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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추억팔이 공원이 된 쥬라기월드 도미니언

by 썬도그 202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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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다가 공룡에게 잡아 먹혔으면 했습니다. 코로나도 잦아들고 극장가가 코로나 이전에 거의 버금가는 관객이 몰려드는 요즘 영화계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웬만하면 좋게 평가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참기 어렵네요. 총 6부작인 쥬라기 공원, 쥬라기 월드 3부작의 최종작이라서 응원을 했지만 조악한 연출과 시나리오가 추억까지 파괴했습니다. 그렇다고 못 볼 정도는 아니지만 돈 내고 보기엔 돈이 무척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합니다. 그럼에도 전작들에 대한 존경심으로 꼭 보시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기대치를 크게 낮추고 보시길 권합니다. 시리즈 중 가장 재미가 없네요. 

쥬라기월드 도미니언을 보기 전에 알고 봐야 할 정보들

쥬라기월드 도미니언

마이클 크라이튼 원작 소설인 쥬라기 공원을 영화로 만든 것이 1993년입니다. 당시 TV에서는 현대자동차가 1년 동안 수출해서 번 돈 보다 쥬라기공원 1편이 거두어들인 수익이 더 높다면서 문화강국 미국을 칭송했습니다. 

인젠이라는 회사가 호박에 갖힌 공룡 피를 빨고 죽은 모기에서 추출한 공룡 DNA와 양서류 DNA를 섞어서 공룡을 복원합니다. 인젠은 이곳을 쥬라기 공원으로 만들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관람가능한 공룡 테마파크로 만들려는 야심을 보입니다. 그러나 자연은 통제 가능하지 않다는 시리즈 전체를 통과하는 메시지를 보여주면서 공룡 대탈주극은 봉인됩니다. 이게 쥬라기 공원 3부작의 끝입니다. 

이 봉인된 쥬라기 시리즈는 2015년 쥬라기월드로 리부팅을 합니다. 쥬라기 공원이 개장도 못하고 망해버린 실패를 교훈 삼아 마스라니라는 재벌이 쥬라기월드를 개장합니다. 쥬라기월드는 1편에서 나온 인젠의 산타 할아버지 같은 하얀 수염의 '존 해몬드'의 유언을 이어 받아서 공룡 테마파크인 쥬라기월드를 운영합니다. 쥬라기월드는 공룡을 복원하는 걸 넘어서 다양한 DNA를 조합해서 새로운 생물체를 만듭니다. 

인도미누스 렉스는 여러 생명체의 DNA를 조합해서 카멜레온 같은 위장술과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과 살벌한 공격력을 가진 괴생명체까지 만듭니다. 쥬라기 시리즈답게 이런 과학자들의 오만은 심판을 받게 됩니다. 렙터 조련사인 오웬(크리스 프랫 분)은 자신이 길들인 블루라는 랩터와 함께 병기화 된 인도 랩터를 무찌릅니다. 

영화 <쥬라기월드 도미니언>을 보면 사춘기 소녀 메이지(이사벨라 써먼)이 누군지 궁금하실 겁니다. 쥬라기월드 2편이 2018년 개봉했지만 4년이나 지나서 이 소녀가 누군지 궁금하죠. 그렇다고 영화가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습니다. 영화보다 보면 복제 인간임을 알 수 있지만 어떤 맥락인지 초반에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메이지는 인젠의 수장인 산타 할아버지 같은 '존 해먼드'의 과학자 딸이 자신을 이용해서 만든 복제 인간입니다. 어떻게 보면 '존 해먼드'의 손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존 해먼드'의 딸은 젊은 나이에 요절하게 되는데 자신의 DNA를 수정한 복제인간 메이지를 만듭니다. 엄마의 뛰어난 과학 기술을 탐내는 많은 사람들이 메이지를 찾게 되고 이에 오웬과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분)는 복제인간 메이지를 딸처럼 키웁니다. 

공룡과 공존하는 세상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바이오신 공룡 연구 기업

쥬라기월드 도미니언

쥬라기월드 2편에서 복제 인간 메이지는 이슬라 루블라의 공룡들을 방생합니다. 이 결과로 전 세계는 공룡이 퍼지게 되고 인간과 공룡은 공존의 삶을 살게 됩니다. 이 사진은 초기 예고편에 있던 장면으로 자동차 영화관에서 영화 관람을 하던 중 티라노가 난장판을 만드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본편에서는 통으로 삭제가 되었네요. 

영화가 시작되면 인간과 공룡이 공존을 하는 세상을 보여줍니다. 공존이라고 하기엔 덩치 큰 공룡, 공격적인 공룡들로 인해 인명 피해가 보입니다. 이러면 무기를 이용해서 제거하거나 최소 마취해서 따로 관리해야 할 듯 하지만 상당히 느슨하게 관리합니다. 

쥬라기월드 도미니언

<쥬라기월드 도미니언>은 쥬라기 공원의 인젠 같은 공룡 관련 기업 바이오신이 나옵니다. 바이오신은 윤리적인 유전자 회사 및 공룡 관리 기업으로 활약하지만 속은 음흉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정체모를 거대 메뚜기 떼가 창궐하게 되고 이 이상한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서 새틀러 박사(로라 던 분)가 출동합니다. 새틀러 박사는 앨런 박사(샘 닐 분)을 호출하게 됩니다. 이 두 사람은 바이오신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이안 박사(제프 골드브럼 분)의 초청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안은 두 박사에게 거대 메뚜기 떼 창궐 원인이 바이오신의 비밀 연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몰래 전해줍니다. 그리고 두 박사는 메뚜기 떼 발생 증거를 찾습니다. 한편 오웬은 랩터 블루의 새끼와 메이지를 납치해간 세력을 쫓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보면서 쥬라기공원 1편을 다시 본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미친 과학자가 이끄는 유전자 조작 회사가 과욕을 보이다가 자연의 심판을 받는다는 식의 내용입니다. 다른 점은 결말이 다르다는 점이 다릅니다. 

쥬라기공원 시리즈와 쥬라기월드 시리즈의 콜라보. 그러나 시너지 효과는 없다

쥬라기월드 도미니언

쥬라기공원 시리즈의 샘닐, 로라 던, 제프 골드브럼이 다시 뭉쳤습니다. 여기에 크리스 프랫이 이끄는 쥬라기월드 군단도 함께 합니다. 30년을 이어간 장수 시리즈의 전반부를 이끈 3명의 박사와 후반부를 이끈 주인공들이 한 공간에서 만납니다. 

이는 스파이더맨 노웨이홈과 유사합니다. 이전 시리즈와 현재 시리즈의 콜라보죠. 그런데 쥬라기공원과 쥬라기월드 콜라보는 영 신통치 않습니다. 먼저 쥬라기공원 시리즈의 3명의 박사가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전작에서도 별다른 역할이 없고 그냥 공룡 피해 다니는 모습만 보여줬기에 이 자체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요즘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늘어서 좀 심심한 면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랩터 조련사인 오웬이나 클레어가 엄청난 활약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웬 특유의 블루를 다룰 때 취하는 자세만 보여줄 뿐입니다. 이 두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장면이 뭉클하냐? 뭉클함이 이상하게 없네요.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처럼 깜짝 등장이 아니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 영화가 참 여러모로 연출과 스토리가 엉망진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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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메뚜기 월드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쥬라기월드 도미니언

쥬라기월드 시리즈의 매력은 하이브리드 공룡, 유전자 조작을 통한 지구 상에 없는 공룡을 선보인다는 겁니다. 인도 랩터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이번 <쥬라기월드 도미니언>에는 기가노트사우르스가 나오긴 하지만 티라노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새로운 공룡이 주는 재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주인공이 거대 메뚜기가 아닐까 할 정도로 메뚜기가 많이 나옵니다. 

메뚜기월드에 오신걸 환영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메뚜기가 대활약을 합니다. 문제는 이뿐이 아닙니다. 

오마쥬를 넘어서 쥬라기공원 1편과 비슷한 스토리와 진행에 한숨만 나오다

쥬라기월드 도미니언

<쥬라기월드 도미니언>은 상영시간이 2시간 30분으로 상당히 깁니다. 좋은 영화는 3시간짜리 영화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죠. 그런 영화들은 스토리가 탄탄한 영화들로 액션이 없는 구간에도 스토리가 좋아서 지루할 틈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쥬라기월드 도미니언>는 영화도 지루한데 상영시간도 너무 길어서 나중에는 시계만 연신 봤습니다. 

먼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거대한 공룡이 배를 침몰시키는 장면이 나와서 드디어 시작이구나 했는데 그러고 1시간 정도 지날 동안 이렇다 할 액션이 없습니다. 1시간이 지나면 드디어 예고편에 나온 유럽에서의 오토바이 질주 장면이 나옵니다. 그나마 볼만한 액션이긴 한데 인도 랩터의 추격만 있네요.

제가 예상한 액션은 인도 랩터 말고 다양한 공룡들이 인간을 공격하고 그걸 인간이 막는 과정을 담을 줄 알았는데 그냥 오토바이타고 질주하는 장면만 있네요. 스토리도 문제가 참 많습니다. 바이오신에서 신구 주인공들이 만난 이후 행동들이 어디서 많이 본 스토리들입니다. 쥬라기공원 1편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야 오마쥬라고 해도 스토리까지 거의 비슷하니 긴장감 1도 없습니다. 

긴장감 하나 없는 어두운 액션 장면들

쥬라기월드 도미니언

샘 닐이 연기하는 그랜트 박사와 로라 던이 연기하는 새틀러 박사는 쥬라기공원 1편에서 그냥 동료 학자로 나오지 썸을 타지도 손을 잡는 연인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게 맞죠. 공룡 앞에서 연애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둘을 엮어주고 싶은 욕망이 강한지 영화는 시종일관 그랜트 박사가 새틀러를 짝사랑하는 모습으로 그립니다. 왜 그렇게 엮어주려고 안달이에요. 

뭐 이런 건 사족이라서 그렇다고 쳐도 문제는 스토리 다음으로 액션입니다. 클라이막스 액션이 밤에 이루어집니다. 밤에 CG 크리처인 공룡들이 뛰어다녀봐야 현실감은 많이 떨어지죠. 그래서 낮에 촬영하면 좋으려만 클라이막스 액션이 밤에 이루어지네요. 

뭐 1편도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비오는 밤에 티라노가 뒤집어진 차를 수색하는 장면이긴 하고 이와 비슷한 장면이 이 영화에도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편에서는 가슴 쪼리면서 봤는데 <쥬라기월드 도미니언>는 긴장감이 하나도 없습니다. CG 자체는 좋은데 배우들이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한 티가 너무 납니다. 공룡이 고개를 돌려서 봤음에도 기겁을 하고 도망가야 할 배우들이 지시대로 움직이는 모습과 연기에 긴장감이 뚝 떨어집니다. 

액션들이 긴장감 1도 없습니다. 그런 걸 보면 스필버그 감독이 왜 명감독인지 잘 알게 해 주네요. 스릴이 뭔지 제대로 아는 감독이에요. 

쥬라기월드 도미니언

가장 이상했던 부분은 빌런입니다. 바이오신을 이끄는 CEO를 보면서 자꾸 이 형님이 생각납니다. 팀쿡인가? 짧은 하얀 머리에 안경을 쓴 모습이 자꾸 애플 CEO 팀쿡이 생각나네요. 기지도 애플 본사 느낌이 살짝 나고요. 감독이 애플에 안 좋은 감정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바이오신 수장이 참 멍청합니다. 내부첩자가 있어도 너무 느리게 압니다. 알고 나서도 가두어 놓지 않고 방치합니다. 헐~~ 과학자 출신이라서 그런가? 좀처럼 이해 안 가는 행동들만 계속합니다. 

빌런이 강하고 똑똑해야 이 난관을 어떻게 해쳐갈까 긴장도 타고 기대도 하게 되는데 빌런이 너무 멍청하니 긴장감은 떨어지고 지루함만 밀려오네요.

뜬금없는 결말

쥬라기월드 도미니언

1편에도 나왔고 시리즈 전체에 나왔던 '헨리 우'박사는 시종일관 유전자를 조작해서 괴물들을 만든 빌런입니다. 이 바이오신에서도 빌런답게 유전자 조작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편에서는 메이지를 설득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그것도 아주 착한 모습으로요. 메이지 엄마와 동료였던 것을 이용해서 메이지를 꼬시는지 과거 이야기를 줄줄 합니다. 나중엔 빌런인지 착한 과학자인지 의뭉스럽게 보입니다. 이 '헨리 우'박사를 영화가 잘 다루는 게 아닙니다. 갑자기 사람이 변한 느낌입니다. 

이런 급격한 변화가 있으려면 중간에 그 이유를 충분히 넣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없습니다. 
관객은 그래서 공룡과 인류가 함께 살 수 밖에 없는지 아니면 관리를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가 궁금합니다. 영화 초반에 익룡이 공룡 때문에 사람들이 죽는 장면들이 보입니다. 그럼 잡아야 하지 않나? 최소 인간 보호 조치를 마련해야죠. 공룡 관리부가 있으니 괜찮다고 하는 건지 영화가 종잡을 수 없는 태도를 취합니다. 아니 공룡 때문에 사람이 죽어가는데 공존만 외치는 것도 웃기죠.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의문이 들고 질문을 하든 말든 그냥 급 마무리를 하면서 끝냅니다. 

시리즈 전체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보는 분들이라면 말리지 않겠지만 결코 재미있는 영화도 꼭 볼만한 영화도 아닙니다. 쥬라기 월드 1,2편은 꽤 액션도 많고 규모도 크고 신박한 장면도 많았습니다만 3편은 졸작이네요. 오마쥬도 적당히 해야지 억지로 신구 주인공들을 만나게 해서는 별 재미도 의미도 흥미도 없는 액션만 보여주네요. 비추천 영화입니다.

별점 : ★★
40 자평 : 고공비행하던 쥬라기호의 급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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