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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증오에 대한 우화 같았던 영화 조조 래빗

by 썬도그 2022.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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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에 개봉해서 1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조조 래빗>은 그해 아카데미 영화상 후보에 올라서 관심을 가졌던 영화입니다. 그러나 개봉관이 적어서 쉽게 보긴 어려웠는데 디즈니 플러스에 있기에 봤습니다. 영화가 상당히 깔끔하면서도 전달하는 메시지가 강해서 좋네요. 

감독은 '타이카 와이티티'로 마블 유니버스의 균열을 더 크게 만든 <토르 : 러브 앤 썬더>를 연출하고 각본까지 쓴 각본과 연출 및 연기까지 하는 다재다능한 감독입니다. 이 <조조 래빗>에서도 히틀러로 분장하고 영화 중간중간 자주 출연합니다. 

나치를 사랑하는 꼬마 조조가 유대인 누나를 만나다 

증오에 대한 우화 같았던 영화 조조 래빗

10살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분)은 나치에 심취해 있는 열혈 나치 청소년입니다. 소년 나치단에서 다양한 훈련을 받습니다. 조조의 꿈은 히틀러의 경호원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조조는 아주 진지합니다. 상상의 히틀러까지 불러내서 히틀러를 흠모하고 존경합니다. 

그러나 조조는 아버지가 전쟁터로 떠난 후에 엄마랑 단 둘이 삽니다. 덩치가 큰 형들이 조조를 놀리고 괴롭힙니다. 토끼를 죽여 보라고 던져주지만 조조는 토끼를 죽이지 못하는 철없는 아이입니다. 이런 모습에 동네 양아치 같은 형들은 조조가 토끼 같다면서 '조조 래빗'이라는 별명을 붙여줍니다. 

놀림에 울고 있던 조조는 상상 속 히틀러에게 힘을 얻어서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던 교관이 들고 있던 수류탄을 들고 달립니다. 그리고 폭탄이 터져서 얼굴에 큰 상처를 냅니다.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큰 사고를 당한 조조. 이런 조조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 로지(스칼렛 요한슨 분)입니다. 

증오에 대한 우화 같았던 영화 조조 래빗

조조는 엄마가 없는 집 2층을 돌아보다가 벽사이에 틈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렇게 틈은 문이 되어서 열렸고 비밀의 공간인 다락방을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죽은 누나의 친구인 엘사(토마신 맥켄지 분)를 보게 됩니다. 조조는 귀신인 줄 알았지만 엘사는 조조에게 자신의 정체를 말하면 죽이겠다는 협박으로 어린 조조는 엄마에게 말도 못 합니다. 

엘사는 자신의 정체를 조조에게 다 말합니다. 자신은 유대인이고 조조의 엄마인 로지 아줌마가 숨겨주었다고 말하죠. 
조조에게 신고를 하면 조조의 엄마가 자신을 숨겨주었고 조조도 공동책임이 있기에 모두 공멸한다고 엄포를 놓죠. 이에 조조는 신고 안 하는 조건으로 유대인에 대해서 알려 달라고 하면서 둘은 긴 대화를 이어갑니다. 

학습된 증오심을 가진 조조. 현재 한국 사회를 보는 듯하다. 

증오에 대한 우화 같았던 영화 조조 래빗

조조는 유대인을 혐오합니다. 머리에 뿔이난 악마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조조의 친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교육을 통해서 유대인이 악마라고 학습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조 친구는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대인은 우리와 닮아서 구분하기 쉽지도 않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조조는 자신의 생각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냥 유대인은 악마입니다. 이 악마를 더 자세히 알고 구분하기 위해서 누나 친구인 엘사에게 유대인에 대해서 말해달라고 하죠. 이런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경상도, 전라도로 반목하는 것이 철이 들면 사라질 줄 알았습니다. 사회가 성숙하지 못하던 시기나 터무니없는 논리로 전라도, 경상도 반목을 하는 것이죠. 그러나 제 생각이 틀렸습니다. 사회가 성숙해지는 듯하다가 2022년 현재는 1970 ~ 80년대 보다 더 미성숙한 사회가 된 느낌입니다. 

전라도 경상도 감정 싸움에다가 20,30대는 남성 여성 편 갈라서 싸웁니다. 여기에 정치권은 친일, 친북 프레임으로 갈려서 싸우고요. 논리, 대화 다 필요 없으면 수 틀리면 친일파! 빨갱이! 외치면 끝납니다. 이걸 보면서 한국 사회의 미래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동시에 한 세대 전에는 참고 살았던 몰상식한 것들이 이제는 상식선에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조조는 유대인을 극혐합니다. 이런 모습을 엄마 로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꼬마 히틀러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지만 아이라서 그 생각을 크게 바꾸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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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누나와 친해지는 조조

증오에 대한 우화 같았던 영화 조조 래빗

세상을 건너 듣거나 책으로 소문으로 배우면 안 됩니다. 직접 부딪혀 봐야죠. 직접 대화를 하면 많은 증오와 오해가 잘 풀립니다. 그렇게 엘사와 조조는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좀 더 잘 알게 되고 친해지게 됩니다. 

증오에 대한 우화 같았던 영화 조조 래빗

그러던 중 독일 비밀경찰인 게슈타포가 조조네 집에 들이닥치게 됩니다. 가장 긴장감 높은 장면인데 놀랍게도 엘사가 다락에서 나와 있습니다. 엘사는 조조의 죽은 누나 행세를 하죠. 이 장면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스포라서 적지는 않겠지만 좋은 어른이란 어떤 어른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증오와 혐오의 시대를 겪은 어린 조조의 성장기를 담은 <조조 래빗>

증오에 대한 우화 같았던 영화 조조 래빗

아주 좋은 영화입니다. 추천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색들이 너무 생동감 넘쳐서 이게 전쟁 시대의 독일 이야기 맞나 할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2차 대전 배경이 아닌 우화인 줄 알았습니다. 아이의 크레파스 색깔처럼 화사한 색들의 향연에 아동 드라마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영화 후반 미군의 진격을 실감 나게 그리고 폭격 장면이 보이면서 영화가 생각보다 큰 규모의 영화라서 좀 놀랬네요. 

액션 장면은 마블 영화를 연출하고 인연이 있는 감독의 역량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렇게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보다 서로를 바라보고 대화를 하면 더 좋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조조가 엄마의 신발끈을 보고 우는 장면은 너무 놀랍고 창의적이라서 깜짝 놀랐네요. 

조조는 이제 엘사의 풀린 신발 끈을 묶어 줍니다. 소년 조조에서 어른 조조가 됩니다. 그리고 그 성장 과정에는 엄마와 교관 아저씨같은 지옥에서 피어난 꽃과 같은 어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쉬우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어른들을 위한 우화 같은 영화 <조조 래빗>입니다. 여기에 두 아역 배우의 연기도 아주 훌륭하네요. 그리고 '스칼릿 요한슨'은 항상 기대 이상을 보여주는 배우네요. 

별점 : ★★★☆
40자 평 : 엄혹한 세상에도 밝고 맑은 사람들이 세상을 평화로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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