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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망했지만 그런대로 꽤 재미있는 영화 스위치

by 썬도그 202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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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위치는 손익분기점 145만 명이었지만 아쉽게도 42만 명의 관객 동원에 그쳤습니다. 뭐 아쉽다는 말은 영화를 다 보고 나온 말이지 저도 이 영화 <스위치>에 대한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두 주연 배우가 그렇게 호감형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영화만 잘 나왔다고 하면 볼만한데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2000년작 패밀리맨
2000년작 패밀리맨

누가 봐도 2000년 개봉한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꽤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화라고 알려진 <패밀리맨>과 너무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한국판 <패밀리맨>이라고 말도 많고 리메이크 영화라고 소개하는 글도 봤습니다. 일단 리메이크라고 하면 값어치가 좀 떨어지게 됩니다. 창의적인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또한 <패밀리맨>을 본 사람들은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까지 리메이크 영화들 대부분이 흥행에 실패하는 이유는 원작의 아우라를 뛰어넘기는커녕 접근도 못하는 영화들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놀라운 건 마대윤 감독은 이 영화 <스위치>가 패밀리맨의 리메이크작이 아니라고 합니다. <스위치>의 시나리오는 왕자와 거지와 크리스마스 캐롤을 섞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렇긴 하네요. <패밀리맨> 이야기의 원형재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이네요. 그러고 보니 <나 홀로 집에> 케빈이 점령하기 전인 80년대 후반까지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TV에서 지겹게 틀어준 영화와 만화영화가 '크리스마스 캐럴'입니다. 스쿠르지 영감이 유령의 손을 잡고 자신의 과거를 보여주면서 개과천선한다는 내용입니다. 

마대윤 감독의 주장에 일리가 있긴합니다. 그러나 영화 초반에 에이~~ 이게 아니라고. 이게 리메이크가 아니라고 할 정도로 비슷한 설정이 너무 많았습니다. 

패밀리맨과 너무 비슷한 초반

영화 스위치

너무 비슷합니다. <패밀리맨>과 설정이 비슷해요. 톱스타가 하루아침에 애가 둘인 집안의 평범한 가장으로 변합니다. 그 이후도 비슷합니다. 톱스타였던 박강(권상우 분)이 애들이 달려들자 밖으로 나와서 차 시동을 거는데 소형차가 시동이 걸리는 모습이나 무작정 자기가 살던 고급 레지던시에 들어가서 자신의 집이라고 우기는 장면이나 옛 연인과 헤어졌던 박강이 그 연인과 함께 살면서 애까지 낳은 설정 등등 이걸 누가 <패밀리맨>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영화 스위치

다른 점이 있다면 오정세가 연기하는 조윤이라는 매니저 캐릭터가 등장하는 건 다릅니다. 이건 왕자와 거지를 넣었네요. 마치 <패밀리맨>이라는 맥주에 왕자와 거지라는 소주를 섞은 칵테일 같습니다. 좀 더 비틀었어야죠. 최소한 비슷한 장면은 지웠어야죠. 아니면 그냥 솔직하게 <패밀리맨> 판권을 사서 만든 리메이크작이라고 했어야죠. 

마대윤 감독의 필모를 보니 각색가로 활동하다 감독이 된 분이시네요. 이러다보니 더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각색은 원작을 다듬는 역할인데 수많은 유명 영화에 각색을 하셨네요. 이런 문제점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그러나 이런 단점을 극복하거나 감수하면 이 영화 꽤 잘 나온 영화입니다. 

톱스타 박강 하루 아침에 매니저가 되다

영화 스위치

박강(권상우 분)은 톱스타입니다. 연기를 잘해서 남우주연상도 받을 정도로 톱클래스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캔들도 많고 세상 사는 재미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솔로입니다. 이 박강 옆에는 연극할 때부터 친구였던 조윤(오정세 분)이라는 매니저가 있습니다. 매니저 조윤은 박강의 스캔들을 막고 관리하는 프로 매니저입니다 아이가 둘이나 있어서 박강 비유 맞추기를 잘해야 합니다. 

박강은 남우주연상을 받은 크리스마스에 갈 곳이 없어서 조윤과 연극 배우시절부터 자주 찾아갔던 껍데기집에 가서 술잔을 기울입니다. 화려한 인생 같지만 속은 텅 빈 외로운 싱글입니다. 그렇게 조윤을 보내고 택시를 잡아서 집으로 가는 길에 택시 기사가 현재 삶에 만족하냐는 이상한 소리를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깨어나니 자신과 연인이 될 뻔한 수현(이민정 분)과 결혼을 해서 애 둘이나 있는 유부남이 됩니다. 처음에는 현실을 부정하지만 하루아침에 변화된 삶에 서서히 적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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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위치

박강은 자신의 직업도 아이들에게 물어봐서 알게 되며 재현 배우의 삶을 삽니다. 서프라이즈 재현배우 역할을 하면서 과도한 성실함에 현장에서는 짜증내 합니다. 박강은 조윤이 톱스타가 된 것을 알게 되고 무작정 찾아갑니다. 점이 사라진 조윤은 톱스타가 되었고 박강을 알아봅니다. 연극배우가 된 박강은 연극과 재현배우를 병행하다가 조윤의 매니저가 됩니다. 

영화 스위치

현장에서 자신이 하던 왕 역할을 조윤이 하는 걸 지켜보면서 단역으로 출연도 합니다. 단역이 늘어갈수록 감독 눈에 들어서 서서히 비중이 높은 역할을 하게 되죠. 그렇게 좀 더 큰 돈을 벌어오자 아내 수현이 무슨 돈이 있다고 비싼 음식을 먹고 비싼 집으로 이사 왔냐고 타박을 듣죠. 그렇게 박강은 귀찮았던 가족들에게서 가족의 온기를 느끼게 됩니다. 

크리스마스에 개봉했으면 더 좋았을 패밀리맨 그런대로 볼만한 영화

영화 스위치

권상우의 연기는 좀처럼 늘지를 않네요. 여전히 좀 어색합니다. 그나마 코믹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자기 옷을 입은 듯 하지만 다른 캐릭터를 할 때는 여전히 어색합니다. 이 영화 <스위치>에서도 그렇게 티는 나지 않지만 연기를 썩 잘하는 느낌이 없습니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외출한 이민정은 뭐 연기는 잘했던 배우라서 모난 것이 없습니다.

연기는 오정세가 잘하죠. 능청 연기, 애드립하면 오정세죠. 요정세로 불릴 만큼 상황을 장악하는 연기와 대사가 일품입니다. 이게 초반에는 안 보입니다. 그러다 영화 후반 오정세의 애드리브가 간간이 터지는데 이게 꽤 웃깁니다. 역시 오정세구나 느낄 정도입니다. 전세가 역전되자 톱스타인 오정세가 아닌 뜨는 별 박강에 싸인 세례가 이어지자 애드리브가 팡팡 터집니다. 

영화 스위치

영화 자체가 밝습니다. 꽤 유쾌하지만 오버하지는 않습니다. 잔잔함과 코믹이 잘 섞여 있습니다. 못 만든 영화가 아닙니다. 꽤 볼만한 가족 영화입니다. 왜 이런 영화를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했는데 1월 4일에 개봉했을까요? 아무리 <아바타2>가 점령했다고 해도 <아바타 2>를 본 관객들에게는 이 영화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개봉이 밀린 것은 배급의 사정이 있었겠지만 크리스마스에 개봉했으면 45만 명 관객 이상의 관객이 찾았을 겁니다. 개봉 첫주부터 5위로 밀리기 시작했는데 홍보의 문제였을까요? 뭐 서두에 밝힌 여러 아쉬운 이슈 때문인듯합니다. 

영화 스위치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후반 택시 기사를 통한  뭉클함도 좋지만 영화 후반 로맨스로 연결되는 점은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한국 영화의 고질병인 오버하는 웃음 유발이나 개연성 없는 상황 전개 등등은 전혀 없습니다. 

영화 스위치

여기에 <패밀리맨>에 없는 왕자와 거지 스토리도 좋습니다. 이 영화 <스위치>를 좋게 본 이유는 억지도 없지만 악인도 없스니다. 모든 캐릭터가 공감이 가고 포근합니다. 크리스마스에 볼만한 영화인데 이제야 봤네요. 별생각이 없이 봤다가 어~ 왜 이리 재미있지? 계속 갸우뚱하면서 봤네요. 

영화 스위치

영화 <교섭>보다 5배는 더 재미있게 봤네요. 요즘 한국 영화들이 핵심을 잃고 맥아리가 없는 영화들이 계속 나와서 이러다 80년대처럼 믿고 거르는 한국 영화가 될까 걱정이었는데 이런 <스위치> 같은 영화만 나오면 다시 인기를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 이제 생각났네요. 영화 <스위치>는 잘 만든 기획 가족 영화입니다. 딱 롯데시네마 스타일의 영화라고 느껴지네요. 

 
스위치
하룻밤 사이, 인생이 180도 뒤집어졌다! 캐스팅 0순위 천만배우이자 자타공인 최고의 스캔들 메이커 ‘박강’.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고 있지만,정작 크리스마스이브에 끌어안을 것이라고는 연말 시상식 트로피뿐.유일한 친구이자 뒤처리 전문 매니저 ‘조윤’을 붙잡아 거하게 한잔하고 택시를 잡아탄다.다음날 아침, 낯선 집에서 깨어난 ‘박강’에게생전 처음 보는 꼬맹이 둘이 안겨오고,성공을 위해 이별했던 첫사랑 ‘수현’이 잔소리를 폭격하며등짝 스매싱을 날리는 것이 아닌가?게다가 매니저 ‘조윤’이 천만배우가 되어그가 있어야 할 톱스타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데…이게 무슨 황당한 시추에이션?!180도 뒤집어진 인생에 속이 뒤집어지는 ‘박강’은불현듯, 지난밤 택시 기사가 무심코 건넨 한마디가 떠오르는데…“만약에 선택을 바꿀 기회가 생긴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평점
7.3 (2023.01.04 개봉)
감독
마대윤
출연
권상우, 오정세, 이민정, 박소이, 김준, 김미경

별점 : ★★★
40자 평 :  노이즈를 거두면 맑은 가족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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