화를 찾는 관객들은  영화를 볼 엄두를 내지 못했죠. 저는 보통 하루전날이나 몇일전에 영화표를 미리 예매했는데 한번은 여자후배랑 술을 마시다가 영화를 보자고 즉흥적으로 제안을 했죠. 혹시나 하고 피카디리극장앞에 갔는데 역시나 전회매진이더군요.  


디아볼릭
감독 제레미아 S. 체칙 (1996 / 미국)
출연 샤론 스톤, 이자벨 아자니, 케시 베이츠, 앨렌 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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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디아볼릭이었는데요.  그냥 집에갈까 했는데 어떤 아저씨가 다가오더군요.  제 난감한 표정을 잽싸게 캐취한거죠. 암표두장있어요~~ 드릴까요?  저는 암표를 별로 안좋아해서 (왜 그떄는 그리  착한척하고 살았는지) 그냥 가자고 했는데

여자 후배는 보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2만원 내고 봤습니다.   80년대 아니 그 이전 70년대 60년대도 암표가 성행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아무리 잘나가는 대박영화라도  10개정도의 스크린을 보유한 멀티플렉스관에서 시간차로 보여주는데  조금만 기다리면 쉽게 영화를 볼수 있기에 그런모습이 사라졌죠. 또한 인터넷 예매가 보편화되어서 더더욱 사라졌구요.


수요와 공급이 항상 불균형을 이루었던 그시절 항상 공급은 부족했지만 지금은 공급이 넘쳐납니다.이번주 1위를 한 행콕도  백만관객을 동원했지만 좌석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히트를 쳐도 좌석이 남아돈다는거죠.



4. 팜플렛


 80년대 청소년 영화관림비가 25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영화광이라서 항상 팜플렛을 사더군요

스플래쉬, 레인맨,  배트맨,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나서 이 친구는 항상 기념품이라면서 영화 상영시간을 기다리면서 그 팜플렛을 샀습니다. 화려한 화보와 영화소개가 담겨진 10페이지 가량의 팜플렛이 10페이지 정도 되었는데 상당히 비샀습니다. 그래도 좋다고 영화광인 친구는 샀었죠. 저도 덩달아서 팜플렛을 샀던 기억이나네요. 지금은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팜플렛을 만들지도 팔지도 않습니다.  소장가치도 없어진것도 있지만 영화가 예전처럼  희소성도 보존가치성도없어진 지금은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이다 보니 그런 풍경이 사라졌네요.  요즘 음반들이 소장가치가 없어진 모습과 비슷한 모습이죠. 가끔은 팜플렛을  사 모으던 그 모습이 그립네요



5. 무명의 화가같은 분들이 그린 극장간판

몇년전에  누구냐 넌~~ 이라면서 유머게시판에  지방의 작은 극장의 간판이  영화주인공과 너무 다르게 보여서 비아냥으로 다가온적이 있었는데 전 그 사진을 보면서 크게 웃을수는 없었습니다.   전 그 어눌한 극장간판이 그리웠거든요.

그 시절 생각해보면  서울 종로에 몰려있는 개봉관 간판들은 상당한 수준의 극장간판이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사진인지 그림인지 모를정도로 정밀묘사였는데  3류극장이나 지방극장을 가면  누구냐~~ 넌이라 바로 나올정도였죠.지금은 극장간판을 그리지 않습니다. 초대형 프린터로 프린트가되어서 나오기에 그런 모습은 없습니다.

98년도로 기억나네요.  청계천 거리에서 전자부품을 사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건너편 국도극장에  8월의 크리스마스의 영화간판이 걸리더군요. 그런데 이전에 보던  페인트로 그린 극장간판이 아니고  커다란 천으로 된 것이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한 시대가 끝나는구나 하는 과장된 비장미가 느껴졌는데 그 모습이 생각나네요


이 외에도  오징어를 휴대용 가스버너에 굽던 극장안 풍경도 생각나고  너무 재미있는 영화는 눈치를 보면서 나가지 않고 관객이 앉지 않을 만한 구석자리에서 연달아서 같은영화를 보던 모습도 생각나구요.학교앞 벽에  너저분하게 걸려있던 극장포스터들도 기억나네요.  80년대 애로물들이 중학교 담벼락에  육덕진 한복입은 몸매를 드러내놓고  순진한 학생들을 꼬시던 모습도 기억나네요.


지금은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동시개봉관이 130개다 150개다 하던 시대가 왔네요 단관개봉하던 많아야 10개관 동시개봉하던 그시절과 지금 문명의 혜택을 많이 누리는 지금이지만

왜 그시절 영화들이 더 감명깊고  록키영화를 보면서도 기립박수를 쳤는지 그런게  너무나자연스러웠는지  참 ..그러고 보니 요즘 본 영화중에 기립박수를 치는 광경을 못봤네요. 그시절은 조금만 감동되면 관객들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립박수치던모습..


여러분들은 어떤 풍경이 그립고 기억나네요. 80년대  그시절 극장은 꿈의공장이었습니다.
 정말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을 잊게해주던 극장.. 몇안되는 오락거리였던 영화관람.  오징어 냄새 진동하고  커다란 난로가 가운데 있었던 그 풍경이 그립네요.



영화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80년대 다방같았던 극장안 휴게실 풍경이 있네요. 상암동  영화박물관에서 그시절을 잠깐이나마 향유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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