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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예술가들의 아틀리에를 감상할 수 있는 금천예술공장 온앤오프전

by 썬도그 2021.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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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부터 오늘 16일까지 금천예술공장에서 ON & OFF 전시회 및 오픈스튜디오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요일까지 전시회가 있는 줄 알고 오늘 소개해야지 했는데 오늘 끝나네요. 아쉽네요. 금천예술공장은 서울문화재단이 서울 곳곳에 만든 예술가들의 아틀리에입니다. 창작자들이 편하게 작품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해주고 대신 정기전시회와 오픈스튜디오 행사를 합니다. 10년 정도 꾸준히 봤던 터라 대충의 느낌. 재미 잘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기 전시회보다는 작가님들을 직접 만날 수 있고 작품 세계를 들어볼 수 있는 이 오픈스튜디오가 좋습니다. 오픈 스튜디오는 작가들의 아틀리에 공간을 개방하는 행사로 작가분들의 예술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와 함께 작가님들과 이러저러한 대화를 할 수 있는 행사입니다. 다만 코로나 때문에 서로 대화가 예전처럼 쉽지 않네요. 

금천 예술공장은 1호선 독산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인쇄공장을 서울문화재단이 매입한 후 리모델링한 후 예술가들의 창작실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났네요. 오픈 초기에는 모든 것이 새것이었는데 보시면 녹이 슨 모습이 보이네요. 한국같이 년교차, 일교차 심한 나라에서 뭐든 견디지 쉽지 않죠. 그래서 다이내믹한 삶을 사나 봅니다. 

금천예술공장은 작품 활동을 하는 공간이자 거주도 할 수 있는 레지던시인데 여기서 먹고 자는 것은 쉽지 않아서 출, 퇴근하는 작가 분들도 많다고 하네요. 예술가가 직장인처럼 출퇴근할 필요는 없긴 하고 큰 소음을 유발하는 작업이 아니면 밤새 작품 제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거주가 아닌 함께 모여서 창작 활동을 한다는 것이고 같이 모여서 작품 활동을 하다 보면 서로에게 영감이나 영향을 주고 제작 스킬까지 익혀서 좀 더 표현력이 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 공간에 총 16명의 새로운 작가님들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때 아는 예술가 분들 이름을 많이 알았는데 요즘 제가 예술이나 사진에 대한 관심이 확 떨어져서 아는 분들이 한 명 없네요. 코로나 시국에 전시회도 확 줄었지만 제가 관심도가 확 떨어지는 것이 크겠죠. 

입구에서 QR체크, 체온 체크하고 입장을 했습니다. 예약을 해도 되고 안 해도 입장 가능합니다. 현장 등록하면 되니까요. 

전시회가 또 있네요. 라이프 로깅이라는 전시회인데 이는 3층 전시장에서 전시를 합니다. 몇 주 전에도 전시회를 했고 그것과 연계된 것이냐고 물으니 그건 아니고 각 스튜디오에서 작품 활동하는 작가님들의 소품들을 잠시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하네요. 따라서 작품은 아니고 그냥 제작 과정 중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술이 좋은 점은 무궁무진하죠. 다른 사람의 삶, 다른 사람이 보는 세상의 시선을 통해서 내 시선을 돌아보고 내 생활을 돌아보고 삶까지 돌아보게 합니다. 내 삶은 내가 이끌어가지만 다른 사람의 삶의 영향을 받고 계속 수정하면서 나아가잖아요. 그 다른 사람의 삶을 짧은 시간에 느끼고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것이 예술입니다. 

작가님들의 예술 창작 과정을 살며시 대놓고 볼 수 있는 오픈스튜디오 전시회는 마치 영화 제작과정을 담은 제작기를 보는 재미도 큽니다. 

3층 전시공간은 금천구에서 보기 드문 갤러리 공간입니다. 금천구는 문화 불모지로 이렇다 할 갤러리 공간도 미술관도 없습니다. 2022년 3월에 드디어 서서울미술관이 첫 삽을 뜬다고 하는데 관은 뭐든 느리게 진행해요. 원래 계획은 2022년인가 2023년 완공 예정인데 2024년이래요. 뭐든 느려요. 아무튼 그 서서울미술관이 오픈되면 문화의 향기가 가득 피겠지만 지금은 금천예술공장과 금천구청 부속 갤러리가 전부라고 할 정도로 적습니다. 가산디지털 3단지에만 수만 명의 근로자가 근무를 하는데 그 많은 인구들이 밥 먹고 일만 하고 지내는 모습이 참 살벌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일하는데 무슨 문화 공간이 필요하겠냐고 하지만 퇴근길에 갤러리 들려서 전시회도 보고 문화 공간에서 삶을 잠시 내려놓고 즐길 수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금천구는 여러모로 삭막하기만 합니다. 그나마 이 금천예술공장이 문화의 허파 같은 곳이지만 여기는 상시 개방 공간이 아니고 이렇게 가끔 개방하니 문화 공간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라도 가끔 문화 전시회를 볼 수 있어서 좋네요. 

뭘 보려면 항상 전철타고 종로까지 갔는데 걸어서 갈 수 있는 유일한 문화 공간이기도 합니다. 

 

전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잠시 이 공간에 대한 추억에 젖었네요. 사진 작품인데 굴비처럼 엮었네요. 

그리고 그 뒤에 사진에 대한 기록을 적었습니다. 사진은 기본적으로 기록 매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예술가 분들이 사진 특히 폴라로이드 아니 후지 인스탁스 즉석 인화 사진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사진이라는 것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남들에게 보여주기도 어렵고 관리 제대로 안 하면 싹 다 사라져요. 찍기도 쉽지만 분실하기도 삭제하기도 쉽죠. 그러나 프린팅 해놓으면 이사 갈 때도 사진은 꼭 챙깁니다. 어떤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가장 간편하고 예쁜 방법이 사진이에요.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의 광채를 받아서 더 빛이 나요.  이 작가님은 최근에 기록용으로 디카를 샀나 보네요. 그런데 불만이 많으시네요. 캐논, 니콘, 소니 카메라들의 가장 큰 문제는 촬영한 사진을 공유하기가 쉽지 않아요. 

물론 WIFI로 연결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 전송이 가능합니다만 그거 있어봐야 잘 사용 안 합니다. 귀찮거든요. 그럼에도 화질이 워낙 좋아야죠. 작가님은 뭔가 번거롭다고 합니다. 디카들은 번거롭죠. 그 번거로움이 바로 수동 기능으로 ISO, 조리개, 셔터스피드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요. 그 번거로움이 바로 카메라의 매력입니다. 번거로울수록 사진 표현력은 스마트폰과 다르게 크게 올라가거든요. 

이 사진은 제가 촬영한 사진은 아니고 작가님이 촬영한 사진인데 사진 복사 했어요. 순간 놀랬네요. 길냥이 같아요. 집냥이들은 야외에 있기 어렵잖아요. 야외에 있다는 건 길냥이인데 눈 보세요. 아드리해의 푸른 바다 눈이에요. 고양이 중에서도 파란 눈 고양이가 있긴 하던데 많지 않아요. 정말 희귀냥이네요. 게다가 미모 보세요. 와! 절로 감탄이 나오네요. 냥줍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각각의 사진들을 보니 동물 사진들입니다. 그것도 우리 주변의 동물들이네요. 

금천예술공장에서 촬영한 사진도 보이고 지난 달인가 지지난 달인가 하늘에 쌍무지개 뜬 모습을 촬영했네요. 

예술 작품 특히 미술품 중에서도 조각이나 조형물을 만드는 작업에 있어서 재료는 아주 중요합니다. 그 재료가 가지는 특징이나 판에 박힌 생각을 비틀수록 예술적 느낌은 더 강해지잖아요. 따라서 예를 들어서 금속으로 만든 풍선개 같은 것이죠. '제프 쿤스'의 풍선개는 그냥 흔한 풍선으로 만든 개처럼 보이지만 크기도 크고 재료는 금속입니다. 

대중성 높은 예술가의 표본이죠. 한국도 보면 건물 앞에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예술 조형물 보면 소수의 예술가들이 다 쓸고 있던데요. 보면서 예술도 돈과 연계되면 뭔가 이상해진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예술은 우리의 일상에서 출발하기도 하고 주변 사물에서 출발하는 작품도 많아요.  그림 카드인가요. 평소에 궁금했던 장비들의 부품들을 소개하고 있네요. 저게 턴버클이었군요. 

제목도 없고 설명도 없었지만 정말 즐겁게 봤습니다. 

전시공간을 나오니 바로 앞에 도서관 같은 공간이 있네요. 한켠에는 예술 관련 책 또 반대쪽에는 이 금천예술공장을 거쳐간 작가들의 자료들이 스크랩되어 있네요. 선배 작가들의 작품과정을 담은 스크랩북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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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본격적으로 오픈스튜디오 감상을 하러 내려갔습니다. 오픈스튜디오는 1~2층 작가들의 스튜디오를 개방하는 행사입니다. 

작가님들의 아틀리에는 크기가 작은 곳도 큰 곳도 있는데 모두 이런 작은 싱크대는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작업할 때 물을 사용하는 작가 분도 있고 무엇보다 커피나 차라도 먹으면서 해야죠. 그래서 이런 싱크대가 다 있어요. 아! 레지던시라서 숙식을 하면 물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거대한 흑백 사진을 촬영하는 작가님도 있는데 카메라를 유심히 보니 중형 필름 카메라 사용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거대한 사진을 만들 수 있었네요. 

사진이나 그림은 프레임 액자가 중요한데 다양한 액자들이 있었어요. 

듀얼 모니터 사용하는 모습과 캔버스도 있고요. 

작가님 중에 안에 계신 분들은 몇 분 안 됐습니다. 코로나 시국이라서 이해를 합니다. 대신 자신의 작품의 작은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어요. 

반대로 그냥 몸만 빠져 나간 듯한 자연스러움을 추구한 작가님도 있었죠. 신민 작가님 아틀리에인데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생들의 경험을 조형화했어요. 요즘은 안 그러겠죠. 안 그래야 합니다. 그러나 10년 전만 해도 한국 사회는 병영국가라고 할 정도로 폭력이 일상화되었어요. D.P가 거짓말이 아니라니까요. 문제는 폭력에 맛 들인 인간들이 전역하잖아요. 거기도 군대로 만들어요. 학교는 어떻고요. 학교 선생님들이 사랑의 매라고 하면서 팼나요. 자기들도 알잖아요. 그거 폭력이라는 것을요. 어디서 감히 얼차려질인지. 참으로 야만의 시대가 길었고 지금도 야만이 덜하면 덜한 거지 야만의 시대가 아닌 것도 아닙니다. 

작품에 필요한 재료들이 스치로폴 같은 것인가 봅니다. 

예술가들은 역시 금손들이네요. 저 아이스크림 진짜인 줄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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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하나 만드는데 손 재주도 좋아야 하고 아이디어도 좋아야 하고요. 쉽지 않은 직업이네요. 

뭐 이런 공간을 공개하는 것은 강제 집들이라고도 할 수 있어서 불편한 것도 있을 거예요. 또한 익숙하지 않은 작가 분들도 있고요. 그래서 모든 작가님들과 원활한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고 안 계시는 분이 대부분이었어요. 코로나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전에도 그랬거든요. 

그러나 소수지만 먼저 인사하고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 봐달라는 작가님도 계셨어요. 

문이삭 작가님은 친절하게도 궁금한 점을 물어보려고 하기에 물어봤습니다. 

먼저 작은 사진들을 자세히 봤더니 주택가에서 흔하게 보는 쓰레기 버리는 곳과 함께 화분들이었습니다. 걷기 좋아하고 골목 탐험 좋아해서 좋은 골목길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소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골목마다 쓰레기와 화분이 가득해요. 아파트는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안 보이는 곳에 모아 놓잖아요. 그런데 주택가는 이게 없어요. 연립주택, 빌라촌에 가면 골목 예쁘고 풍경 좋고 길 잘 꾸며 놓았는데 문 앞에 전봇대 주변에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가득해요. 쓰레기봉투만 있으면 그나마 낫죠. 주변에 쓰레기가 가득해요. 쓰레기 위에 쓰레기 버리니 아주 지저분해요. 어떻게 보면 한국 골목이 못생긴 1등 공신이 쓰레기 집결지예요. 그래서 빌라나 마을마다 쓰레기를 버리는 공간을 크게 만들어 놓으면 좋잖아요. 없어요. 땅값이 워낙 비싸고 귀찮잖아요. 슬리퍼 끌고 잠옷 바람으로 나갈 범위 안에 버려야 하니까요. 

화분이 그나마 골목을 꾸며주는데 한국 화분들은 못생겼어요. 싸구려 플라스틱 화분이 대부분이고 스티로폴 화분도 많아요. 그 마저도 잘 안 가꿔요. 이런 공간을 촬영한 후 그 공간을 부조 형식으로 만들었더라고요. 그리고 위 사진 속에 있는 공간을 조형물에서 찾게 했어요. 아주 흥미로운 시선과 작업이었어요. 예술 작품의 차별성의 시작점은 독특한 시선이에요. 그게 중요해요. 

이 코로나 시국에 많은 예술가들이 고통을 받았고 내년에는 아마도 코로나를 바라본 예술작품들이 많이 등장할거에요. 이 공간은 독특했어요. 예술과 산업과 자연을 연결하는 실험적인 기획 프로그램인 오픈 프로젝트네요. 

예를 들어서 물고기를 어류 도감에 옮기고 기록하는 건 과학이지만 예술도 할 수 있거든요. 보다 정갈하고 보기 좋게 만들 수 있잖아요. 

걸레색이라는 포스터를 보고 멈칫했습니다. 이 전시회는 어디서 하나 했더니 범일운수 종점에서 한다네요. 그럼 마을버스 1번 종점이기에 나가면서 들려야겠다 했는데 여기가 아니라 시흥동 범일운수 종점 근처에 있다네요. 금천구 출신 작가 3명이서 전시회를 하는데 10월 31일까지 한다네요. 여기도 가봐야겠습니다. 

또 길게 이야기한 작가님은 박형진 작가님입니다. 거대한 모눈종이 같은 작품들인데 가까이 가서 보면 색이 조금씩 다 다릅니다. 이름만 보고 남자 작가님인 줄 알았는데 여자 작가님이세요. 아틀리에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의 색을 기색으로 기록한 것이라고 해요. 그렇다고 정확하게 알람 맞춰놓고 색을 칠하는 건 아니고 하루의 변화를 색으로 담았다고 해요. 창 밖에 오동나무가 있는데 그 잎을 통과한 빛이 녹색이라서 저렇게 담았고 보면 회색도 있는데 이 회색은 흐린 날 칠해서 회색으로 담겼어요. 시간의 변화를 색으로 표현하다니 아주 독특한데요. 

기록하면 사진인데 그림으로도 기록할 수 있다니 색다른 시선에 탐복했습니다. 
앞으로 작품 활동 응원하고 박형진 작가님 이름 새겨 놓겠습니다. 작업 자체가 쉽지 않고 하루 종일 기록해야 하는데 이 지난한 작업이라서 그런지 더 길고 깊게 보게 되네요. 

입구에서 준 박스를 열어보니 이 사진들이 담겨져 있네요. 사진 몇 장은 선물로 줘야겠어요. 오랜만에 문화의 향기를 한껏 마시고 왔네요. 좋은 작품 활동 오랫동안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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