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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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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감에서 구하지 못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썬도그 2020. 8. 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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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들은 영화를 안 보고도 영화를 본 듯한 착각이 들게 합니다. 이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그렇습니다. 영화 제목도 입에 잘 붙지 않아서 '다만 악에서 구원하소서'로 숱하게 말했네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요즘은 뜸하지만 너무 많은 영화에 출연해서 틀면 나오는 수도꼭지 배우 황정민과 이정재가 출연을 하는 영화입니다. 이 두 배우의 조합으로 유명한 영화가 있죠. 홍콩 영화 무간도를 오마쥬한 <신세계>입니다. <신세계>는 꽤 흥미로운 액션과 스토리가 있어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이정재와 황정민의 브로맨스는 아직도 강렬한 여운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배우가 또다시 하드보일드 영화에 출연한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신세계 2'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 영화는 출연 배우와 장르가 비슷해서 그렇지 감독도 다르고 제작사도 다릅니다. 

여러 영화를 짜집기한 스토리를 지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장르는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입니다. 강력한 두 주인공이 칼과 총으로 대결하는 액션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스토리가 여려 영화를 짜깁기 한 듯한 느낌입니다. 보자마자 '토니 스콧' 감독이 연출하고 덴젤 워싱턴과 다코타 패닝 주연을 한 2004년 개봉 작인 <맨 온 파이어>와 참 비슷합니다. 

주인공 인남(황정민 분)은 국정원 소속의 암살요원입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었는지 암살팀을 해체합니다. 신분이 노출된 인남은 갑작스럽게 한국을 떠나야했고 애인인 최희서를 두고 한국을 급하게 떠납니다. 최희서는 국정원에서 받은 돈으로 태국으로 이주하고 인남과의 관계에서 낳은 9살짜리 딸을 홀로 키우고 있습니다. 

태국은 마약 조직이 뿌리는 돈을 받는 부패한 경찰이 있는 나라이자 장기매매를 위한 인신매매가 빈번합니다. 최희서의 딸은 가정부의 배신으로 납치가 됩니다. 최희서는 충격을 받고 이 사실을 인남의 상관인 전 국정원 상관에게 전화를 합니다. 국정원 상관은 인남에게 연락을 하지만 인남은 매몰차게 전화를 끊습니다. 

인남은 마지막 살인청부만 하고 파나마에서 살 생각만 가득합니다. 그런데 애인인 최희서가 태국에서 사망하게 되고 자신의 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딸을 구하러 태국으로 갑니다. 이 자체만 보면 전직 요원이 갑부집 보디가드가 되어서 인질범들과 싸우는 <맨 온 파이어>와 비슷합니다. 이런 이야기 골격 위에 자신을 추격하는 레이(이정재 분)를 투입합니다. 

재일교포인 레이는 자신의 형을 청부살해한 인남과 인남과 관련된 모든 사람을 죽이겠다면서 태국으로 건너갑니다. 인남은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추격하고 걸리적거리는 폭력배는 모두 죽여 버리는 모습으로 진격합니다. 이는 영화 <아저씨>가 떠오릅니다. 

자신의 딸을 추격하다가 인남은 태국 마약 조직과 연관이 있는 세력이 자신의 딸을 납치했다는 걸 알지만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두려워하다가 애인인 최희서를 떠나 보낸 후회보다는 딸을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바칠 생각까지 합니다. 

그런데 인남에게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 조폭 레이입니다. 레이도 인남의 딸의 존재를 알고 인남의 딸을 찾기 위해서 추격합니다. 왜 인남이 아닌 딸을 먼저 잡으려고 하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가족을 인질 삼아서 고통을 주면서 죽일 생각인가 봅니다. 

스토리가 2개입니다. 납치된 어린 딸을 살리려는 전직 국정원 암살 요원 인남의 딸 구하기와 자신의 형을 죽인 인남을 죽이기 위해서 인남을 쫓는 레이 이야기입니다. 

이 2개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섞이면 '맨 온 파이어'를 연상케 하는 스토리는 휘발될 것입니다. 그러나 2개의 이야기가 잘 섞이지 않습니다. 

개성 없는 캐릭터 인남. 집중력을 떨어트리는 레이라는 캐릭터

이야기를 잘 만들었으면 인남과 레이 사이에 터지는 불꽃으로 화상을 입을 정도가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두 주인공 사이에는 어떠한 교류도 교감도 없습니다. 그냥 자기 역할만 충실하게 하는 유기적이지 못하고 부성애 발동한 전직 요원의 기능과 형에 대한 복수심만 가득한 조폭으로만 등장합니다. 

영화가 시작하고 1시간이 지난 후 복도에서 첫 조우를 하는 두 주인공은 보자마자 칼을 들고 전투 같은 액션활극을 펼칩니다. 그렇게 강렬한 첫 만남 이후에 두 사람은 서로의 입장을 서로에게 보여주고 자신의 당위 속에서 어떤 조그마한 교류가 있을 줄 알았는데 일절 없습니다. 

레이는 레미네이터가 되어서 무조건 죽이려고만 합니다. 인남을 죽이려는 2개의 세력인 레이와 태국 마약 조직과 마약 조직의 뇌물을 받은 부패한 태국 경찰이 함께 전투를 하는 장면은 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지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보통 잘 만든 영화는 마약 조직에 쫓기고 레이에게도 쫓기는 인남의 모습을 밀도 있게 담아서 긴장감과 쪼이는 맛을 느껴야 하는데 레미네이터가 다가오지만 쪼이는 맛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레이가 태국 경찰과 대결하는 모습을 통해서 뭔 시추에이션이지? 이 영화 코미디 영화인가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배우들의 연기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잘 합니다. 다만 황정민이 황정민하고 이정재가 이정재하는 느낌이 너무 강하네요. 한 배우가 비슷한 연기를 자주 하고 많이 보게 되면 질리게 됩니다. 황정민에게서 그런 느낌이 드네요. 최근에 촬영한 영화가 없음에도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질린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레이라는 캐릭터도 그렇습니다. 그렇게 화려한 옷이나 문신을 안 하고도 무시무시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화려한 문신과 잔혹한 모습으로 치장하는 것이 쌈마이 느낌까지 드네요. 조폭이라고 해도 귀품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양아치로 그려집니다. 

다소 무미건조한 스토리를 알았는지 갑툭튀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유이입니다. 트랜스젠더인 유이를 보고 저 배우 누구지 했는데 헐~~ 박정민입니다. 박정민 배우가 트랜스젠더로 나와서 웃음끼 하나 없는 인남을 가이드합니다. 신선한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유이라는 캐릭터는 너무 혼자 튑니다. 태국에 트랜스젠더가 많다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전체적으로 두 주인공 캐릭터가 유기적이지도 교감도 없고 각자 자기 역할만 충실하다 보니 2개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운영하는 카페끼리 상권 전쟁을 하는 느낌까지 드네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감독은 영화 <황해>, <작전>, <추격자>를 각색한  홍원찬 감독입니다. 이 영화는 각본을 직접 썼네요. 다른 사람이 쓴 각본을 영화에 맞게 각색은 잘 하지만 각본 실력은 별로네요. 

화려한 액션이 감싸지 못하고 조잡하고 특색 없는 액션 연출

이런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는 스토리가 단순할수록 액션이 더 빛이 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고 잔혹한 소재라서 인상을 좀 쓰게 되지만 그럼에도 액션이 좋으면 다 용서가 가능함을 넘어서 칭송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액션을 좋게 평가해주더군요. 

그러나 전 기대가 커서 그런지 액션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태국에서 대규모 총격, 카 체이싱이 있지만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총격 장면도 난사에 가까운 총질이라서 화려함은 있지만 총격전 자체의 치밀함은 없습니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전반부 액션은 칼을 이용한 액션인데 액션 자체가 오밀조밀함이 많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잔혹해서 보기를 꺼려하는 분들이 많고 저도 이 때문에 보기를 꺼려했지만 이 영화 15세 관람가입니다. 잔혹한 장면은 하나도 안 나옵니다. 다만 분위기나 소재만 강합니다. 

영화 후반에 기대하던 총격 액션이 나오는데 액션이 꽤 있지만 별 특색이 없어서 좀 지루하네요. 영화 <아저씨>처럼 액션의 스타일과 뛰어난 무술실력 등등을 통해서 액션 스타일을 만들었으면 했는데 어떤 스타일이 나오지는 않고 총과 칼 2개의 액션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 좀 독특하다면 독특합니다. 액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있습니다. 액션 장면에서 액션의 스피드를 조절해서 좀 더 강한 타격감을 담습니다. 

예를 들어서 총의 개머리판으로 총기 상점 주인의 머리를 때릴 때는 속도를 높여서 빠르게 때리게 한다거나 주먹으로 때릴 때는 화면을 흔들어서 타격감을 좀 더 주려는 노력은 했지만 그냥 눈속임 정도로만 느껴지네요. 홍경표 촬영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설국열차>와 이창동 감독의 <버닝>을 촬영한 감독이지만 이 영화에서 영상에 대한 매력은 많지 않네요. 오히려 가장 볼만한 장면은 바닷가의 공장이나 서해의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한 장면만 눈에 남네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뜻 모를 제목 

인남과 레이 두 주인공은 법 따위는 무시하고 자신 앞에 걸리적 걸리는 사람들은 다 죽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악당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인남은 국정원 소속 요원이고 국가를 위해서 국가를 해치려는 세력을 죽이는 영웅입니다. 강제 퇴역한 후 살인청부를 하는 것이 악이라고 하기에는 죽이는 사람들이 악당들입니다. 이러면 자경단 아닌가요?

레이는 그냥 양아치입니다. 악당이 아닌 주인공인데 무슨 악에서 구해요? 그럼 레이를 구하는 건가요? 레이는 찔러서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냉혈 문신 도배 양아치인데요? 

영화 <악에서 구하소서>는 지루한 영화는 아닙니다. 자극적인 액션 장면도 수시로 나오고 두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지루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추천하거나 잘 만든 영화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너무 많은 영화를 연상케 하는 스토리와 시도는 좋았지만 별 특색 없는 액션 장면들이 쏙 들어오지 않네요. 

기시감이라는 찐득임이 가득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기시감이 찐득임에서 구하지 못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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