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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처음은 창대했지만 후반 재미가 죽은 아미 오브 더 데드

by 썬도그 202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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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영화 창작자인 영화감독에게 간섭을 안 한다고 하죠. 지원은 하지만 간섭은 안 한다! 이게 넷플릭스 영화나 드라마가 기발하고 창의적인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이 대박을 내기도 하지만 쪽박을 내기도 합니다. 

잭 스나이더의 넷플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

DC 코믹스 슈퍼히어로 영화를 많이 만드는 '잭 스나이더' 감독이 만든 영화들을 보면 대박인 영화도 있지만 쪽박인 영화도 있습니다. <300 : 제국의 부활>이나 <맨 오브 스틸>, <왓치맨> 같은 꽤 좋은 영화를 만들지만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같은 망작도 만듭니다. 

워낙 CG를 좋아하는 이 감독은 다크히어로물을 잘 만듭니다. 이 감독에게 넷플릭스는 큰돈을 주고 연출을 맡긴 영화가 <아미 오브 더 데드>입니다. 이 영화는 좀비 영화입니다. 또 좀비 영화냐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잘 팔리는 영화가 좀비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작하면 군대 호송차량이 정체모를 무언가를 배송하다가 전방주시를 못한 차량과 부딛혀서 큰 사고가 납니다. 그리고 거기서 시조 좀비가 튀어나옵니다. 좀비는 군인을 물어뜯고 자신의 부하로 만들고 탐욕의 도시인 라스베이거스를 내려봅니다. 이후 영화 <왓치맨>의 첫 장면처럼 슬로모션으로 라스베이거스가 좀비 도시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이야기 생태계를 구축합니다. 

핵폭격 직전의 라스베가스 건물에 숨겨진 2억 달러를 구출해라

스콧(데이브 바티스타 분)은 좀비로 변한 아내를 죽인 죄책감에 사로 잡힌 군인으로 지금은 요리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딸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는데 스콧은 그게 아내를 죽인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스콧 앞에 라스베이거스 올림푸스 건물 안에 2억 달러가 금고에 있는데 이걸 가져오면 이중 5천만 달러를 주겠다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을 제공합니다. 

이 미션은 혼자할 수 없기에 스콧은 유명한 총잡이들과 금고털이범과 헬기 조정사 등의 팀원을 모집합니다. 좀비가 가득한 곳에 들어가서 금고를 열고 가져오는 것을 넘어서 미국 정부가 핵 미사일로 라스베이거스 좀비 지역을 날려버리는데 그 시간 안에 돈을 가져와야 합니다. 

이 과정은 마치 하이스트 영화의 문법을 따르고 있고 흔한 과정이지만 각 캐릭터들의 활약이 무척 기대 되었습니다. 동시에 각자 특별한 특기들이 없는 것은 무척 아쉽네요. 

독특한 설정의 좀비 월드를 담은 '아미 오브 더 데드'

좀비들은 몰골만 흉측하지 그렇게 무서운 존재는 아니였습니다. 어그적 어그적 늦게 걷는 좀비는 걸어 다니는 똥으로 무섭기보다는 더러워서 피하는 느낌이었죠. 그러다 영화 <28일 후>부터 좀비들이 뛰기 시작했고 이 뛰는 좀비를 잘 활용한 영화가 <월드워 Z>와 <부산행>입니다. 

좀비가 뛴다는 설정 하나만 바뀌었는데 좀비는 더러움이 아닌 공포의 대상이 되었고 이후 좀비 영화들은 스릴 액션 장르로 큰 변신을 합니다.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설정이 좀 독특합니다. 초반에는 느린 좀비들이 나옵니다. 그래서 물량공세구나 했는데 그게 아닙니다. 먼저 어그적 좀비들이 평상시에는 시체처럼 있다가 비가 내리면 살아난다는 독특한 설정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영화 후반에 비가 와서 좀비들이 깨어나나 했는데 그 설정은 이용하지 않네요. 이 영화는 프리퀄과 후속작 모두 만든다고 하는데 그때 나올 것 같습니다. 그렇게 어그적 좀비들을 지나서 좀 더 지능이 높고 뛰어다니는 지능형 좀비들이 있습니다. 지능형 좀비는 좀비 왕국을 만들었고 자신들을 문 시조 좀비를 숭배하는 집단 활동을 합니다. 

이 지능형 좀비들 중에는 뛰어난 무술을 구사하는 좀비도 등장합니다. 이렇게 설정만 보면 아주 신선발랄합니다만 이 좋은 설정은 후반으로 갈수록 퇴색되고 이용하지 않으면서 점점 영화의 재미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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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빌런 딸과 뻔한 전개로 무너지는 <아미 오브 더 데드>

좀비들의 설정만 좀 독특할 뿐 전체적인 스토리는 평이합니다. 그냥 총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좀비 숲을 뚫고 큰 돈을 회수하는 이야기이죠. 이는 한국영화 <반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반도보다 스토리가 더 후집니다. 먼저 딸이 숨은 빌런입니다. 초장부터 팀에 떼를 쓰면서 합류할 때부터 느낌이 쎄했습니다. 설마 깽판 놓는 건가? 했는데 예상대로네요. 

이는 영화 초반 대사에 묻어납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도 다 자식들이 있어"라는 사이다 발언에 한숨 놓았습니다. 아니 초반에 저렇게 대사까지 쳤는데 딸이 지 생각만 하고 행동할까? 했는데 지 생각만 합니다. 차라리 초반에 저 대사가 없었으면 덜 빡쳤을텐데 오히려 깊은 빡침으로 만들어 놓네요. 

초반에 여기서 불장난 하면 안 된다! 약속해 안 한다고! 그렇게 딸이 약속을 했지만 후반에 불을 질러 버립니다. 
왓 더~~~~. 뭐 이 부분은 그냥 이해하고 넘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오히려 좀비에게 있습니다. 지능형 좀비 특히 시조 좀비이자 우두머리 좀비가 영특한 머리를 이용해서 총으로 무장한 죽음의 군대와 살벌한 액션과 쫄깃 짜릿한 액션을 보여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지능이 낮습니다. 

과도한 배경흐림과 흐려지는 재미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의 영상은 과도한 배경 흐림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왜 이런가 봤더니 새로운 영상미를 추구하는 '잭 스나이더가' 70년대 유명했던 필름 카메라 렌즈였던 캐논 50mm f/0.98 렌즈를 개조해서 디지털 영상 카메라인 레드 카메라에 붙여서 촬영을 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배우 교체입니다. 

헬기 조종사 역할의 남자 배우가 영화 촬영 다 끝나고 2020년 여름 SNS에 여학생을 성희롱을 하는 글을 올렸다가 영화에서 잘렸습니다. 그런데 영화 촬영이 다 끝났는데 재촬영하기는 어렵죠. 이에 CG를 활용해서 다른 배우가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를 해서 합성을 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나오는 장면이 꽤 많습니다. 

과도한 아웃포커스가 색다른 영상을 제공하지만 액션 영화에서 액스트라의 연기들도 볼거리인데 이걸 지운 것은 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배경을 흐림으로써 배경 CG를 대충 해도 뭉개진 화면이라서 티가 덜 난다는 점, 그래서 제작비가 줄어든다는 점과 주인공 단독 장면은 그런대로 볼만합니다. 그러나 좀비들이 뒤에서 몰려오는 장면까지 좀비인지 사람인지 구분도 안 가게 배경을 흐리는 건 좋은 판단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영화 초반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인 금고따기의 달인이 죽은 이후에는 웃음 포인트가 사라졌습니다. 이후 얽히고설키는 그냥 흔한 좀비 액션물로 전락합니다. 처음은 위대한 영화, 유쾌 상큼 잔혹 좀비물일 줄 알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엉망진창이 됩니다. 여기에 CG도 점점 조악해지는데 헬기 탈출 장면의 헬기는 너무 티가 심하게 나서 화가 날 정도네요.

잭 스나이더라서 기대를 했는데 다크한 잭 스나이더 영화로 마무리되네요. 이런 영화를 프리퀄과 후속작을 만든다고 하는데 전작이 이리 재미없어서 볼 맛이 날까 모르겠네요. 

별점 : ★★

40자 평 : 초심만 좋았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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