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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60~80년 서울의 미소를 기록한 홍순태 사진가 사진전 서울의 찬가 본문

사진정보/사진전시회

60~80년 서울의 미소를 기록한 홍순태 사진가 사진전 서울의 찬가

썬도그 2021. 5. 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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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뛰어난 기록의 도구입니다. 그 순간을 빠르게 기록할 수 있는 최고의 매체입니다. 특히 스냅사진은 연출사진이라는 꾸며지고 왜곡되고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그 순간 그러나 그 시대와 시절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담은 기록물로 그 어떤 도구로도 이 아우라와 위상을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못 찍어도 그 순간을 담은 사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납니다. 저 또한 2009년부터 서울 곳곳을 카메라로 기록하고 있고 가끔 2010년 경 사진을 보다 보면 10년 사이에 이렇게 변했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제 사진은 더 큰 힘을 발휘하겠죠. 

그러나 워낙 사진 찍는 분들이 많아서 기록의 가치는 높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카메라가 흔하지 않던 시절, 고급 취미이 던 시절에는 극소수의 사람들이나 사진기자처럼 프로들만 카메라로 세상을 기록했습니다. 그나마도 유명인들인 정치인들이나 연예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카메라나 사진이 흔하지 않던 시절 자신의 카메라로 세상을 기록하고 일반인들과 그들의 삶을 기록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진가가 이형록, 홍순태, 최민식 사진가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홍순태는 서울, 최민식은 부산으로 한 지역을 꾸준히 사진으로 기록한 위대한 사진가입니다. 제가 위대하다고 한 이유는 이 두 분이 없었다면 서울과 부산의 60~70년대 풍경 중에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보기 어려웠을 겁니다. 

잠실, 1969

이 사진이 없었다면 누가 잠실이 농촌 같은 곳인지 알겠습니까? 그러나 이 사진을 보여주면 바로 수긍을 할 겁니다. 그만큼 사진은 기록 매체로는 최고의 매체입니다. 이 기록의 힘을 잘 알고 있는 홍순태 사진가는 스스로도 기록 사진가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기록의 힘을 아주 잘 알고 있었죠. 

명동, 1987

1934년 서울 중구 중림동에서 태어난 서울 출생의 홍순태 사진가는 서울대 상과대학을 졸업한 후 양정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습니다. 이와 비슷한 분이 육명심 사진가도 교편을 잡던 분인데 사진가로 활약합니다. 

홍순태 사진가는 1967년 제 5회 동아 사진 콘테스트에서 부조화로 입상한 후 국전 등에서 많은 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가로 활약하게 됩니다. 지금은 사라진 동아 사진 콘테스트는 국내를 대표하는 사진전이었는데 없어져서 아쉽네요. 

남산, 1970

이후 사진가로 활약하면서 한국의 중요한 현대 역사를 사진으로 기록합니다. 대표적으로 1983년 이산가족찾기운동, 86 아시안게임, 88 서울 올림픽 공식 사진가로 활약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60~80년대 서울의 서민들의 모습을 많이 촬영합니다. 

특히 청계천 판자촌과 명동을 동시에 담았습니다. 지금은 이런 곳을 만나기 쉽지 않지만 70년대까지만 해도 자본주의의 상징공간인 명동과 서민들의 공간인 청계천을 동시에 담아서 동시대의 빈부 격차를 기록했습니다. 

마포, 1968

한국을 기록한 기록사진가,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기록의 의미를 잘 알던 분들의 흑백 기록 사진을 보면 대부분이 정감이 넘칩니다. 지금처럼 갑자기 카메라를 들이대면 인상을 쓰고 초상권 침해라고 말하던 시대도 아녔습니다. 오히려 카메라를 반가워했습니다. 

내가 사진을 찍힌다는 것은 내가 소중한 피사체라는 소리로 받아들였고 내 사진이 뉴스에 실려도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진가들에게는 황금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과거 흑백 기록사진가처럼 사진 찍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찍히는 사람도 찍는 사람도 행복했던 시절이라서 그런지 흑백 기록 사진 속 인물들은 항상 행복해 보이고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런 면에서 홍순태 사진가의 사진은 80년대 중림동 일대 골목을 촬영한 김기찬 사진가의 사진과도 비슷합니다. 다만 골목이 아닌 서울 전역을 기록했다는 것이 다릅니다. 

창신동, 1969

채석장이 있었던 서울 종로구 창신동 위에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는 듯한 집들의 옛 모습은 놀랍기도 합니다. 가끔 창신동에 가지만 지금도 절벽은 그대로 있습니다. 다만 안전장치가 더 많아졌습니다. 

명동, 1971

홍순태 사진가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2015년 홍순태 사진전 '서울사진아카이브 세 개의 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었고 이때 많은 분들이 이 사진전을 사랑했습니다. 물론 그중 한 명이 저이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다음 해인 2016년 돌아가십니다. 

홍순태 사진가는 700여장의 사진을 서울시에 기증을 합니다. 기록물은 개인이 아닌 공공물이 될 때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잘 아셨습니다. 찍은 사진은 더 많으실 겁니다. 사진집만 14권이나 내신 걸 보면 사진 정말 많이 찍고 부지런하게 촬영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명동, 1974

이 홍순태 사진가의 사진을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2호선 강남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미진플라자 22층에 있는 사진 전문 갤러리 '스페이스22'에서
5월 4일부터 28일까지 전시를 합니다. 

사진전 이름은 <서울의 찬가>로 홍순태 5주기 특별전으로 개최됩니다. 사진들은 기존에 공개했던 22점과 최초로 공개되는 30점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도시는 모르겠지만 서울은 재건축, 재개발이 활발해서 과거의 풍경을 사진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곳이 많습니다. 공간은 변하지 않아도 사람 풍경과 문화가 변해서 과거 사진을 보면 그 시절의 추억도 역사도 함께 보입니다. 이게 사진이 가지는 매력이자 마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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