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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전쟁의 딜레마를 잠 담은 영화 나르비크 추천 영화

by 썬도그 202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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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1년이 다 되어가네요. 초기에는 금방 끝날 것이라고 했지만 제2의 6.25 전쟁처럼 러시아와 미국의 대리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뭐 러시아가 직접 싸우니 대리전이라고 하기 어렵지만 우크리이나가 무너지지 않게 유럽과 미국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누가 뭐라고 해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입니다. 우리는 매일 같이 우크라이나 승리를 바라고 기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에 한 영상을 봤습니다.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던 우크라이나 지역을 우크라이나 군이 탈환했는데 한 농민이 여기서 전쟁하지 말라고 우크라이나 병사들에게 소리소리 지르는 겁니다.

아니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데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왜 우크라이나 군인에게 소리를 지를까요?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건 전쟁터가 된 우크라이나 지역 주민들이 아닐까 합니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탱크를 박살내는 모습을 보면서 박수를 치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 마을 전체가 멀쩡한 건물이 하나도 없는 모습에 한 숨이 나오더군요. 저 집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안식처이고 삶의 터전인데 저렇게 박살내면 어떻게 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빨리 재건을 하려면 전쟁이 멈춰야 하는데 전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전쟁은 사람을 참 극단적으로 몰아갑니다. 국가와 가정의 선택을 강요할 때도 많죠.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적군과 손을 잡았다가 아군이 탈환하면 배신자들부터 색출을 합니다. 가족의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리는 적군을 돕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나라면?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라는 참 고민을 많이 합니다. 이런 국가와 가정의 딜레마를 잘 담은 넷플릭스 영화가 <나르비크>입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의 첫 패배를 기록한 나르비크 전투를 담은 <나르비크>

영화 나르비크 추천 영화

넷플릭스에서 오픈한 노르웨이 영화 <나르비크>는 1940년 노르웨이 항구인 나라비크를 배경으로 한 전쟁 드라마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히틀러의 첫 패배를 기록한 전투라고 현혹하는 문장이 나옵니다.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명시하고 시작하기에 승리를 담은 그냥 그런 전쟁 액션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다 보고 나니 첫 문장은 미끼였더군요. 

이 <나르비크>는 강력한 반전 영화입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노르웨이는 중립국으로 전쟁을 바라지 않습니다. 영국, 프랑스 연합군과 독일군이 이 중립국 노르웨이의 철광석 탄광을 강대국들이 서로 차지하려고 전쟁을 벌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바로 전에 노르웨이 철광석을 두고 독일군과 영국 프랑스 연합군이 철광석 탄광 근처에 있는 항구 나르비크를 두고 치열한 전투를 펼칩니다. 

주인공 군나르는 중립국 노르웨이 군대의 상병입니다. 아들을 두고 있고 통역사 아내 잉리드가 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사는데 히틀러를 극혐 합니다. 노르웨이는 중립국인 이유가 있습니다. 군대가 오합지졸이고 군 장비도 허술합니다. 1차 세계대전에서나 사용했을만한 소총을 들고 중립국 깃발을 흔들지만 영국, 프랑스 연합국과 독일군은 이 중립국 깃발을 가볍게 무시합니다.

군나르는 훈련을 마치고 고향인 나르비크 항구에 나는 철광석 냄새를 반깁니다. 그렇게 허름한 배에서 내린 군나르는 다시 집합 명령에 당황합니다. 아내를 만나길 기대했는데 다시 집합이라뇨. 그런데 군나르는 용기를 내서 잠시 아내를 만나고 오겠다고 휴가를 요청하고 이를 상사가 받아들입니다. 

영화 나르비크 추천 영화

그렇게 아내와 달콤한 데이트 겸 아들에게 기차 장난감을 주면서 행복한 하루를 보내던 밤 항구에서 큰 폭발이 일어납니다. 그렇게 항구에 도착을 하니 독일군이 노르웨이 함선을 포격해서 침몰시키고 상륙한 독일군과 마주합니다. 노르웨이 지휘관은 도시 파괴 및 병사와 주민들의 생명을 생각해서 한발 물러섭니다. 

이 모습에 실망하는 병사들도 있고 군장을 버리고 도망가는 병사도 보입니다. 한 마디로 오합지졸입니다. 그러나 군인의 사명을 이어가는 병사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독일군 병사가 기관총을 조준하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르비크를 떠나는 행군을 이어갑니다. 이 행군에는 군나르도 있습니다. 군나르는 뼛속까지 히틀러를 싫어하고 독일군을 적군으로 생각합니다. 

독일과 영국군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 받는 아내 잉리드

영화 나르비크 잉리드

남편인 군인 군나르는 나르비크를 떠났습니다. 아내 잉리드는 독일군이 점령한 나르비크에서 독일 영상의 총애를 받으면서 독일어 통역을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빠져나가지 못한 영국 영사가 숨겨 달라고 부탁을 받습니다. 잉리드는 바로 이들을 도와줍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중립을 외쳤지만 독일 히틀러의 무시무시함을 알고 있는지 영국을 지지합니다. 

그렇게 잉리드는 위험을 무릎쓰고 영국 영사를 산속 오두막에 숨겨줍니다. 영국 영사는 다소 무례한 부탁까지 하는데 독일군의 포 진지 위치가 그려진 지도를 훔쳐오라고 합니다. 정말 무례한 행동입니다. 이렇게 위험한 행동을 하면 그에 대한 대가를 줘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잉리드는 비록 독일군에 협조하지만 영국을 돕습니다. 그게 군나르를 위한 일이고 시아버지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의 영화라면 독일군은 뿔난 악마로 묘사하고 영국군은 정의로운 천사로 그립니다만 이 영화 <나르비크>는 오히려 영국 영사를 통해서 영국은 바라기만 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독일군은 매너 좋은 독일 영사를 통해서 매너 좋은 군대로 묘사합니다. 이는 기존의 전형적인 시선을 비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독일군을 해방군으로 그리는 건 아니고 각자의 임무에 충실한 군인을 그립니다. 

잉리드는 철교 폭파를 한 군인이 자신의 남편이라고 울먹이자 독일 영사는 자신이 잘 말해 보겠다면서 우린 야만인이 아니라는 말로 잘 표현됩니다. 이렇게 다소 밋밋한 스토리가 지나가고 간간히 전투 장면이 나오지만 규모가 크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가 잉리드를 통해서 나옵니다. 

영화 나르비크 노르웨이군

독일군 포진지 위치를 알려줬는데 돌아온 건 영국군의 포격으로 잉리드 집이 포격을 받아서 시아버지가 사망합니다. 도와줬더니 돌아오는 건 시아버지 죽음? 그럼에도 잉리드는 영국 영사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운이 없었다고 생각할 뿐이죠. 이 포격으로 아들이 가슴을 다칩니다. 그리고 갈등하게 됩니다. 

국가와 대의가 가족보다 우선인가?

영화 나르비크 군나르

<나르비크>는 넷플릭스 영화 인기 순위 1,2위를 왔다 갔다 하는 인기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인기 있는 이유는 기존 영화들의 시선과 다른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전쟁드라마들은 내 목숨보다 국가의 목숨을 우선시하는 대의를 위한 희생을 담고 있는 영화가 대부분입니다. 그게 더 위대하고 보편적이고 우리가 쉽게 하지 못하는 행동이니까요. 

그러나 그렇게 국가를 위해서 희생 당한 위대한 영웅은 산화하고 역사에 기록되지만 그 영웅의 가족들은 어떨까요? <나르비크>는 그런 영웅에 대한 이야기 대신 목숨을 위협받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적군을 도와주었지만 거두절미하고 결과만 보고 손가락질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먹고살기 위해서 또는 살기 위해서 적군을 도울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당신들이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나라면 당신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 같아?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런 질문을 수 없이 받으면서 살아가는 우리입니다만 같은 사람이라도 나이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겁니다. 내가 자식이 없다면 국가를 선택할 수 있지만 가족에게 총뿌리를 겨누고 복종을 강요한다면 그 복종을 물리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영화 <나르비크>는 이 독특한 시선을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그렇게 아내인 잉리드가 배신자라는 낙인을 받고 마녀처럼 취급 받고 있지만 돌아온 군나르는 대의를 따를 것이냐 가족을 따를 것이냐 갈등하게 됩니다. 이 장면은 아주 명징한 장면으로 직선의 길 가운데서 가족과 국가의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좋은 드라마입니다. 정답이 있는 세상이지만 우리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물으면서 모든 선택에는 이유가 있고 뭐가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없음을 말합니다. 이게 반감을 가질 분들도 있습니다만 전 전체적으로 영국, 프랑스 연합국과 독일군 모두 나르비크를 폭격하고 포격하는 모습속에서 파괴에는 아군, 적군이 없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전쟁의 진짜 모습과 참상을 잘 보여준 <나르비크>를 보면서 우크라이나를 떠올리게 하네요. 누가 점령을 하건 지배를 하건 사람 생명이 소중하지만 오늘도 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내면서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시대는 끝나고 다시 군비 경쟁, 전쟁의 시대로 돌입하는 전 세계, 그리고 그 최전선에 있는 한반도. 언제 서울에 미사일일 떨어져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시대라서 그런지 <나르비크>가 더 절실하게 느껴지네요. 부디 모든 인류가 평화와 협상이 기본 태도가 되었으면 하네요. 

별점 : ★★★
40자평 : 국가와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는 가족을 통해서 전쟁의 비극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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