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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학교 폭력 고발은 안하고 반전만 신경 쓴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by 썬도그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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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만든 영화들이 자주 보이는 특징은 영화가 어떤 주제를 정해놓고 달리는 것이 아닌 주제가 제목과 초반에 잘 담는 듯 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를 영화들이 있습니다. 아니면 후반에 이런 주제로 끝나겠지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엉뚱하게 결말을 맺어서 보는 관객들이 내가 뭘 본거지?

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이 영화가 그런 영화의 교과서라고 할 정도로 학원 폭력을 고발하는 영화라고 봤는데 영화 후반 너무 반전에 반전에만 매몰되어서 이상한 메시지를 주고 끝나네요.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감독이 누군가 하고 봤더니 김지훈 감독님이시네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이 김지훈 감독은 흥행 스펙트럼이 참 넓습니다. <화려한 휴가> 같은 약 700만에 가까운 흥행 영화를 만들기도 하지만 <7광구>로 대표되는 망작을 만들기도 합니다. <타워>같은 꽤 잘 만든 영화도 만들지만 <싱크홀> 같은 애매한 영화를 만들기도 하고요. 주로 돈이 많이 들어가는 흥행 목적의 영화가 많은데 타율이 아주 높지도 그렇다고 망작만 만들지도 않습니다. 

영화 몇 개 말아 먹으면 그 감독에게 연출권을 주지 않죠. 그런면에서 김지훈 감독은 꽤 다작을 하는 감독입니다. 이 정도로 꾸준히 영화를 주기적으로 내놓는 감독도 많지 않거든요. 2022년 봄에 개봉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도 영화의 만듦새는 그런대로 좋은데 영화가 후반에 산으로 가버린 느낌이 크네요. 지루하지 않은 점은 그나마 장점입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줄거리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하타사와 세이고 작가가 쓴 일본 소설이 원작입니다. 학원 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로 보고 있으면 분노가 치미는 장면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명문 사립 한음국제중학교에서 김건우(유재상 분)이라는 학생이 물에 빠진걸 한 어부가 발견해서 신고를 합니다. 아마도 투신 자살를 시도한 것 보입니다. 죽지는 않았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학교에서는 이 사건을 단순 자살 시도 사고로 종결하려고 하고 경찰도 타살 용의점이 없어서 자살로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죽기 전에 김건우가 임시 담임인 기간제 담임인 송정욱 선생님(천우희 분)에게 유서 비슷한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 편지는 며칠 후에 도착하고 그 안에는 놀라운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자신을 괴롭힌 강한결, 정이든 등의 4명의 학원 폭력배를 지목한 유서입니다. 이에 4명의 학생과 부모님들이 호출됩니다. 
이 4명의 부모들은 다 재력이 좋습니다. 1명은 같은 학교 학생부장인 정선생(고창석 분)이고 또 한명은 대형병원 병원장인 도지열(오달수 분)입니다. 한 학생은 할아버지가 경찰 고위직을 은퇴한 전직 경찰 박무택(김홍파 분)이고 이혼한 접견 변호사 강호창(설경구 분)은 가해자 강한결의 아버지입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이 4명의 부모들이 모여서 송정욱 선생님 앞으로 온 김건우 학생의 유서 같은 편지를 봅니다. 김건우 학생이 죽으면 이 편지는 유서가 됩니다. 이에 4명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피해를 입지 않게 사건을 숨기려고 노력합니다. 교장은 기간제 교사 송정욱에게 정식 교사 자리를 주겠다고 유혹하면서 편지를 숨깁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가해 학생들 4명은 토론실에 잠시 머물게 했는데 가해자 한결이 아빠 강호창 변호사는 아이들을 증거도 없이 모여 있게 하면 다른 학생들에게 의심을 받을 수 있다면서 법을 앞세워서 학생들을 교실로 들어가게 합니다.  4명의 가해자 부모들은 강직한 전직 고위직 경찰이었던 박무택만 제외하고 이번 일을 모두 숨기려고만 합니다. 

일단 피해 학생이 보낸 편지를 받아내고 김건우의 핸드폰을 훔쳐서 휴대폰 사설 복원 센터에 맡겨서 스마트폰을 열어봅니다. 그런데 그 스마트폰에는 4명의 학생이 김건우를 괴롭히는 보기 역겨운 영상이 들어있었습니다. 이에 모든 증거를 숨기기 시작하고 머리를 굴립니다. 강직하던 전직 경찰 가해자 학생 할아버지도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경찰에 압력을 넣어서 수사를 하지 못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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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악질 부모들이 학원 폭력 사건을 은폐하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4명의 못된 학부모들이 똘똘 뭉쳐서 학원 폭력 사건을 숨기려고 하는 내용이 주된 내용입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보는 것 자체가 무척 괴로운 학원 폭력 장면이 꽤 나옵니다. 그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분노가 치밉니다. 이 분노가 영화를 계속 보게 합니다. 이야기로만 듣던 학교 폭력을 직접 보면 피가 꺼꾸로 솟게 되죠. 

그러나 진실은 거대한 권력의 힘으로 묻히게 됩니다. 그나마 송정욱 선생님이 김건우의 엄마(문소리 분)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거대한 힘에 부딪혀서 진실을 파해치지 못합니다. 그렇게 사건은 무만되는 줄 알았는데 김건우가 사망합니다. 이제 사건은 사망 사건으로 전환되고 죄값은 더 커졌습니다. 

이에 4명의 가해자 부모들은 목격자를 매수합니다. 김건우의 사망후에 송정욱 선생님은 건우가 죽기전에 보낸 편지가 있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상복을 입고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매수 당한 경찰은 대충 조사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의 반전이 일어납니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이야기의 전복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경찰의 대충 조사에 송 선생님은 언론에 이 모든 걸 고발합니다. 여론의 힘을 얻고 점점 압박이 오자 희생양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반전이 생깁니다. 여기서부터 또 다른 흥미로운 서사가 펼쳐집니다. 이 놀라운 반전에 흥미롭긴 하지만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학원 폭력 가해자 학생에 대한 처벌이나 문제점이나 그 부모들의 문제점을 단죄하는 것 보다는 반전의 반전에만 몰두하는 느낌이 듭니다. 

왜 이런 몰상식한 일들이 일어나는지나 가해자 학생들이 그 부모의 그 자식이라는 말이 나오게 하는 것까지는 잘 유도했으나 이 가해자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있어야 깔끔할텐데 그건 큰 관심이 없고 오로지 반전에 반전만을 넣어서 핵심 주제나 메시지의 힘이 사라집니다. 

특히 결말이 이상하게 끝나 버려서 송정욱 선생님이나 김건우 엄마는 그냥 소비재로만 활용하는 것은 좀 무례하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니 부모의 얼굴이 보고 싶다라는 독특한 제목과 화려한 캐스팅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제목이 너무 독특합니다. 그냥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잖아요. 못된 아이를 만나면 '니 부모가 누구냐'고 말하죠. 이 말은 아이의 성격과 인성은 부모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말이죠. 실제로 제 경험을 봐도 못된 아이나 사람들을 보면 부모도 똑같더라고요. 부모에게서 보고 배운 걸 아이가 따라 하는 것이죠. 이 영화 속 4명의 가해자는 앞에서는 점잖은 척 하는 인간이나 대놓고 무례하고 막말하는 인간이나 자식 새끼의 허물을 감싸는 동일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누굴 탓할 게 아니긴 합니다. 우리들도 자식의 못된 행동에 큰 벌을 내려달라고 할 부모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화 <시>에서 할머니의 선택은 우리 시대의 회초리 같은 행동이었습니다. 이 점은 영화를 통해서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좋은 점입니다.

니 부모가 누구냐!라는 말을 통해서 우리가 가해자 부모라면 어떤 행동을 할까에 대한 생각을 이끌어냅니다. 그러나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반성은 온데간데 없고 반전의 반전만 보여주고 끝나 버립니다. 다 놀고 치우고 끝나야 하는데 그냥 어지럽혀 놓고 끝나는 어수선함이 가득합니다. 이게 또 열받게 합니다. 

그래서 추천하기 쉽지 않네요. 볼만한 영화이지만 결말으로 갈수록 목적지를 잃어버리고 끝나 버리네요.배우들 캐스팅이 참 화려합니다. 설경구, 문소리, 오달수, 천우희, 고창석 등등 꽤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까메오로도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지루한틈은 없지만 깔끔한 맛도 없습니다. 

마무리만 잘 했으면 그런대로 꽤 좋은 영화였을텐데 좀 아쉽긴 하네요. 

별점 : ★★★
40 자 평 : 니 부모의 얼굴 속에 보이는 악마 근성의 대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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