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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성북동 여행 만해 한용운 심우장과 복정마을

by 썬도그 2020.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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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가볼만한 곳은 다 가봤다고 생각했는데 안 가 본 것이 꽤 많은 걸 성북동을 다니면서 알았습니다. 특히 이 성북동은 한양성곽길이 있고 조선시대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살아서 그런지 오래된 한옥과 건물 그리고 다양한 역사적 장소와 이야기와 골목이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아서 쾌청한 조망이 무척 좋은 동네이고 골목이 실핏줄처럼 펼쳐서 있어서 걷기 여행에 좋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여행하기 좋은 동네이지만 사는 분들에게는 골목이 불편하죠. 다만 그 불편을 감수하고도 남을 매력적인 동네입니다. 

심지어 이쪽으로 이사올까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한성대입구 5번 출구에 시작된 성북구 여행은 미술사학자 최순우가 살았던 한옥 건물인 '최순우 옛집'을 지나서 북으로 계속 올라갔습니다. 성북구는 이렇게 한양성곽이 있습니다. 성곽이 주는 운치는 생각보다 꽤 높았습니다. 밤에는 조명으로 이 성곽을 비추면 돌들이 깨어나는 느낌도 듭니다.

만해 한용운 시인이 살았던 심우장에 가는데 모던한 건물이 보이네요. 이 건물은 성북역사문화센터 건물입니다. 들어가 보려다 말았는데 안에 볼 건 없네요. 여기는 마을 커뮤니티 센터 역할과 성북구 여행객들의 쉼터로 테이블과 의자가 있습니다. 서울시가 잘한 행정 중 하나가 한양성곽길 복원입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다 돌아볼 생각입니다. 조선시대에도 한양성곽길 둘러를 도는 순성놀이가 있었다고 하잖아요. 

성북구는 다른 구에 없는 것이 꽤 많습니다. 성북구립미술관입니다. 서울에 살지만 구립도서관은 많지만 구립미술관이 있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성북구는 구립미술관이 있네요. 도서관이야 책만 채어 넣으면 되지만 구립미술관은 미술품을 주기적으로 소개하고 전시하고 구입도 해야 해서 쉽지 않은데 성북구는 그걸 하네요. 

성북구는 아파트가 없는 건 아닌데 경관지역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마을 문화가 발달해서인지 아니면 부촌이 많아서 그런지 아파트가 잘 안 보입니다. 특히 이 심우장 근처 서울성곽 근처는 없네요. 아마도 성곽의 영향 같기는 합니다. 

이런 건물 보면 유럽이나 미국의 한 거리 느낌이 듭니다. 

단층의 박공지붕의 카페와 한옥 음식 집도 같이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심우장 가는 길이 보입니다. 만해 한용운 시인의 동상이 마중 나와 있네요. 10년 전에 처음 찾아가 본 심우장. 그때는 이게 없었습니다. 

입구는 달라졌지만 심우장 가는 골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 심우장이 있는 동네는 오래된 주택이 많은 동네입니다. 

오래된 건물과 친화적인 동물이 있죠. 바로 길냥이들입니다. 길냥이는 지붕이 통행로입니다. 사람을 덜 무서워하는 걸 보면 동네 분들이 길냥이를 잘 대해주네요. 

1933년에 지어진 한옥 단칸 건물 심우장입니다. 만해 한용운이 기거하던 곳입니다. 심우라는 뜻은 소를 키운다는 뜻입니다. 불교에서는 '내 마음속의 소를 키움은 왕생의 길을 멈출 수 없음을 나타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공부하는 인생을 뜻합니다. 심우장은 남향집이 아닌 북향집입니다. 습도가 높고 해가 귀한 한국에서는 남향집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북향인 이유는 조선총독부를 등지고 싶어서 북향으로 지었습니다.

당찬 애국지사이자 반일을 외쳤던 한용운 시인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집을 짓는데 돈을 대준 사람 중 하나가 현재 조선일보의 설립자인 방응모입니다. 또한 한용운의 첫 장편소설 흑풍을 조선일보에 연재하기도 했죠. 만해 한용운 선생님이 현재의 조선일보가 어떤 신문사인지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최순우 옛집과 비교하면 심우장은 큰 활력이 느껴지는 공간은 아닙니다. 사람이 사는 느낌이 없고 그냥 생기 없는 박물관 느낌입니다. 

공간 자체는 매력적이지 않지만 만해 한용운 시인이 살았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코로나 시대지만 이 심우장은 방명록도 발열 체크도 안 합니다. 아마도 실내 공간이 아니고 실외 공간이라서 그런 듯하네요. 연중무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합니다. 

심우장은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올 때의 그 감흥은 없네요. 그렇다고 실망했다는 소리는 아니니 성북구 여행 갈 때 들려보세요. 

길상사를 가려다가 심우장 입구에 이 푯말을 봤습니다. 북정마을! 아~~ 한번 가보고 싶은 동네였는데 심우장에서 가깝네요. 

심우장에서 북정마을은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북정마을은 달동네입니다. 달동네에서 살았던 지라 이런 마을이 전 좋네요. 생활하는데 불편해도 온기 넘치고 정감 넘치거든요. 

여기도 벽화의 손길이 지나갔네요. 요즘은 뜸하지만 한 때 이런 달동네나 산기슭 마을에 벽화를 그리는 유행이 있었습니다. 벽화 좋죠. 좋은데 관리가 되어야죠. 그리고 관리를 안 하니 벽화가 바래지면서 보기 더 안 좋아집니다. 여기도 빛이 좀 바래지고 있네요. 누가 그렸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벽화를 관리 보수해주었으면 하네요. 

날이 좋으니 모든 게 풍경화처럼 보입니다. 

북정마을은 성곽 마을이에요. 산기슭에 있어서 계단이 많은 동네지만 이렇게 아스팔트 길이 마을 입구까지 둘러져 있어서 차로 마을 중간까지 들어갈 수 있네요. 

북정마을 건너편에는 평창동 같은 부촌이 있습니다. 왜 성북구에 만국기 같은 세계 국기들이 나부낄까 했는데 외교관 관저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외교 마크 단 차량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달동네와 부촌. 묘하게 대비되네요. 

북정마을이 부촌보다는 생활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지만 대신 정이 넘치잖아요. 흔한 소리라고 할 수 있지만 부촌은 사람의 접근을 거부하는 높은 담장들이 있어요. 반면 여기는 사람들을 반기는 목소리가 있어요. 우연히도 북정 카페를 촬영하는데 한 아저씨가 택시에서 내렸는데 저 멀리서 반가워하는 목소리들이 들리더라고요. 동네 친구 분이신가 봐요. 

북정마을 입구에는 고양이들이 꽤 많더라고요. 동네 분들이 고양이를 부르면 쪼르르 달려가는 걸 보아서 길냥이가 가축화된 느낌입니다. 

빈집도 좀 보이네요. 

북정마을을 다 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오즈모 포켓으로 골목골목을 4K로 담을 생각인데 해가 지고 있어서 다음으로 미루었습니다.  북정마을은 재개발 이야기가 없어 보이지만 또 모르죠. 아파트는 안 짓더라고 빌라라도 지어 올리면 골목이 사라지고 큰 길이 생길 수도요. 그렇게 되면 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고 살았던 분들의 추억이 다 사라지고 파괴됩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기록으로 남겨서 유튜브에 올릴 예정입니다. 유튜브도 영원불멸의 서비스는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북정마을을 기억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북정마을은 다음에 본격 탐사 하기로 하고 성북 예향재로 향했습니다. 예향재는 성북구에서 만든 한옥 체험 공간입니다. 

예향재로 가는 길을 가다 보니 밭이 나오네요. 서울에 이런 텃밭 가꾸는 마을이 있네요. 

무가 아주 튼실합니다. 

배추밭도 있고 호박 덩굴 담장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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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정마을은 골목만 있는 게 아닌 텃밭도 있는 동네네요. 다음에 또 들릴 일이 늘었네요. 텃밭 구경하러 가끔 와야겠어요. 

많은 땅은 아니지만 빼곡히 찬 채소들이 우렁차 보입니다. 저 멀리 아파트 숲과 성곽이 보입니다. 

북정마을을 지나서 예향재로 향했습니다. 

지도 앱에서는 예향재 가는 길이 있지만 길이 안 보여서 당혹스러웠습니다. 혹시 이 샛길이 예향재 가는 길인가 했는데 이 길이 맞네요. 그런데 누가 마중을 나오네요. 

이 고양이가 풀이 가득한 길에서 걸어왔습니다. 절 보더니 둘러가네요. 북정마을 거주 고양이네요. 

뒤를 돌아보니 누가 지켜봅니다. 

CCTV냥이네요. 한참을 봅니다. 

비슷하게 생긴 고양이가 또 있네요. 고양이들과 눈 맞춤하다가 예향재로 향했습니다. 

youtu.be/orDnzYgSb6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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