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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황우석 사태를 재 조명한 킹 오브 클론 넷플 다큐

by 썬도그 2023.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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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국 사회에 대해서 꽤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05년 경의 황우석 사태 때문입니다. 저도 프로 국뽕러였고 국뽕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부당한 걸을 보고 이건 부당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부정적이라는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늘고 눈에 뻔하게 보이는데 거짓말을 하고 숨기고 속이고 하는 것들이 한국 사회에 엄청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마다 민원처리를 하고 다양한 곳에 항의를 하면서 시정이 되는 것에 한국은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보는구나를 알았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한국에서는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 고통을 가하는 가해요소나 가해자가 인지하지 가만히 있으면 그 고통이 사라지지 못합니다. 하다 못해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없다고 민원을 넣어야 설치를 합니다. 

왕의 몰락 2005년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제가 한국 사회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한 결정적 사건이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이었습니다. 2005년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준수한 경제성장률과 진보의 색이 짙어지던 시기였습니다. 남북한 관계도 좋아서 개성공단도 잘 돌아가던 보기 드문 태평성대였습니다. 돌아보면 내 생애 가장 태평한 시기가 이 2000년대 초가 아니었을까 하네요. 

킹 오브 클론 넷플 다큐

이 황우석 박사를 잘 모르는 10,20대 분들을 위해서 좀 설명을 하겠습니다. 

2000년 초는 한국 사회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의 문앞에 서 있던 시기였지만 콤플렉스도 참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세계적인 과학자도 많지 않았고 노벨상도 노벨평화상 말고는 없었습니다. 세계적인 과학자를 필요로 할 때 황우석 박사가 등장합니다. 

1995년 황우석 박사는 한국 최초로 핵이식 복제 기술로 복제 송아지를 만듭니다. 이 핵이식 복제 기술은 난자를 구한 뒤 그 난자의 핵을 제거합니다. 그리고 그 핵에 복제를 할 동물의 체세포를 넣습니다. 그리고 그 난자를 대리모에 착상시켜서 키워서 잉태를 하면 체세포를 제공한 동물의 DNA와 일치한 복제 동물이 나옵니다. 

보통 동물은 엄마와 아빠의 DNA를 반반 섞은 수정란이 자라서 2세가 태어나야 하는데 이 체세포 복제는 엄마 아빠 필요 없고 오로지 생존해 있는 동물 심지어 죽은 동물의 체세포를 이용해서 복제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죽은 매머드도 복원하려고 하죠. 문제는 이 체세포 복제가 많은 윤리적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킹 오브 클론 넷플 다큐

먼저 생명 윤리입니다. 복제양 돌리가 1996년 영국에서 태어납니다. 물론 체세포 복제 기술을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이 돌리가 태어난 지 3년이 지나자 노화가 급격하게 진행되어서 태어난 지 6년이 되어서 안락사시킵니다. 신의 영역인 생명 잉태를 인간이 건드렸다는 소리도 많았고 미국은 체세포 복제 기술을 강력하게 금지시킵니다. 특히 인간 체세포 복제는 비윤리적이라면서 강력 금지 시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인간 체세포 복제 기술을 발전시킵니다. 바로 황우석 박사입니다. 전 세계에서는 체세포 복제를 하더라도 동물까지 해야지 인간은 안 된다는 여론이 많았습니다. 이에 황우석 박사는 쇼맨십의 대가답게 강원래 같은 유명인과 신경 마비로 걷지 못하는 사람들을 체세포 복제 기술로 만든 줄기세포를 주입해서 신경을 다시 복원하겠다고 말합니다. 

이 체세포 복제 기술이 고도화 되면 체세포를 통해서 나 몸속 장기와 동일한 장기를 얻을 수 있고 그걸로 로봇 부품 갈아 끼듯이 갈아 낄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윤리적인 문제가 크죠. 체세포를 자궁에 착상해서 키우면 인간이 태어나는 배아인데 내 치료를 위해서 생명을 죽인다는 것은 작은 살인일 수 있습니다. 

이에 많은 나라들은 체세보 복제를 반대하거나 주저했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어도 난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황우석 박사팀은 놀랍게도 난자를 많이 얻을 수 있었고 이걸 이용해서 체세포 복제를 통한 줄기세포 논문을 연달아 네이처 같은 해외 유명 과학지에 싣습니다. 그렇게 황우석은 한국을 넘어서 세계적인 박사가 됩니다. 그러나 한 용기 있는 제보자와 MBC PD 수첩의 고발로 인해 대한민국 과학의 왕으로 살던 황우석은 추락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을 다시 보게 된 황우석 논문 조작 사태

킹 오브 클론 넷플 다큐

아직도 기억나요. 동양인의 작은 손과 한국은 쇠로된 젓가락을 사용하는 민족이라서 난자에서 핵만 쏙 제거하는 기술이 뛰어나다는 말에 언론들은 기립박수를 쳤던 것이요. 지금 보면 웃기는 소리죠. 물론 젓가락 문화가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기술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그러나 그게 설명하기 가장 편하기에 그걸 이용합니다. 

황우석 박사는 대단한 쇼맨십을 가진 사람입니다. 논문이 조작되었다는 제보와 언론 보도에 의해 서울대가 자체검증을 하고 발표 나기 전에 강원도에 복제소 보러가는 걸 보세요. 하나하나가 쇼잉이었습니다. 어떻게 과학자가 저렇게 쇼를 잘하고 언론 플레이를 잘할까 할 정도입니다. 지금도 제가 이런 지적에 불편해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제가 당시에 크게 놀랐던 건 황우석 박사가 아닌 그 현상이었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다큐 <킹 오브 클론>에서도 황우석 박사 본인이 인정하지만 과욕이었다. 과한 욕심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고백을 합니다. 그런데 그 황우석 박사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수 많은 광신도 같은 지지자들의 행동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PD수첩에서 2회에 걸쳐서 황우석 박사 특집을 내보내자 MBC를 압박하더니 결국 MBC 뉴스데스크 광고를 다 삭제했습니다. 전국이 타도! MBC를 외쳤는데 그 광끼가 엄청났습니다. 지금도 TV에 나오는 유명한 의사 출신 기자가 설사 그게 가짜 논문이라고 해도 그걸 밝혀서는 안 된다는 말이 기억나네요. 

국익이 우선이냐 진실이 우선이냐!에 MBC PD수첩의 한학수 PD는 진실이 국익이다!라는 말로 제보자의 말을 끌어냅니다. 
황우석 사태를 통해서 한국인들도 자리만 마련해 주면 대단한 파티스트들이 태어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성이 마비되고 광끼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따르는 광신도들이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한국에 사이비 종교가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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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어조로 황우석 사태를 다룬  넷플 다큐 <킹 오브 클론>

킹 오브 클론 넷플 다큐

지난 주에 오픈한 넷플 다큐 <킹 오브 클론>은 한국 다큐가 아닙니다. 안타깝죠. 한국이 배경이 되는 다큐인데 한국인이 안 남 들었어요. 참고로 유영철을 소재로 한 다큐 <레인코트 킬러 : 유영철을 추격하다>도 국내 다큐가 아닌 해외 다큐입니다. 흥미롭게도 두 다큐가 모두 싱가포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싱가포르가 한국 소재 다큐를 2개나? 무슨 조화일까요 넷플릭스가 옆구리 찔러서 니들이 만들어봐라라고 한 것일까요? 먼저 전체적으로 다큐가 정곡과 핵심을 잘 찌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자료 화면도 폰카로 찍은 듯한 360p 해상도 영상도 보이고요. 방송사에 화질 좋은 영상도 있지만 조악한 영상도 많습니다. 또한 미즈메디 병원장 이야기는 쏙 빠졌습니다. 물론 그게 핵심이 아니긴 하지만 뭔가 좀 구멍이 꽤 보여요. 

좋은 점도 있습니다. 먼저 전 이 다큐 <킹 오브 클론 : 황우석 박사의 몰락>이라는 제목만 보면 욕심 때문에 거짓말을 한 과학빌런 황우석을 담는 줄 알았더니 그런 악당 만들기 다큐가 아닙니다. 영상 초반에 황우석 박사 그것도 최근의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응? 황우석 박사가 왜 나오지? <킹 오브 클론>은 황우석 박사 사건을 조명하지만 동시에 체세포 복제의 장점과 좋은 점도 동시에 소개합니다. 또한 황우석 박사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판단하는 모습도 담깁니다만 아주 아주 짧게 나오고 자신의 현재 연구하는 모습 등을 주로 담습니다. 그러니까 출연을 했겠죠. 과거의 과오를 씻고 새 출발하고 잘 정착 중에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다큐네요. 

킹 오브 클론 넷플 다큐

<킹 오브 클론>은 아주 좋은 다큐라고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핵심의 본질 보다는 과거의 문제가 있었던 한국의 유명 과학자가 현재 뭘 하고 있고 좋은 점도 있다는 어떻게 보면 면죄부를 주는 느낌도 있지만 이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전체적인 만듦새가 당시 주요 인물을 인터뷰 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그렇다고 조악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그냥 겉핥기 식으로 과학과 윤리를 너무 쉽게 취급하고 넘어가는 느낌이네요.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진중권이라는 분이 등장하는 것도 좀 아쉽습니다. 다만 한학수 당시 MBC PD와 제보자가 전면에 나와서 인터뷰를 하는 내용은 좋았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논문 저자이자 황우석 박사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필하던 연구자가 과학자의 양심을 걸고 제보를 했다는 것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이에 황우석 박사의 인터뷰가 흥미롭습니다. 주례까지 해주고 대부가 되었는데 어떻게 아버지 같은 자신에게 비수를 꽂냐는 식으로 말합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사람 안 변하는구나를 다시 깨닫게 되네요. 

정말 만고의 진리 중에 가장 와닿는 진리가 2개 있는데 하나는 아끼면 똥된다와 사람 안 변한다입니다. 정말 사람 안 변해요. 가끔 변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드라마나 영화 소재죠. 거의 안 변해요. 황우석 박사는 자신의 과오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는 또다시 영광을 찾고 싶어 하는 모습이 가득 보이네요. 

이 다큐는 중립을 유지하려는 태도이자 단순히 황우석 비판만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닌 황우석이 현재 무엇을 하고 복제 기술의 가능성까지 담으려는 시도는 좋은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하게 끝나는 느낌이 강하네요. 

킹 오브 클론 넷플 다큐

황우석의 현재 모습을 싹 지우고 그가 현재 하는 연구는 그냥 결과물 그러니까 복제견으로 행복을 찾은 분의 이야기를 통해서 체세포 복제 기술이 좋은 점도 있다는 점만 강조해도 되었을 것인데 다큐 감독이 너무 욕심을 낸 듯 하네요. 

그럼에도 황우석 박사 논문 사건을 잘 모르는 10,20대 분들이 보면 좋은 다큐이자 오랜 시간이 지나서 그 시절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하는 점은 좋네요. 지금은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권위가 더 많이 허물어진 세상이지만 지금도 우리들은 국민이라고 붙은 모든 것을 실드를 치고 있습니다. 광끼도 복제가 되나요? 라고 묻고 싶은 요즘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그시절 복제 가능한 우리들의 광끼를 돌아보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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