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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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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를 탄 소녀가 아닌 불도저를 갈아 마신 소녀

썬도그 2022. 6. 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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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넷플릭스에서 오픈한 영화 <불도저를 탄 소녀>는 저예산 영화입니다. 2022년 4월 7일 개봉해서 누적관객이 12000명 정도 됩니다. 저예산 영화라서 관객 수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흥행에 크게 성공한 영화는 아닙니다. 저도 예고편 보고 딱히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주말에 넷플릭스 영화를 뒤적이다가 영화 부문 1위를 하기에 재생을 했습니다. 

스카이캐슬의 항상 성이 나 있던 강예서를 보는 듯한 주인공

불도저를 탄 소녀

좀 안타깝습니다. 김혜윤이라는 배우가 연기도 잘하고 인기도 많은데 스카이캐슬의 강예서로 스타가 되어서 그런지 강예서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강예서를 떠올리면 쇳소리를 내면서 항상 성이 잔뜩 나 있는 모습만 기억되고 실제로 드라마 내내 성이 난 모습만 주로 보여줍니다. 

<불도저를 탄 소녀>를 보면서 공부 잘하는 강예서의 불량소녀 버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가 난 표정만 영화 내내 보여줍니다. 보면서 언젠가 순해지겠지 했는데 아닙니다. 항상 화가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이러기 쉽지 않은데 영화에서 배우가 거의 한 가지 표정만 짓고 있습니다.

불도저를 탄 소녀

다만 동생을 볼때는 엄마 미소를 짓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괴이하다고 할 정도로 주인공인 혜영(김혜윤 분)에 대한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해보죠. 주인공 혜영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건지 고등학교 중퇴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학교는 안 다닙니다. 팔뚝에는 용문신을 했는데 언제 왜 했는지 모르겠지만 비행청소년이라는 표식으로 보입니다. 아빠 구본진(박혁권 분)은 한국중공업을 근무하다가 경마에 빠져서 회사를 그만둡니다. 혜영의 엄마는 혜영의 어린 시절 세상을 떠납니다. 어떻게 보면 철없는 아빠가 한 집안을 망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 고쳐쓰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놀랍게도 아빠 구본진은 이전 직장 사장의 배려로 분식집 자리에 중국집을 운영합니다. 보통 놀음에 빠진 사람은 놀음을 끊지 못해서 중국집 운영을 제대로 못할 것 같은데 아닙니다. 나름 장사가 잘 됩니다. 종업원도 4명 정도 두는 꽤 규모가 큰 중국집입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1층짜리 건물을 2층으로 올려서 확장까지 합니다. 

이것도 흔하지 않은 설정입니다. 그렇다 칩시다. 아내가 죽고 정신 차려서 비행 청소년이 된 딸과 초딩 아들을 키우는 아빠라고 치고 넘어가도 넘어가지지 않는 캐릭터가 바로 주인공 혜영입니다.

공감도 안 가고 이해도 안 가는 주인공 혜영

불도저를 탄 소녀

학교를 중퇴했는지 졸업했는지 모르지만 보통 우리가 소녀라고 함은 20살 먹은 성인을 소녀라고 하지 않죠. 제목으로 유추하면 고등학교 중퇴를 했나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소년법정에서 나온 혜영은 자신을 신고한 여고생을 길거리에서 팹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중국집 카운터에 있는 단말기를 열고 돈을 좀 챙깁니다. 아빠에게는 기본이 반말이고 너라고 합니다. 

이런 주인공을 좋아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화를 내도 아빠가 화상을 입자 도와주는 걸 보면 뼈속까지 나쁜 청소년은 아닌 듯합니다. 그럼에도 기본 태도가 항상 성질이 나 있는 모습에 왜 저렇게 화가 나 있지?라는 생각만 들게 합니다. 이런 모습은 후반에 해결될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이해 안 가는 행동들은 계속됩니다. 가족에게만 그러는 건 아닙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를 하다가 점주에게도 불같은 성질을 보입니다. 그렇다고 몰상식 정도는 아닙니다. 이모부나 이모에게는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춥니다.

그러나 기본 태도가 성질머리입니다. 보다 보면 언제 저 화는 누그러들까 궁금한데 그 궁금함이 영화를 계속 보게 만드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딱 20분 보고 와~ 이런 영화가 다 있나 할정도로 이상한 영화였고 그만 볼까 하지만 성질만 내도 끝나지 않겠지라는 궁금증이 영화를 더 보게 만드네요. 

아버지의 사고 그리고 밝혀지는 숨겨진 이야기

불도저를 탄 소녀

성이 잔뜩 나 있는 혜영에게 한 통의 전화가 옵니다. 형사인데 아버지가 폭력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혜영은 관심이 없습니다. 법원에서 명령한 직업훈련을 받는데 더 집중합니다. 직업훈련은 작은 불도저입니다. 아버지가 중장비를 몰았는데 딸도 중장비를 배웁니다. 미용, 제빵제과 등도 있는데 중장비를 배우는 이유는 나오지 않습니다.

<불도저를 탄 소녀>는 친절한 영화가 아닙니다. 모든 것을 관객에게 상상하게 합니다. 물론 구차하게 설명을 다 하면 그것도 문제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 설명을 해주면 좋은데 그런게 없습니다. 그러던 중 혜영에게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전화가 옵니다. 부리나케 병원에 도착하니 의식을 잃은 아버지가 누워있습니다. 교통사고가 났고 다리에서 추락했다고 합니다. 보통 사고 경위를 형사나 경찰이 자세히 설명을 해줍니다. 그런데 안 해줍니다. 

하나 같이 캐릭터들이 밉상입니다. 아니 왜 어떻게 무슨 사고가 났는지 말해줘야죠. 한국 경찰들이 불친절한 것은 익히 경험해서 잘 알지만 그걸 감안해도 너무 심했습니다. 아니 사고 경위를 보험회사 직원을 통해서 피해자 가족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압니까? 등장 인물 중에 제대로 된 인물이 없다고 할 정도로 엉망진창 진상극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심지어 후반에 나오는 이모라는 인물도 자초지종을 잘 말해야죠. 그냥 성질만 냅니다. 어린 혜영이 알아듣게 설득을 해도 모자랄판에 지들 성질만 냅니다. 

유일하게 이해가고 공감 가고 납득 가는 캐릭터는 패스트푸드 점주와 혜영의 동생뿐입니다. 그냥 다 성질만 냅니다. 이러니 보는 저도 성질이 계속 나게 되고 그 성질머리가 영화를 꾸역꾸역 보게 하네요. 신기하게도 영화를 보다가 화가 나는데 그 화가 더 보게 만듭니다. 

드디어 드러나는 건물주 빌런

불도저를 탄 소녀

아버지는 사망합니다. 그리고 그 사망전의 행동들을 알게 됩니다. 아버지의 전 직장의 사장이자 빨간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사장이 원인임을 알게 됩니다. 보통 드라마에 정치인 등장하면 현존하지 않은 가상의 정당으로 표현하는데 대놓고 너무 빨간당입니다. 자유국민당? 누가 봐도 자유한국당을 그대로 담았네요. 지금은 국민의 힘으로 당이름을 바꿨지만 시나리오 단계와 영화 제작 단계에서는 자한당이거나 그냥 빨간당을 비판하고 싶었나 봅니다.

실제로 현 여당인 국힘당은 친 자본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죠. 그래서 다른 나라는 물가 잡는다고 세금 올리는데 한국은 대기업 법인세를 인하해 줍니다. 부자증세를 하는 전 세계 선진국과 달리 나 홀로 부자감세를 하고 있습니다. 종부세 인하와 폐지는 어떻고요. 

그러나 영화 <불도저를 탄 소녀>는 아버지 사망의 원인인 최영환 국회의원 후보를 찾아가서 뻘짓을 합니다. 아버지가 피해를 당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백업도 안 하고 지역 신문사나 언론사에 연락해서 터트릴 준비를 해 놓고 협박을 해야 하는데 그냥 돌진합니다. 노빠구 혜영입니다. 보면서 저래서 불도저구나 했네요. 

정말 화만 낼줄 알고 유연함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돌격만 하죠. 물론 어린 나이니까 이해를 합니다만 최소 백업을 해놓거나 다른 전화기로 녹음 내용을 틀어서 협박을 해야죠. 

불도저를 탄 소녀

가장 황당한 건 어떻게 임차인이 자기 땅도 아닌데 건물을 2층으로 올립니까? 건물주도 아니잖아요. 설정 자체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불도저를 타기까지의 과정의 억지스러움이 가득한 불도저를 탄 소녀

불도저를 탄 소녀

올해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안 좋은 영화였습니다. 김혜윤 특히 박혁권 배우를 무척 좋아해서 응원하지만 연출 시나리오가 정말 안 좋네요. 왜 그런가 봤더니 감독이 각본까지 썼네요. 한국은 독특하게도 각본과 연출을 한 사람이 하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독특한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특히 독립영화들이 개성 넘치는 영화들이 많은 이유입니다. 수백억 짜리 영화들은 배급사이자 제작사들이 시나리오 단계부터 간섭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이 개성 넘친다는 이야기는 감독이 다 망칠수도 있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먼저 이런 영화가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시나리오 자체가 좋지 못합니다. 감독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세련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갑질하는 것이 새로운 소재도 신선한 소재도 아닙니다. 아빠의 사고를 통해서 서서히 진실이 밝혀지는 스릴러 기법을 녹여 놓은 건 좋지만 주인공 혜영을 이렇게 표현하면 누가 주인공에게 호감이나 공감을 가지겠어요. 주인공이 너무 밉상입니다. 이는 영화 끝까지 이어집니다. 

마지막 장면도 그렇습니다. 금융 치료를 받는 느낌이지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사고 난 대학생 커플도 쓸데 없이 숨기려는 행동입니다. 별 사건이 아닌데도 너무 비틀어 버렸습니다. 한마디로 영화가 너무 못생겼습니다. 못 만들었습니다. 제목이 스포일 정도로 결국은 소녀가 불도저를 타고 세상 갑질을 부셔버린다는 것 같지만 그냥 객기로 끝납니다. 갑질을 한 사장도 반성하는 것 같지 않고요. 

영화를 끝가지 본 이유는 초등학생인 남동생 때문입니다. 남동생이 유일하게 혼돈의 영화를 잡아주네요. 비추천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불도저같은 무대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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