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의 발전은 스마트폰 기술 발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화가 되었고 지금도 진화를 하고 있습니다.
이미 유효화소수가 1억 8백만 화소의 카메라가 스마트폰에 장착되고 뛰어난 AP 성능을 이용해서 실시간 합성이나 보정을 하는 AR, VR 기술과도 접목하고 있습니다. 이런 후보정 및 뛰어난 사진, 동영상 가공 처리 기술은 디지털카메라들이 따라갈 수 없습니다.
이렇게 스마트폰 카메라는 매년 발전하는데 우리가 스마트폰에 요구하는 사항은 너무 가혹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 화질은 좋아야 하면서 동시에 카툭튀는 혐오합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얇아야 합니다.
몇 년 전에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LG이노텍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스마트폰 두께를 줄일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카메라 모듈이라고 하더군요.
LG V40과 LG V50의 가장 큰 차이는 카툭튀입니다. V40은 약간의 카툭튀가 있지만 V50은 매끈합니다.
뭐 케이스를 씌우면 카툭튀가 카쏙쑥으로 변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카툭튀를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은 모두 카툭튀입니다. 아이폰 11은 인덕션이냐는 비아냥을 받았지만 지금은 경쟁사 제품들 대부분이 카툭튀이다 보니 비아냥은 금방 사라졌습니다.
그럼 왜 이 카툭튀가 대세가 되었을까요?
이는 렌즈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카메라 렌즈들은 경통이 툭 튀어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경통이 툭 튀어나온 렌즈들 대부분은 줌렌즈나 망원렌즈입니다. 반면 단초점 렌즈는 짧습니다. 이는 렌즈 안에 들어간 다양한 투명 렌즈들의 개수와 두께 때문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투명 렌즈들이 모여서 하나의 렌즈를 구성합니다. 줌 렌즈는 다양한 화각에 초점을 맞춰야 해서 투명 렌즈들이 더 많고 두껍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투명 렌즈가 들어가는 이유는 빛의 파장 때문입니다.
빛은 파동입니다. 무선 신호처럼 꿀렁거리면서 파동으로 우리 눈에 다가옵니다. 이 빛은 매질에 따라서 통과 속도가 다릅니다. 공기 중보다 물에 들어가면 파동 속도가 느려집니다. 이렇게 빛의 파동을 이용해서 외부 세상을 한 지점에 모으게 하는 것이 카메라 렌즈의 역할입니다.
왜 한 지점에는 과거에는 필름, 현재는 이미지센서가 있습니다. 이미지센서에 외부 풍경이 제대로 모여줘야 세상을 이미지센서에 전기적 신호로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외부 세상을 다양한 화각으로 담은 역할을 하는 것이 렌즈입니다.
렌즈 안의 투명 렌즈들을 보면 가운데가 볼록 튀어 나오고 주변부는 얇습니다. 이는 렌즈라는 매질의 두께를 이용해서 빛의 굴절률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컵 안에 동전을 넣은 후 대각선으로 보면 안 보이지만 빛의 파동 속도가 느린 물을 넣으면 빛이 굴절이 되어서 안 보이던 동전이 보이게 됩니다. 우리 눈보다 더 넓은 화각을 담을 수 있는 게 바로 이 빛의 굴절률을 담아서 좀 더 넓은 세상을 카메라 이미지센서에 담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굴절률이 빛의 색에 따라 다릅니다. 보라색 다르고 빨간색이 다릅니다. 이 때문에 나오는 것이 색수차이고 렌즈가 구형이라서 나오는 구면 수차 등이 있습니다. 이걸 잘 보정해주는 렌즈가 비싼 렌즈입니다.
스마트폰도 렌즈가 당연히 들어가 있습니다. 저 작은 투명 렌즈들을 겹겹히 쌓아서 각종 수차를 줄이고 화각을 조절합니다. 카툭튀가 발생하는 이유는 이 렌즈들 때문입니다. 렌즈들은 고유 굴절율이 있기에 두께를 줄이기도 어렵지만 장수를 줄이기도 쉽지 않습니다. 참고로 아이폰 12에 들어가는 투명 렌즈는 7개가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1억 8백만화소의 유효화소수가 높아지고 이미지센서도 커지고 고배율 광학 줌 기능까지 들어가면서 카툭튀가 다시 부활했습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카툭튀라서 좀 미안하지만 소비자들이 좀 더 좋은 화질 고해상도 사진을 원하는 걸 알기에 카툭튀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넣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S21은 광학 10배 줌을 제공하면서 카툭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잠망경처럼 반사경으로 외부풍경을 보는 방법을 채택하는 등 눈물겨운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단 1장의 렌즈로 모든 수차를 제거한 메타 렌즈가 다가온다
1999년 존 펜드리 교수는 빛의 파장보다 작은 금속 구조를 만들어서 무수히 배열하면 음의 굴절률을 발견합니다. 렌즈들은 양의 굴절률만 제공했는데 음의 굴절률이 발견되면서 렌즈를 여러 장 사용하지 않고 단 1장으로 굴절률을 조절할 수 있는 메타렌즈를 개발합니다. 하지만 초기 기술로는 상용화가 어려웠습니다. 금속을 이용하다 보니 빛의 투과율이 떨어졌기 때문이죠.
그러나 10년 전부터 '로버트 데블린'과 물리학자인 '페데리코 카파소'와 메타렌즈(Metalenz)기술을 꾸준히 발전하면서 금속이 아닌 투명한 재질로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렌즈 기술의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증폭되고 있습니다. 기존 카메라 렌즈들은 이미지센서 앞에 7장 정도의 플라스틱이나 유리 재질의 투명 렌즈를 사용해야 했는데 메타렌즈는 1~3mm 유리 웨이퍼에 무수히 작은 패턴을 배열해서 단일 렌즈로 각종 수차와 화각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메타렌즈는 빛의 굴절률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서 미래의 렌즈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현미경으로 본 메타렌즈입니다. 기존 곡선 렌즈는 두께로 빛의 파장 진행 속도를 조절해서 굴절을 만들었다면 메타렌즈는 저 작은 둥근 원의 직경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빛의 굴절률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렌즈를 여러 개 사용하지 않고 1개만 사용하기에 빛 투과율도 높습니다. 빛 투과율이 높다는 점은 저전력의 장점도 있습니다.
기존 렌즈보다 두께도 얇고 빛 수광률도 높으니 카메라 제조사 및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 메타렌즈 기술에 끌릴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게 상용화되고 나오기 시작하면 카메라 시장 및 스마트폰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겠네요.
이 메타렌즈 기술은 웨이퍼에 머리카락 두께의 100분의 1의 크기로 만들어야 해서 기존 반도체 공장을 가진 업체들에게 제작 의뢰를 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전자, 하이닉스와 대만의 TSMC는 또 한 번의 축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고 보면 세상 일은 정말 모르겠네요. 파운드리 업체들이 단순 생산 하청업체였던 것이 10년 전인데 이제는 반도체를 사용하는 산업이 늘다 보니 여기저기서 우리 반도체 좀 만들어달라고 애걸하는 모습이네요.
여기에 메타렌즈까지 터지면 삼성전자, 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축복이 가득한 미래가 되겠네요.
현재 메타렌즈는 2021년 말 3D 센서의 렌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스마트폰 제조사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대변혁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드디어 렌즈 기술이 수십 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빛의 굴절율을 직경의 크기로 조절 가능한 단 1개의 렌즈로 구성된 메타렌즈의 기술이 가다듬어지고 고도화되면 기존 렌즈들을 서서히 밀어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