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재미없다고? 당신이 억까이거나 xxx라서 그렇겠지 라는 댓글을 참 많이 듣습니다. 자신이 재미있게 본 영화나 드라마를 다른 사람은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해서 검색을 하다가 너무 재미없다고 평가를 하면 분노 게이지가 차 오릅니다.
지난주에 김태호 PD가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인 '먹보와 털보'를 보고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적었습니다. 다시 간단히 소개하면 '먹보와 털보'는 러시안 암이나 고속 드론을 이용한 촬영술은 드라마나 영화급이었습니다. 마치 고가의 풀프레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미는 너무 좋은데 문제는 그 영상을 채우는 내용이 부실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호평과 함께 혹평도 담았지만 혹평이 좀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댓글들이 달립니다. 자신이 재미있게 본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글쓴이 분은 6시내고향이나 봐주세요. ^^라고 적고 있습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자신이 재미있게 본 이유는 제가 태클 걸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감상평은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왜 비꼬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방송 콘텐츠나 영화를 비판할 때 잘못된 정보에 의해서 비판을 한다면 그 부분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느낀 감상평은 제 주관에서 나오는 제 의견인데 그걸 비꼴 필요가 있을까요?
저 댓글은 그나마 낫습니다. 심한 욕을 하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그나마 10년 전보다는 개인 취향임을 인정하는 분들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이 재미있게 본 영화나 드라마나 예능 방송을 안 좋게 봤다고 쓴 감상평에 악의를 담은 댓글들이 많네요.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듯 똑같은 감상을 하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나?
사람마다 이름이 다르고 생김새도 다릅니다. 그러나 쌍둥이는 생김새가 같죠. 그런데 일란성 쌍둥이도 자라면서 경험하는 것들이 비슷해도 각자 친구가 다르고 경험이 다르기에 취향이 다릅니다. 경험과 지식의 양과 사고력도 판단력도 다르기에 일란성쌍둥이도 취향이 다르게 됩니다. 한 마디로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에 영화를 보는 관점이나 평가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어떤 분은 같은 영화를 봐도 그냥 보기도 하지만 저는 블로그에 글을 쓸 목적을 두기에 내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 감상에 중점을 둡니다. 감상 즉 영화를 볼 당시에 느끼는 내 감정은 쉽게 잊히고 영화관에서 일어나면 사라질 수 있기에 영화 보는 중간중간 메모장에 메모를 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그 메모를 한 감상을 이어서 리뷰를 씁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에 올리는 영화글은 영화 감상기를 담은 영화 리뷰이지 영화를 기계적으로 뜯어보고 분석하는 영화 평론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는 제 스타일이고 각자 영화를 보고 분석하는 방식도 바라보는 방식도 다 다릅니다. 누구는 '스파이더맨 : 노웨이 홈'을 보고 팝콘 영화라고 생각하고 어땠어?라고 물으면 재미있었어 끝!이라고 할 수 있고 누군가는 마블 유니버스 속에서 어떤 위치이고 이 영화가 앞으로 새로운 마블 유니버스의 예고편이다 뭐다 하면서 심오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각자 평가도 감상의 길이도 시선도 다릅니다. 같은 영화도 누군 예술영화로 보고 누군 대중영화로 보니까요.
또한 같은 영화를 보고 누군 재미있게 보고 누군 재미없게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어떻게 같은 영화를 100명이 보고 100명 다 똑같이 재미있다, 재미없다로 동기화할 수 있어요. 그게 더 이상합니다.
다만 재미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으면 인기 영화가 되고 흥행기록이라는 수치화된 평가가 나옵니다. 따라서 인기 영화를 누군가는 재미없게 봤다고 해도 그게 욕먹을 일도 지적받을 일도 아닙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요.
개인적인 영화 감상평에서 객관 찾는 사람들
가끔 저에게 영화 리뷰를 객관적으로 쓰라고 합니다. 저는 이런 댓글이 몰이해에서 나오는 댓글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 리뷰는 개인의 감상을 적는 경우가 많고 개인 감상은 주관에서 나오지 객관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객관이라는 말 자체가 여러 사람의 주관 중에서 공통적인 것 또는 주관이 뭉쳐서 많은 주관이 향하는 방향을 객관이라고 하거나 수치화할 수 있고 누구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팩트 같은 걸 객관이라고 하지 사람의 감정을 수치화할 수 없듯이 감상평에서 객관 찾는 분들을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찾을 수는 있습니다. 그 객관을 요구하는 건 객관적인 사실, 수치화된 정보가 오류가 있을 때 객관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 감상은 객관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개인 감상은 뇌피셜인데 뇌피셜로 쓴 글에서 오피셜을 요구하는 건 번지수가 틀렸습니다.
왜 사람들은 나와 다른 영화 평을 보면 분노하는가?
고백하자면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영화 재미있게 보고 다른 사람들의 감상은 어떤가 하고 검색을 하면 재미없게 봤다는 평이나 리뷰를 볼 때가 있습니다. 저도 10년 전에는 내 감상과 다른 글을 읽다가 분노하기도 했죠. 그런데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영화를 많이 보고 여러 리뷰들을 보다 보니 화를 낼 부분과 아닌 부분을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개인적인 감상은 화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그는 그 사람의 경험에서 나온 평이니까 화를 낼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잘못된 정보는 지적을 하기도 하지만 그 마저도 잘 지적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나와 다른 감상평이구나 느끼고 넘길 뿐이죠.
사람들이 내 영화 감상평과 다른 글을 보면 분노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자신의 영화 감상평이 옳고 내가 본 것이 맞다는 아집 때문입니다. 내 감상과 다른 사람의 감상이 같아야 내 판단이 옳았다는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데 내가 추천하는 제품을 다른 사람이 이래서 안 좋아!라고 하면 성질이 확 나듯이 내 추천, 내 판단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악플을 달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또한 영화 감상에 대한 훈련이 덜 된 것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습관은 노력하지 않으면 고쳐지지 않습니다.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나와 다른 감상평을 보면 악다구니를 쏟아냅니다. 다만, 10년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글을 쓰고 평가가 쉬워지고 일반인들의 평들을 쉽게 접하다 보니 개인 취향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늘어나서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그래서 저도 다른 사람이 쓴 자신이 재미있게 본 이유에 댓글을 달지 않습니다. 그건 그 사람의 평가니까요. 다만 저를 비꼬면 저도 똑같이 돌려줍니다. 자신의 감상만 적으면 좋은데 꼭 자신의 평가와 다른 평가를 했다고 욕하고 인신공격하는 글을 남깁니다. 그런 사람들과 입씨름을 할 필요가 없다고 경험으로 느끼고 있어서 차단을 합니다.
영화 잘 고르는 팁!
까칠합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영화 리뷰 중에 혹평을 하는 영화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공짜로 보거나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라온 것들은 혹평을 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영화 리뷰 중 혹평이 적은 이유는 재미없는 영화는 안 봅니다. 영화 선택 타율이 좋아서 10편 중 7편 이상은 만족합니다.
그럼 어떤 영화가 재미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까요?
흥행 기록을 보면 되지만 이게 함정이 있습니다. 개봉 첫날은 입소문이 없기에 개봉빨로 순위가 매겨집니다. 개봉관 수를 많이 잡은 영화가 당연히 1위 할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1주 지난 후 입소문을 듣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개봉 첫 주에 영화를 꼭 봐야 하는 경우는 그 영화의 시사회 정보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영화 영화사도 인정하는 영화는 시사회를 많이 합니다. 또한 오래전부터 하죠. 그런데 영화도 손절하고 싶은 영화는 개봉 바로 전날 짧게 시사회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 시국에서는 시사회가 많지 않아서 이 선택법을 이용하기 쉽지 않죠.
그래서 추천하는 것이 해외 리뷰 사이트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로튼토마토입니다. IMDB와 함께 신뢰도가 꽤 높은 곳으로 대중 평가는 팝콘지수로 영화 비평가 평가는 토마토로 표시해서 대중성과 예술성 모두를 체크해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 개봉한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꽤 높게 나왔네요. 그럼에도 안 봤습니다.
그 이유는 제 취향과 비슷한 영화 평론가의 평이 좋지 못했습니다. 제가 영화를 선택할 때, 특히 외국 영화 선택할 경우에는 로튼토마토 지수 50%, 내 취향의 영화 평론가 평 40%, 예감 10%를 섞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수년 전에는 왓챠에서 내 취향과 비슷한 사람을 매칭 시켜줘서 그분의 영화평을 보고 선택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제 취향의 평론가 평을 많이 참고합니다. 다만 이 취향이라는 것이 수시로 변하기에 평론가를 많이 갈아탑니다. 대략 3년마다 갈아타더라고요. 참고로 이동진 평론가 평을 상당히 중요시했다가 요즘은 취향이 바뀌어서 다른 분의 의견을 많이 듣습니다.
그 평론가가 '매트릭스 : 리저렉션'을 보고 재탕과 추억팔이라는 말에 VOD 서비스로 나오면 볼까 합니다만 또 모르죠. 볼 게 없으면 연말에 볼지도요.
많은 분들이 영화리뷰와 영화평론을 하고 있고 유튜버 중에서도 영화 리뷰어들이 엄청 많고 몇몇 분은 그 분석력이 영화 평론가 수준입니다. 따라서 좋은 영화 평을 하는 유튜버의 리뷰를 보고 판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영화 전문 평론가들을 너무 혹평하는 분위기인데 그분들의 평론도 무시 못할 힘이 있으니 거부하지 말고 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가족과 함께 볼만한 영화 선택을 보다 좋은 영화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한 가족이 본다면 순간의 선택이 팝콘값까지 포함 5만 원 이상이 훌쩍 날아갈 수 있으니까요.
개봉관을 많이 잡으려면 영화가 잘 나와야 합니다. 한국처럼 영화 제작사가 영화 유통까지 하는 나라라고 해도 자사가 제작한 영화가 재미가 없음을 기술 시사회를 통해서 인지하게 되면 개봉관을 확 늘릴 수 없습니다. 누가 봐도 망작이면 알아서 작게 개봉하죠. 따라서 개봉관이 많다는 건 일정 수준의 재미를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CJ가 만든 영화가 CGV 영화관에서만 많이 상영하면 의심을 할 필요는 있습니다. 1주일 만에 쭉 빼먹고 튈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CJ가 만든 영화가 롯데시네마나 메가박스에서 상영관을 얼마나 잡았는지도 보면 좋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안전하게 보려면 개봉 첫 주는 피하고 1주일이 지난 후에 보면 가장 좋습니다. 저는 리뷰를 목적으로 하기에 무조건 개봉 첫 주에 보지만 리뷰어가 아닌 분들은 조금 늦게 본다고 해서 그 재미가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포털 영화 평점은 영화를 안 봐도 평점을 남길 수 있지만 실제 영화 관람객들만 평점을 낼 수 있는 CGV 에그지수 같은 것도 참고하시면 보다 안전한 영화 선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추가하자면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사이트인 https://kobis.or.kr/ 에서 영화 예매 순위 개봉관 수, 관람객 숫자 같은 객관적 수치를 보면서 흥행 추이도 참고해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