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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일제 청산을 다룬 시의성 좋은 영화 리멤버 이성민 원맨쇼

by 썬도그 20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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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영화들이 코로나 때문에 개봉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내일 10월 26일 문화가 있는 날에 개봉하는 영화 <리멤버>도 코로나로 인해 개봉 시기를 뒤로 늦춘 영화 중 하나입니다. 원래 계획은 올봄이었지만 아시겠지만 올봄에 하루 60만 명이 넘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봄에 개봉하는 영화들이 확 줄었고 개봉을 뒤로 다 연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여름에 대작 영화들이 한꺼번에 개봉했다가 좋은 영화임에도 <헌트>는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겼습니다. 

최근에는 영화관람료가 1만 4천원으로 상승하고 OTT 서비스가 가성비가 좋다고 판단한 분들이 영화 관람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아바타 2>, <블랙 팬서 2 와칸다 포에버> 개봉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1만 4천 원이 아깝다고 느껴지지 않는 영화가 요즘 좀처럼 보이지가 았습니다. 

일제 청산을 다룬 시의성 좋은 영화 리멤버 이성민 원맨쇼

그럼 내일 개봉하는 <리멤버>는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일까요? 개봉 전에 시사회로 먼저 만나본 <리멤버>는 좀 애매합니다. 돈이 크게 아깝다고 느껴지지 않지만 살짝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후반 놀라운 반전이 있는데 이 반전 전까지는 좀 지루한 구석이 있습니다. 다만, 이 영화 <리멤버>는 이성민이라는 배우의 원맨쇼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연기를 보여주네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순간 울컥하게 되네요. 

영화 리멤버의 줄거리

일제 청산을 다룬 시의성 좋은 영화 리멤버 이성민 원맨쇼

영화가 시작되면 고급 스포츠카가 사고를 냅니다. 그런데 이 차에서 스포츠카와 어울리게 않게 한 할아버지가 내립니다. 그리고 그에 손에는 총이 들려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는 자기가 누군지도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는 치매 노인입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사고가 나기 전으로 돌아갑니다. 

일제 청산을 다룬 시의성 좋은 영화 리멤버 이성민 원맨쇼

할아버지 이름은 80세의 한필주(이성민 분)로 알치하이머 병을 앓고 있습니다. 늙은 나이에도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최고령 알바생으로 프레디라는 닉네임으로 고객응대를 합니다. 프레디의 동료는 인규(남주혁 분)로 사채 빚을 쓸 정도로 형편이 어렵습니다. 

두 사람은 세대를 뛰어 넘는 우정으로 끈끈한 관계입니다. 인규가 무례한 손님으로 인해 마음 상해 있을 때 무례한 손님에게 한필주 할아버지가 복수를 해줍니다. 한필주 할아버지의 아내가 죽었다는 딸의 전화를 받고 필주 할아버지는 드디어 계획한 일을 착수합니다. 한필주 할아버지는 인규에게 스포츠카를 타고 와서는 부탁을 합니다. 돈을 줄 테니 자신을 이 스포츠카로 어느 병원까지 태워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인규는 병원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필주 할아버지가 나오질 않습니다. 그리고 아주 늦게 병원에서 나옵니다. 한필주 할아버지는 병원에 몰래 들어가서 한 사람을 직접 만든 소음기를 달고 살해합니다. 

일제 청산을 다룬 시의성 좋은 영화 리멤버 이성민 원맨쇼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인규는 2번째 운전을 해줍니다. 그런데 필주 할아버지가 권총으로 누군가를 죽이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고 깜짝 놀랍니다. 보통 이 상황이면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데 필주 할아버지가 남도 아니고 아주 친한 사이라서 일단 자기 집에 하룻밤을 재운 후에 신고를 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필주 할아버지는 인규의 빚을 갚고도 남은 돈을 주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살인을 하는 일에 동참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연쇄 살인을 하는 것이고 인규는 공범입니다. 그렇다면 결코 그 돈을 받아서도 필주 할아버지의 이해할 수 있는 살인이라고 해도 도와줘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도와줍니다. 이게 이 영화의 큰 걸림돌입니다. 아무리 인규가 빚이 있다고 해도 젊은 나이라서 도와줘서는 절대로 안 되죠. 이에 대한 거부감을 영화가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려야 하는데 이 점이 무척 약한 것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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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파를 척결하려는 한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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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규는 이 필주 할아버지 제안을 받아들이고 다음 목적지까지 운전을 해줍니다. 필주 할아버지는 평생에 걸쳐서 세운 계획이 있습니다. 자신들의 가족을 죽인 친일파들을 척결하는 게 버킷 리스트입니다. 양주 지역에 살았던 필주 할아버지는 일제 시대에 자신들의 가족을 죽인 친일파들을 모두 싹 다 죽이고 죽을 계획입니다. 이 계획에 인규가 함께 합니다. 

시의성이 좋은 영화 <리멤버>

일제 청산을 다룬 시의성 좋은 영화 리멤버 이성민 원맨쇼

<리멤버>의 소재는 좀 진부합니다. 친일파 척결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이미 참 많이 나왔죠. 대표적인 영화가 <암살>입니다. 그리고 소재 자체가 좀 오래되었습니다. 반일, 친일 소재 자체가 흥미를 돋구지 못합니다. 이 영화가 문재인 정부에서 개봉했다면 별 느낌이 없었을 겁니다. 반일을 국정 기조로 삼은 정권이니까요. 

그러나 개봉이 늦춰지면서 시의성을 갖게 됩니다. 현 정권은 친일 정권입니다. 일본 총리와 만나기 위해서 간담회 같은 형식에도 UN 회의 갔다가 만나고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 간 쓸개를 다 내주고 있죠. 한미일 군사 합동 훈련이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북한을 막겠다면서 일제가 떠오르는 일본군과 합동 훈련을 한다? 이런 식이면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일본군이 상륙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무슨 문제냐고 하는 우익들도 많죠. 일제가 한반도에서 많은 살인을 하고 국토를 초토화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역사를 다 잊자는 소리와 똑같죠. 

그런 면에서 현 친일 정권에서 개봉을 하는 <리멤버>는 늦게 개봉해서 오히려 시의성을 가지게 됩니다. 아직도 과거 역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친일파들이 떵떵거리고 살고 일본 앞잡이들이 아직도 목에 힘을 주고 살고 있습니다. 위 스틸 사진은 영화 클라이맥스 장면으로 한국 서울에서 열린 자위대 행사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자위대 행사? 말도 안 되는 일이 보수 정권 시절 일어났죠. 그 자위대 행사에서 척결하는 장면은 속이 다 후련합니다. 

현실에서는 친일파들이 여전히 떵떵거리고 친일파 후손이 당대표가 되어서 일본이 한국에서 전쟁을 버린적이 없아는 망언을 당당하게 합니다. 그럼 이순신 장군은 누구와 싸웠으며 김좌진 장군은 어느 군대와 싸운 것이죠? 현재도 높은 자리에 있고 친일을 외치는 수많은 정치인과 경제인들이 많은 한국에서 오래된 권총으로 척결하는 장면 하나가 속이 후련합니다. 죽움을 앞두고 있고 기억이 소멸해 가고 식구들에게 큰 피해가 없다고 판단한 시기에 발동한 친일파 척결. 이게 이 영화 <리멤버>의 주된 이야기이자 핵심 재미입니다. 다만 이게 얼마나 공감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또 친일파 척결 이야기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오래된 이야기, 나이 많은 주인공을 위해서 투입한 20대 청년

일제 청산을 다룬 시의성 좋은 영화 리멤버 이성민 원맨쇼

노인이 주인공이고 척결 대상도 노인들입니다. 노인정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분들은 많지 않겠죠. 그래서 원작 영화인 2015년에 개봉한 캐나다, 독일 합작 영화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과 달리 20대 청년 인규를 투입합니다. 원작에서는 두 명의 노인이 주인공이지만 리메이크 작품인 한국의 <리멤버>는 남주혁을 전격 투입합니다.

이점은 젊은 관객층을 잡으려는 시도는 알겠는데 극 중에서 인규라는 캐릭터의 서사가 약합니다. 프레디라고 부르고 따르는 필주 할아버지라고 해도 살인 공범에 살인을 방조하려면 강력한 이유가 필요한데 이게 잘 안 보입니다. 하다 못해 인규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일제 피해자라는 설정이라도 넣으면 설득이 될 텐데 단순히 친하고 돈 때문에 살인 공범이 된다는 것은 영화의 큰 결점입니다. 

일제 청산을 다룬 시의성 좋은 영화 리멤버 이성민 원맨쇼

여기에 정만식이 연기하는 강영식이라는 광수대 형사 캐릭터도 별 역할을 못합니다. 김치덕이라는 유명한 일본 장교였다가 6.25 전쟁 때 한국군 지휘관이었던 김치덕(박근형 분)의 압력에 굴하는 건지 정의를 이루려는 건지 두루뭉수리하게 사건만 뒤따르는 없어도 되는 인물입니다. 

따지고 보면 불필요한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불필요하게 보이는 이유는 실제로 불필요 하지만 한필주 할아버지를 연기한 이성민 때문도 있습니다. 

 

이성민만 보이는 영화 <리멤버> 이성민 연기만 보인다

일제 청산을 다룬 시의성 좋은 영화 리멤버 이성민 원맨쇼

이 <리멤버>를 리메이크한 이유는 놀라운 반전 스토리와 독일 나치 전범 척결이 한국의 친일파 척결과 비슷해서 리메이크했을 겁니다. 20대 청년을 투입하고 액션 장면을 강화해서 좀 더 풍성한 재미를 주고 있지만 반전 스토리는 원작이 더 좋습니다. 물론 원작 영화를 안 보고 보면 반전이 놀라운데 원작은 더 놀라운 반전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소재를 통해서 긴장감과 화려함을 넣었지만 이 영화 <리멤버>의 재미의 핵심은 이성민이라는 배우에서 나옵니다. 이미 뭐 이성민 배우가 연기 잘하는 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더 놀라운 연기를 합니다. 노인 분장하는데 4시간이나 걸려서 노인 분장을 하는 노력은 차치하고라도 이성민 배우의 연기가 불을 뿜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놀라운 연기는 순간 울컥하게 하네요.

이 배우의 힘이 이 영화의 핵심 재미이자 매력입니다. 친일파 척결과 주연 배우의 연기가 영화 <리멤버>의 재미를 이끕니다. 

<리멤버> 원작 영화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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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작된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와 전체적인 스토리 얼개는 비슷한데 각색을 참 많이 했습니다. 먼저 원작에서는 2명의 노인이 나옵니다. 1명은 치매 노인으로 척결 활동을 하고 1명은 휠체어에 앉아서 척결을 지시하죠. 행동 대원 같은 노인이 편지를 읽고 계속 자신의 행동을 이어가다가 마지막 나치 전범을 처단합니다.

반면 리메이크자인 <리멤버>는 20대 청년을 투입해서 젊은 관객층을 배려합니다. 나치 전범 처단과 친일파 처단은 비슷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내용이 많이 다릅니다. 그리고 가장 다른 점은 후반 반전 스토리의 결이 아주 다릅니다. 원작은 아주 놀라운 결말로 끝나고 리메이크작 <리멤버>도 비슷합니다. 그러나 반전 스토리의 결이 다릅니다. 

원작은 더 놀라운 반전이 있고 리메이크 작인 한국 영화는 또 다른 슬픔을 담고 있습니다. 반전의 놀라움은 원작이 좋지만 리메이크 스토리는 울림이 아주 강합니다. 이는 친일파들이 가지지 못하는 태도라서 슬픔도 묻어 나옵니다. 물론 결말도 원작과 다르게 끝나는데 이 결말이 무척 뭉클하네요. 다만 인규라는 캐릭터와 프레디라고 하는 필주 할아버지가 이 친일파 척결의 길을 함께 가는 당위성이 너무 느슨한 점은 아쉽네요.

그냥저냥 볼만합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냥 제값 했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나마 좋은 점은 오늘 10월 26일인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에 있는 <문화가 있는 날>로 오후 5~9시 영화를 단돈 7,000원에 볼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 할인을 하면 좀 더 저렴하게 볼 수 있습니다. 

별점 : ★★★
40 평 : 친일파 척결의 쾌감을 이성민이라는 부스터로 증폭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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