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서는 풀리지 않고 잡히지 않던 범인도 최근에 잡혀서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는 DNA 과학수사가 발달해서 범인을 쉽게 색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연쇄 살인도 거의 없습니다. 곳곳에 CCTV가 있고 프로파일러와 과학수사가 기본이 되어서 대부분의 강력 범죄는 거의 다 해결되고 있습니다.
이게 다 과학 발전 덕분이죠. 그런데 21세기 그것도 비교적 최근인 2014년 일어난 항공기 실종 사건은 외계인이 납치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직도 명확하게 어떻게 일어난 일인지 모르고 있습니다. 항공 역사상 최대의 미스터리라고 하는 2014년에 일어난 말레이시아에서 출발해서 중국 북경으로 향하던 보잉 777 실종사건을 다운 넷플 다큐가 <MH370 비행기 실종 사건>입니다.
말레이시아 보잉 777 실종 사건을 다룬 다큐 <MH370 비행기 실종 사건>
현재 플릭스패트롤 넷플릭스 TV 쇼 순위에서 <더 글로리>가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 글로리> 보려고 넷플 가입한 분들 많죠. 그리고 3위가 이 <MH370 비행기 실종 사건>입니다. 다큐가 3위 하기 쉽지 않은데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 좀 보다 재미없으면 끄려고 했는데 3부까지 다 보고 말았네요.
총 3부로 되어 있는데 연출이 아주 좋네요. 특히 떡밥을 꾸준히 던지면서 다 보게 만듭니다. 사실 이 사건을 이미 아는 분들은 다 알고 있어서 내용을 알고 보면 재미없을 수 있습니다만 여러 가설을 투입해서 왜 이 사건이 현재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는지에 대한 강력한 의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239명을 태우고 말레이시아를 날아 오른 말레이시아 보잉 777 여객기인 MH370 사건은 말레이시아에서 출발해서 새벽 밤하늘을 날아서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는 여객기가 바다 위에서 사라진 사건입니다. 초기에는 이게 뭐지? 격추나 추락했나 했는데 사건이 조사할수록 이상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보잉 777 여객기인 MH370가 갑자기 통신을 끊고 기수를 돌려서 남인도해 그러니까 호주 옆으로 향했다는 겁니다. 거기는 아무 것도 없는 망망대해입니다. 그래서 조종사가 조종석 문을 걸어 잠그고 여객기를 몰아서 바다에 추락했다는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2년 지나서 기장의 집 지하에 비행 시뮬레이터가 있는데 항공 전문가들이 예상한 남인도 해로 향하는 비행 시뮬레이션을 했다는 겁니다. 한 미친 인간의 집단 자살로 끝났고 기억속에서 잊혔습니다. 그런데 다큐는 이것에 대해서 의문을 품으면서 시작합니다.
항공 저널리스트와 프랑스 기자가 제시하는 3가지 가설
보잉 777 여객기인 MH370 실종 사건은 현재도 해결된 사건은 아닙니다. 다만 시간이 너무 지나서 수색 및 조사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해결된 사건이 아닌 이유는 아직도 명확한 증거가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정황과 인정하기 어려운 증거가 있을 뿐입니다.
다큐를 이끄는 인물은 항공 저널리스트입니다. 미국인인 이 분은 민간 항공 전문 그룹에서 많은 자료와 정보와 조언을 얻으면서 이 미스터리한 사건에 대해서 분석하고 파헤치고 있습니다. 이 항공기 실종 사건은 여러모로 참 의문이 드는 것이 많습니다. 가장 큰 의문은 비행기 잔해가 몇 개 발견되었지만 그 잔해가 보잉 777 여객기인 MH370의 잔해인지 다른 항공기 잔해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4개월 후에 쌍둥이 기종이라고 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러시아 테러집단이 쏜 지대공 미사일에 맞고 우크라이나에서 추락했습니다.
어떻게 비슷한 시기에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떨어질 수 있죠. 이런 이유로 수많은 루머와 음모론자들이 유튜브에 창궐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미숙한 처리도 아주 큰 영향을 줍니다. 항공기가 통신 시설을 꺼도 영국에 있는 인말새트는 비행기에 위성 통신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여기서는 비행기와 주기적으로 통신을 해서 위치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즉 통신 시설을 다 꺼서 항공 레이더에서 사라진 여객기가 무려 6시간 동안 더 비행했다는 데이터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위치를 계산해 보니 남인도해라는 겁니다.
그러나 그 남인도해를 항공기, 배를 동원해서 종이 쪼가리 하나 발견하지 못합니다. 대략적으로 떨어진 위치에 가면 잔해가 있어야 하는데 없습니다. 이에 미국 저널리스트는 2가지 가설을 세웁니다.
1. 러시아가 하이재킹해서 카자흐스탄으로 여객기를 납치했다.
인말새트의 핑 데이터는 남쪽이냐 북쪽이냐를 표시하지만 이 데이터를 사람이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담는 곳은 조종실과 1등석 중간에 있는 항전실인데 놀랍게도 누구나 뚜껑을 열고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 가설부터 다큐는 흥미로워집니다.
2. 미친 조종사
또 하나는 조종사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조종석을 잠그고 바다에 추락했다는 겁니다. 이게 언론에서 전파를 타고 나오고 그렇게 결말이 나서 가장 우리가 많이 들어온 가설이죠. 그러나 이 조종사는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뛰어난 조종사에 인품도 좋아서 주변 사람들은 절대로 그럴 일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3번째 가설은 이 사건을 추적하는 프랑스 르몽드지 기자입니다. 이 기자분은 희생자 가족 중 한 명인 프랑스인이 자신을 누가 찾아왔는데 차에서 이상한 말을 들었다는 말에서 가설을 세웁니다. 한 사람이 차 안에서 미국 정보를 잘 안다면서 당시 하늘에 떠 있던 에이왁스(조기 경보기) 2대가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알고 있다고 하죠.
이 3번째 가설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천안함 사건때와 참 비슷합니다. 한국의 천안함 사고도 사건이 되어서 누구 소행인지 지금도 명확하게 결론이 난 것은 아닙니다. 당시 한국 정부가 북한의 소행이라고 내민 증거들이 너무 허술한 증거들이라서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1번 어뢰라는 놀림이 돌아다니고 있죠.
천안함의 우옹좌왕 조사와 결과 발표 번갯불에 콩 볶듯 후딱 마무리한 사건과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 사건은 참 많이 비슷합니다. 다큐에서 미국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기장 수사도 놀랍게도 말레이시아 사건인데 미국 FBI가 기장 시뮬레이터를 조사하고 그 조사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근거도 없이 결론만 던져 놓고 끝이 납니다.
이렇게 말하면 소설 쓴다고 할 수 있겠죠. 이 다큐가 놀라운 것은 다큐 제작 PD의 시선이 아닌 양쪽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인 저널리스트와 프랑스 기자가 3가지 가설을 말했고 이걸 반대쪽 의견을 가진 분들에게 들려주면 그분들은 또 나름 자신들의 논리대로 주장을 해서 균형을 잡습니다.
뭐가 진실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명명백백한 불가역적인 증거가 단 1개라도 있어야 하는데 없습니다. 발견했다는 비행기 잔해도 그 비행기의 잔해라고 하는 표식이 누군가에 의해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아직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는 점은 진실이네요.
1983년 9월 1일 항로를 벗어나서 소련 항공을 날던 대한항공 007 여객기를 소련기가 오판해서 격추한 사건과 천안함 사건에 대한 기억이 겹치면서 긴 한 숨이 나네요. 아직도 시체 한 구 찾지 못한 말레이시아 MH370 비행기 실종 사건, 끝까지 진실을 찾으려고 하는 가족들의 눈물과 두 저널리스트의 가설이 흥미로우면서도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