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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최근 한국영화가 외면 받는 4가지 이유

by 썬도그 2023.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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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한국 영화 최악의 시기는 70~80년대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박정희 정권이 강력한 검열 제도를 펼치면서 창작자들에게 사회 비판 및 정권 비판 그리고 부정적인 내용의 영화는 아예 만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사전 검열이지만 당시는 그게 기본 값이었습니다. 이런 사전 검열 제도는 전두환 군사 정권까지 이어졌는데 이현세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영화로 만든 <이장호의 외인구단>으로 제목이 바뀐 이유가 공포라는 단어가 사회 불안을 조장한다는 이유였습니다. 황당한 이유지만 당시는 세상이 그랬습니다. 지금처럼 대통령 비판하고 사회 비판해도 잡아가지 않았지만 당시는 잡아갔으니까요. 

이런 강력한 사전 검열로 인해 한국 영화계는 최악의 시기를 겪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네요. 80년대 거리 가판대에 걸려진 수많은 에로 영화들이요. 

최근 한국영화가 외면 받는 4가지 이유

지금 1990년대 한국영화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80년대 흥행 한국 영화 TOP10을 보니 <어우동>, <애마부인>을 대표로 하는 에로 영화가 흥행 영화 10편 중 무려 6편이나 차지했습니다. 90년대 초반에는 <매춘>, <서울무지개>가 바통을 이어받아서 한국 영화는 = 에로 영화라는 공식이 있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저 같은 당시 10대 청소년들은 한국 영화는 믿고 거리는 영화 어른들이나 보는 영화, 저질 영화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한국 영화 보러 가자고 하면 인상부터 썼던 기억이 나네요. 그나마 <고래사냥> 같은 영화가 볼만했지만 한국 영화는 안 보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이런 흐름이 바뀐 것은 90년대 후반 <쉬리> 이후부터입니다. 90년대 후반 <8월의 크리스마스>, <유령>,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의 품질 좋은 한국 영화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한국 영화도 돈 내고 볼만하다를 넘어서 자막 없이 볼 수 있어서 좋다는 장점까지 재발견 되면서 지금까지 한국 영화는 매년 외국 영화를 제치고 50% 내외의 꾸준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영화 점유율
2004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영화 점유율
자료 출처 :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신기하게도 꾸준히 50% 내외를 왔다갔다 하다가 2020년에는 68%까지 오릅니다. 뭐 이 당시는 코로나로 인해 개봉하는 영화 자체가 많지 않았고 잠시 코로나가 잠잠할 때 개봉한 한국 영화가 대박이 나면서 점유율을 크게 올리긴 했지만 그다음 해인 2021년에는 30.1%로 곤두박질칩니다. 그리고 2022년에는 55.7%로 크게 오르긴 했습니다. 그러나 이걸 자세히 보면 문제가 심각합니다. 

2022년 여름 생각해 보세요. 코로나 때문에 개봉이 연장되었던 블럭버스터 한국 영화 4개가 몰려서 개봉합니다. 
<더 헌트>, <한산 : 용의 출현>은 그나마 선방을 했지만 <비상선언>, <외계 + 인 1부>는 흥행 참패를 합니다. 이 여름에는 할리우드 영화는 거의 없었고 <탑건 : 매버릭>이 그나마 선전을 했습니다. 

문제는 2022년 추석 이후 개봉한 한국 영화들입니다. <교섭>, <유령>, <데시벨>, <압꾸정>, <스위치>, <정직한후보 2>, <젠틀맨>, <동감>, <영웅>, <리멤버>, <늑대사냥>, <인생은 아름다워>까지 <올빼미>를 빼고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2월 한국 영화 점유율은 무려 19.5%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변하기 쉽지 않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한국 영화 점유율이 19.5%로 뚝떨어지니 90년대 초반이 생각나네요. 
90년대 한국 영화 점유율은 1990년 20.2%, 1991년 21.2%, 1992년 18.5%, 1993년 15.9%, 1994년 20.5%, 1995년 20.9%였다가 1999년 <쉬리>, <유령>이 터지면서 39.7%로 크게 올랐습니다. 90년대 초중반 한국영화들은 <투캅스> 류의 박중훈 표 코믹 영화가 전부라고 할 정도로 이렇다 할 흥행영화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때가 생각나네요.

그럼 이렇게 낮은 한국 영화 점유율이 고착화 될까요? 쉽지는 않겠지만 20%는 아니더라도 30% 내외에서 넘어서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을 것 같네요. 

한국 영화 점유율이 뚝 떨어진 이유 4가지 

1.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들이 참 재미가 없다. 

한국 영화 점유율이 뚝 떨어진 이유 4가지

현재 개봉영화 흥행 1위는 <스즈메의 문단속>이고 2위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입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추억물임에도 일본 영화 중 최고의 흥행 기록을 돌파하고 돌파하고 있습니다. 누적 관객수가 416만으로 엄청난 기록을 올리고 있네요. 이를 <스즈메의 문단속>이 깰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스즈메의 문단속>은 개봉 2주도 안 되어 2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번 주 개봉할 영화 중에 상대할 영화가 없어서 쉽게 4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흥행 4위에 올라온 <귀멸의 칼날 :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까지 합치면 일본 애니가 무려 3개가 흥행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기이한 현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이런 현상을 달갑게 보지 않는 분들도 꽤 있더라고요. 친일 논란 어쩌고 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관객들은 문화 콘텐츠에 대해서 국적 따지지 않습니다. 재미있으면 보고 재미없으면 안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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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가 요즘 인기가 없는 이유는 정말 간단 명료 확실합니다. 요즘 한국 영화 정말 더럽게 재미가 없습니다. 매주 1편 정도 영화를 보는데 작년 추석 이후 본 한국 영화 중에 <올빼미>와 <스위치> 정도가 그런대로 볼만했지 나머지 영화들은 이걸 영화라고 만들었나? 할 정도로 조악 그 잡채입니다. 영화 <교섭>은 민감한 소재를 굳이 영화로 만들지 않아도 되었는데 기어코 만들더라고요.  영화 <동감>은 원작의 반의 반도 못 따라가는 졸작이었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반응이 좋았지만 배우들의 춤과 율동이 너무 조악했고 너무 인기 가요에 편승하는 듯해서 별로였습니다. 

<영웅>은 뮤지컬을 그대로 영화로 만들어서 영화적 감흥이나 재미가 없는 영화입니다. <데시벨>은 주인공이 빌런 같은 영화였고 <정직한 후보2>는 동음동어 같은 1편을 반복해서 식상한 영화였습니다. 이런 영화를 보고 나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들고 점점 한국 영화를 덜 보게 됩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할리우드 영화도 관객이 줄고 있습니다. 그냥 영화관람객 자체가 확 줄었습니다. 매년 관람객 2억을 찍던 한국은 2022년 1억으로 50%로 축소되었습니다. 2023년에는 엔데믹 시작이라서 다시 2억으로 회복할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절대로 들지 않을 겁니다. 

2. 코로나 때문에 개봉을 연기하던 한국 영화들의 시의성이 떨어지다

한국 영화 점유율이 뚝 떨어진 이유 4가지

할리우드 영화 중에도 코로나 때문에 개봉을 연기하는 영화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영화들 중에 해외에서 먼저 개봉하고 반응이 안 좋으면 수입 개봉을 안 하는 영화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영화는 개봉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헥 밀려 밀려서 1~2년이 지난 영화들이 지난가을에 꽤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런 영화들이 <리멤버>, <교섭> 등등이 있습니다. 영화라는 것이 생각보다 시의성이 중요합니다. 영화 속 거리 풍경이나 주인공이 입은 옷과 풍경과 대사 속에서 당시의 시대상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1년만 늦게 개봉해서 시의성이 뚝 떨어지죠. 이런 영향도 분명 존재합니다. 

3. 평일 낮 1만 5천원인 높아진 관람료 지난 3년 사이에 무려 40% 관람료 상승

코로나19 이전에는 조조가 7천 원 평일 관람료가 1만 원에서 1만 1천 원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2023년 현재 조조 관람료는 무려 1만 원으로 3천 원, 평일 관람료는 1만 5천 원, 주말 관람료는 1만 6천 원으로 무려 4~5천 원이 올랐습니다. 이는 3~4년에 1천 원 정도 올리던 이전 영화관람료 상승폭과 크게 다릅니다. 무려 3년 만에 매년 1천 원씩 올리더니 이제는 1만 5천 원으로 부담스러운 가격이 되었습니다.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코로나로 인해 관람객이 줄어서 먹고 살려고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영화관람료가 높았지만 영화관에 덜 가게 됩니다. 저부터도 지난주에 개봉한 한국 영화가 있었지만 1만 5천 원을 내고 볼 정도의 영화가 아니라서 안 갔습니다. 가격이 오르면 재미가 검증된 영화에 쏠리게 되죠. 아바타 같이 2조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를 보지 100억 규모의 영화를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 영화관람료는 제작비와 상관없이 가격이 동일한데 영화마다 관람료를 다르게 책정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었으면 합니다. 어떤 영화는 대형 스크린에서 보는데 1만 5천원, 조막만 한 빔 프로젝트로 보는 영화도 1만 5천 원은 형평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또한, 작은 영화,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만 볼 수 있는 영화 쿠폰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면 어떨까 하네요. 영화관람료에 포함된 영화 발전 기금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네요. 

영화 관람료가 높아져서 대규모 예산이 들어간 할리우드 영화를 더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영화관이 만든 살풍경입니다. 덕분에 저도 매주 보던 영화 관람을 줄이고 1편 안 본 가격으로 매달 넷플릭스에 투입하고 있네요. 영화관 체인점들은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관람료를 내려야 하는데 서비스 가격은 한 번 올라가면 내려오기 어렵습니다. 뭐 그러라고 하세요. 안 보면 되니까요. 

4. 넷플릭스의 성장과 1달도 안되서 OTT로 풀리는 짧은 홀드백

한국 영화 점유율이 뚝 떨어진 이유 4가지

많은 한국 영화들이 영화관이 아닌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로 직행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게 현명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높은 가격에 판권을 사겠다는데 마다할 리 없죠.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자체 제작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얼마나 좋은 게 많습니까? 이번달 말에 가장 기대하는 한국 영화는 영화관 상영작이 아닌 넷플릭스의 <길복순>입니다. 

반면 영화관에 걸리는 영화들을 보면 보고 싶은 영화들이 잘 안 보이네요. 저 영화 보느니 저 돈으로 넷플릭스 보고 말지라는 생각이 확고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영화관에서 개봉한 영화를 2차 판권 시장에 내놓는 홀드백 기간이 보통 3~6개월이었는데 요즘은 1개월도 안 됩니다. 3월 1일 개봉한 <멍뭉이>는 이미 OTT 서비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2주 만에 2차 시장으로 간다? 그럼 누가 영화관 가서 보려고 할까요? 2주만 기다리면 집에서 온 식구와 보면 되는데요. 

그러나 한국 영화 점유율이 떨어진 이유는 딱 1개로 모아집니다. 재미가 너무 없습니다.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었지? 이런 시나리오로 투자를 받았다고? 할 정도로 조악한 한국 영화들이 많네요. 한때 기획 영화들이 넘치고 흥행 공식 룰에 집어 넣고 대충 만들어도 500만은 쉽게 찍던 호시절이 있었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1편에 영화 관람료가 1만 5천 원입니다. 조금만 재미없다고 소문나면 쪽박을 바로 찹니다. 잘 만든 영화도 손익 분기점 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런데 계속 쭉정이 같은 한국영화가 계속 나오면 누가 영화를 보러 가려고 할까요? 그냥 넷플릭스 드라마나 자체 제작 영화를 보죠. 

지상파 TV가 망하고 이제는 영화관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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