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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역의 명물 예술의 시간 박혜수 개인전 모노포비아 외로움 공포증 관람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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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역의 명물 예술의 시간 박혜수 개인전 모노포비아 외로움 공포증 관람기

썬도그 2022. 10. 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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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각종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못한 행사를 10월 날 좋은 날 다 몰아서 하는 느낌까지 듭니다. 서울시에서 하는 각종 행사 위치 보시면 아시겠지만 서울의 서울은 종로, 중구 여의도, 서초구가 대부분입니다. 하다 못해 요즘 핫한 마포구 연트럴 파크에서도 행사 거의 안 해요. 하물며 금천구, 관악구 같은 곳에 서울시의 문화의 손길이 닳을 리가 없습니다. 절대 없죠. 그래서 오히려 서울 변두리 지역들은 경기도 행사에 더 접근하기 쉽습니다. 금천구는 안양시 행사나 안양 예술공원 같은 곳을 찾기 더 쉽습니다. 

그럼에도 박원순 전 시장이 서서울미술관 건립을 선물해 준 것은 서울시에서 온 가장 큰 온기였습니다. 이런 서울 변두리에도 가끔은 예술의 온기가 느껴지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예술의 시간입니다. 

예술의 시간은 '영일 프레시젼' 공장 건물 기술사를 리모델링해서 개관한 갤러리 겸 카페입니다. 금천구 독산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왼쪽에 있는 1번 마을버스 차고지 바로 뒤에 있습니다. 이 독산동이 경공업 지역이자 준공업 지역이라서 사람 사는 오피스텔과 공장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땅값 상승으로 많은 공장들이 이전하고 있네요. 성수동도 대표적인 준공업 지역이었다가 지금은 공장을 그대로 카페로 개조하는 등 핫플레이스가 되었습니다. 독산동도 그런 변화가 일어날까 행복 회로를 돌려 봤지만 그러기엔 오피스텔 숲이 되어가고 있어서 가능성은 낮네요. 

예술의 시간 박혜수 개인전 모노포비아 외로움 공포증

예술의 시간은 2층, 4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영일 프리시젼 기숙사를 리모델링한 건물입니다. 

예술의 시간 박혜수 개인전 모노포비아 외로움 공포증

2022년 9월 15일부터 11월 26일까지 실연을 소재로 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박혜수 개인전인 <모노포비아 - 외로움 공포증> 전시회가 진행중에 있습니다. 

박혜수 개인전 모노포비아 외로움 공포증 관람기

예술의 시간이라는 갤러리가 좋은 점은 한 전시회를 2달 가까이한다는 겁니다. 박혜수 작가의 작품은 이전에도 여기 '예술의 시간'에서 봤습니다. 실연을 소재로 한 전시회에 관람객의 실연 사연을 수집하고 같이 모임도 하는 활발한 활동을 봤죠. 재미있어요. 사랑만큼 강렬한 감정이 이별입니다. 사랑의 깊이만큼 이별의 감정은 쓰리고 아프죠. 이 실연의 감정을 프로젝트가 <굿바이 투 러브>라는 프로젝트입니다. 박혜수 작가는 2013년부터 이 <굿바이 투 러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 2022년 <모노포비아 - 외로운 공포증>로 마무리를 합니다. 박혜수 작가가 시작할 때부터 실연을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한 건 아니고 진행하다가 소주제로 실연이 등장합니다. 

실연을 소재로 한 예술 작품은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신기하죠? 음악에서는 실연 노래가 사랑노래보다 더 많은 듯하고 이별 노래가 엄청 많잖아요. 그만큼 이별의 고통이 아주 깊다는 겁니다. 사랑에 빠져도 노래 가사가 다 내 이야기 같고 실연을 해도 노래 가사가 다 내 이야기 같다고 하잖아요. 이 실연의 마지막 공연 같은 전시회가 <모노포비아 - 외로운 공포증>입니다. 2층에는 지난 10년간 작업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파트1. 어릴 때는 누구나 자신의 미래가 밝은 줄 알아

예술의 시간 박혜수 개인전 모노포비아 외로움 공포증
Made in Asia (2022)

2층 입구에는 바비 인형들이 가득합니다. 

예술의 시간 박혜수 개인전 모노포비아 외로움 공포증

단독 핀 조명받는 바비인형도 있고요. 이 인형 돌아갑니다. 

예술의 시간 박혜수 개인전 모노포비아 외로움 공포증

 

바비인형
예술의 시간 박혜수 개인전 모노포비아 외로움 공포증

바비 인형들은 여자 아이들의 장난감입니다. 그리고 바비인형처럼 크길 바라죠. 이게 표준 얼굴, 표준 몸매라고 하지만 주변 어른들 보세요. 마른 사람, 살찐 사람 등등 다양합니다. 그러나 마치 표준 몸매, 표준 얼굴인양 여자 아이들에게는 일종의 강요 같은 느낌도 듭니다. 이 바비인형들은 1966년에서 1999년까지 아시아 국가에서 제작된 바비인형들입니다. 

15살 동아시아 여공들이 만든 바비인형을 바다 건너 서양의 15살 소녀를 위해서  만드는 잔혹한 현실을 잘 담았네요

15살 동아시아 여공들이 만든 바비인형을 바다 건너 서양의 15살 소녀를 위해서 만드는 잔혹한 현실

제목처럼 '어릴 때는 누구나 자신의 미래가 밝은 줄 알아' 같네요. 이 말은 타이슨이 했다는 '누구나 계획은 있다! 쳐 맞기 전에는'과 비슷하네요. 이론과 현실, 상상과 현실의 차이겠죠. 어른됨의 과정은 현실에 연착륙하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그나저나 미싱이 있네요. 재봉틀이 바른말이지만 미싱이 이 작품에는 적합합니다. 왜냐하면 이 미싱은 이 독산 1동 바로 옆에 있는 구로공단 현 가산디지털단지 2,3단지를 상징합니다. 구로공단 여공들의 꿈이기도 하고요. 바비인형을 가지고 놀 나이를 지나자마자 중학생 나이에 시골에서 올라와서 기숙사나 벌집이라고 불리는 작은 셋방에서 살던 분들의 현실을 담은 느낌도 듭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 2022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 2022>

반대편에는 금박으로 된 벽돌과  그 앞에 작은 손이 나와 있네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 2022

금박으로 된 사탕인 듯합니다. 금이 얼마나 많은지 손에 다 묻을 정도네요. 

파트 2. 커서는 외롭고, 한심하고, 열 받고....

파트 2. 커서는 외롭고&#44; 한심하고&#44; 열 받고....

2층 복도에는 작은 작품들이 가득한데 제목이 정말 팍팍 와 닿고 재미있습니다. 

파트 2. 커서는 외롭고&#44; 한심하고&#44; 열 받고....

기왕이면 나쁘지 않게 헤어졌더라면 좋았을텐데... 내년에 결혼한다더라. 미친 놈..  망했으면 좋겠다.
와~~~ 직설적이고 진실되네요. 저 말에 애정도 있죠. 증오 밑에 깔린 감정 중 하나겠고요. 제 경험으로는 이것도 한 때에요. 20년 지나잖아요. 잘 기억나지도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왜 그때 미친 듯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했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불킥도 한 때지. 더 시간이 지나면 이불 차지도 않아요. 

파트 2. 커서는 외롭고&#44; 한심하고&#44; 열 받고....

ㅋㅋㅋ 얼마나 싫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파트 2. 커서는 외롭고&#44; 한심하고&#44; 열 받고....

 

파트 2. 커서는 외롭고&#44; 한심하고&#44; 열 받고....
파트 2. 커서는 외롭고&#44; 한심하고&#44; 열 받고....

다들 행복하지 말고 불행했으면 좋겠다. 지옥에나 가버려~~ 
이런 감정을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고 저도 그랬지만 세상엔 사랑 말고도 많은 이야기와 감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사랑 때문에 목숨 거는 건 덜 하게 될 거예요. 20대나 사랑이 활화산이지 40대 넘어가면 휴화산이 됩니다. 타버린 성냥 머리가 놓여 있네요. 이 문장들은 실연 사연에서 발췌한 문장입니다. 

파트 2. 커서는 외롭고&#44; 한심하고&#44; 열 받고....

한편으로는 실연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부럽기도 합니다. 실연도 사랑을 해야 실연을 하지 나이 들면 사랑이라는 감정도 희미해지고 별 느낌도 없어요. 그래서 그런지 러브 스토리가 담긴 영화도 점점 더 안 보게 되고 스킵하게 되네요. 

파트 2. 커서는 외롭고&#44; 한심하고&#44; 열 받고....

꽃 같은 시절의 붕괴 느낌이 아주 좋네요. 이 작은 작품들은 <실연수집 : 사랑의 단상> 작품 시리즈입니다. 

실연수집 : 사랑의 단상

여기도 금박으로 싼 사탕이 가득하네요. 모빌로 되어 있네요. 

실연수집 : 사랑의 단상

관람객 체험형 작품도 있습니다. 플라스틱 집개로 사탕을 집어 올린 후 금박에 올려놓고 양쪽을 쌉니다. 

실연수집 : 사랑의 단상

다 싼 사탕은 바로 밑에 넣어주면 됩니다. 

실연수집 : 사랑의 단상

이 작품은 <흔들리는 마음>이라는 작품입니다. 

흔들리는 마음

모빌 작품을 자세히 보니 한쪽은 종이학이 있고 그 무게만큼의 책이 있네요. 반대겠네요. 책의 무게만큼의 종이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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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음

요즘 종이학 접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70~90년대는 자신의 마음을 양화 하는 도구로서 가장 흔한 것이 종이학이었습니다. 
책 제목이 흥미롭네요 <냉정과 열정사이>네요. 영화로만 접했는데 사랑과 이별에 관한 유명한 소설입니다. 한때 사랑 이야기 중 가장 인기 높았던 소설이자 영화였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도 솔직히 환상이죠. 신혼 때나 두오모 성당을 매일 보면서 사는 느낌이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에 대한 환상은 느슨해질 겁니다. 

환상의 빛

이 작품은 <환상의 빛>이라는 작품으로 1,500마리 금색 종이학을 펴서 만든 작품 같네요. 예술 시계상자에는 실연수집 물품이 들어 있다고 해요. 금빛을 애용하는 이유는 찬란한 사랑의 느낌을 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남녀 사이의 사랑 감정은 불꽃같아요. 불꽃 색도 금색이죠. 

환상의 빛

예술의 시간 2층 갤러리 공간입니다. 기숙사 건물을 그대로 이용했는데 갤러리가 꽤 큽니다. 많은 인사동 갤러리를 가봤는데 거기에 비하면 엄청 크죠. 

환상의 빛

2020년 2월에 오픈한 예술의 시간은 박혜수 작가의 전시회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1년 전에 관람객들의 실연 사연을 수집하기도 했어요. 

환상의 빛

참여 관람객들은 대부분 여자분들이에요. 아무래도 남자들보다 여자분들이 공감 능력도 좋고 이야기로 풀어내길 좋아하잖아요. 물론 남자 실연자도 있긴 한데 어투나 문장을 보면 여자 분들이 많아요

반대로 제 실연 경험을 말하자면 여자들의 매몰차게 돌아서고 끝내는 모습에 경악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단칼이에요. 디지털 인간인가 할 정도로 맺고 끊는 게 칼 같더라고요. 물론 모든 여자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그래요. 그 모습을 제 조카에게서 보면서 씁쓸했어요.  쌍x도 많지만 쌍x도 많아요. 영화 <건축학개론>이 남자들의 실연에 대한 아픔을 너무 잘 그렸어요. 

카페 독산

3층은 카페 독산입니다. 커피 가격 3,500원에 인테리어가 좋은 카페입니다. 2층에서 커피 주문을 하고 받아서 3층 올라가는 불편함이 있지만 대신 공간이 엄청 커서 대화 나누기도 좋고 많이 모여서 회의를 하기도 좋아요. 전 가끔 리뷰 제품 촬영하러 들리기도 해요. 

카페 독산

이 사진은 2년 전 사진인데 지금은 살짝 또 달라졌어요. 조만간 또 찾아갈 예정입니다. 10잔 먹으면 1잔 공짜예요. 평일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공부하기도 작업하기도 좋아요. 코로나도 끝나가니 모임 장소로도 인기 높을 듯해요. 

아쉬운 점은 평일 오전 10시에 오픈해서 오후 6시에 닫아요. 토요일은 오후 12시에 열고 오후 7시에 닫아요. 일요일은 안 열고요. 철저히 주변 공장 노동자 근무시간대로 운영됩니다. 

파트4. 있지만 없는 사람 

파트4. 있지만 없는 사람

4층에도 갤러리가 있고 전시작품이 있습니다. 4층에 올라가고 깜짝 놀랐네요. 독서실 느낌이에요. 칸막이가 된 책상들이 가득해요. 

파트4. 있지만 없는 사람

<얇은 방>이라는 작품인데 손전등이 있고 책상 앞에는 창문 같은 것이 있습니다.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지만 전 고시텔 같더라고요. 작은 창문도 없는 고시텔도 많고요. 

파트4. 있지만 없는 사람

책상 구멍으로 들여다보니 영상물이 틀어져 있네요. 이 모든 것이 <기쁜 우리 젊은 날> 시리즈입니다. 
배창호 감독의 1987년 멜로드라마 <기쁜 우리 젊은 날>에서 차용한 듯합니다. 박혜수 작가님이 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나 봐요. 2층 전시회도 일본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고요. 

영상물은 30분짜리 영상물로 구로공단에서 근무하던 분들의 젊은 날의 연애담을 담고 있습니다. 직장 동료를 짝사랑해서 따라다녔던 이야기 등등이 담겨 있습니다. 숨겨 놓은 연애 수첩을 꺼내 들어서 읽어 보는 느낌입니다. 젊은 자체가 기쁨이죠. 그러나 젊은 사람들은 그 축복을 잘 몰라요. 나이 들어서 몸이 예전 같지 못할 때 깨닫죠. 

파트4. 있지만 없는 사람

사랑의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고 이야기도 다를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사랑 이야기를 덜 좋아하고 더 좋아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네 사랑 이야기는 흔히 필부필부 이야기라서 친한 친구라고 해도 잘 들어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자기 사랑에만 관심 많지 다들 남 사랑 이야기에 큰 관심이 없어요. 정말 친한 친구는 들어주지만요. 

파트4. 있지만 없는 사람

그런 면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은 이기적이네요. 이타적인 사랑은 대부분은 비이성적 관계에서만 발현되고요. 

파트4. 있지만 없는 사람

이 영상물은 안에 들어가서 관람해도 되고 

파트4. 있지만 없는 사람

의자에 앉아서 관람해도 돼요. 제가 시간이 없어서 다 보지 못했는데 다시 들리는 다음 주에 다 볼 생각입니다. 전 이런 우리 주변의 사랑 이야기가 더 정겹도 좋더라고요. 아이고~~ 나이와 성별이 다르지만 연애 이야기를 꺼내니 다들 부끄러워해요. 

파트4. 있지만 없는 사람

실연이 고통스럽긴 한데 그런 고통 속에서 좀 더 나은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세상엔 못된 사람, 좋은 사람 혼재되어 있고 같은 사람에게도 둘이 동시에 발현되기도 해요. 그래서 사람 오래 겪거나 같이 고통을 겪어봐야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게 된다고 하잖아요. 

10월 지나 11월 말까지 전시회를 하니 시간 나실 때 들려보세요. 금천구 독산역 근처 사는 분들은 외출 나가실 때 들려도 좋습니다. 마을버스 1번 종점 바로 뒤에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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