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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스냅 사진과 캔디드 사진의 차이점과 공통점

by 썬도그 202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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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리 가입한 후 첫 출사를 간현 유원지로 갔는데 선배가 스냅사진을 찍으라고 하더라고요. 스냅사진(Snap Shot)? 이게 뭔지 몰라서 물어보니 그냥 가볍게 찍는 사진이라고 가볍게 말했습니다. 

이후 그냥 습관적으로 스냅 사진이라고 사용한 단어이지만 정확하게 이게 뭘 의미하는지는 몰랐습니다. 
스냅사진은 빨리 찍는 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즉흥적으로 빨리 찍는 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과 사냥은 Shot이라는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죠. 둘 다 찍는 포즈와 사냥하는 포즈가 참 비슷합니다. 실제로 카메라 촬영법을 설명할 때 군대 갔다 온 사람에게는 소총 쏘는 자세로 설명을 하기도 하죠. 둘 다 흔들리지 않고 피사체를 정조준해야 하는 방법이 비슷합니다. 다른 점은 사진은 셔터를 누르면 그 풍경을 디지털 파일이나 필름으로 담지만 사냥은 생명을 죽이는 행위입니다. 

1937~39년에 나온 총 모양의 라이카 카메라

결과는 너무 다르죠. 그러나 촬영과 사냥하는 과정의 포즈는 너무나도 유사합니다. 실제로 총 모양의 카메라가 나오기도 했고 폭격기나 전투가 훈련시 총 대신 카메라를 장착해서 방아쇠를 당기면 사진이 찍히고 그 찍힌 사진을 보고 파일럿의 전투기 사격 훈련을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왜 이야기를 하냐면 스냅 샷이라고 하는 단어도 사냥 단어에서 나온 단어입니다. 사냥할 때 빨리 쏘는 걸 스냅 샷이라고 합니다. 총을 내리고 있다가 손목을 올려서 바로 조준하고 쇼는 걸 스냅 샷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진을 스냅 사진이라고 합니다. 제가 뭔 의도를 가지고 구도를 생각하고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렸다고 촬영한 사진이라면 이건 스냅사진이 아닙니다. 그냥 걷다가 풍경이 예뻐서 스마트폰이나 미러리스를 들어 올려서 즉흥적으로 촬영한 사진을 스냅사진이고 우리가 촬영하는 대부분의 사진은 스냅사진입니다. 

인물 사진도 스냅 사진이 있는데 잔뜩 연출을 하고 찍으면 연출 사진이고 그냥 가볍게 풍경, 인물을 즉흥적으로 찍으면 모두 스냅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냅사진은 내가 본 세상을 그대로 순간적으로 담는 사진이라서 주로 35mm 단렌즈나 스마트폰에서 광각 화각으로 촬영합니다. 줌을 사용해서 찍어도 되긴 하지만 보통은 내가 본 그대로로 담은 것이 핵심이라서 주로 표준 화각인 35~50mm 화각으로 순식간에 촬영합니다. 

그래야 과감 없이 연출 없이 담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스냅 사진은 기록 사진에 가깝고 기록성이 뛰어납니다. 물론 순식간에 촬영해도 미학 능력이 좋은 분들은 그 순간에도 구도를 잡고 좀 더 사진이 명징하도록 찍습니다. 

그런데 이 스냅 사진은 빠르게 촬영하기에 캔디드 사진과 많이 비교됩니다. 캔디드 사진이라고 함은 몰래카메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물 몰래 촬영하는 사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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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아이젠슈타트(Alfred Eisenstaedt) (1898-1995)의 승리의 키스

20세기 최고의 사진으로도 선정되었던 2차 세계대전 승전보를 듣고 수병과 간호사가 키스한 이 사진은 스냅 사진일까요? 몰카일까요?

이 사진을 찍은 알프레드 아이젠슈타트는 이 두 사람에게 사진 촬영 허락을 받지 않고 촬영했습니다. 대부분의 보도 사진들이 인물을 담을 때 사진 촬영 허락을 받지 않죠. 크게 보면 보도 사진이라서 스냅사진인지 캔디드 사진인지 구분을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형식면으로 보면 스냅사진이자 캔디드 사진이 맞습니다. 그럼 스냅사진과 캔디드 사진을 구분한다면 어떤 구분점이 있을까요?

최민식 사진작가 사진

이 사진은 사진기자가 아닌 사진작가인 최민식 사진작가가 촬영한 유명한 사진입니다. 보도 목적이 아니라서 보도 사진의 범주에 있지 않습니다. 이 사진은 캔디드 사진일까요? 스냅사진일까요? 무 자르듯이 자르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구분을 해보면 캔디드 사진으로 분류하고 싶습니다. 

위 2장의 사진도 다 최민식 사진작가 사진입니다. 보시면 일반 화각도 있지만 주로 줌렌즈를 들고 다녔습니다. 줌렌즈의 장점이 뭘까요? 멀리 있는 피사체를 크게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아주 크죠. 그래서 멀리서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멋진 표정이나 모습을 몰래 담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카메라 의식하면 또는 발견하면 정색을 합니다. 지금이야 몰래 멀리서 촬영했다가는 경찰에 신고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민식 사진작가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초상권 개념도 없었습니다. 초상권, 퍼블릭 시티권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걸 크게 알게 된 계기가 서태지가 자신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해서 돈벌이를 하는 모습에 소송을 걸어서 문제가 된 이후지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 몰래 찍는다고 뭐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몰래 찍고 싶어도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필름 가격이 비싸서 생판 모르는 사람을 찍는 사람은 사진작가와 사진기자 밖에 없었습니다. 취미 사진가도 많지 않았고 주로 풍경을 찍지 길거리에서 몰래 촬영하는 캔디드 사진을 찍지 않았죠. 

물론 취미 사진가 중에서도 몰래 사진 촬영을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비비안 마이어는 중형 카메라로 시카고 곳곳을 촬영했습니다. 풍경 사진도 있고 근거리에서 몰래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몰래라는 단어 때문에 불쾌하실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 이치라는 것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돌아보세요. 버스에서 담배 피우던 시절이 있었잖아요. 지금은 길거리에서 펴도 눈치를 주는 세상이잖아요. 

이 당시는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사진에 관대했습니다. 가끔 불쾌한 표정을 짓는 분들도 있지만 사진 찍으면 V자를 그리면서 찍으라고 하는 분들도 많았고 찍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최민식 사진작가가 활동하던 시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최민식 사진작가는 줌렌즈로 자갈치 시장 풍경을 꾸준히 담았습니다. 

줌렌즈는 사람을 멀리서 담기에 피사체가 되는 사람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못하고 그런 과정에서 놀랍도록 자연스러운 날것 그대로의 표정을 담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캔디드 사진들이 그렇게 아름다운 표정, 생생한 표정을 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스냅사진과 캔디드 사진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그럼 다시 스냅 사진과 캔디드 사진의 차이점에 집중해 보죠. 위 사진은 에리히 잘로몬(erich salomon 1886~1944)이 촬영한 사진입니다. 1931년 파리 주재 프랑스 외무부에서 촬영한 리셉션에서 외교 관계자를 에리히 잘로몬이 촬영한 사진입니다. 보시면 실내 사진인데 사진 찍는 걸 발견한 외교관이 손가락을 가르치면서 

"호기심 많은 잘로몬이 저기 있구먼!"이라는 말을 하면서 잘로몬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에르마녹스 카메라를 든 에리히 잘로몬(erich salomon 1886~1944)

위위 사진은 캔디드 사진입니다. 몰래 촬영한 사진이죠. 이 캔디드 사진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카메라의 발전에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삼각대 받쳐 놓고 큰 카메라로 촬영해야 했습니다. 특히 마그네슘 가루 뿌려 놓고 펑하고 터트려서 촬영을 해야 할 정도로 실내 촬영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카메라가 소형화되고 실내에서 플래시가 없어도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몰래 촬영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위위 사진은 캔디드 사진이자 스냅사진이기도 합니다. 
캔디드 사진이 스냅사진일 수도 있고 스냅사진이 캔디드 사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스냅사진은 기록성과 즉시성이 좀 더 방점을 두고 캔디드 사진은 즉시성 보다는 멀리서 몰래 촬영해서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 것에 방점을 둡니다. 따라서 스냅 사진은 표준렌즈로 많이 촬영하고 캔디드 사진은 줌렌즈로 많이 촬영합니다. 

스냅사진과 캔디드 사진의 공통점은 자연스러움입니다. 포즈를 취하게 하고 연출을 하고 잔뜩 꾸미고 계획하고 촬영하는 사진이 아닌 순간적인 표정이 담아내는 자연스러움이 매력인 사진입니다. 다만 스냅사진은 가까이서 촬영하면서 사진 촬영하는 걸 의식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담아내는 방법이고 캔디드는 멀리서 카메라가 있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담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우리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무척 좋아하죠. 그게 흔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연스러운 인물의 표정을 이끌어내기가 얼마나 어려운데요. 사진 찍는다고 말하는 즉시 표정들은 경직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인물 촬영할 때 찍습니다! 하나, 둘, 셋이 아닌 그냥 연사로 촬영하고 그중 가장 표정이 자연스럽고 밝을 때 담긴 사진을 골라낸 후 나머지 사진은 다 삭제하는 분들도 꽤 있고 저도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어차피 돈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사진 찍는다고 말하지 않고 계속 연사로 촬영하거나 촬영자가 모델이 된 인물에게 계속 말을 건네면서 촬영하면 모델이 된 인물이 어느 순간 사진에 대한 경계심을 풀 때가 있는데 이때를 노려서 연사로 촬영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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