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태어나서 1962년 36살 나이에 사망한 '마릴린 먼로'에는 세계적인 관능 스타입니다. 지금도 '마릴린 먼로'를 뛰어넘는 관능미를 느껴지게 하는 스타가 없을 정도로 여전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마릴린 먼로'를 뛰어넘는 배우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쉽지 않을 겁니다.
'마릴린 먼로'하면 떠오르는 사진이 이 사진입니다.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지하철 환풍구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치마가 올라가자 이걸 막는 자세입니다. 대표적인 포즈이자 장면입니다. 그러나 질시의 눈길도 참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금발 미녀는 멍청하다'는 이미지를 만들 정도로 금발=백치미라는 공식을 만들어 냅니다. 흥미로운 것은 '마릴린 먼로'의 진짜 머리색은 갈색이지 금발이 아닙니다. 금발로 염색을 한 것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죠. 금발로 염색을 하고 연기를 했다는 자체가 철저히 대중 취향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모습이라는 것을요. 지금으로 따지면 부캐라고 할 수도 있지만 본캐 자체가 없던 배우라서 철저히 만들어진 이미지로 살아야했습니다.
실제로 '마릴린 먼로'는 금발도 아니었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도 깊고 어려운 책도 읽고 공부도 많이 한 열정적인 노력파입니다. 위 사진 속에서 들고 있는 책이 아일랜드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1922년 장편소설 '율리시스'입니다. 이렇게 '마릴린 먼로'는 금발은 멍청해라는 이미지로 살았고 이 이미지로 인해 고통도 많이 받았을 겁니다. '마릴린 먼로'는 36살 의문스러운 죽음을 당합니다. 약물 과다로 사망했다고 알려졌지만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고 여기저기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먼저 남편이었던 야구 스타였던 '조 디마지오'가 죽기전에 밝힌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이자 법무부 장관이었던 '로버트 케네디'가 죽였다는 말을 합니다. 또한 '마릴린 먼로'의 가정부였던 분이 한 작가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도 '로버트 케네디'가 '마릴린 먼로'가 케네디와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하자 약물로 죽였다는 고백을 합니다.
여러모로 안타까운 죽음입니다. 동시에 미국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준 분이기도 하죠. 가정이 있는 '존 F 케네디'와 2년 동안 연애를 했고 대통령에게 생일 축하곡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불륜을 대놓고 했던 미국 대통령. 그리고 아내였던 재클린도 맞바람을 피는 등 너저분한 미국 대통령의 사생활을 만드는데 먼로가 큰 역할을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마릴린 먼로'는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화제의 인물입니다. 이 '마릴린 먼로'는 지금도 이러쿵 저러쿵처럼 이미지를 소모당하고 있습니다. '마릴린 먼로'가 아닌 진짜 이름인 '노마 진'을 알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있습니다. 한 영화감독이 '마릴린 먼로'의 진짜 얼굴인 '노마 진'을 담았습니다.
화제의 넷플릭스 영화 <블론드>
지난 9월 말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블론드>가 오픈했습니다. 누워서 생각없이 켜 놓고 보다가 중간에 에로 영화를 방불케 하는 장면에 깜짝 놀라서 볼륨을 낮췄습니다. 뭐야 이거~ 놀란 마음을 달래면서 일시중지를 시켜놓고 검색을 해봤습니다. 19금이네요. 아~~~ 요즘 야한 장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가 거의 없어서 방심하고 봤네요. 혼자 봤기 망정이지 가족들과 봤으면 바로 꺼버렸을 겁니다.
그리고 검색을 해보니 이 <블론드>는 이미 해외에서도 호불호가 엄청 갈리고 화제성이 엄청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다시 주행을 했습니다. 그러다 또 멈췄습니다. 이게 실화인가? 채플린 2세들과 잠자리를 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게 실화인가 찾아보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서 실화도 있지만 지어낸 이야기도 많네요.
실화에 거짓을 섞다 보니 고인 모독은 기본, 논란을 홍보 수단으로 사용한 불쾌한 영화 <블론드>
불쾌한 장면들도 많지만 영화 <블론드>는 불쾌함을 유발하기 위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게 홍보 수단으로 활용될 것을 알는 듯 합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원작 소설 자체가 픽션과 논픽션을 섞어 놓았습니다. 문제는 그 지어낸 이야기가 논픽션 속 인물을 욕보이게 하면 안 됩니다. 아니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서 고인 모독을 합니까? 그래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영화가 <블론드>입니다. 실제로 저도 불쾌했고요.
보면서 초반에 너무 불쾌해서 보다 말았습니다. 그렇게 다음 날 다시 재생을 해서 보다 보니 이 영화 <블론드>가 쓴소리를 들을 각오로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짙어지고 깊어졌습니다. 이 본심이자 진심이 보이자 많은 불만과 불평은 사라지게 되네요. 그럼 이 영화가 담고자 하는 건 뭐냐! 한 마디로 '노마 진'입니다.
불쾌함을 잠재운 '노마 진'에 대한 진심
20살에 촬영한 '마릴린 먼로' 사진입니다. 맑고 참 밝아 보입니다. 데뷔 초기의 사진입니다. <블론드>는 '노마 진'의 아이 시절부터 담습니다.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고 태어난 '노마 진'은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못한 중독자 엄마로부터 큰 고통을 받고 자랍니다. 이에 옆집 부부가 '노마 진'의 어머니를 정신병원으로 보내고 '노마 진'은 고아원에서 자랍니다.
그렇게 '노마 진'은 여러 오디션을 보지만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원치 않은 성상납을 통해서 스타가 되면서 이미지 변신을 합니다. 머리를 염색하고 섹시 스타로 거듭나기 위해서 이름까지 바꿉니다. 바로 '마릴린 먼로'입니다. 다른 사람의 옷을 입고 있는 듯 거북스럽지만 '마릴린 먼로'라는 이름과 함께 세계적인 스타가 됩니다.
'마릴린 먼로'는 자신이 진짜 이미지 대신 '마릴린 먼로'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걸 무척 괴로워하는데 이 모습이 영화 전체에 잘 담겨져 있습니다. 배우는 걸 좋아하고 노력하는 '노마 진'이 아닌 금발에 멍청한 이미지로 살아가는 자체가 역겹게 느낍니다. 또한 자신이 성공하자 과거의 연인들이 해꼬지를 하는 등등의 안과 밖에서 '마릴린 먼로'를 그냥 두지 않습니다.
야구 스타인 '조 디마지오'와의 6개월이라는 짧은 결혼 생활과 낙태 등등의 고통을 지나서
뛰어난 공감 능력에 반하고 마릴린 먼로가 가장 좋아했던 사람으로 알려진 '아서 밀러'라는 문인과 결혼을 합니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도 파국을 맞았지만 이는 '마릴린 먼로'가 정신 분열에 가까운 '노마 진'과 '마릴린 먼로' 사이의 간극이 비극을 만들었다고 영화 <블론드>는 담고 있습니다. 보고 있으면 '마릴린 먼로'의 고통이 절절하고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이 점이 영화 <블론드>가 담고자하는 메시지였습니다. 만들어진 이미지인 '마릴린 먼로'가 아닌 먼로를 연기한 '노마 진'의 이야기를 심리 드라마로 담았습니다. 다양하고 과감한 카메라 앵글과 이미지의 유사성을 이용한 컷 편집 등등은 꽤 볼만합니다. 연출도 그런대로 좋고요.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아쉬움이 더 많이 듭니다.
<블론드> 이슈와 논쟁으로 또 한번 '마릴린 먼로' 이미지를 소비하다
'마릴린 먼로'를 연기를 한 배우가 누군가 했습니다. 먼저 먼로와 그렇게 닮았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비슷하긴 한데 안 닮았습니다. 그리고 먼로 특유의 행동도 안 보이고요. 누군가 봤더니 <그레이 맨>, <007 노 타임 투 다이>, <나이브스 아웃>에서 큰 활약을 한 쿠바 출신의 '아나 데 아르마스'네요. 이 배우 눈여겨보고 있는데 먼로와 그다지 닮지 않아서 중간중간 현타가 자주 오네요. 연기는 딱히 못하는 것도 잘하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영화 <블론드>는 '마릴린 먼로'로 산 불쌍한 여자 '노마 진'을 담고 있습니다. 그럼 불쌍한 여자를 잘 다루었으면 하는데 없던 이야기까지 만들어서 대중에게 소비되어가는 여자를 표현하려는 건 알겠는데 표현 수위가 너무 높습니다. 이러다 보니 '마릴린 먼로'를 또다시 무덤에서 파서 또 한 번 소비하는 느낌도 강합니다. 그렇게까지 표현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과도한 표현은 오히려 먼로 아니 '노마 진'을 두 번 죽이는 느낌입니다.
그냥저냥 볼만은 하지만 추천하기 어려운 그냥 '노마 진' 구출작전을 위한 또 하나의 눈요기꺼리 영화로 느껴집니다.
마치 난 이렇게 선한 사람이라고 선행 장면을 친구에게 촬영하게 한 후 유튜브에 올리고 자신의 이력서에 적는 그런 행위요. 불쾌함과 공감을 지나 다시 불쾌하게 끝나는 영화 <블로드>입니다.
40자 평 : 노마 진 구출 작전을 연출해서 감독이 자기 명성 올리는 도구로 활용하다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