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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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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관련 영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 악질경찰

썬도그 2023. 2. 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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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 송은이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씨네마운틴'에 이선균이 출연했습니다. 이선균과 장항준 감독의 친분으로 출연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평소에 배우들이 이런 팟캐스트나 자신의 작품 활동이나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합니다. 매번 영화 개봉 전에 기자 시사회에 나와서 억지로 끌려 나온 듯 한 표정으로 쓸데없는 영화 잡담이나 하는 것보다 그냥 후리 하게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작품을 돌아보고 설명하면 얼마나 좋아요. 

그런 면에서 '씨네마운틴'이 배우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팟캐스트였는데 시즌2를 마무리해 버리네요. 아쉽습니다. 배우 이선균은 '씨네마운틴'에서 자신의 작품 중에 가장 아픈 손가락인 영화 <악질경찰>을 소개했습니다. 안 봤습니다. 포스터 보고 안 봤습니다. 형사물도 너무도 많고 어두운 소재라서 안 봤습니다. 이미 어두운 형사물은 차고 넘칩니다. 뻔한 영화라고 생각해서 안 봤습니다. 

감독은 <아저씨>로 대박을 낸 이정범 감독입니다. 드라마 아저씨 말고 원빈 주연의 <아저씨>입니다. 그러나 장동건 주연의 <우는 남자>가 망해서인지 기대치가 낮아서 안 본 것도 있습니다. 2019년 3월 개봉한 <악질경찰>은 관객 동원수 28만 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습니다. 그런데 이선균 배우가 아픈 손가락이라는 소리에 호기심에 봤습니다. 마침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네요. 

현금지급기를 터는 악질 형사가 주인공인 <악질경찰>

안산 단원 경찰서 소속 형사인 조필호(이선균 분)은 악질 경찰입니다. 동네 양아치들에게 현금지급기를 털게 합니다. 형사가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런 형사는 바로 철컹철컹해야 하지만 주인공이라서 잡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감찰하는 눈길이 있지만 잡아넣지는 않습니다. 직접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욕도 아주 찰지게 잘합니다. 

그렇게 더러운 돈을 모아서 건물에 투자했다가 문제가 생겨서 2억원을 더 넣어야 건물 투자한 돈을 날리지 않게 됩니다. 부도 위기에 놓이자 조필호는 과감하게 경찰이 압수한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를 털 계획을 세웁니다. 물론 조필호는 직접 행동하지 않고 꼬봉같은 한기철(정가람 분)을 이용합니다. 아주 못된 형사입니다. 정말 못된 형사입니다. 그런데 경찰 압수 물품 창고에 들어갔던 한기철이 폭발 사고로 사망합니다. 

한기철 사고를 살펴보던 조필호는 한기철이 폭발 사고로 사망한 것이 아닌 그 전에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되죠. 여기에 한기철이 죽기 전에 자신이 목격한 영상을 조필호와 비행청소년인 여고생 미나(전소니 분)에게 보낸 것을 알게 됩니다. 

미나는 한기철과 어울려 다니는 비행 청소년입니다. 어른을 우습게 보고 욕도 잘 합니다. 조필호는 한기철 사망 사고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게 되고 강력한 용의자 중 한 명이지만 신기하게도 구속 수사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한기철이 현금지급기를 털어서 모은 돈을 찾기 위해서 조필호는 한기철 집에 갔다가 금고에 있던 돈을 아디다스 츄리닝을 입고 다니는 미나가 훔쳐간 걸 알게 됩니다. 

이에 조필호는 미나를 추적합니다. 미나를 추적하는 사람은 또 있었는데 태성 그룹의 집사 같은 역할을 하는 권태주(박해준 분)입니다. 태성 그룹은 검사 장학생을 굴리고 살인도 마다 하지 않는 악독한 회장이 있는 초거대 그룹으로 최근 비자금 문제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봐도 삼성그룹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초반 핸드폰 복구하는데 방진복 입고 복구하는 모습은 현실감도 없고 오글 거리고 대사도 아직도 병 걸렸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윽박지릅니다. 

삼성전자가 실제로 백혈병 걸린 직원들에게 치료비도 안 주고 언론플레이를 하기도 하고 분식회계를 하는 등등 범죄를 참 많이 저질렀죠.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는 과거의 삼성전자와 꽤 달라진 느낌입니다. 분식 회계 사건 이후 지난 5년 동안 꽤 조용하게 있죠. 앞으로도 워낙 큰 사고를 쳐서 섣부르게 행동하지는 않을 겁니다. 요즘 대기업 문화가 꽤 변했습니다. 선물 투자 하던 S 그룹 회장님도 조용하고요. 

아무튼 태성그룹은 누가봐도 삼성그룹을 빗댄 그룹인데 이게 좀 올드한 설정으로 보입니다. 좀 더 정밀하게 묘사를 하던가 특정 그룹의 색깔을 지우고 담았으면 좀 더 집중하기 좋을 텐데 어설프게 그립니다. 

악질 경찰 위에 또 다른 악질들 

태성 그룹의 집사인 권태주는 악질 형사인 조필호가 미나의 집을 뒤질 때 마침 미나의 집에 찾아옵니다. 조필호를 가볍게 때려 눕히고 미나도 마침 집에 들어오자 미나까지 잡으려고 합니다. 미나를 도망가게 하려고 조필호는 권태주와 함께 아파트에서 떨어집니다. 조필호는 미나를 차에 태워서 빠져나옵니다. 

조필호는 한기철이 창고에서 죽기 전에 보낸 태성그룹의 비리를 밝힐 수 있는 동영상을 미나에게 보낸 것을 알고 있고 미나도 동영상이 있다고 했기에 동영상을 달라고 합니다. 이 동영상을 둘러싸고 악질 형사와 비행 청소년 미나 그리고 대기업의 집사인 권태주의 쫓고 쫓기게 됩니다. 이것만 보면 그냥 평범한 형사 액션물이고 비리 경찰이라는 악이 더 큰 거악과 맞서는 영화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소재도 꽤 많이 나와서 신선한 맛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냥 대충 볼만은 합니다. 이렇게만 담겼다면 전 이 영화 추천 안 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영화 <악질경찰>은 영화 <스카우트>처럼 숨겨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화 <스카우트>가 선동열 스카우트하는 이야기로 위장한 광주 민주 항쟁을 다룬 영화이고 나중에 입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봤듯이 이 영화 <악질경찰>도 숨겨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월호 이야기를 담은 <악질경찰>

스포라면 스포일 수 있지만 제목에서도 밝혔고 알고 봐도 큰 영향을 없을 겁니다. 전 전혀 모르고 봐서 좀 놀랍기도 하고 단순 부패 형사물이 아니고 세월호 사건이 핵심 주제라는 점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자세한 내막은 적지 않겠습니다. 

영화 초반 조필호 형사가 한기철이 사는 아파트 CCTV에  치킨집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미나가  나가는 걸 보고 치킨집을 찾습니다. 조필호는 반말로 여기 단말머리 여자 배달원이 있냐고 찾자 치킨집 사장님은 조필호 형사를 단박에 알아봅니다. 

여기서부터 세월호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게 뭐지? 2014년을 배경으로 하고 안산을 배경으로 해서 스케치로 담는 건가 했는데 아닙니다. 초반에 실제 지명을 사용하는 것부터 이상하다 했는데 <악질경찰>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비리 재벌를 비리 경찰이 때려잡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건 곁가지 이야기고 핵심 이야기는 세월호 이야기입니다. 

미나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저것도 어른이라고"
전 이말이 무슨 말인가 했는데 후반에 미나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부끄러웠습니다. 

세월호 사고는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세월호는 못난 어른들이 만든 사고죠. 평생 죄책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월호 사고도 사고지만 세월호 사고를 추모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습니다. 한국이 경제 선진국이 될 수는 있어도 정신적인 선진국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증명한 것이 세월호 사고입니다. 

이태원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처리 될 지 다 예상이 가능했고 제 예상대로 엉망진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사람은 한 번 경험하면 그 경험으로부터 미래를 예측합니다. 세월호 사고 진상이 지금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이는 정권이 바뀌어도 밝혀지지 않고 제대로 된 사과나 후속 조치가 없는 걸 똑똑히 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태원 사고의 미래가 보이니 크게 한 숨을 쉬고 그냥 이태원 사고 이야기를 잘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뉴스를 타고 들리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 심해졌더라고요. 이태원 사고를 정치 이슈로 몰아가는 모습에 고개를 돌렸습니다. 이런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불릴 수 있나? 이렇게 쓰면 또 누군가는 불편해하겠네요. 

세상 모든 일이 정치화 되고 있어요. 나와 뜻과 의견이 안 맞으면 불편해하는 세상. 물론 저도 편하지는 않죠. 그래서 다른 의견을 경청하기보다는 그냥 안 들을 때가 더 속편 할 때가 많습니다. 뭐라고 할까?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자기 고집들이 약했죠. 이 이야기도 들어보고 저 이야기도 들어보게 되는데 지금은 확증 편향의 시대잖아요. 나이 상관없이 자기 만의 생각의 울타리가 있고 그 안에서 안 나옵니다. 

그런 면에서 갑자기 세월호를 꺼내든 <악질경찰>이 불편해하는 분들이 참 많은 걸 알고 있습니다. 또한 갑자기 세월호 이야기를 꺼낸 것에 대한 불만과 비난도 많은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기 어렵지만 전 이 영화 추천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세월호를 소재로 한 영화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영화입니다. 

세월호를 소재로한 영화들은 꽤 있었습니다. 전도연 주연의 <생일>도 있었고 여러 다큐들이 있었죠. 
그러나 너무 직접적으로 다루거나 너무 간접적으로 담았습니다. 알죠. 어차피 세월호는 정치로 칠해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태원 사고도 정치 쩐내가 나는 인간들이 소리소리 지르고 있죠. 그럼에도 이 영화는 둘러가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후반이 너무 좋았습니다. 

통쾌하다고 할까요? 미나와 악질 형사인 조필호가 미나를 통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리 악하다고 해도 인간 아니 어른으로서 해야 할 일과 아닌 일을 구분할 줄 아는 어른 조필호의 행동이 시원 통쾌했습니다. <악질경찰>의 만듦새가 아주 매끈하고 깔끔하고 고급스럽지는 않습니다. 

보다 보면 또 하나의 <아저씨>라는 영화의 자기복제의 느낌도 납니다. 그러나 후반 조필호가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 누를 때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흐르네요.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루시드폴 원곡의 노래를 온유가 부른 '아직, 있다'라는  노래를 하염없이 들었습니다. 

어떤 영화는 현실 사건과 그 사건의 경험치로 보게 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를 2019년 개봉 당시에 봤으면 또 달랐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22년 2월에 본 저는 이태원 사고까지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지쳐서 눈물도 안 나오네요. 우리가 얼마나 미성숙한 사회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꼰대가 되기 싫어서 10,20대들에게 잔소리도 안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관심조차 안 가져주게 되네요. 세상이 점점 빛을 잃어 가는 느낌입니다. 대선 결과도 결과지만 남녀 젠더 갈등으로 갈갈이 찢어진 10,20대들의 마음들을 보고 있으면 고개를 돌리게 되네요. 복합적인 감정이 영화 <악질경찰> 후반 장면들로 쏟아져 나오네요.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되는 요즘입니다. 이는 영화 <악질경찰>이라는 영화가 발화를 시켰네요. 그래서 영화적인 점수보다 전 좀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네요. 제가 이 영화 <악질경찰>을 보고 페북에 추천했더니 몇몇 분들이 추천 감사하다고 잘 봤다고 하네요. 

영화 <스카우트>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고 세월호에 대한 아픔을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는 분들에게만  추천합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안산.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한 캐릭터들이 나오는 것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세상 약자들을 괄시하고 혐오하는 사람들을 향한 일침 같다고 느껴지네요. 조필호가 안산 중앙공원을 지나가는 장면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2014년 세월호 추모식 때 찾아간 그 공원, 안산거리예술제를 하는 그 중앙공원에서 미나가 웃고 있는 모습은 정말 잊지 못하겠네요. 

영화 자체로는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만 민감한 소재를 용기내서 담은 감독과 제작자와 배우들의 용기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이 영화가 아주 좋은 영화로 기억될 것입니다. 신파라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영화가 신파 있고 없고로만 판단할 수 있을까요? 형식이 둔탁하고 매끄럽지 못해도 별거 아닌 것일 수도 있는 태도와 용기를 관객을 흔들기도 하는데요. 그런면에서 저에게 있어 악질경찰은 여운이 참 오래갈 듯한 영화네요. 

저것도 어른이라고 하는 대사가 가슴에 박히는 영화 <악질경찰>입니다.

 
악질경찰
“나보다 더 나쁜 놈을 만났다”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 급하게 목돈이 필요했던 그는 경찰 압수창고를 털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사건 당일 밤, 조필호의 사주를 받아 창고에 들어간 한기철(정가람)이 의문의 폭발사고로 죽게 되고, 필호는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설상가상 거대기업의 불법 비자금 자료까지 타버려 검찰의 수사선상에도 오른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건을 쫓던 중, 폭발사건의 증거를 가진 고등학생 미나(전소니)와 엮이게 되고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거대한 음모와 마주치게 되는데…… 나쁜 놈 위, 더 나쁜 놈이 지배하는 세상 과연 그는 모든 것을 전복시킬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
평점
8.0 (2019.03.20 개봉)
감독
이정범
출연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 진우진, 송영창, 박병은, 임형국, 김민재, 권한솔, 남문철, 임철수, 정가람, 박소은, 이유영, 장영승, 오창경, 김정우, 황승환, 이도국, 이종혁, 송요셉, 선욱현

별점 : ★★★☆
40자 평 : 허름한 상자를 뜯어보니 발견한 맑은 노란 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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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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