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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by 썬도그 2022.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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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막차를 탄 영화 <정직한 후보>였습니다. 만년 조연 배우였던 라미란의 주연으로 나온 <정직한 후보>는 손익분기점 150만을 겨우 넘긴 153만 명으로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끝이 납니다. 코로나가 없었으면 좀 더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꽤 잘 만든 코미디 영화입니다. 

거짓말을 술술술 줄줄줄 하던 3선 의원 주상숙이 할머니 김옥희 여사의 저주 같은 하늘의 벌로 인해 거짓말을 못하는 인간 수류탄이 되어서 세상에 모든 직설적 화끈한 언어를 펼친다는 내용입니다. <정직한 후보2> 개봉 전에 넷플릭스에서 다시 찾아봤는데 잠깐 보려다가 앉은자리에서 1시간 이상을 봤네요. 봤던 영화지만 다시 봐도 꽤 재미있는 정치 코미디입니다. 

<정직한 후보>는 장유정 감독 작품으로 <김종욱 찾기>와 <부라더>를 연출한 감독입니다. 2개의 전작은 다 봤는데 딱히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만 <정직한 후보>는 정말 맛깔나게 잘 만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라미란이라는 입담과 연기가 좋은 천상 코미디 배우인 배우의 힘이 아주 컸습니다. 

전설의 주둥이로 낙마한 주상숙 강원도지사가 되다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3선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하다가 할머니의 바람이 현실이 됩니다. 할머니는 손녀인 주상숙이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는데 그 기도가 먹힙니다. 하루 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된 주상숙은 인간 말폭탄이 되어서 속에 있는 진심과 진실이 된 말을 속사포처럼 쏟아냅니다. 이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이 설정과 라미란의 연기로 영화 전체를 하드 캐리 합니다. 

여기에 약간의 감동 드라마를 섞어서 1편은 꽤 재미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라미란 단독 주연에 대한 반신반의를 했지만 <정직한 후보>를 본 분들은 라미란 만으로도 재미있을 수 있구나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인기를 바탕으로 <정직한 후보2>가 나옵니다. 1편이 초대박을 내야 2편이 나오는데 반해 이 영화 <정직한 후보>는 1편이 초대박이 아닌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긴 점을 감안하면 2편이 나올지는 예상 못했습니다만 2편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1편 꼭 보세요. 정말 재미있는 정치 코미디입니다. 

진실만 말하는 주상숙은 당에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하지만 역시 낙선하게 됩니다. 할머니 고향인 강원도에서 자숙의 시간을 가지던 주상숙은 바다에 빠진 트럭 속 청년을 구해서 전국구 스타가 됩니다. 청년을 구한 주상숙은 그 인기를 바탕으로 강원도 도지사가 됩니다.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강원도지사 주상숙은 초기에는 각종 부동산 개발 정책을 보류하고 전면 재검토를 합니다. 신입 도지사의 패기가 철철 넘칩니다만 늘공인 건축과 공무원의 감언이설로 '르 강원' 재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합니다. '르 강원'은 고급진 주상복합 아파트와 함께 서민들을 위한 주택을 동시에 짓는 조건으로 주상숙이 개발 허가를 내줍니다. 그런데 '르 강원'의 대박으로 주상숙은 전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도지사가 되고 개발 롤모델이 됩니다. 

이에 맛들린 주상숙은 각종 개발을 추진합니다. 심지어 오징어 조형물도 작고 볼품없는 돌로 된 오징어 말고 금으로 칠한 대형 오징어를 만드는 등 전형적인 도지사 또는 행정 공무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후까시가 가득 들어간 가발을 쓰는 주상숙은 초심은 다 잃고 점점 부동산 개발론자가 되어갑니다. 그렇게 귀찮지만 찍어야 하는 수중 영상을 찍다가 할머니의 저주를 또다시 얻어맞게 됩니다. 설정은 전작과 비슷하죠. 그러나 영화는 2편이라서 재미를 위해서 보좌관인 박희철(김무열 분)까지 진실의 입이 되게 합니다. 쌍으로 진실의 입이 된 <정직한 후보2>입니다. 

정직한 후보와 동음 반복 같은 설정. 진실의 쌍포가 되어도 재미는 반으로 뚝 떨어지다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정직한 후보2>의 재미를 설명하려면 지난달에 개봉한 <공조 2 : 인터내셔널>을 살펴봐야 합니다. 세상 모든 속편이 망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1편의 독특한 설정과 재미를 똑같이 2편에서 하면 재미가 반으로 뚝 떨어집니다. 세상 모든 관객은 이미 봤던 것을 또 보고 싶지 않습니다. 1편의 독특한 설정을 유지하되 또 다른 재미, 또 다른 변주가 주는 재미를 원하죠. 

<분노의 질주> 시리즈처럼 새로운 액션, 놀라운 액션 등등 액션으로 무장하면 그나마 낫지만 액션 영화가 아니면 이야기의 변주나 추가 투입 캐릭터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면에서 <공조 2 : 인터내셔널>은 '다니엘 헤니'라는 강력한 캐릭터 투입과 함께 전작에서 재미 요소였던 윤아 캐릭터를 확장해서 재미를 크게 끌어올립니다. 여기에 액션도 더 화려합니다. 그래서 공조는 1편보다 2편이 더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그럼 <정직한 후보2>는 어떻냐? 2편 만의 재미를 위해서 보좌관인 박희철도 진실된 입이 되게 합니다. 여기에 주상숙의 남편 봉만식의 여동생인 포니(박진주 분)를 투입합니다. 또한 전작에서는 입만 진실되는데 반해 2편에서는 몸까지 진실됩니다. 즐거우면 대통령 앞에서 춤까지 춥니다. 그리고 여기서 끝입니다.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전작인 <정직한 후보>와 동음 반복입니다. 설정도 비슷하고 재미도 비슷합니다. 1편을 안 본 분이라면 오히려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비슷합니다. 전 1편을 너무 재미있게 봤고 2편도 1편과 비슷한 재미를 제공하지만 만족감은 반으로 떨어졌습니다. 똑같은 걸 또 보는 느낌에서 누가 만족감을 느끼겠어요. 오히려 서사는 1편보다 더 떨어집니다. 

'르 강원'에 취해서 초심을 잃은 주상숙이 다시 진실의 입을 가지게 된 후 초심을 찾는 과정에서 부동산 개발 비리를 알게 되고 일망타진한다는 내용인데 서사가 그렇게 탄탄하지 않습니다. 물론 1편과 달리 2편은 지역 개발 이권에 대한 신랄한 비판 특히 국토부를 국토 마피아로 그린 점은 아주 통쾌하고 유일한 사이다였습니다. 그러나 1편보다 더 재미있다고 느끼는 점이 거의 없습니다.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그나마 신선했던 장면은 대통령 출연 장면입니다. 전국 도지사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남북 관계를 위한 팀 단일화에 성사되는 과정에서 주성숙의 활약은 가장 큰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나머지가 문제입니다.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부동산 개발이라는 전편과 다른 소재를 가지고 왔는데 이게 공감은 가지만 영화에서는 잘 맞는 옷이 아닌 느낌이 많습니다. <정직한 후보2>에서는 주상숙의 친구가 이 '르 강원' 아파트에 분양을 받았다는 설정으로 수혜자로 표현되지만 발암물질이 섞인 시멘트로 지어진 아파트라는 점이나 후반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주상숙이 사과를 하는데 이게 사과로 넘어갈 사안이 아닙니다. 아니 수억 짜리 아파트를 전 재산과 대출받아서 샀을 건데 그게 사과로 됩니까? 물론 영화에서는 복잡하게 다루지 않고 잘 마무리 하지만 부동산 개발이 복잡하듯 복잡한 설정이 있다는 걸 너무 쉽게 퉁 치고 넘어가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강원도지사라는 설정 때문에 도지사의 힘이 도달하기 쉬운 부동산과 남북 문제를 소재로 한 듯한데 차라리 다시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걸 설정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그럼에도 박진주가 연기하는 포니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등 재미를 끌어 올리려고 노력을 하지만 전작만큼 신선한 맛은 없네요. 여기에 대외적인 안 좋은 모습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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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성인 영화 관람료 1만 5천원 시대에 오히려 더 재미없는 한국 영화들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코로나로 영화관이 어려워졌다고 2020년 1만 3천 원 하던 주말 성인 영화관람료는 2022년 10월 현재 1만 5천 원으로 올랐습니다. 영화관람료가 오르면 그에 맞게 재미도 증가하면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오히려 더 재미가 없습니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 초대박을 낸 영화들이 몇이나 있나요? <범죄도시2>가 특이하게 놀라운 성적인 1269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냈을 뿐 여름 빅4 영화 중에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많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최근에 개봉하는 영화들은 밀리고 밀려서 개봉하는 영화에 볼만한 영화도 없어서 영화관람객이 확 줄었습니다. 코로나는 다 끝나 가는데 영화관은 상영할 영화가 줄다 보니 다시 재개봉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제작하는 영화 편수가 확 줄었고 영화 1편 나오는데 보통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기에 지금 상영 영화들이 줄어든 것은 2021년, 2022년 제작에 들어간 영화가 줄어서겠죠.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입니다. 영화 관람할 돈으로 OTT 서비스 끊고 집에서 편하고 더 재미있는 콘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선택지가 늘었습니다. 영화관에서 팝콘 먹으면서 박장대소하고 스릴 넘치는 영화들이 펑펑 터져 나와줘야 다시 영화관을 가지 <인생은 아름다워>, <늑대사냥>, <리미트> 같은 영화들이 계속 나오면 영화 관람을 더 줄일 겁니다. 

그나마 <정직한 후보2>는 개인적으로는 <인생은 아름다워>보다 2배 이상 재미있게 봤지만 그럼에도 전작의 동음 반복 같아서 재미는 1/2로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2년 전보다 영화 관람료가 2천 원이나 더 올랐네요.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여기에 현 강원도지사가 밥숟가락 얹였다가 오히려 평점 테러를 받고 있고 이에 영화사 관계자가 화를 내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죠. 이 영화는 강원도지사 비판하는 영화이고 영화 속 배경이 강원도이지만 강원도에서만 찍은 것도 아니고 촬영 당시 도시사는 김진태가 아닌 최문순 전 도지사입니다. 영화를 보면 강원도지사 비판하는 내용인데 영화를 어디로 본 건지 자기 이야기라고 하는 정말 찐한 블랙코미디를 연출하네요. 

1만 5천원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영화관은 관람객이 더 줄어들 것입니다. 이는 <정직한 후보2>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최근 본 한국 영화들이 너무도 수준 이하들이 많아서 하소연을 하게 되네요. 

<정직한 후보> 1편을 안 본 사람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정직한 후보2>

정직한 후보2. 동음반복 같은 재미와 오른 건 영화관람료 뿐

볼만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상 밖으로 대박을 친 소박한 코미디 영화 <육사오>와 비슷하게 소소하게 웃다 나왔습니다. 다만 1편과 비슷한 설정과 변주도 많지 않아서 만족감은 1/2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1편을 안 보고 2편만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아쉬움이 더 크네요. 

10월은 영화관 비성수기라고 하죠. 날이 좋아서 다들 바깥으로 나가고요. 올해는 코로나 제한도 다 풀려서 더 많은 사람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이글 쓰고 나가려고요. 그래서 10월에 개봉하는 영화들을 살펴봤는데 정말 보고 싶은 영화 1편도 개봉을 안 하네요. 개봉도 덜하지만 개봉하는 영화들도 별로입니다. 

<정직한 후보2>는 볼만은 한데 추천은 못하겠네요. 좀 더 재미를 구가할 수 있는 번뜩한 시나리오가 나왔으면 했는데 그냥 1편과 비슷한 수준이네요. 

별점 : ★★★
40자 평 : 공포의 주둥이 쌍포로 무장했지만 동음 반복으로 재미는 반으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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